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킷은 그의 몸에서 벗어 내린 것이 아니라 차에 준비해 놓고 있었던 것이다.지금 드디어 활용할 수 있게 됐다.윤슬은 어깨의 옷을 보고 몸을 비틀었다. "모자는 쓸게 그런데 옷은...""입어!" 부시혁은 강력하게 그녀의 말을 끊어버리고 그녀의 어깨를 꽉 눌러 재킷을 벗지 못하게 했다. "밖이 이렇게 추운데 너는 드레스를 입고 나가니?""어......" 이 말에 윤슬은 순간 목이 메었다.그렇다, 밖은 매우 추웠다, 온도가 겨우 몇 도밖에 되지 않았다.차와 고택에는 모두 히터가 있어 드레스 한 벌만 입어도 춥지 않아 겨울이라는
윤슬은 답했다. “응”"가자." 부시혁이 또 말했다.윤슬은 입술을 움찔하고 감히 가지 못했다.실제로 사람이 죽었으니까.그녀는 티브이 외에는 죽은 사람을 본 적이 없었고 더욱이 사고 현장에 가 본 적도 없었다.그래서 지금 그녀는 좀 두려웠다.부시혁은 윤슬의 두려움을 알아차리고 그녀의 손을 가볍게 쥐었다. "괜찮아, 내가 있잖아."윤슬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그의 평온한 얼굴과 진지한 눈빛을 보면서 그녀 마음속의 공포도 갑자기 많이 줄어들었다."가자." 부시혁은 윤슬의 긴장감이 좀 풀린 것을 느끼고 그녀의 손을
그리고 그녀의 눈을 가려 줄 준비도 됐어야 했다.그러나 뜻밖에도 윤슬이 그보다 먼저, 눈이 가려지기도 전에 그 화면을 보았다.이번에는 그가 실책 했다.임이한은 말을 하지 않고 윤슬의 눈꺼풀을 올려보고 또 그녀의 인중을 꾹 눌렀다.얼마 지나지 않아 윤슬은 미간을 찌푸리고 속눈썹을 떨며 깨어날 것 같았다.아니나 다를까, 다음 순간 윤슬은 눈을 떴고 얼굴에 공포가 가득했다. "고...""무서워하지 마." 부시혁은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이마로 그녀의 이마를 맞댔다. "이젠 괜찮아. 겁내지 마.""부시혁?" 윤슬은 눈을 깜박거리
임이한은 시체 옆에 쪼그리고 앉아 머리도 들지 않고 말했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머리가 땅에 닿고 두개골이 파열돼 숨졌다. 그 외에도..."그는 고유나의 손을 들어 잡았다. 손가락부터 어깨까지 확인하더니 얼굴색이 갑자기 좀 이상해졌다.이 골격은...임이한은 이 팔을 버리고 또 재빨리 고유나의 다른 팔을 잡고 손가락에서 위로 어깨까지 확인했다. 그리고 눈을 가늘게 떴다. 눈빛에는 이상한 어두운 빛이 번쩍였다."무슨 일이야?" 임이한의 행동이 부시혁의 의혹을 불러일으켰고 부시혁은 입을 열어 물었다.임이한은 일어서서 대답하지
그는 당시 시체를 본 순간 위화감을 느꼈고 어딘가 잘못됐다고 생각했지만 도무지 생각해 내지 못했다.임이한이 시체가 고유나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할 때에야 그는 순간적으로 반응했다. 이상한 점이 바로 시체의 그 얼굴이었다.그는 지금 심지어 이 시체가 건물에서 뛰어내리기 전 얼굴이 이미 부패했기 때문에 뛰어내린 후 현재의 상황을 초래했다는 것을 바로 확신할 수 있었다. 사람들이 얼굴을 보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이다.그렇지 않으면, 시체가 고유나가 아닌데 거짓이 드러나지 않겠는가?이런 생각을 하니 부시혁은 얇은 입술로 차갑고 서늘한
윤슬은 벤치에 앉아 움직이지 않고 두 손으로 물병을 꼭 쥐고 고개를 살짝 숙이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갑자기 다급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고 여자의 슬픈 울음소리도 울려 퍼졌다. "유나, 엉엉엉 나의 유나..."채연희다!윤슬은 얼른 고개를 들어 뒤를 돌아보았는데 역시 채연희 세 식구가 이쪽으로 오는 것을 보았다.고유나가 고씨 가족과 관계를 끊었지만 아무래도 감정은 남아 있다.지금 고유나가 자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고씨 가족에서 당연히 사람들이 올 것이다."유나, 나의 유나!" 채연희는 제일 앞에서 걸으면서 발걸
채연희는 고도식의 품에 기대어 울음을 터뜨렸고 숨을 헐떡이며 오열했다.고도식은 그녀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그녀를 도와 숨을 돌리게 했고 무슨 말을 하려고 했다.윤슬이 먼저 입을 열었다. "웃기시네요, 제가 고유나를 신고해서 그가 감옥에 들어갔기 때문에, 지금 그녀가 투신자살한 것이 저의 탓이라고요? 이게 무슨 도리인가요? 고유나 지금의 말로는 분명히 모두 그녀가 자초한 것입니다. 만약 그녀가 나쁜 일을 하지 않았다면 저도 그녀를 신고하지 않았고 그녀도 감옥에 가지 않았으며 더욱 자살하지 않았을 겁니다. 때문에 당신들은 저를 탓
윤슬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몸을 돌려 다른 곳을 향했다.왜냐하면 그녀는 고도식이 자해공갈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이른바 자해공갈이라는 것은 그녀가 방금 그를 부축해 준 핑계에 불과하다.오직 이렇게 해야만 그녀는 자신이 방금 그를 부축한 것을 설득할 수 있었다. 그가 사고가 날까 봐 긴장한 것이 아니라, 그가 그녀 앞에 쓰러지는 것을 원하지 않은 것이다. 혹시나 그가 이 기회를 틈타 그녀를 귀찮게 하고, 그녀가 그를 넘어뜨렸다고 할까 봐.필경 이 부부는 이런 일을 해내고도 남을 사람들이기 대문이다.윤슬이 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