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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강서연은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온몸의 뼈가 마치 다시 자리 배치를 한 것처럼 견딜 수 없게 아팠다.

그녀는 주변에 온통 하얀 벽으로 막혀있는 것을 보았다. 코끝에서 소독약 냄새가 진동했으며 온몸과 얼굴에 붕대를 감싸고 있었다.

더욱 끔찍한 것은 한쪽 다리가 공중에 높이 매달려 있었다.

그녀는 깜짝 놀랐다. 커다란 손이 그녀를 움켜쥐었고 손바닥의 온기가 그녀의 가슴으로 스며들었다.

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남자의 깊은 눈빛을 마주했다.

그는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눈빛에서 복잡한 감정이 솟구쳤다.

걱정, 분노, 관심, 연민...

그리고 자책.

그는 애써 미소를 짓고 그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문지르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

“드디어 깨어났네.”

강서연은 몸을 움직여 보았다. 머릿속이 윙윙거렸고 온몸에 통증 외에는 아무것도 느낄 수가 없었다.

“나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기억 안 나?”

구현수는 그녀의 작은 손을 잡고 부드럽게 문질렀다.

강서연은 입술이 말랐고 목구멍은 불에 타는 것 같았다.

그녀는 의식이 서서히 돌아오면서 그날 밤의 모든 일이 기억났다.

손지창과 방진영이 나쁜 마음으로 그녀에게 술을 권하고, 배경원에게 밀었고, 배경원은 그녀를 데리고 차에 올라탔었다. 그녀는 괴롭힘을 당하고 싶지 않았기에 가방끈을 찢어서 운전사의 목을 졸랐고 다음에...

강서연은 갑자기 흥분하면서 주먹을 세게 움켜쥐었다.

“이젠 괜찮아.”

구현수는 부드럽게 말하며 그녀를 달래주었다.

“모두 끝났어. 네가 무사하면 됐어.”

“여보.”

그녀는 그를 바라보고 부드럽게 부르면서 안아달라고 손을 뻗었다.

구현수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옆에 앉아 천천히 그녀를 일으켜 세우고 조심스럽게 그녀를 품에 안았다.

강서연은 다시 이 따뜻하고 두꺼운 가슴에 기대어 익숙한 심장 박동 소리를 들었다. 오랫동안 참고 있던 억울함과 두려움이 마침내 눈물과 함께 쏟아져 내렸다.

구현수는 가슴이 조여왔고 그녀의 작은 머리를 만졌다.

“미안해. 내가 늦었지.”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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