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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9화

그제야 그는 자신이 상의 실종으로 오후 내내 양복점에 앉아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후에는 드나드는 손님이 많지 않았는데 다들 가게에 이런 사람이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내심 긴장했다.

비록 훌륭한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얼굴이 너무 썩은 표정이었고 게다가 벌거벗고 있다.

별로 정상적인 사람은 안 같아 보인다!

그래서 나석진은 자기도 모르게 그리 많지도 않은 손님을 물리쳤다.

그의 셔츠는 단추가 다 뜯어져서 입을 수도 없었다.

결국 그는 할 수 없이 한숨을 쉬며 셔츠를 입고 단추가 없어서 셔츠 양 끝을 매듭지어 단단한 가슴이 은은하게 드러냈다.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서지현이 손에 장미 빙수 한 그릇을 들고 들어왔다.

그녀는 그를 보자 한 첫마디가...

“왜 아직도 여기에 있어요?”

나석진은 이어 없어서 속으로 자신을 욕했다.

‘원수다!’

그는 일생을 호탕하게 살았는데 하필이면 이런 원수를 만나다니!

서지현은 고개를 숙이고 생각해 보니 그가 여기서 오후 내내 앉아 있었으니 틀림없이 덥고 목이 마를 것이다. 평소에 시중드는 사람들에게 버릇이 되어 그는 물 한 잔도 스스로 따르지 못할 거로 생각해 그녀는 천천히 빙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는 다시 뒤로 달려가 빈 그릇을 가지고 와 빙수를 반쯤 떠서 그에게 주었다.

“아저씨도 드세요.”

그녀는 배시시 웃었다.

빙수는 투명하여 안에 있는 장미 꽃잎도 볼 수 있는데, 가까이서 냄새를 맡아보니 은은한 꽃향기가 난다.

맛은 깔끔하고 좋을 것 같았다.

보아하니 서지현의 솜씨다.

나석진은 침을 삼키고 앉아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갑자기 최연준이 전에 그에게 말해 준 것이 생각났다.

그때 강서연이 막 최연준의 정체를 알게 됐을 때 받아들이지 못하여 한동안 그와 떨어져 지내며 그를 피해 다녔다. 하지만 그녀가 그와 말도 섞지 않고 상대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최연준은 매일 뻔뻔하게 그녀의 뒤를 따라다녔다.

한번은 그가 또 그녀를 따라서 한 골목 식당에 들어가 국밥을 주문했는데 맞은편에 있는 그를 보며 빈 그릇 하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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