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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성소원은 개인 소지품을 챙기고 넋을 잃은 채 회사 복도를 걸어갔다.

주위의 동료들은 그녀에게 다양한 눈빛을 보내왔다. 경멸, 무시, 조롱의 눈빛을 보내오는 사람이 있었고 심지어 어떤 사람은 기쁜 마음에 하마터면 박수를 칠 뻔했다.

유독 동정의 눈빛은 없었다.

계단을 내려갈 때 강서연은 그녀와 어깨를 스치고 지나갔다. 강서연은 순간 멈칫하였다. 일주일 전에 그녀가 경찰에 연행되었을 때 걸었던 계단 역시 이 계단이었고 그때도 이 자리에서 성소원과 마주쳤다는 사실이 기억났다.

일주일 만에 위치가 바뀌었고 격세지감을 느꼈다.

강서연은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옆으로 지나가려는데 갑자기 성소원의 살기로 가득 찬 눈빛과 눈이 마주쳤다.

강서연의 가슴이 떨려왔다.

그러나 이번에 성소원이 그녀를 노려보는 눈빛에는 증오 외에 약간의 두려움이 있었다.

두려움...?

강서연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다시 그녀를 보려고 하는데 성소원은 이미 자신의 소지품을 안고 빠르게 모퉁이에서 사라졌다.

......

남자 몇 명이 술집 룸에 모여 있었고 값비싼 로마니 콘티가 반 병밖에 남지 않았다.

분위기를 한창 즐기고 있는 배경원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이러한 퇴폐적이고 음란한 곳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눈치이다. 특히 구현수는 이런 곳을 싫어하지만 배경원이 자리를 만든다는 말에 다들 할 수 없이 그의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형, 찬혁아, 마음대로 마셔!”

배경원은 유리창을 통해 아래 스테이지에서 폴댄스를 추고 있는 미녀들을 관찰하면서 즐겁게 그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곳에 킵해 둔 술이 많으니 얼마든지 마셔도 돼요. 방한서, 너도 와!”

방한서는 조금 어색해하며 예의상 미소를 띤 채 구현수를 바라보았다.

“형,”

배경원은 다가가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자꾸 얼굴을 찡그리지 말아요. 형수님 일은 이미 해결됐잖아요. 그리고 여기 여자들 얼굴과 몸매가 장난 없는데 보는 건 뭐... 뭐 그래 형 비록 결혼했지만 눈요기는 할 수 있잖아요.”

말이 떨어지자마자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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