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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Author: 금추
그들은 그때 두 팀의 사람들과 함께 행동했다. 그녀는 항상 혼자 옆에 앉아 있었다. 임무를 분배할 때를 제외하고는 그녀는 누구와도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가 단것을 매우 좋아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의 몸에는 항상 초콜릿을 가지고 있었다. 만약 다 초콜릿을 다 먹으면 그녀는 평소보다 무척 초조하고 불안해했다.

처음에 그는 자신의 초콜릿을 그녀에게 주었지만 그녀는 받지 않고 경계해하며 그를 바라보다가 가버렸다.

두 사람이 서로의 생명을 구한 다음에야 그녀는 그의 초콜릿을 받아들였고 쉰 목소리로 그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나중에 그는 그녀가 임무를 수행하다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위의 사람한테 배신당해서 그녀는 그녀의 동료들과 함께 버려진 창고 안에서 죽었다.

그는 그 말을 들었을 때 한동안 안타까웠다. 심지어 지금 그녀의 눈을 생각하면 가슴이 살짝 아팠다.

날은 이미 밝아왔다.

구택은 욕실에 가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 6시에 떠났다.

소희는 여전히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그녀는 8시가 다 되어갈 때까지 계속 잤다. 문을 열고 나가자 밖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녀는 금방 방으로 돌아가 세수를 하려던 찰나 초인종이 울렸다.

문을 열자 밖에는 자주 와서 아침을 배달하는 호텔 배달원이 서 있었다. 그는 공손하게 도시락을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이것은 임 대표님께서 주문한 음식입니다. 즐거운 식사하시기 바랍니다!"

소희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도시락을 받아 집으로 돌아와 주방에 놓았다.

안방 문이 닫혀 있어서 그녀는 구택이 아직 자고 있는 줄 알았지만 그녀가 씻고 옷을 갈아입고 나와도 구택을 보지 못했다.

그녀는 문을 두드렸다.

"구택 씨, 일어났어요?"

"구택 씨?"

"둘째 삼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무언가가 생각난 듯 문을 열고 들어갔다. 구택은 역시나 방에 없었다.

그는 언제 갔을까?

소희는 예쁜 이마를 찌푸리고 어깨를 들썩이며 혼자 밥 먹으러 갔다.

임 씨 그룹 건물 안.

오전에 회의를 마친 구택은 사무실로 돌아와 허진에게 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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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goodnovel comment avatar
김가영
재미가 더 생길듯 ..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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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정은 조금도 기죽지 않았고, 오히려 거침없고 대담하게 말했다.“좋지. 오히려 잘됐네. 모두가 내가 너 좋아하는 거 알게 되고, 나도 당당하게 너 쫓아다닐 수 있잖아.”유진은 눈앞의 이 남자가 예전에 알던 은정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자신이 아는 구은정은 차갑고 도도하며, 세상에 무관심한 듯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 남자는, 얼굴에 철판을 깐 수준이었다.유진은 은정을 노려보며 마치 화난 아기 표범처럼 들끓었지만, 상대는 덩치 큰 맹수 같았다. 결국 아무것도 못 하고 집으로 도망치듯 돌아왔다. 문을 세게 닫고 들어오자마자, 유진은 소파에 주저앉아 씩씩댔다.다른 여자들은 다들 손에 받들어지며 사랑을 받는다는데, 왜 자신만 이렇게 불에 던져진 기분인 건지. 폭죽처럼 터질 듯한 감정에 속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저게 어떻게 사랑 고백이야.’상황만 바뀌면 스토커 취급을 해도 이상할 게 없었다.‘절대 안 받아줄 거야. 죽어도 안 돼.’유진은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다시 천천히 내쉬며 마음속의 답답함을 함께 토해냈다.다음 날 아침, 유진은 짐을 챙겨 임씨 저택으로 돌아가려고 문을 열었는데, 마침 은정이 나가려다 맞닥뜨렸다. 유진은 은정을 못 본 척하고, 곧장 엘리베이터로 걸어갔다.그리고 은정은 조용히 그녀를 따라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탔다. 주말이라 조용했고, 둘 사이에는 캐리어 하나가 놓인 채 나란히 섰다.은정이 유진의 캐리어를 내려다보며 물었다.“언제 돌아올 거야?”유진은 뾰로통한 얼굴로 대꾸했다.“안 돌아올 건데요?”은정은 유진의 불만 가득한 얼굴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집에 가서 할아버지한테 나가지 말라고 전해. 곧 우리 아버지가 직접 찾아뵐 거니까.”“왜요?” 유진이 되묻자, 은정의 눈빛이 깊어졌다.“내 아버지가 직접 찾아가서 말씀드릴 거야. 아들이 유진이랑 결혼하고 싶어 한다고.”유진은 두 눈을 크게 뜨며 이를 악물었다.“그럴 용기 있어요?”유진은 전날 구은태한테 찾아간다는 말로 은정을 겁주려 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84화

    모임은 밤 11시가 돼서야 끝났다. 진구는 술을 꽤 많이 마셨지만, 은정이 집에 돌아갈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끝내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방연하는 그의 팔을 붙잡고 밖으로 끌고 나갔다.“왜 이렇게 질질 끄는 거예요? 다들 졸려 죽겠는데 선배를 기다려야 해요?”진구는 싸늘한 눈으로 연하를 바라보며 말했다.“손 놓지?”“싫은데요?”연하는 완강하게 진구의 손목을 움켜잡고, 유진을 향해 돌아보며 말했다.“우리 갈게. 잘 자!”그러곤 진구를 질질 끌다시피 하며 현관 밖으로 나갔다. 이에 진구는 언짢은 표정으로 말했다.“방연하, 남녀 간에는 선이 있어야 하는 거야. 제발 손 좀 놓지?”그러자 연하는 비웃듯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선배, 혹시 조선시대에서 오신 거예요? 내가 좀 만졌다, 어쩌라고요. 혹시 내가 결혼이라도 해줘야 해요?”진구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이를 악물었다. 추연설은 연하의 농담에 배를 잡고 웃다가, 장효성에게 말했다.“유진이 말고는, 연하 씨밖에 없죠. 우리 사장님한테 이렇게 한 방 먹일 수 있는 사람은.”효성은 입가에 엷은 미소를 띤 채, 연하가 진구의 손목을 꽉 잡고 있는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엔 알 수 없는 어두운 기색이 스쳤다.곧 몇 사람이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떠났고, 은정도 유진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그는 잠시 머뭇이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애옹이 보러 갈래? 애옹이가 엄청나게 그리워하더라고.”유진은 처음엔 거절하려 했지만, 애옹이가 보고 싶은 마음을 도무지 억누를 수 없었다. 한 번만 보고 돌아오자고 자신에게 다짐했다.옆집으로 돌아가자, 이미 잠들어 있던 애옹이는 인기척에 눈을 뜨더니, 유진을 보자마자 졸음을 잊은 듯 반갑게 달려왔다.유진은 허리를 숙여 애옹이를 안아 들었다. 눈웃음을 지으며 안고 있는 그녀의 얼굴은 밝게 빛났다.은정은 유진의 품에서 애옹이가 마음껏 놀며, 그녀의 턱과 목덜미를 핥는 모습을 보며 눈빛이 깊어졌다. 모든 게 그의 것이었다.“애옹이랑 잠깐 놀아줘. 내가 꿀물 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83화

    도무지 소화가 안되고, 위가 아파왔다.‘예전엔 왜 저 방연하가 이렇게까지 불쾌한지 몰랐던 걸까.’장효성이 끼어들어 말을 꺼내자, 두 사람 사이의 팽팽한 분위기가 조금 풀렸다. 여진구는 아예 몸을 틀어 효성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고, 효성은 평소보다 한결 밝은 모습이었다.사람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직장 이야기나 최근의 시사 뉴스 등을 주제로 담소를 나눴고, 식사도 비교적 편안하고 유쾌하게 마무리되었다.식사 도중, 구은정이 자리에서 일어나 베란다로 나가 담배를 피웠다. 연하는 화장실에서 나와 베란다에 있는 그를 발견하곤, 곧장 발걸음을 옮겼다.은정이 담배를 끄려는 걸 보고, 연하가 서둘러 말했다.“괜찮아요, 저도 담배 피우거든요. 이 냄새 싫어하지 않아요.”은정은 약간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어려 보이는데, 담배도 피우는구나?”연하는 두 손으로 난간을 짚고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직장 생활하고 나니까 스트레스도 많고, 담배 피우면 좀 풀리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그렇게 심하게 의존하는 건 아니에요.”은정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고, 더 이상 그 주제로는 이어가지 않았다.연하는 솔직한 표정으로 말했다.“오해하지 마세요. 이제 저는 구은정 씨한테 아무 감정 없어요. 예전엔 유진이랑 무슨 일이 있는지 몰랐거든요. 그래서 좀 미안했어요.”은정은 무덤덤한 어조로 말했다.“괜찮아요.”연하가 기억을 떠올리듯 말했다.“사실 예전부터 유진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근데 잘 안됐다고만 하고, 끝까지 누구인지 말해주질 않더라고요.”“그래도 전 알아챘어요. 얼마나 좋아했는지. 가끔 이야기할 때마다 눈이 반짝반짝 빛났거든요. 저희는 너무 어렵게 느껴지면 그만두라고도 했었어요.”“유진이는 정말 괜찮은 사람인데, 그 남자가 보는 눈이 없다고...”“미안해요. 그냥 농담한 거예요.” 연하가 웃으며 덧붙이자, 은정은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오히려 고개를 끄덕였다.“맞는 말이에요. 그땐 제가 보는 눈이 없었죠.”“그러면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82화

    그쪽에서 구은정의 짧은 침묵이 흘렀고, 두어 초 뒤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지금 바로 갈게요.]방연하는 기쁜 듯 환하게 말했다.“네, 기다릴게요!”전화를 끊은 연하는 휴대폰을 내려놓고는 일부러 여진구의 굳어진 표정을 외면한 채 임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지금 온대. 집에 있었나 봐.”유진은 무심코 입술을 깨물었다. 문득 긴장된 기분이 밀려왔다. 막상 다시 마주치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불안감이 스쳤다. 역시 어떤 일은 한 번 벌어지고 나면,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몇 분 뒤 누군가 문을 두드렸고, 연하가 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유진아, 네가 나가 봐.”유진은 잠시 망설이다가 조용히 일어나 현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문을 열자, 익숙한 남자의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다.일주일 가까이 지나 있었지만, 마주하는 순간 그보다 더 긴 시간이 흘렀던 것만 같았다. 시선이 부딪치는 찰나, 유진은 본능적으로 숨을 멈췄다.은정은 막 퇴근한 듯 흰 셔츠에 짙은 색 슬랙스를 입고 있었다. 특유의 차가움은 여전했지만, 어딘가 더 단정하고 안정된 느낌이 감돌았다. 깊은 눈동자엔 이전보다도 더 복잡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은정은 한 손에 와인 한 병을 들고 있었고, 살짝 웃는 듯한 눈빛으로 말했다.“들어가도 될까?”유진은 얼굴이 붉어지며 한 걸음 옆으로 비켜섰다.“물론이죠.”연하가 다가와 반갑게 인사했다.“어서 오세요!”은정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정중한 말투로 답했다.“안녕하세요.”모두 함께 식탁 쪽으로 이동했다. 70평 남짓한 넓은 집답게 주방은 크고 여유로웠고, 열 명이 넘는 인원이 모이기에도 충분했다.연하는 효성과 추연설에게 은정을 소개했다. 진구는 모르는 척 무시했고, 연하는 일부러 유진과 은정이 나란히 앉게 자리를 배치했다. 진구는 그 의도를 모를 리 없었고, 냉소를 흘렸다.“은정 씨가 가져온 술, 가격이 장난 아니네요. 오늘 유진이 덕분에 억대짜리 술 맛보게 되네요.”연하는 웃으며 주방으로 가서 와인병을 땄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81화

    유진은 순간 당황한 듯 쇼핑백을 내밀었다.“애옹이 간식이에요. 아주머니께서 대신 좀 먹여주세요.”이성화는 봉투를 받아들며, 유진이 애옹이를 정말 아끼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조심스레 말했다.“안으로 들어와서 잠깐 쉬었다 가요.”“괜찮아요.”유진은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그때 방 안에서 애옹이가 유진의 목소리를 듣고 달려 나왔다. 두 발로 유진의 다리에 매달리듯 안기며 꼬리를 흔들었다.유진은 코끝이 시큰해졌지만, 그저 허리를 숙여 애옹이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을 뿐, 안아 들지는 않았다.“착하지.”그렇게 한마디를 남긴 뒤, 애옹이를 살며시 떼어내고는 이성화 아주머니에게 공손히 미소 지으며 인사하고 돌아섰다.야옹. 애옹이는 이해하지 못한 채 유진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마치 왜 떠나는지 알 수 없다는 듯, 작고 슬픈 눈으로.눈 깜짝할 사이에 금요일이 되었다. 이날 저녁, 여진구와 방연하, 장효성 등이 유진의 집에서 모임을 갖기로 했다.가장 먼저 도착한 연하와 효성은 포장해 온 해산물 무침, 매콤한 새우 요리 등 다양한 안주를 식탁 위에 정성스레 올려놓았다.막 세팅을 끝내자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내가 열게!”효성이 재빠르게 일어나 문을 열었고, 문이 열리자 그녀가 환하게 인사했다.“선배!”진구는 유진의 직장 동료인 추연설과 함께 들어왔다. 두 사람은 다양한 술과 음료를 들고 있었다. 진구는 고개를 돌려 거실 쪽을 둘러봤다.“유진이는?”“전화 중이에요!”효성이 진구에게 슬리퍼를 건네며 장난스럽게 말했다.“퇴근했는데도 또 일하고 있어요. 유진이 워커홀릭 되는 거 아니에요? 선배 유진이를 너무 혹사시키는 거 아니에요? 그런 거면 나 가만 안 있을 거예요!”그 말에 연하가 주방에서 얼굴만 빼꼼 내밀며 현관 쪽을 흘끗 보고는 말없이 고개를 돌렸다.“유진이를 괴롭히다니.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퇴근 후에도 일 시키는 사람, 나라도 혼내줄 거야!”진구가 농담처럼 말하며 거실로 향했다. 그러다 마주친 건 방연하였다.지난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80화

    은정은 천천히 일어나 말했다.“더 이상 방해하지 않을게. 그래도 우리는 여전히 이웃이니까,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 연락해.”임유진은 목이 잠긴 듯한 느낌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말투는 여전히 공손하고 거리감이 있었다.“고마워요.”은정은 말없이 발걸음을 돌려 떠났다. 그가 떠난 뒤, 방 안은 여전히 대낮처럼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지만, 유진의 마음은 어둠 속에 남겨진 듯 무거웠다. 오히려 깊은 허탈감과 상실감만 더 짙어졌다.유진은 괜스레 억울한 마음까지 들었다.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왜 고백해서 모든 걸 이렇게 만들어 버린 걸까?’결국 애옹이도 다시는 못 보게 됐고, 저녁 식사도 같이할 수 없게 됐다.유진은 풀이 죽은 듯 한숨을 쉬며 두 다리를 모아 껴안고 턱을 손에 괴었다. 창밖에서 쉬지 않고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유진의 마음속에도 차가운 빗줄기가 내리고 있었다.한편, 은정은 집으로 돌아와 소파 위에서 눈을 비비며 일어난 애옹이를 바라봤다. 잠에서 깬 고양이는 멍한 눈으로 은정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 시선에, 은정의 가슴은 바늘로 찌르듯 아려왔다.어쩌면 오늘은 고백할 타이밍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참지 못하고 감정을 터뜨린 건 결국 그 자신이었다.“좋아해요.”“오늘부터 정식으로 좋아한다고 말할게요. 사장님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돼요. 단지, 날 거절하지만 않으면 돼요.”“사장님, 이번 생엔 사장님만 바라볼래요.”아직 자신의 귓가에는 생생히 울리는 유진의 고백이 남아 있었는데, 그 말을 했던 유진은 어디로 간 걸까?유진이 좋아한 건 서인이었고, 지금 그는 구은정이었다. 그렇다면 은정은 다시 서인으로 돌아가 유진을 기다려야 할까?이름을 바꾸었지만, 마음만은 여전히 그녀를 향해 있었다. 묵직하고 설명할 수 없는 통증이 가슴을 짓눌렀다. 은정은 소파에 털썩 앉으며, 마음은 여전히 그 어두운 밤에 머물러 있었다.며칠이 흘렀지만, 유진은 정말 다시는 은정을 마주치지 못했다. 예전엔 출퇴근길에 가끔 엘리베이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79화

    유진이 단호하게 말했다.“그래도 안 돼요.”은정은 마치 인생의 업보라도 돌아온 듯 가슴이 시리게 아팠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흔들림 없이 유진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만약 나이니 집안이니 다 빼고 생각하면, 날 좋아하긴 하는 거야?”“아니요.”유진은 거의 망설임 없이 단호하게 답하자, 은정의 눈동자가 순간적으로 흔들렸다. 그는 잠긴 목소리로 되물었다.“정말 싫어?”유진이 입술을 깨물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네.”그 순간 은정은 심장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아픔을 느꼈고, 은정의 눈빛에는 슬픔이 가득 차올랐다. 그러나 체념할 수 없는 듯 다시 한번 물었다.“조금도 좋아한 적 없어?”유진은 그를 더 상처 입힐까 봐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침묵은 때론 더 잔인한 답이 되기도 한다.은정은 검은 눈동자를 내리깔았고, 그 큰 체구는 어둠 속에 외로운 그림자처럼 서 있었다. 한동안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결국 유진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전 이제 갈게요.”그리고 은정은 유진을 붙잡지 않았다.유진은 은정의 옆을 천천히 지나갔지만 끝내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다. 곧 그녀는 어둠 속으로 사라졌고, 공기 중에는 유진의 향기만 희미하게 남았다.집에 돌아온 유진은 온몸의 힘이 다 빠져나간 듯 현관문에 기대어 한참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방 안은 짙은 어둠뿐이었다. 창밖에서 흘러들어오는 희미한 불빛이 오히려 집안의 텅 빈 공허함을 더 깊게 만들었다. 유진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발코니 쪽으로 걸어갔다. 그곳이 조금 더 밝아서였다.넓은 발코니에 서자, 멀리서 반짝이는 도시의 불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그러자 등 뒤의 어둠이 조금 덜 무섭게 느껴졌다.유진은 은정이 했던 말을 떠올렸고, 마음은 점점 더 무거워졌다. 바로 그때 등 뒤에서 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 천천히 다가오는 발소리, 그리고 유진의 뒤에 멈춰 선 은정의 기척이 느껴졌다. 굳이 뒤돌아보지 않아도 그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다.잠시 후, 은정은 유진의 곁으로 다가와 그녀와 마찬가지로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78화

    임유진은 애옹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와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간단히 국수를 끓였는데, 닭고기를 넣은 건 애옹이를 위한 것이었다. 바깥의 비는 그치지 않고 계속 내리고 있었다.유진은 소파에 웅크려 애옹이를 안고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지만, 오늘은 마음이 산만했다. 아무리 흥미로운 줄거리도 유진의 주의를 끌지 못했고, 자꾸만 밖을 바라보게 되었다.‘이렇게 비가 심하게 내리고 어두운데, 운전하는 게 위험하지 않을까?’그때 휴대폰에서 뉴스 알림이 울렸다. [폭우로 인해 시야 확보가 어려워 어떤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이에 유진은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은정에게 전화를 걸고 싶었지만 운전 중인 그를 방해할까 걱정됐다.10시가 넘자 유진은 아예 은정의 집에서 기다리기로 했다.드라마 한 회가 끝나자 임유진은 깊이 잠든 애옹이를 고양이 침대에 눕혔다. 막 일어나서 물을 가지러 가려는데, 갑자기 눈앞이 깜깜해졌다.온 집안이 칠흑 같은 어둠에 잠겼다. 밖에선 천둥 번개가 치며 번쩍이는 빛이 집안을 스쳐 지나갔고, 어두운 실내가 더 섬뜩하게 느껴졌다.유진은 두려움에 꼼짝 못 하고 심장이 마구 뛰었다. 서둘러 문밖으로 나가 복도의 불도 꺼졌는지 확인하려고 했다. 급하게 문을 열자마자 바로 앞에 서 있는 검은 그림자와 마주쳤다.“꺅!” 유진이 크게 비명을 질렀다.“임유진!” 은정의 긴장된 목소리가 들렸고, 곧장 한 발짝 다가와 놀란 그녀를 품에 안고 다독였다. “무서워하지 마, 나야!”“나 돌아왔어!”“괜찮아!”유진은 은정의 품에 기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여전히 두려움이 가시지 않은 채 중얼거렸다.“삼촌?”“응, 괜찮아. 정전일 뿐이야.” 은정이 낮게 말했다.한 시간 전, 은정은 관리실에서 보낸 메시지를 이미 받았다. 날씨로 인해 한 시간 후 아파트 내에 정전이 있을 예정이며,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걸릴 거라고 했다.유진이 무서워할까 봐 은정은 속도를 최대한 높여 정전 전에 돌아오려 했지만, 몇 분 늦고 말았다. 하필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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