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감정이 격해지는 윤슬을 보고 있자니 육재원은 가슴이 아팠다.그는 그녀를 덥석 안으며 말했다.“슬아, 무서워하지 마. 어쩌면 일시적인 것일지도 몰라. 상황이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심각하지 않을 수도 있어.”말을 하며 그는 연이어 머리맡의 비상벨을 두드렸다.윤슬은 육재원의 위로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그녀는 실명의 공포에 사로잡혀 아무 말도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그 말들이 들린다고 해도 믿으란 말인가?실명이 어떻게 일시적일 수 있단 말인가!어쨌든 그녀는 누가 일시적으로 실명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윤슬
그렇다면 그는 건드리지 않을 것이다!부시혁은 숨을 들이마시며 진지하고 부드러운 눈빛으로 윤슬을 바라봤다.“걱정하지 마. 다 괜찮아질 거야. 여기서 치료 못하면 내가 다른 병원에 데리고 갈 거야. 다른 병원도 안 되면 해외로 가서 제일 좋은 의사를 찾아 반드시 네 눈을 치료할 거야.”윤슬은 비록 부시혁이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았지만 목소리로 그가 어디에 있는지 대충 감지할 수 있었다.그녀는 부시혁이 있는 쪽으로 고개를 살짝 돌렸고, 공허하고 빛이 없는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그녀는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입을 뻐끔거렸다.
그는 앞으로 가서 두 사람을 떼어놓고 싶었다.하지만 단절 속에서 빠져나와 웃음을 드러내는 윤슬을 보니 결국 그 생각을 억누를 수밖에 없었다.됐다. 그녀가 기쁘게 내버려 둘 것이다.하지만 이번뿐일 것이다.다음에는 반드시 그들을 갈라놓을 것이다.부시혁은 수중의 검사 보고서를 꽉 잡으며 생각했다.임이한은 질투가 가득 난 그의 모습을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정말 재밌다.감정이라는 것은 독극물처럼 언제 어디서든 사람의 감정을 끌어당겨 자신이 자신이 아닌 것처럼 만들 수 있다.다행히 그에게는 이런 고민이 없다.갑자기 노크 소리
그 말을 들은 윤슬은 미간을 찌푸리기 시작했다.맹소은도 아니라면 누구란 말인가?두 경찰은 마치 윤슬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는 듯 서로를 마주 보더니 휴대폰을 꺼냈다.“윤슬 아가씨, 여기에 당신이 습격당한 CCTV가 있는데 한 번 보세요. 비록 그 사람이 자신을 잘 가렸지만, 당신과 아는 사람이라면 익숙할 겁니다.”“죄송합니다. 볼 수가 없어요.”윤슬은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두 경찰은 매우 의아했다.육재원이 그들이 묻기 전에 먼저 대답했다.“슬이 눈이 안 보이거든요.”“네?”두 경찰은 깜짝 놀랐다.“어
“이것에 관련해서 저희가 확실히 조사를 했습니다. QS빌라 단지 내의 CCTV와 단지 밖의 CCTV에 따르면 이 사람이 택시를 타고 온 것을 봤고, QS빌라에 도착한 후, 이 사람은 줄곧 단지의 야외 수영장 옆에 있다가 윤슬 아가씨가 나타난 후에 수영장을 떠나 윤슬 아가씨 뒤를 따라갔습니다. 윤슬 아가씨를 공격하고 떠날 때도 택시를 타고 갔습니다.”두 경찰이 말했다.윤슬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택시를 타고 오고 타고 가다니, 이 사람은 신중한 걸까요 덤벙대는 걸까요?”덤벙댄다고 하자니 들키지 않게 자신을 꽁꽁 싸매야 한다는
두 경찰도 말했다.윤슬은 침묵했다.육재원은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했다.“괜찮아, 슬아. 그 사람은 성중 마을에서 내렸잖아. 옷차림이 이상해서 주변에 꼭 그 사람을 본 사람이 많을 거야. 우리는 그 사람을 꼭 잡을 수 있어.”윤슬은 알았다는 듯 입꼬리를 올리며 억지웃음을 지었다.“시간도 늦었으니, 저희는 이만 윤슬 아가씨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고 먼저 돌아가 보겠습니다. 무슨 진전이 생기면 바로 알려드리겠습니다.”두 경찰이 일어섰다.윤슬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네, 부탁드릴게요. 살펴 가세요. 재원아, 두 분 배웅
“됐어요. 장난 그만하고 이제 본론으로 들어갑시다.”임이한은 두 손을 흰 가운 주머니에 넣고 진지하게 윤슬을 쳐다봤다.“윤슬 씨, 당신 왼쪽 손목에 있는 붉은 점에 대해 별생각 없어요?”“붉은 점에 대해 무슨 생각이 있겠어요?”윤슬은 영문을 알 수 없었다.임이한의 안경에 빛이 반짝였다.“이번에 당신을 공격한 사람의 진짜 목적은 당신 손목에 있는 그 붉은 점을 없애는 것이에요.”“뭐라고요?”윤슬은 어리둥절했다.“제 손목에 있는 붉은 점을 없애요?”“맞아요. 당신은 지금 당신 손목에 있는 상처가 무슨 모양인지 모르겠지
“......”아저씨 아줌마들은 재잘재잘 떠들어댔다.멀지 않은 길가의 검은 벤츠 안에는 고유정이 차창을 통해 그 경찰들과 경호원을 바라봤고, 눈 밑에는 알 수 없는 기색이 담겨 있었다.앞 좌석의 운전기사가 고개를 돌려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아가씨, 안 내리세요?”“아니요. 그냥 차 안에서만 볼 거예요.”고유정은 웃으며 대답했다.운전기사는 이해할 수 없었다.“그럼 아가씨는 왜 여기서 오셨어요?”“제 고향 친구가 여기에 사는데 잠깐 얼굴이라고 보려고 했는데 방금 집에 손님이 와서 다음에 오라는 문자가 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