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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2화

청아가 듣더니 고개를 들어 화가 묻은 어투로 대답했다.

"그렇게 저를 증오하시는데 저한테서 멀리 떨어지시죠."

이에 장시원이 오히려 냉소를 지었다.

"아니. 한 사람을 증오한다고 해서 반드시 멀어져야 하는 건 아니야. 더욱 가까이로 다가가 그 사람을 나의 손아귀에 넣고 괴롭히면서 발버둥 치는 걸 구경하는 게 더 짜릿하고 재미있거든."

청아가 어처구니없어 눈을 부릅뜨고 물었다.

"그게 무슨 뜻이죠?"

"앞으로 내 허락 없이는 그 어떤 남자한테도 접근하지 마, 하 의사도 포함해서."

장시원의 차갑고 간결한 명령에 청아는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러는 청아의 모습에 장시원이 냉소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 사람이 널 좋아한다는 걸 내가 모를 거 같았어? 2년 전의 일, 나 한 번도 잊은 적 없어. 그러니 아무 일도 없는 사람마냥 태연자약하게 딴 남자와 연애할 생각은 죽어도 하지 마."

장시원이 스스럼없이 안전유지 범위를 쳐들어오는 탓에 청아는 놀라 한걸음 뒤로 물러나며 대답했다.

"괜한 걱정이네요. 전 연애할 생각이 없어요. 그리고 저한테 복수하고 싶으시면 언제든지 찾아와도 괜찮아요, 제가 무얼 잘못했는지 일깨워주지 않아도 잘 알고 있으니까."

"너 예전에도 분명 연애하지 않을 거라고 했으면서 결국 출국하자마자 남자친구를 찾고 아이도 낳았잖아."

말하고 있는 장시원의 어투에는 조롱과 노여움이 묻어 있었다.

"그러니 이번엔 고분고분 내 말을 듣는 게 좋을 거야, 나의 성질이 영원히 그렇게 좋은 건 아니니까."

이에 청아가 숨을 크게 한 번 들이마시고는 왠지 낯설게만 느껴지는 남자의 포악한 얼굴을 쳐다볼 뿐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장시원의 조롱은 계속되었다.

"나에게 빚진 게 있다는 걸 알면 어떻게 보상해야 할지나 잘 생각해 봐. 매번 말로만 하지 말고, 아무런 성의도 느껴지지 않으니까."

말을 마친 후 장시원은 얼굴색이 창백해진 청아를 차갑게 한 번 흘겨보고는 몸을 돌려 떠났다.

그리고 장시원이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는 걸 확인하고서야 청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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