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4화

구현수가 큰 소리로 기침을 하자 유찬혁은 바로 입을 다물고 운전에 전념했다.

“여보.”

강서연은 아주 낮은 목소리로 그에게 얘기했다.

“이 일이 내가 한 것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것 외에 다른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계속 심문을 해도 인정하지 않으니 심문관이 당신 얘기까지 꺼내면서 당신을 생각해서라도 빨리 죄를 인정하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뭐라고 했어?”

“그냥 계속 침묵을 유지했어요.”

여자의 얼굴은 초췌했지만 눈빛 속 그 강인함은 여전히 또렷하였다.

구현수의 가슴이 떨렸고 큰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만지작 거렸고 그녀를 더욱 애석하게 여겼다.

다른 여자였다면 심문관이 소리를 질렀을 때 이미 겁에 질려 사실 여부를 떠나서 모든 것을 다 털어놓고 인정했을 것이다.

그러나 강서연은 연약한 외모 아래 억척스러운 영혼이 있어 목에 칼을 들이대도 자신이 하지 않은 일은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

구현수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유유상종이라고 그녀의 그러한 성격은 그와 참 비슷하다.

“네, 잘하셨어요.”

유찬혁도 그녀를 칭찬해 주었다.

“누구의 잘못인지 결론이 나기 전에 당사자는 말을 아낄수록 좋아요. 남은 일들은 변호사가 처리할 테니 그렇게 하면 많은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어요.”

강서연은 구현수의 어깨에 기댔다. 차가 약간 흔들렸고 심문실에 하루종일 갇혀 있어 정신을 고도로 집중한 상태였던 그녀가 갑자기 긴장이 풀리니 약간의 졸음이 몰려왔고 곧 잠이 들었다.

구현수는 앞에 있는 유찬혁의 어깨를 토닥이며 그에게 운전을 평온하게 하라는 사인을 보내고는 여자를 품에 꼭 껴안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강서연은 곤히 잠들어 있었고 구현수는 그녀를 안아 집에 들어선 뒤 침대에 눕히고 조심스럽게 외투를 벗겨주었다.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한 바퀴 둘러보며 문제없음을 확인한 후에야 천천히 방에서 나왔다.

유찬혁은 거실 소파에 앉아 한숨을 내쉬었다.

“형, 저 지금 숨도 편히 못 쉬고 있어요. 형 와이프의 꿀잠을 방해할까 봐...”

구현수는 바로 서늘하고 엄숙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