오전 9시 50분, 소동은 화려하고 세련된 메이크업에 회색과 분홍색이 조화된 가벼운 쉬폰 반짝이 드레스를 입고 차에서 내렸다. 매니저와 보디가드의 보호를 받으며 GK 본사에서 열리는 기자회견 장소로 걸어갔다.GK 본사에서 기자회견이 열리는 날, 문밖은 이미 기자들로 가득했다. 수많은 카메라 플래시가 소동에게 집중되었고, 많은 팬들이 소동을 응원하는 팻말을 들고 크게 외쳤다. 그리고 소동은 자신의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화려한 순간을 누렸다.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갑자기 휴식 구역에서 달려온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외치며 반겼다.“소동아!”소동이 고개를 돌려보니, 소씨 집안가족들이었다. 진연, 소정인, 소해덕 내외 그리고 큰 집의 장연경, 소정춘 모두 온것이었다.진연은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소동아, 오늘 할아버지 할머니, 큰아버지 그리고 큰어머니까지 모두 와서 응원할게. 지금 기분이 어때?”소동은 함박웃음이 지어지는 것을 겨우 절제하며 대답했다. “할아버지 할머니, 큰아버지 큰어머니 감사해요!”장연경은 웃으며 말했다. “네 사촌 언니는 오늘 일 때문에 못 왔지만, 우리 모두 널 전폭적으로 지지해!”소해덕도 말했다. “소동아, 할아버지가 너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진연은 소씨 가족들에게 등을 돌린 채 소동에게 손가락으로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본인의 딸이 드디어 진연을 빛나게 만든 것 같았다.이에 소동은 미소를 지으며 매니저에게 말했다. “이분들은 제 가족이에요, 나중에 자리 좀 마련해주세요.”소동의 말에 매니저는 바로 알겠다고 했다.“알겠어요, 나한테 맡겨요!”소동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 “할아버지 할머니, 먼저 들어갈게요, 나중에 다시 얘기해요.”“그래, 그래! 넌 바쁘니까, 우리 걱정하지 마!” 소해덕이 친절하고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리고 소정인은 소동이 천천히 떠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이후로 북극 디자인 작업실은 망하겠지?”소정인의 질문에 진연은 차갑게 말했다.
연단 앞으로 GK의 대리인 하영이 무대 뒤에서 걸어 나왔다.오늘 기자회견의 주인공들이 한명씩 등장하자, 전체 회장이 조용해졌다.진석도 도착했다. 그는 오늘 흰색 셔츠에 검은색 정장 바지, 금테 안경을 썼는데 그의 스마트하고 카리스마가 넘치는 모습을 돋보이게 했다.소동은 긴장했는지 깊은 숨을 들이켰다. 오늘, 소동은 진석 앞에서 과거의 수치를 씻고 진석이 후회하게 만들 수 있었다. 북극 디자인 작업실에서 소동이 진석과 소희에 의해 쫓겨난 그날부터, 소동은 이날만을 기다려왔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비로소 소동은 소원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곧 소동은 진석이 직접 자기에게 고개를 숙이고 사과하며 본인이 잘못했다고 인정할 것이었다. 그리고 소동이 진석을 용서할지 여부는 진석의 진심에 달려 있었다. 소동은 진석과 소희가 자신에게 준 수치를 배로 되돌려줄 것이라 다짐했다. 생각만 해도 설레인 소동은 잠시라도 기다리지 못할 것 같았고, 흥분의 빛이 눈에 가득 차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하지만 소동의 미소는 완전히 펼쳐지기도 전에 굳어졌는데, 놀랍게도 진석 뒤에서 소희를 발견했다.북극 디자인 작업실의 단순한 디자이너에 불과한 소희가 이렇게 중요한 자리에 왜 온건지 의아해했다.소동은 눈을 살짝 가늘게 뜨며, 진석이 소희와 소동 사이를 알고 화해시키려고 온 것이 아닌가 추측했다.GK에는 하영과 기획부 매니저가 있었고, 북극에서 온 사람은 진석과 강솔이였다. 하지만 소희는 중앙에 앉았고, 양쪽으로는 진석과 하영이 앉았다. 이러한 자리 배치에 모두가 놀라며, 소희의 정체에 대해 속닥거리기 시작했다.소씨 가족들도 당황했으며, 소해덕은 소정인에게 소희가 왜 여기에 있는지,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소정인도 몰랐다고 말하며, 진연은 더욱 미간을 좁히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쟤가 왜 여기에 왔지?”소동은 소희가 진석과 하영 사이에 앉은 것을 보고, 마음속에 뭔지 모를 불안감에 휩싸였다. 그런데 무대에 앉은 다섯 사람 중에 King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G
회장 안은 술렁거리며 놀라움과 혼란이 가득했다.이윽고 소희가 마이크를 잡고, 웃으며 말을 시작했다.“안녕하세요, 제가 King입니다!”전체 회장이 잠시 조용해진 후, 약 5초 뒤 플래시가 봇물 터지듯 터져 나왔다.소씨 가족들은 모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소동의 얼굴은 더욱 창백해졌다. 소동은 진연의 손을 꽉 잡으며 당황해서 말했다. “그럴 수 없어! 이럴 순 없다고!”진연의 얼굴에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고, 무대 위의 소희를 똑바로 쳐다보며 마음이 가라앉았다.‘소희가 King이라니?’‘어떻게 그녀가 King일 수 있는 거지?’‘King은 이미 오래전에 유명해진 거 아닌가?’‘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소시연은 흥분된 표정으로 소희를 바라보았고, 돌아서서 소씨 가족들의 표정을 보며 기뻐했다.옆에 앉은 하순희도 놀라 말을 잇지 못했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시연에게 물었다.“시연아, 이게 사실이야? 소희가, 소희가 King이야?”시연은 웃으며 대답했다. “소희가 직접 인정했어요. 진석 사장님과 GK의 하영 상무님이 모두 여기 있으니, 거짓일 리가 없죠.”“어머머!” 하순희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탄식했다. “이건 정말 놀랍네!”소희가 King이라면, 소동이 소씨 가족 모임에서 King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던 것은 모두 거짓말이었다. 만약 소동이 정말로 King이 누구인지 알았다면, 그런 꼼수를 쓰지 못했을 것이었다. 현재 소동의 가족은 확실히 충격에 빠져 있었다.소동의 조금의 성과에도 그들 보물처럼 대했는데, 그들이 버린 딸이 진정한 보물이었다니!하순희는 이 모든 것이 너무 황당하고 이상하다고 느끼며 시연에게 물었다. “너와 네 동생은 이 사실을 일찍 알고 있었던 거야?”“네, 혹시 기억나요? 설백현에게 속았던 일. 사실 그때 소희가 도와줬고, 그때 처음으로 소희가 King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하순희는 그제서야 깨달았다는 듯 탄식했다. 비록 몇 가지 단서가 있긴 했지만, 그들 누구도 King에 대해 생각하지
회장은 놀라움과 혼란으로 가득 찼고 하영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양쪽의 주장이 다를 때, 분명 한 쪽이 거짓말을 하는 거죠!”질문을 한 기자가 다시 물었다. “King 씨, 자신의 디자인이 표절당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왜 바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나요?”소희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저는 예능 프로그램을 잘 보지 않아서, 며칠 전 누군가가 소동의 작품을 저에게 보내준 후에야 제 디자인이 유출됐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그리고 알았을 때에는 GK의 F/W 컬렉션이 이미 발표되고 있었죠.”소씨 가족들의 표정은 계속 변했고, 이내 모두의 시선이 소동에게 집중되었다.기자는 곧바로 게스트석을 바라보며 날카롭게 물었다. “오늘 소동 씨도 여기 계시네요. King의 말을 듣고, 소동 씨는 하실 말씀 있으실까요?”순식간에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소동에게 집중되었다. 그러자 소동은 손발이 차가워졌고, 얼굴이 창백해졌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는 표절하지 않았습니다!”회장은 다시 한번 시끌벅적해졌고, 모든 시선이 소희와 소동 사이를 오갔다.소희는 차가운 눈빛으로 소동을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에게 기회를 줄게요. 여기 모두에게 솔직히 말해보세요. 제 디자인 초안을 본 적이 있나요?”소동은 과거 자신이 소희의 사무실에서 디자인 초안을 복사하던 장면을 떠올리며, 그때 사무실에 카메라가 없다고 확신했었기에, 소동은 행동에 나섰었다.‘그래, 카메라가 없었고, 그건 벌써 두 달 전 일이야. 그리고 소희에게는 증거가 없을 것이 뻔해.’소동은 주먹을 꽉 쥐고, 허리를 꼿꼿이 세우며 소희와 맞서며 말했다. “저는 본 적 없어요. 제가 ‘여신의 옷장'에서 선보인 모든 패션 디자인은 제가 오리지널이에요. 당신이 내 꺼를 표절한 거겠죠!”소동의 당당한 태도에 사람들은 혼란스러워하며 다시 소희에게 시선을 돌렸다. 소희가 그들에게 합리적인 이유를 대길 바라고 있었다.진연도 자신을 진정시키며, 얼굴빛이 좋지 않은 소정인에게 말했다.“우리는 소동을 믿어야 해요. 분
처음에 소동은 소희의 컴퓨터에서 자료를 찾고 있었다. 자료를 찾은 후에도 그녀는 컴퓨터를 끄지 않고 계속 검색을 이어갔다. 곧 소희가 디자인한 파일을 찾아내자, 소동의 얼굴에 놀란 표정이 나타났다. 잠시 망설이던 소동은 일어나 방 안을 두리번거리며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그리고 현장에 있는 모두가 소동이 무엇을 찾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바로 감시 카메라를 찾고 있는 것이었다.소동은 방 안에 감시 장치가 없음을 깨닫고 밖을 살펴본 후, 소희의 디자인 파일을 빠르게 인쇄하기 시작했다.이 과정은 모두 카메라에 완벽하게 포착되었다. 소동의 놀라는 모습, 망설이는 모습, 그리고 나중의 긴장과 흥분이 어린 모든 모습이 아주 선명하게 찍혔다.이 비디오에 현장은 순식간에 들썩거렸고, 진석이 무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소동 씨는 북극 디자인 작업실에서 일할 때, 표절로 해고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소동이 어리다는 점을 고려해, 우리는 대외에 알리지 않았죠.”“소동 씨에게 기회를 주려고 했는데, 또 이런 일을 벌였네요.”“King이 소동에 의해 지속적으로 네티즌의 공격을 받았지만, 소동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증거를 드러내지 않았던 겁니다.”“하지만 불행히도, 결국 이 지경에 이르게 되었죠.”진석의 말에 모두가 놀랐고, 경멸과 혐오가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소동을 바라보았다.소동은 표절은 물론, 남의 디자인으로 명성과 이익을 취하고, 거짓말까지 일삼았다.거기다가 자신이 아니라 되려 원작자에게 뒤집어씌웠고 네티즌들의 공격을 부추기다니, 이는 정말 뻔뻔스러운 행동이었다.그러자 기자들이 소동에게 몰려들었다.“소동 씨, 확실한 증거가 있는데, 변명할 것이 있나요?”“방금 맹세하셨는데, 뭘 걸고 하신 맹세인가요? 인과응보라는 단어를 모르시나요?”“팬들을 부추겨 King을 공격하게 할 때,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나요?”“방금 스타쉽 매니지먼트와 ‘여신의 옷장’ 프로그램은 소동 씨가 표절을 한 것을 알고 있었나요? 그들은 당신의 표절을 알고도 묵인한 건
무대 뒤로 돌아온 강솔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 “소동의 당황한 얼굴을 보는 건 정말 짜릿해!”“너는 짜릿할지 몰라도, 소희는 좀 우울할 거야.” 진석이 무심하게 웃으며 말하자, 소희는 큰 숨을 들이켜고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나는 디자이너일 뿐이야. 비록 밝혀졌다 해도, 큰 관심을 받을 것 같진 않아.”진석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네 SNS 팔로워가 천만 명을 넘었다는 걸 상기시켜 줄게!”소희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이 말했다. “내 팔로워들은 내 디자인을 좋아하는 거지, 팬클럽이랑은 달라. 다들 다 이성적이야.”진석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두고 보자고!……임구택은 사무실에서 진우행과 회사의 새 프로젝트에 대해 논의하던 중, 소찬호의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삼촌, 오늘 GK 기자회견 생중계 보셨어요?” 찬호의 목소리가 긴박하게 들렸고 구택은 미간을 좁히며 대답했다.“아니, 무슨 일이야?”“지금 당장 보내드릴게요, 지금 바로 보셔야 해요!”찬호가 서둘러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곧이어 구택은 찬호가 보낸 비디오를 봤는데, 그것은 GK 기자회견 현장의 영상이었고, GK의 하영과 북극의 진석도 참석했다. 그리고 소희가 가장 가운데 앉아 있자 구택은 놀란 표정으로 속으로 생각했다. ‘소희도 갔어? 그래서 오늘 일이 있다고 했구나.'이후 기자가 하영에게 왜 공지에서 King이 나타날 거라고 했는데, 왜 현장에 오지 않았냐고 묻자, 웃으며 대답했다.[이미 왔는걸요!]그러자 구택의 심장이 세차게 뛰었고 소희가 말을 시작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King입니다!”구택은 너무나 놀랐는지 멍해 있었다.“……!”구택은 더 이상 계속 볼 생각이 없는지 뒤에 소희와 소동의 대치 영상은 거의 보지 않았다. 그리고는 옆에 놓인 재킷을 집어들고 우행에게 말했다.“먼저 혼자 보고 있어요. 나 잠깐 나갔다 올게.”“알겠습니다, 사장님. 얼른 가세요.”구택은 임씨 그룹 빌딩을 떠나 차를 몰고 G
임구택이 차에서 내려 큰 걸음으로 소희에게 다가오는 동안, 몇 사람이 함께 후문으로 나왔다. 그런데 뜻밖인 것은 또 다른 팬들이 후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었다.소희가 나타나자, 한 팬이 팔을 들어 올리며“King!”이라고 외치자 다른 팬들도 빠르게 몰려들었다.구택은 자신의 정장 외투로 소희를 보호하며 차쪽으로 빠르게 걸어갔고, 보안요원들도 팬들을 흩어지게 하기 위해 모두 몰려들었다. 소희는 흥분과 기쁨으로 가득 찬 팬들의 얼굴을 보며 갑자기 멈춰 서서 구택을 한 번 쳐다보고는 팬들 쪽으로 다가갔다.“King!”“King!”팬들한테 소희가 다가오자, 일제히 큰 소리로 외쳤는데, 그 소리는 귀가 멍할 정도였다.구택은 당황한 듯 소희를 바라보았지만, 곧 그녀 옆으로 다가가 소희를 보호했다.소희가 손을 들자 모두가 조용해졌다. 팬들은 눈물을 글썽이며 소희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오랫동안 King의 팬이었다. 소희의 작품이 처음으로 국제 패션쇼에 등장했을 때부터, 첫 상을 받아 국민들에게 자랑스러웠을 때부터, 소희의 실력으로 C 국이 예술을 모른다는 외국인들의 콧대를 납작하게 만들어 줬을 때부터 소희를 좋아해준 사람들이었다.이윽고 소희는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오랫동안 저는 공식적으로 나타나지 않았지만, 늘 여러분들이 저를 묵묵히 지지해 준 것을 알고 있어요.”“특히 이번에 여러분들이 저를 위해 해준 일들, 모두 봤고요. 고마워요, 정말로 감사드립니다!”앞줄에 서 있던 한 여자아이가 큰 소리로 말했다. “King, 언니는 이렇게 예쁜데 왜 예전에는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어요?”그러자 소희는 밝게 웃으며 대답했다.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제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상관없다고 생각해요.”“저는 그저 평범한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을 뿐, 공인이나 스타가 되고 싶지는 않았고요.”“그래서 오늘은 첫째로, 여러분들의 지지에 감사하고 싶고, 두 번째로는, 앞으로도 저를 모른 척해주면서 제 디자인 작품만 좋아해 줬으면 해는데, 괜찮
소해덕과 그의 가족은 회장에서 초라하게 나왔다. 소해덕은 아직도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소희가 King이었다는 사실을 믿지 못했다.소해덕은 방 안을 이리저리 몇 바퀴 돌더니 물었다.“소정인, 어디 있어?”큰아들인 소정춘이 서둘러 대답했다.“정인이는 아마 뒤에서 진연과 소동이를 챙기고 있을 거예요.”그러자 소해덕이 급하게 말했다.“소동을 챙길 게 뭐가 있다고 챙겨? 전화해, 빨리 전화해!”“네, 알겠어요.”소정춘은 곧바로 소정인에게 전화를 걸었고, 한참 지나자 겨우 연결되었다.“정인아, 아버지가 너를 찾고 계셔.”소해덕은 아예 전화를 낚아채며 물었다. “정인아, 넌 지금 어디에 있어?”해덕의 물음에 소정인은 진지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소동이가 쓰러졌는데, 기자가 너무 많아서 집으로 데려왔어요.”“소동은 신경 쓰지 말고 지금 당장 소희를 데리고 집에 와.”“그리고 우리 소씨 가문의 일원이라고 발표하고 환영식을 치러야 해!” 소해덕이 급하게 말하자 하순희는 옆에서 비웃으며 말했다.“지금은 이미 늦었어요. 아버님, 저번 축하 파티때 형님이 수많은 사람 앞에서 소희를 양녀로 말했잖아요. 잊으셨어요?”하순희의 말에 소해덕은 잠시 멈칫하며 얼굴이 더욱 어두워졌고, 장연경은 무심히 웃으며 말했다. “맞아요, 소희를 양녀라고 하더니, 소희가 King인 걸 알고 나서 바로 말을 바꾸면, 저희를 어떻게 생각하겠어요?”통화를 하고 있던 소정인도 장연경의 말을 듣고서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버지, 잠시 기다리는 게 어떨까요?”“이게 다 너희 두 사람 때문이야. 소희가 도경수의 제자라는 중요한 사실조차 몰랐어.”“다른 사람의 딸은 보물처럼 여기고 있으면서, 정작 우리 집안의 딸에게는 신경도 쓰지 않았어!”“내가 얼마나 많이 말했는데, 소희를 집으로 데려와서 잘 대해야 한다고, 너희는 듣는 시늉조차도 하지 않았지.”“그리고 이제 이런 상황이 되어서야 이 모든 것을 수습해야 하니 정말 기가 차는구나!”“진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