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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고기를 썰던 강서연의 손이 멈췄다. 얇은 입술을 꽉 깨문 그녀의 얼굴에 복잡함이 피어올랐다.

그녀의 눈시울이 또다시 붉어졌다. 이어 진주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미안해요... 제가 현수 씨를 속였어요. 난 강유빈이 아니라 강서연이에요. 난 강씨 집안 아가씨가 아니라 세상에 내놓을 수 없는 사생아일 뿐이에요. 그래서 돈도 없어요... 화가 난다면 어떻게든 보상해 줄게요. 어떻게 보상할지는 현수 씨 뜻에 따를게요. 그러니까 엄마와 찬이에겐 아무 말도 하지 말아주세요. 두 사람은 이 일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으니까요. 난...”

“정말 내 뜻에 따를 거야?”

구현수가 입꼬리를 슥 올리고 그녀의 옆으로 다가갔다.

“네?”

그가 장난기 가득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요구하는 보상은 아주 비싸.”

강서연은 살짝 겁을 먹었지만 단호히 말했다.

“괜찮아요. 그게 무엇이든 꼭 현수 씨를 만족시켜 줄게요.”

구현수는 돌연 그녀의 가는 허리를 감싸 안고는 초롱초롱한 눈과 시선을 마주했다.

그가 진지한 얼굴로 한 글자 한 글자 내뱉었다.

“넌 나와 한평생 함께 사는 거로 보상해야 해.”

강서연은 의외라는 듯 눈이 휘둥그레 졌다.

“왜 그래? 한평생이 짧아?”

그가 빙그레 웃음 지었다.

“그럼 다음 생에도, 다음다음 생에도 함께 있어 줘.”

그녀가 멍한 얼굴로 한동안 그를 바라보다가 드디어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홀가분한 얼굴로 그의 가슴에 기대고는 그를 꼭 껴안았다.

구현수는 항상 그랬던 것처럼 다정히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원하는 건 강씨 집안 아가씨가 아니라 너라는 사람 자체야. 그리고... 내 출신 또한 별 볼 것 없잖아. 그런데도 넌 날 밀어내거나 싫어하지 않았어. 널 얻은 건 내 인생에 가장 큰 행운이야.”

“현수 씨는 내 남편인데 왜 밀어내겠어요?”

“그러니까.”

그가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넌 내 아내인데 왜 내가 너한테 화를 내겠어?”

강서연이 그제야 환한 웃음을 지었다. 두 볼에 사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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