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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가는 길 내내 구현수는 어두운 표정을 짓고 미친 듯이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유찬혁은 여러 번 자신이 하마터면 창문을 따라 날아갈 뻔했다고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교 물리 수업시간에서 구심력 원심력에 대하여 배운 적이 있는데 오늘 정말 진정으로 깨닫게 되었다.

날카롭고 다급한 브레이크 소리와 함께 차량이 급하게 경찰서 입구에 세워졌다.

구현수는 경찰서로 성큼성큼 걸어갔고 걸음걸이는 마치 지옥에서 걸어오는 수라와 같았다. 들어간 후 그는 날카로운 칼처럼 차가운 시선으로 사람들을 둘러보았고 마침내 문 하나가 살짝 열리면서 여경 두 명이 강서연을 데리고 안에서 걸어 나오는 걸 보았다.

“서연아!”

그는 참지 못하고 큰 소리로 외쳤다.

강서연은 그의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다.

그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하룻밤 참았던 눈물이 쏟아졌다. 그녀는 그의 품으로 달려갔고 작은 손으로 그의 옷을 꽉 잡자 안정감을 주는 그 익숙한 기운이 느껴졌다. 마음속 깊이에서 올라오는 서러움이 갑자기 목구멍에 막혔고 그녀는 차마 큰 소리로 울지 못하고 작은 소리로 흐느꼈다.

구현수는 그녀의 등을 가볍게 어루만지며 낮은 소리로 그녀의 귓가에 위로의 말을 전했다.

품속의 여인은 계속 온몸을 떨고 있었다. 그는 그녀의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해 주었고 그녀의 빨갛게 부은 눈두덩과 창백한 얼굴을 보니 가슴이 너무도 아파왔다.

“무서워하지 마, 내가 있으니깐.”

강서연은 이제야 마음이 놓여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유찬혁은 수속을 마치고 걸어와 입을 열려고 하는 순간 구현수의 눈빛에 한걸음 물러났다. 유찬혁은 혀를 내두르며 어쩔 수 없이 한쪽에 서서 헤어지기 아쉬워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차마 뭐라 하지도 못하고 결국 옆에서 마른기침을 하였다.

강서연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구현수의 품에서 떨어지고는 몸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이분은...”

“내가 전에 말했던 유 변호사야.”

구현수가 먼저 대신 입을 열었다.

“감옥에 있는 범인에게 법률 원조를 제공해 주는 전문 변호사야.”

유찬혁은 눈을 크게 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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