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혁은 입술을 움찔거렸고 유나를 사랑한 것이 그 편지 속에서 유나의 아름다운 인품을 보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었다.그러나 이 말이 입가에서 맴돌았지만 내뱉지는 못했다.유나의 인품이 아름다운가?두 번째 인격은 당연히 아니다. 유나의 주인격이라 해도 그는 갑자기 찾을 수가 없었고 오히려 결점은 한가득했다.예를 들어 속이 좁다든가 따지기를 좋아한다든가.어쨌든 지금 유나는 그가 편지 속에서 봤던 그 활발하고 착하고 아름다운 유나와 완전히 맞지 않았다.사실 그도 약간 사랑하기 벅찼다. 하지만 전에 유나가 아파에서 평생 유나를
그래서 이 문자는 유신우일까 육재원일까?이 두 사람은 어디서 윤슬의 휴대폰을 갖고 답장을 보낸 걸까. 그들의 집? 아님? 윤슬의 집?하지만 누가 답장을 보냈든 그들이 자기 집에 있든 윤슬 집에 있든 부시혁의 마음은 불편했고 짜증이 나서 휴대폰을 부수고 싶었다.그는 미간을 문지르며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고 타자를 했다: 윤슬은?부시혁의 답장을 본 윤슬은 의아한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그는 뜻밖에도 방금 보낸 문자가 그녀가 답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하지만 알아차리면 어떻단 말인가. 그녀가 설명이라도 해야 한단 말인
고도식은 멈칫했고 자기가 한 말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가 어른이기에 부시혁은 그의 말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아도 솔직하게 말하지 말았어야 했다.유나랑 계속 만나고 싶은 걸까?그런 생각에 고도식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부시혁, 유나가 잘못한 일들은 많아. 전에 윤슬한테 한 짓들도 네가 유나를 도와서 마무리를 했잖아. 그런데 지금 와서 유나를 돕는 건 유나를 해치는 거라고 하는 건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나. 넌 진즉에 유나를 해쳤어!”부시혁의 동공이 움츠러들었고 휴대폰을 꼭 쥔 채 아무 말
고유나는 손바닥을 쥔 채 손을 난간에서 내려놓고 몸을 돌려 방으로 돌아갔다.한편, 윤슬과 유신우, 육재원은 밖에서 샤브샤브를 먹고 돌아왔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구급차 한 대가 요란하게 울어대며 옆으로 지나갔다.그리고 구급차가 온 방향에는 그들과 1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경찰차 몇 대가 세워져 있었고 몇몇 교통경찰들이 경계선을 치고 있었고 경계선 밖에는 구경꾼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무슨 일이지?”윤슬은 차 창문을 내려 앞의 떠들썩한 광경을 보고 한 마디 중얼거렸다.옆의 유신우가 대답했다.“차 사고가 난 것 같아요.”말을
왕수란이 어떻게 손에 무기를 들고 있는 윤슬을 이길 수 있겠는가.빠르게 맞아서 아프다는 소리를 하며 사방으로 피했다.윤슬은 그것 때문에 손을 멈추지 않고 오히려 6년 동안 왕수란에게 당했던 수모를 모두 털어버리 듯 더욱 세게 때렸다. 그녀는 때리며 한 쪽으로 차갑게 웃었다.“당신을 때리는 게 왜요? 저는 당신을 못 때린다는 규정이라도 있어요? 당신이 아직도 제 시어머니 같으세요? 잘 들어요. 지금 당신은 저한테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미친 여자예요. 전 미친 여자를 때리는 것뿐이고요.”“너... 너...”왕수란은 화가
어떻게 하지?부민혁은 주먹을 꽉 쥐었고 초조해하는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그는 보기에 체구가 우람차지만 아직 사회에 발을 들이지 않은 앳된 10대 소년이었고 큰일이 닥치면 혼란스러워 어찌할 줄을 몰랐다.그 모습을 본 윤슬은 약간 웃겼다.이 녀석 조금 귀엽다.이런 녀석이 놀랍게 왕수란 같은 저속하고 비열한 여자에게 태어났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됐어. 날 신고하고 잡아가는 건 불가능할 것 같은데.”윤슬은 입을 가리고 하품을 하며 담담하게 말했다.부민혁이 눈을 반짝이며 바로 그녀를 쳐다봤다.설마 윤슬 누나에게 방법이
“그럼 말해보세요. 제가 왜 부시혁을 여기 불렀다는 거죠?”윤슬은 먼지털이를 가지고 놀며 차갑게 물었다.왕수란은 손을 허리에 대고 말했다.“왜겠어, 아직 시혁을 못 잊어서지.”윤슬은 웃으며 말했다.“당신 말대로라면 제가 오라고 해서 오는 그 사람도 이 전처를 못 잊어서겠네요?”“헛소리하지 마. 시혁이가 널 못 잊어? 웃기고 있네. 시혁이는 널 사랑한 적이 없어.”왕수란은 경멸하 듯 그녀를 내려다봤다.윤슬은 혐오스러운 듯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그렇다면 당신 생각에 제가 그 사람을 불렀을 것 같아요?”“그건.....
빠르게 전화가 통했고 피곤한 듯한 어르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슬아, 이 할머니가 보고 싶었던 거냐?”“네. 보고 싶었어요.”윤슬의 표정은 부드러워졌고 다정하게 물었다.“할머니, 괜찮으세요?”어르신은 그녀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고 자상하게 웃었다.“괜찮다.”“하지만 목소리에 힘이 없으신 것 같아요......”윤슬은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어르신은 병상에 누워 아직 깨어나지 않은 손자를 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걱정 말아, 슬아. 그냥 잠을 좀 못 자서 그래. 걱정하지 마.”시혁이가 이렇게 큰 사고를 당했는
“당연히 그런 일에 관한 거지!‘이 구제불능과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이제 와서 후회해봤자 이미 소용이 없는 일이었다. 그런 의도로 선생님이라고 부른 게 아니었는데 부시혁은 이것마저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하고 있었다.‘골치 아파.처음에 부시혁이 보던 드라마의 여주인공을 선생님이라고 부른 사람들도 충분히 이상한데.거기서 배운 게 아니면 이 구제불능이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겠어?’윤슬이 말한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일반적인 선생님이라는 뜻이었다.‘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이렇게 불경스럽다니.’“그만 좀 해요, 부
부시혁의 이런 눈빛을 볼 때마다 윤슬은 마음이 굉장히 평안해졌다. 그녀는 부시혁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당신을 믿어요. 당신이 부씨그룹의 대표 말고 선생님이 되면 틀림없이 학생들에게 엄청 환영받는 선생님이 될 거예요. 학생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은 바로 당신처럼 학생들에게서 잘못을 찾지 않고, 학생들에게 맞추는 선생님이라구요.”부시혁은 윤슬의 머리를 만지며 가볍게 웃었다.“어쩌지? 나는 선생님 되는 건 별로야. 그냥 너만 가르치는 거지, 다른 사람한테는 좋은 선생님이 아니야.”이 말이 너무 웃겨서 윤슬은 자기도
그렇기 때문에 윤슬은 반드시 공부하고 더 공부해서 더욱 강하고 더욱 유능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는 자신에 대한 책임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 천강그룹 경영에 대한 책임이며 천강그룹의 수백 수천의 직원들에 대한 책임이다.그렇지 않으면 천강그룹이 무너지고, 가족을 부양해야 하고 생존해야 하는 이런 종업원들 또한 앞길이 막막해진다.그래서 윤슬은 부시혁이 자신을 가르치겠다는 제의에 매우 감격하고 기뻐하며 기대했다.필경 부시혁과 같은 수준의 인물이 자신을 가르치게 되면 자신은 꿈에서도 좋아서 웃음이 나와 마땅하다. 다른 사람들은 감히
이 점은 틀림없이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그러나 그런 학생들과 윤슬은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것이 먼저 전제되어야 한다.부시혁에게 윤슬만큼은 예외였다.윤슬을 대할 때 부시혁 역시 평소와는 달리 늘 부드러운 남자였다.비록 이 순간 잠시 윤슬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지만 부시혁은 여전히 온화하고 꽤 인내심을 발휘했다.부시혁에게 막 배우기 시작했을 때 윤슬은 배운 내용을 자신이 잘 이해하지 못해서 부시혁이 자신을 너무 멍청하다고 생각하고 인내심을 잃으면 어쩌나 걱정했다.부시혁이 그다지 훌륭한 인내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그녀도 잘
부시혁이 말했다.윤슬이 웃으며 말했다.“당신에게 알려준다는 걸 깜빡 잊었네요. 고택에 가져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알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어요.” 부시혁이 윤슬이 이마를 살며시 눌렀다. 부시혁에게 윤슬의 이 말은 무엇이든 잊을 수 있다는 것처럼 들리는 듯했다. “대체 얼마나 큰 뼈길래, 이모께서 직접 친정이 있는 곳까지 가서 구해오신 거야? 우리도 사고 싶다고, 거기가 어디인지 알려달라고 하면 안 되는 건가?” 부시혁이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만년필을 돌리며 호기심을 표시했다.‘혹시 야생동물의 뼈는 아
윤슬이 진지한 표정과 말투로 부시혁을 향해 말했다. 부시혁은 자신이 윤슬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윤슬이 분명 본인의 마음대로 행동할 사람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윤슬을 확실히 그러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이 지금과 같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지라도, 윤슬은 부시혁으로 하여금 어떠한 이득도 취하려 하지 않았다. “그래, 알았어, 당신 말대로 하면 되잖아!”부시혁이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윤슬의 사무용 의자에 앉았다. “이제 됐지?”“됐어요.”윤슬이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하지만, 이처럼 윤슬의 허락을 구한다는 것은 부시혁이 윤슬에 대한 존중뿐만 아니라, 천강그룹에 대한 존중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부시혁은 회사의 규묘가 작다는 이유로 천강그룹을 무시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부시혁은 윤슬이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윤슬의 말을 듣고는 낮은 웃음을 지었다.“왜 천강그룹이 나한테 가치가 없을 거라 생각하는 거야? 당신이 여기 있잖아. 그러니까 당연히 천강그룹은 나에게 가장 가치 있는 곳이지.” 갑작스러운 부시혁 말에 얼굴이 붉어진 윤슬이 부시
윤슬의 눈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이를 알아차린 부시혁이 윤슬을 놀렸다. “왜? 난 여기 올라오면 안 돼?”“아니에요.” 윤슬은 다가가서 부시혁의 손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우리 천강그룹에 오면 직원들이 나보다 당신을 더 친절하게 대하는 거 알아요? 오죽하면 내가 당신이 여기까지 올라오지 못하게 하라고 지시를 내려도, 직원들은 내 말을 듣지 않을 정도예요. 물론 당신이 몰래 올라오기도 하지만요. 그런데 내가 당신을 올라오지 못하게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아무 소용 없지.”부시혁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전화 너머에서, 윤슬이가 박희서를 언급하자 육재원의 얼굴은 삽시에 굳어졌다.윤슬이 말한 자신이 듣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그 이야기가 바로 박희서에 관한 것이었다니. 육재원은 조금 듣고 싶지 않았다.육재원이 침묵하자, 윤슬은 자신이 박희서를 언급한 것이 육재원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임을 알고는 한숨을 쉬었다.“재원아, 박 비서가 해외로 연수를 간다는 걸 알고 있었어?”물론 윤슬은 이렇게 물었지만, 사실 그녀는 육재원이 그 사실을 알 리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육재원의 예상외 대답은 윤슬을 놀라게 했다.“알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