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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화

제인 호텔의 맨 위층 테라스.

구현수는 넓은 안락의자에 반쯤 기대어 있다. 오늘은 좋은 날이 아니었고, 먼바다 위에는 안개가 자욱했는데 풀리지 않는 마음의 매듭처럼 두꺼워 보였다.

“최 씨 도련님한테 관심 없어?”

“그 사람의 마음에 들게 되면 벼락출세하는 거잖아!”

......

구현수는 조용히 잔을 들고 있는 손가락을 조였고 관절 마디가 하얘졌다.

분명히 그는 그녀와 농담을 하고 싶었지만 강서연이 그렇게 강하게 반응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녀는 요즘은 그를 침실에 들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와 냉전을 펼치고 있다. 평소와 같이 식사를 하고 집 청소를 하지만 그와 차갑고 정중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 분위기는 항상 침착했던 구현수를 거의 질식할 듯 미치게 만들었다.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헛소리한 자신의 목을 졸랐을 것이다!

멀지 않은 곳에 헬리콥터가 천천히 활주로에 착륙했고, 프로펠러가 돌면서 일으킨 기류가 구현수의 머리카락을 흐트러뜨렸고 그의 셔츠 한 모퉁이도 들어 올렸다.

배경원은 기쁜 마음으로 비행기에서 내렸고 테라스에 있는 구현수를 보자마자 그를 향해 달려갔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갈수록 구현수의 안색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가 호텔에 특별히 흰 트러플과 캐비아를 준비시켰지만 구현수는 조금도 먹지 않았다.

배경원은 이번에 교훈을 얻은 듯 아무 말 없이 반대편 의자에 앉아 두 눈은 유찬혁을 계속 바라보며 그에게서 힌트나 무언가를 얻으려 했다.

그러나 유찬혁도 구현수의 생각을 알아낼 수 없었고 그저 커피를 마시고 조용히 서류를 보고 있었다.

결국 배경원이 이 지루하고 이상한 분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살살 웃으며 아무 말이나 뱉었다.

“저기, 셋째 형... 형수님의 기획안은 내가 몇몇 총괄 담당자들한테 보여줬어요. 담당자들이 전부 좋고 프로페셔널하다고 칭찬했어요. 그리고 기획안을 만든 사람이 인재라고 우리 회사에 들여오고 싶다고도 했어요!”

원래 이런 말로 구현수의 기분이 나아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셋째 형님의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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