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혁은 눈을 내리깔고 꼬맹이와 눈을 췄다.“꼬맹이가 함부로 할 수 있는 말이 아니야.”“저는 보통 아이가 아니에요. 저...”“앞으로 윤슬 숙모 라고 불러서도 안돼.”똘이의 말을 자른 부시혁은 다른 사람이 듣기에 매우 위협적인 목소리로 꼬맹이에게 명령을 했다.그의 기세에 눌린 똘이가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왜 안돼요?”“너희 삼촌과 아무 사이도 아니잖아?”부시혁이 똘이를 가만히 내려다보며 물었다.부시혁은 윤슬과 성준영이 데이트하러 여기로 온 줄로만 알고 있었다.그러나 윤슬이 성준영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다는 것을
부시혁은 주먹을 쥔 손에 더욱 힘을 주었다.“왜?”윤슬은 그런 부시혁을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이유가 어디 있겠어요. 한 번의 실수로 아버지도 모르는 아이를 제가 낳아서 어쩌겠어요?”윤슬은 자신이 하는 말이 매정한 걸 알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아이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있었다.자신의 아버지도 모르고 엄마의 사랑도 받지 못하는 아이가 너무 불쌍할 것 같았다.부시혁의 얇은 입술이 움직였다.“만약, 아이 아빠가 원한 다면 낳을.... 거야?”“네?”윤슬은 멍한 표정으로 부시혁을 쳐다보았다.부시혁은 그제야 자신이 말
“발이 아파요?”그의 다친 발을 보려고 윤슬이 몸을 일으키려고 했으나 그의 몸에 깔린 그녀는 몸을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그녀는 그의 몸을 밀어낼 수도 없었다. 그의 상처가 심해질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윤슬은 하는 수 없이 사회자를 큰 목소리로 불렀다.“여기 사람이 다쳤어요, 빨리요!”“네네.”그제야 정신을 차린 사회자가 황급히 부시혁의 다친 발을 보았다.부시혁의 상처를 살핀 그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사모님, 쇠몽둥이에 사모님 남편 발이 끼인 것 같습니다.”사회자는 조금 전 윤슬이 괜찮다는 소식에 안도한 채 천막
“부 대표님, 괜찮으세요?”레스토랑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그가 5번 가족에게 사고가 났다는 소리를 듣고 담배를 버린 후 달려 들어온 것이다.부시혁이 입술을 꼭 깨물고 말했다.“괜찮아요. 떨어진 이 천막에 대해 좀 알아봐 주세요. 우연인지...”FS 그룹의 대표로 그의 수중에 있는 자료를 갈취하려는 사람은 많았다. 그들은 그의 손에서 자료와 재산을 빼앗으려는 사람들이었다.그는 오늘 일어난 사고가 단순 사고라는 것을 믿지 않았다.부시혁의 말을 들은 장 비서가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거렸다.“네, 알겠습니다. 대표님은
의사가 손을 멈추더니 윤슬을 보다가 담담한 얼굴을 한 부시혁을 보며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분명 자신은 힘을 세게 주지 않아 아플 리가 없었다.그리고 남자의 표정을 봐도 아픈 사람의 표정 같지는 않았다.고개를 저은 의사는 그저 아내가 남편을 걱정하느라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고 손에 힘을 풀고 안마하기 시작했다.한참 안마를 하던 의사가 약 상자를 열더니 약을 찾아 드레싱을 했다.그 모습을 본 윤슬은 똘이의 등을 토닥이며 일어섰다.“선생님, 저 사람 발 괜찮은 거죠? 뼈에 문제 생긴 거 아니죠?”의사는 부시혁의 발을 소독하며
그런 생각을 하니 윤슬은 무서워졌다.윤슬의 말을 들은 부시혁도 잠시 고민하더니 어두워진 얼굴로 물었다.“스크린 설치한 사람은 어디 있어?”“제가 주방에 잡아뒀습니다.”장 비서의 말을 들은 부시혁이 다시 매니저를 보며 말했다.“이번 일 당신 잘못은 없지만 당신은 이 레스토랑의 매니저이니 연대책임을 져야 할 겁니다.”“네, 당연하죠.”매니저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스크린 설치한 사람은 당장 잘라, 그리고 다른 데서도 그 사람 쓰지 못하게 해. 누가 감히 그 사람을 썼다가는 우리 FS그룹이랑 맞서는 거라고.”부시혁이
“대표님, 이 시계는 커플시계지만 저희는 커플이 아니니 이 시계는 저희에게 주는 것이 아닙니다. 가지고 가셔서 유나 씨랑 같이 하세요.”윤슬이 매니저의 손에 들린 상자를 덮더니 부시혁에게 안겨줬다.차가운 얼굴을 한 부시혁은 그 상자를 버리고 싶었지만 결국 참고 옆에 있던 장 비서에게 건네줬다.장 비서는 품 안에 있는 상자를 보다 또 안색이 좋지 않은 부시혁을 보며 난감하게 웃었다.이걸 자신에게 주면 어떻게 처리하라는 건지?한편 매니저는 고개를 숙이고 후회했다.이 시계가 두 사람을 싸우게 만들 줄 알았더라면 그는 애초에 내
그리고 부시혁이 자신을 좋아한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윤슬이 자신의 말을 믿지 않자 똘이가 입을 내밀고 강조했다.“숙모, 제 말 진짜예요.”“그래, 우리 똘이 말 진짜야.”윤슬이 고개를 끄덕이며 똘이에게 맞춰줬다.똘이는 자신의 말을 믿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충 넘어가려는 윤슬을 보곤 화가 났다.하지만 곧 고개를 저으며 탄식했다.“숙모가 안 믿으면 저도 어쩔 수 없죠.”백미러로 똘이의 그런 모습을 본 윤슬은 그저 재밌다는 생각을 했다.......이튿날, 윤슬은 깨어나자마자 성준영의 전화를 받았다.“좋은 아침이
“당연히 그런 일에 관한 거지!‘이 구제불능과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이제 와서 후회해봤자 이미 소용이 없는 일이었다. 그런 의도로 선생님이라고 부른 게 아니었는데 부시혁은 이것마저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하고 있었다.‘골치 아파.처음에 부시혁이 보던 드라마의 여주인공을 선생님이라고 부른 사람들도 충분히 이상한데.거기서 배운 게 아니면 이 구제불능이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겠어?’윤슬이 말한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일반적인 선생님이라는 뜻이었다.‘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이렇게 불경스럽다니.’“그만 좀 해요, 부
부시혁의 이런 눈빛을 볼 때마다 윤슬은 마음이 굉장히 평안해졌다. 그녀는 부시혁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당신을 믿어요. 당신이 부씨그룹의 대표 말고 선생님이 되면 틀림없이 학생들에게 엄청 환영받는 선생님이 될 거예요. 학생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은 바로 당신처럼 학생들에게서 잘못을 찾지 않고, 학생들에게 맞추는 선생님이라구요.”부시혁은 윤슬의 머리를 만지며 가볍게 웃었다.“어쩌지? 나는 선생님 되는 건 별로야. 그냥 너만 가르치는 거지, 다른 사람한테는 좋은 선생님이 아니야.”이 말이 너무 웃겨서 윤슬은 자기도
그렇기 때문에 윤슬은 반드시 공부하고 더 공부해서 더욱 강하고 더욱 유능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는 자신에 대한 책임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 천강그룹 경영에 대한 책임이며 천강그룹의 수백 수천의 직원들에 대한 책임이다.그렇지 않으면 천강그룹이 무너지고, 가족을 부양해야 하고 생존해야 하는 이런 종업원들 또한 앞길이 막막해진다.그래서 윤슬은 부시혁이 자신을 가르치겠다는 제의에 매우 감격하고 기뻐하며 기대했다.필경 부시혁과 같은 수준의 인물이 자신을 가르치게 되면 자신은 꿈에서도 좋아서 웃음이 나와 마땅하다. 다른 사람들은 감히
이 점은 틀림없이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그러나 그런 학생들과 윤슬은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것이 먼저 전제되어야 한다.부시혁에게 윤슬만큼은 예외였다.윤슬을 대할 때 부시혁 역시 평소와는 달리 늘 부드러운 남자였다.비록 이 순간 잠시 윤슬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지만 부시혁은 여전히 온화하고 꽤 인내심을 발휘했다.부시혁에게 막 배우기 시작했을 때 윤슬은 배운 내용을 자신이 잘 이해하지 못해서 부시혁이 자신을 너무 멍청하다고 생각하고 인내심을 잃으면 어쩌나 걱정했다.부시혁이 그다지 훌륭한 인내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그녀도 잘
부시혁이 말했다.윤슬이 웃으며 말했다.“당신에게 알려준다는 걸 깜빡 잊었네요. 고택에 가져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알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어요.” 부시혁이 윤슬이 이마를 살며시 눌렀다. 부시혁에게 윤슬의 이 말은 무엇이든 잊을 수 있다는 것처럼 들리는 듯했다. “대체 얼마나 큰 뼈길래, 이모께서 직접 친정이 있는 곳까지 가서 구해오신 거야? 우리도 사고 싶다고, 거기가 어디인지 알려달라고 하면 안 되는 건가?” 부시혁이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만년필을 돌리며 호기심을 표시했다.‘혹시 야생동물의 뼈는 아
윤슬이 진지한 표정과 말투로 부시혁을 향해 말했다. 부시혁은 자신이 윤슬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윤슬이 분명 본인의 마음대로 행동할 사람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윤슬을 확실히 그러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이 지금과 같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지라도, 윤슬은 부시혁으로 하여금 어떠한 이득도 취하려 하지 않았다. “그래, 알았어, 당신 말대로 하면 되잖아!”부시혁이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윤슬의 사무용 의자에 앉았다. “이제 됐지?”“됐어요.”윤슬이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하지만, 이처럼 윤슬의 허락을 구한다는 것은 부시혁이 윤슬에 대한 존중뿐만 아니라, 천강그룹에 대한 존중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부시혁은 회사의 규묘가 작다는 이유로 천강그룹을 무시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부시혁은 윤슬이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윤슬의 말을 듣고는 낮은 웃음을 지었다.“왜 천강그룹이 나한테 가치가 없을 거라 생각하는 거야? 당신이 여기 있잖아. 그러니까 당연히 천강그룹은 나에게 가장 가치 있는 곳이지.” 갑작스러운 부시혁 말에 얼굴이 붉어진 윤슬이 부시
윤슬의 눈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이를 알아차린 부시혁이 윤슬을 놀렸다. “왜? 난 여기 올라오면 안 돼?”“아니에요.” 윤슬은 다가가서 부시혁의 손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우리 천강그룹에 오면 직원들이 나보다 당신을 더 친절하게 대하는 거 알아요? 오죽하면 내가 당신이 여기까지 올라오지 못하게 하라고 지시를 내려도, 직원들은 내 말을 듣지 않을 정도예요. 물론 당신이 몰래 올라오기도 하지만요. 그런데 내가 당신을 올라오지 못하게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아무 소용 없지.”부시혁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전화 너머에서, 윤슬이가 박희서를 언급하자 육재원의 얼굴은 삽시에 굳어졌다.윤슬이 말한 자신이 듣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그 이야기가 바로 박희서에 관한 것이었다니. 육재원은 조금 듣고 싶지 않았다.육재원이 침묵하자, 윤슬은 자신이 박희서를 언급한 것이 육재원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임을 알고는 한숨을 쉬었다.“재원아, 박 비서가 해외로 연수를 간다는 걸 알고 있었어?”물론 윤슬은 이렇게 물었지만, 사실 그녀는 육재원이 그 사실을 알 리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육재원의 예상외 대답은 윤슬을 놀라게 했다.“알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