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진정하세요. 내일 2차 판매가 오프라인 전문점에서 진행될 예정이니 그때 가서 사시면 됩니다.”운기가 손을 흔들며 말했다.이때 운기는 고개를 돌려 판매 구역을 보았다. 곧이어 운기는 눈을 휘둥그레 뜬 채 성큼성큼 판매 구역으로 걸어갔다.“주강철 씨,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운기는 줄을 서고 있는 강철을 비웃듯이 쳐다보았다.강철이가 줄을 서고 있었다.“약, 약을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거죠.”강철은 목소리가 컸지만 부끄러운 마음에 얼굴이 붉어졌다. 모두 이 약을 먹고 놀라 소리치고 있었기에 그와 주국건도 호기심에 약을 먹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강철은 몰래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있었다.“약을 사러 오셨군요. 그런데 방금 전까지만 해도 제가 거짓말하고 있다고 하지 않으셨어요?”운기는 팔짱을 낀 채 미소를 지었다.“그, 그래요? 전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강철은 모르는 척하였다. 그리고 곧 입을 열었다.“제가 돈을 써서 약을 사는데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운기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문제없죠. 하지만 전 당신에게 팔고 싶지 않거든요. 그쪽이 무릎을 꿇고 빈다고 해도 절대 팔 생각 없으니 저리 꺼져주시죠!”“너...”강철은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약은 제 것이니 팔지 안 팔지는 제가 선택해요. 알겠어요?”운기가 건방지게 말했다. 그리고 몸을 돌려 뒤에 있던 유보성에서 분부했다.“유보성 씨, 이 약은 주씨 가문과 공손 가문에게 판매하지 않을 것이니 가게 입구에 팻말을 세워 주씨 가문, 공손 가문과 강아지를 출입 금지시키세요.”“네, 알겠습니다. 하지만 강아지가 너무 불쌍하지 않을까요?”유보성이 말하자 운기는 씩 웃으며 대답했다.“그럼 강아지는 제외하고 주씨 가문과 공손 가문을 출입 금지시키죠.”“임운기, 너!”강철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멀지 않은 곳에 앉아있던 주국건, 공손 무일과 우빈도 표정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이건 분명 두 가문을 개만도 못한다고 비꼬는 것이다.수원 8대 가문인 두 가문은 한
“운기 씨, 제가 갈게요.”유보성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한 뒤 앞으로 가려고 했다.“보성 씨, 제가 갈게요. 이 일은 보성 씨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운기는 보성의 팔을 덥석 잡았다. 스스로 책임을 지려는 모양이다.곧이어 운기는 앞으로 나아가 큰 소리로 말했다.“제가 책임자입니다.”“당신이 책임자인 거죠? 우선 이것 좀 확신하시죠.”남자는 말하면서 서류 하나를 운기에게 건네주었다. 운기는 서류를 한번 본 후 말했다.“저희는 합법적인 장사를 한 것인데 도대체 뭐가 문제라는 거죠?”“당신의 약이 가짜라고 의심되니 같이 가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선두에 선 남자가 말했다. 곧이어 남자가 손을 흔들자 뒤에 있던 20여 명이 갑자기 달려들어 약품을 수납하려고 했다.동시에 두 사람이 더 다가와 운기를 잡고 있었다. 운기는 상대가 주씨 가문의 지시를 따르기에 자기가 아무리 설명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하, 임운기. 이제 넌 끝이야!”강철은 운기의 앞에 다가가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멀지 않은 곳에 앉아있던 주국건, 공손 무일과 우빈도 모두 미소를 짓고 있었다.한편 진미는 다급한 마음에 자리에서 일어서서 남궁 정민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아빠, 운기 오빠 좀 도와주세요!”남궁 정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임운기 씨께서 판매하시는 약은 정말 엄청난 효과를 가지고 있으니 가짜일 리가 없습니다. 저희 남궁 가문은 이에 반대합니다. 당신들은 절대 임운기 씨를 데려가실 수 없습니다.”남궁 정민이 큰소리로 말했다. 곧이어 남궁 정민은 고개를 돌려 현장에 있던 사람들에게 말했다.“현장에 계신 사장님들도 분명 이 약의 신기함을 체험하셨겠죠. 정말 운기 씨가 이대로 끌려가서 약이 사라지는 걸 보고만 있을 건가요? 그럼 다신 이 약을 사지 못할 겁니다. 차라리 힘을 합쳐 운기 씨를 도웁시다.”남궁 정민이 말을 마치자 사람들은 모두 서로 쳐다보았다.잠깐의 침묵 후.“맞습니다. 저희 MY 무역 회사는 이에 반대합니다.
“그, 그게...”선두에 선 남자는 이 말을 들은 후 어두운 표정으로 망설이기 시작했다. 섣부른 판단이 엄청난 후과를 초래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지금 그는 도저히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저놈 말 들을 필요 없어. 내가 시킨 대로 하기만 해, 무슨 일이 생긴다면 우리 주씨 가문이 책임을 테니.”얼굴이 파래진 강철은 이를 악문 채 남자를 향해 낮은 소리로 외쳤다.운기는 강철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주씨 가문이 책임진다고? 고작 주씨 가문 하나로 책임질 수 있을 것 같아?”이때 백인철도 일어섰다.“백운각도 임운기 씨를 지지합니다.”백인철은 자신의 태도를 표시했다.“뭐?”백운각 가주마저 운기를 지지한다면 이 일은 더욱 처리하기 어려워질 것이다.선두에 선 남자는 백인철의 말을 듣자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 발표회장의 분위기는 더욱 괴이해졌다.바로 이때 호텔 매니저가 황급히 안으로 달려오며 소리쳤다.“진성훈 어르신께서 도착하셨습니다.”매니저는 흥분된 마음에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다. 발표회장 안은 또다시 떠들썩해졌다.“진성훈? 설마...”“설마 진씨 가문의 진성훈 어르신?”“그럴 리가... 진 어르신은 절대 이런 행사에 참가하시는 분이 아니야!”“최근 2년 동안 진 어르신께서 몸이 하도 좋지 않아 S국의 왕자가 만나 뵈려고 했는데도 거절당했어. 그러니 진 어르신께서 이런 행사에 참가할 리가 없어!”“그런데 수원에는 진성훈 어르신이 한 분밖에 없잖아.”...공손 가문, 남궁 가문과 주씨 가문을 비롯한 8대 가문은 물론 백인철도 의심스러운 표정이었다.모두 의논하는 동시에 발표회장 입구를 쳐다보았다.입구에는 갑자기 검은 양복을 입고 이어폰을 낀 경호원 10여 명이 나타나더니 곧 단정한 옷차림을 한 젊은 여자가 휠체어를 밀고 안으로 들어왔다.운기는 한눈에 두 사람을 알아보았다.휠체어를 밀고 있는 여자는 바로 수정이고 휠체어에 탄 노인은 바로 얼마 전 운기가 구했던 노인이다.“왔네.”운기는 두 사람을 보자 입가에 미소를 보였다.
휠체어에 앉은 진성훈은 백인철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만 할 뿐 입조차 열지 않았다.“가주님, 저희 할아버지께서 요즘 몸이 많이 안 좋으셔서 말씀을 많이 하시긴 힘드십니다. 제가 할아버지 대신 인사를 드리도록 하죠.”수정은 담담한 태도로 말했다.“그래, 그래.”백인철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웃으며 말했다. 진성훈이 오늘 이곳에 왜 온 것인지 묻고 싶었지만 도저히 물을 수 없었다.수정은 휠체어를 밀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수정과 진성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수정은 사람들의 주목하에 휠체어를 밀고 운기의 앞에 다가간 후 진성훈을 부축하였다.“운기 씨, 다시 만나게 되어 너무 반갑네요.”말라빠진 노인은 미소를 지은 채 손을 내밀어 운기와 악수했다.“어르신, 제 발표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운기는 미소를 지으며 진성훈과 악수했다.이때 발표회장 안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은 모두 어리둥절해졌다.“이, 이건...”공손 무일과 우빈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이 상황을 지켜보았는데 두 사람은 너무 놀라다 못해 다리에 힘이 풀린 것만 같았다.주국건과 운기 옆에 서 있던 강철도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운기의 곁에 서 있던 남궁 정민조차도 마찬가지로 놀라운 기색을 숨길 수 없었다.‘설마 진성훈 어르신께서는 운기 씨 때문에 이곳까지 오신 거야?’모두 운기와 진성훈이 아는 사이일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백인철마저도 놀란 표정으로 가만히 서있을 수밖에 없었다.잠시 동안의 정적이 흐른 후 발표회장 안은 또다시 떠들썩해졌다.“대박, 임운기 씨와 진 어르신이 아는 사이였다니.” “듣기론 S국의 왕자조차 진 어르신을 직접 만날 기회조차 없었는데, 그럼 임운기 씨가 S국의 왕자보다 더 대단하다는 거야?”“진 어르신은 발표회에 왔을 뿐만 아니라 휠체어에서 일어나 임운기 씨와 악수를 하기까지 했어. 정, 정말 말도 안 돼!”진성훈은 방금 백인철을 마주했을 때 휠체어에 앉아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을 뿐 한
“왜 그러시죠?”진성훈이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이분들이 제가 판매하는 약이 가짜라며 절 데려가겠다네요.”운기는 옆에 선 경찰을 가리켰다. 진성훈은 경찰을 보더니 눈살을 찌푸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럴 리가요! 운기 씨는 가짜 약을 팔 사람이 아닙니다. 제대로 조사는 해보신 거예요?”경찰 반장은 깜짝 놀라며 몸을 떨었다. 진성훈이 수원에서 어떤 존재인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네, 어르신 말씀이 맞아요. 조, 조사에 분명 착오가 있었을 겁니다.”반장은 떨리는 목소리로 연이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마에 식은땀이 흐르고 두 다리를 벌벌 떨고 있었다.수정은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확인이 되셨으면 이만 나가시죠.”“네, 네! 이만 가보겠습니다.”반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운기의 손을 채운 수갑을 풀어주었다. 그리고 재빨리 손을 흔들어 뒤에 있는 경찰들을 데리고 종종걸음으로 떠났다. 발표회장을 나선 반장은 어느새 등이 흠뻑 젖어있었고 다리도 나른해졌다....발표회장 안.“운기 씨, 그럼 발표회를 진행해도 되는 거죠?”진성훈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물론이죠. 하지만 그전 개인적인 원한을 좀 해결해야 할 것 같네요.”운기가 미소를 지었다.“네, 그러시죠.”진성훈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 후 다시 휠체어에 앉았다. 이때 수정은 운기에게 다가가 입을 삐죽거리며 날카롭게 말했다.“임운기 씨의 요구대로 할아버지께서 직접 오셨으니 오늘 반드시 저희 할아버지의 병을 치료하셔야 할 겁니다. 안 그러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운기는 입꼬리를 씩 올린 뒤 작은 소리로 말했다.“수정 씨, 이쁜 얼굴을 그렇게 찡그리시면 안 되죠. 너무 성격이 화끈하시면 시집 못 갈지도 몰라요.”“당, 당신...”이 말을 들은 수정은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지금 날 가지고 논 거야? 나 진씨 가문의 아가씨야. 어디서 겁도 없이 까부는 거야!’“당신 죽고 싶어?”수정은 화를 내며 주먹으로 운기의 가슴을 쳤다. 운기는 씩 웃으며 말했다.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던 주국건도 안색이 매우 어두웠다.“경호원! 당장 주국건 씨와 주강철 씨를 내보내세요!”운기가 큰 소리로 말했다. 주국건은 화가 난 마음을 애써 가라앉힌 후 억지로 미소를 짜내며 다가왔다.“임운기 씨, 아니! 임 선생님. 저희 주씨 가문이 엄청난 잘못을 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제발 한 번만 기회를 주시면 안 될까요?”주국건은 허리를 굽힌 채 자세를 낮추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운기는 방금 YJ 신약을 통해 수원의 대부분 인맥을 가지게 된 것도 모자라 진성훈과도 친분을 가지고 있었기에 주씨 가문은 절대로 운기를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주국건은 이를 알아차렸기에 운기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한 것이다.“아버지, 뭐, 뭐 하시는 거예요...”주국건이 고개를 숙이고 사과하자 강철은 초조한 마음에 발을 동동 굴렀다.운기는 이런 상황에 기분이 매우 통쾌했다. 그가 처음 수원에 왔을 때 주씨 가문과는 비교조차 안 될 조씨 가문마저 운기를 한순간에 없앨 수 있었다. 그때 진미가 몰래 도와주지 않았다면 운기는 지금쯤 감옥에 갇혀있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지금 수원 8대 가문 중 하나인 주씨 가문의 가주가 직접 고개를 숙이고 운기에게 사과하고 있다.그동안 많은 사람들은 절대로 권력에 고개를 숙이지 않는 운기가 다치게 될까 봐 걱정했다. 만약 운기가 권력에 고개를 숙이며 용기를 내지 않았다면 분명 지금의 성과를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운기는 두 손을 짊어진 채 주국건을 보며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주국건 씨, 당신의 사과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이 말을 들은 주국건은 재빨리 고개를 돌려 강철을 쳐다보았다. “주강철, 얼른 임운기 씨, 아니! 임 선생님께 사과해!”주국건은 엄숙한 표정으로 강철에게 명령을 내렸다.“아버지, 저, 전...”강철은 매우 내키지 않는 표정이었다. 파프리카 TV의 팬 페스티벌부터 지금까지 강철은 번번이 운기를 이겼을 뿐만 아니라 줄곧 운기를 무시해 왔었다. 때문에 그는 절대로 운기에게 사과하고 싶지 않
“네? 3분의 1이나요?”주국건은 깜짝 놀랐다. 그는 여태껏 심혈을 기울여서야 가지게 된 성과를 3분이 1이나 내놓는 것은 도저히 동의할 수 없었다.“절대 동의 못합니다. 임운기 씨, 저희 주씨 가문이 직접 사과한 것만으로도 엄청난 성의를 보인 것이니 아무리 화가 나셔도 도를 지나치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주국건이 매섭게 말했다. 운기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지금 절 협박하시는 거예요? 제 조건에 동의하지 않으신다면 당장 나가시죠. 어차피 누가 끝까지 살아남을지는 불 보듯 뻔하잖아요.”“아들, 이만 가자!”주국건은 절대 운기에게 주씨 가문의 자산을 넘겨줄 생각이 없었기에 강철을 끌고 발표회장을 나섰다.주씨 부자가 떠난 후.운기는 다시 몸을 돌려 공손 무일과 우빈을 쳐다보았다. 운기의 의도를 알아차린 두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눈썹을 찌푸렸다.“공손 무일 씨도 아드님과 함께 나가주셔야 하지 않나요? 저도 굳이 경호원을 불러 소란을 일으키고 싶진 않거든요.”운기는 평온하게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 공손 가문의 권력이 주씨 가문보다 컸기에 우빈은 줄곧 운기가 머리 아파하던 상대였다. 이전에 우빈은 골동품 가게에서 공손 가문의 권력으로 운기가 눈여겨보던 갑편을 빼앗았다.운기의 말을 들은 두 사람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수원 8대 가문 중에서 가장 큰 권력을 가진 공손 가문이 고작 운기에게 내쫓김을 당하다니.“아들, 가자!”공손 무일은 계속 발표회장에 남아있는다면 분명 운기에게 수모를 당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곧이어 공손 무일과 우빈은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공손 무일은 운기의 앞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더니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임운기 씨, 저희 공손 가문은 절대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인지는 아직 모르는 일입니다.”공손 무일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그래요, 저도 최후의 승자가 누가 될 것인지 궁금하네요.”운기는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보였다. 공손 무일은 더 이상
이때 백인철이 다가와 말했다.“어르신, 수정 아가씨. 이건 정말 운기 씨께서 말한 것처럼 신기한 약입니다. 약효는 제가 직접 시험해 보았으니 제 목숨을 걸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그래요? 가주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저도 한번 먹어보죠.”진성훈이 말했다. 진성훈은 백인철이 절대 자신을 속일 만한 배짱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진성훈은 원래 살 날이 별로 안 남았기에 두려워할 것도 없었다.“할아버지, 그래도...”수정은 여전히 걱정되는 눈치였다. 진성훈의 몸이 매우 허약하기에 혹여나 부작용으로 생명에 지장이 갈까 봐 걱정되었던 것이다.“걱정 마.”진성훈은 손을 흔들고 떨리는 손으로 YJ 신약을 마셨다. 방금 말하는 것조차 힘겨워하던 진성훈은 YJ 신약을 먹자 온몸에 힘이 넘쳐나는 데다가 이상할 정도로 몸이 홀가분해진 것을 느꼈다. 이런 느낌은 정말 진성훈을 매료되게 만들었다.“이, 이럴 수가! 어떻게 이런 약이 있을 수 있는 거죠? 정말 너무 신기하네요!”진성훈의 주름진 얼굴에는 오랜만에 밝은 표정이 드러났다. 이 말을 들은 수정은 매우 놀랐다. 진성훈이 이렇게 큰 반응을 보일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할아버지, 정, 정말 그렇게 신기해요?”수정은 여전히 좀 못 믿는 눈치였다. 방금 전 수정은 약에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지만 진성훈이 이렇게 큰 반응을 보이자 조금 궁금해지기도 했다.“수정아, 너도 한번 먹어보면 어떤지 알게 될 거야.”진성훈이 웃으며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수정은 고개를 돌려 운기를 쳐다보았다. 운기가 방금 YJ 신약을 도로 빼앗았기 때문이다.“임운기 씨, 이리 주세요.”수정은 가녀린 손을 내밀었다.“방금 안 믿지 않았어요?”운기가 웃으며 물었다. 이에 수정은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 다른 사람이라면 절대로 수정에게 말대꾸하지 않을 것이다.운기가 진성훈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아니었다면 수정은 진작에 화를 냈을 것이다.“뭔 말이 그렇게나 많아요. 달라면 어서 줄 것이지.”
운기가 정말로 S국 왕자를 죽인다면, 운기는 앞으로 평생 도망치게 될 거다. 결국엔 죽음이 닥친다 해도 운기에게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운기에게는 남겨진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이 있었다. 만약 자신이 평생 도망쳐야 할 신세가 된다면, 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신이 죽으면 그들은 또 어떤 상황에 놓일 것인가?이러한 생각에 운기는 손을 풀고, 즉시 계약서를 수정하여 금액을 10조로 고친 후 서명했다.계약서에 서명이 완료되자, S국 왕자는 곧바로 운기의 계좌로 10조를 송금했다. 곧이어 입금 문자가 도착했다.“가자.” 운기는 울프에게 말하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S국 왕자는 운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는 운기를 이대로 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권총을 꺼내어 운기의 등을 겨누었다.탕! 총성이 울려 퍼졌다.그러나 다시 운기를 바라보았을 때, 그는 총에 맞지 않은 듯 멀쩡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S국 왕자와 경호원들은 놀란 나머지 눈을 비볐다. 방금 발사한 총알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지?“총알 찾고 있나? 여기 내 손에 있어.” 운기는 차갑게 웃으며 손가락 사이에 낀 총알을 들어 보였다.“뭐, 뭐라고?” 그들은 운기의 손에 들린 총알을 보고 마치 머릿속이 폭발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곧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눈 앞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온몸이 얼어붙는 기분이었다.“죽어!”운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손가락 사이의 총알을 가볍게 던졌다.푹! 총알은 그대로 총을 쏜 경호원의 이마에 박혔고, 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너, 너!” S국 왕자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경악했다. 경호원의 시체가 그의 발밑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몸이 떨렸다.“임운기, 네가 감히 내 사람을 죽이다니! 넌 이제 끝장났어!” S국 왕자는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운기는 차가운
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임운기, 전혀 예상 못 했지? 결국 최후의 승자는 나야. 아침에 네게 팔라고 했을 때 기회를 주었건만, 결국 벌 받는 길을 택했네.”“S국 왕자, 고작 이 카지노 몇 개 얻었다고 진짜 승리했다고 생각한 거야? 우리 사이의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야.”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뭐라고? 너 따위가 나와 맞서 싸우겠다고?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S국 왕자는 비웃으며 한 글자 한 글자 강조해 말했다.“바로 이걸로!” 운기는 가볍게 주먹을 들어 보였다. 그의 힘, 그것이야말로 운기의 진짜 무기였다.“주먹? 하하하! 네가 아직도 조선시대인 줄 아나 보네. 주먹 하나 믿고 싸우겠다니, 정말 웃겨서 말이 안 나오네!” S국 왕자는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말은 됐고, 계약서에 서명이나 해.” 운기는 냉소를 지었다.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임운기, 여기에 아직도 200조가 적혀 있네.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 얼마 낼 생각인데?”S국 왕자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10조?” 운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니, 100원. 그거면 충분하지.”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었다.“뭐? 100원? S국 왕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옆에 있던 울프가 화를 터뜨렸다.운기 역시 얼굴에 분노의 기색이 어렸다. 운기는 이 카지노들을 사기 위해 가진 돈을 모두 쏟아부었고, 빚까지 지고 있었다. 그런데 단돈 100원을 주겠다고?“지나치다니, 주도권은 내게 있잖아? 내가 100원이라도 주겠다고 하는 게 어디야?” S국 왕자는 거만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얘기할 필요도 없겠군.” 운기는 차갑게 말했다.“임운기, 나와 거래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울 거야. 내 손에 네 생사가 달려 있거든!” S국 왕자는 비웃으며 경고했다.“그래?” 운기는 앞에 놓인 강철로
운기는 이번 사건을 또렷이 마음에 새겼다.“이번 일은 나와 진 어르신이 전력을 다해 자네 목숨을 지켜낸 셈이야. 하지만 A국의 카지노들은 어쩔 수 없이 넘겨야 할 거야. 이 문제는 S국과의 석유 자원 협력에 관한 일이라 양보할 수가 없네.” 장호동이 말했다.“알고 있습니다.” 운기는 고개를 끄덕였다.“장 어르신, 정말 감사드립니다.” 운기가 고마움을 전했다.“내가 자네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당연히 도와야지. 그리고 민서준에 대해서는 걱정 말게. 나와 진 어르신이 힘을 합쳐 천천히 처리할 테니 오래 버티진 못할 걸세.” 장호동이 말했다.“알겠습니다.” 운기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민서준은 운기가 혼자 상대하기에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러니 그를 장호동과 진성훈에게 맡기는 편이 더 나았다....장호동의 집을 떠난 운기는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그는 울프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사항을 지시했다.운기가 A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울프가 그를 공항에서 맞이했다.두 사람이 만난 후.“울프, 계약서는 준비됐어?” 운기가 물었다.출발하기 전에 이미 울프에게 준비를 지시해 둔 상태였다.“걱정 마세요, 운이 형. 계약서는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울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잠시 후, 울프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그냥 카지노를 S국 왕자에게 넘기는 게 맞나요?”“나도 아쉽긴 하지만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 운기는 고개를 저었다.잠시 침묵을 지킨 뒤,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번은 단지 작은 승리일 뿐이야. 최후의 승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걸 잊지 마. S국 왕자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울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전쟁에서의 승패는 늘 왔다 갔다 하는 법이니까요. 이번 작은 승리는 크게 문제될 게 없죠.”“참, 울프야, 내가 S국 왕자 집안 상황을 조사해보라고 했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전화를 끊은 후, 운기는 이번 일에 대해 깊이 생각에 잠겼다.운기는 지금 H국과 M국이 심각하게 대립 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S국과 H국 간의 협력은 매우 중요했다. H국은 S국의 석유 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는 두 나라의 깊은 협력 관계에 기반하고 있다. S국이 지닌 석유 매장량은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원래는 M국과 긴밀하게 협력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H국과 손을 잡게 된 것이다.단순히 S국 하나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이 문제는 H국과 M국의 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H국이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잃게 된다면 석유 자원 측면에서 약점을 잡히게 되는 상황이었다.반면 운기는, 수사라는 신분을 제외하면 아무런 배경이 없는 상인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이 명확했다.비록 운기가 수사라 해도 지금은 실단에 불과했다. 현대의 무기들은 여전히 그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운기가 빨리 달릴 수 있다 해도 미사일은 피할 수 없다. 초음속 전투기조차도 피할 수 없는 이 미사일을 피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게다가 운기에게는 친구, 가족, 연인이 있다. 그들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운기 혼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해도, 그들을 어떻게 지키겠는가?이런 생각에 잠기자 운기는 한없이 무력감을 느꼈다.“아직... 너무 부족해.” 운기는 자신의 두 손을 보며 중얼거렸다.만약 자신이 신단 이상의 강자였다면, 혹은 그 이상의 실력에 도달한 존재였다면, 이러한 상황을 쉽게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이런 문제들은 문제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의 운기에게 있어선 너무나 먼 이야기였다.이 일은 오히려 운기의 마음속에 강해지고 싶은 열망을 더욱 불태우게 했다.“좋아,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S국의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A국의 카지노들은 포기하지.” 운기는 속삭이듯 말했다.운기는 H국이 이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를 진심으로 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당장 나랑 가자!” 진수현이 얼굴을 굳히며 호통쳤다.“아버지!” 수정은 발을 구르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쪽은 운기, 한쪽은 진수현이었기 그녀는 그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이었다.운기는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정 씨, 아버님 말씀 들으세요. 전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수정은 운기의 말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수정은 진수현을 따라 집을 나섰다.그들이 떠난 후.“운기 오빠, 무슨 큰일이 생긴 거예요?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여요.” 태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운기의 손을 잡았다.“별일 아니에요.” 운기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하니, 이름이 저장되어 있지 않았지만 아침에 전화가 왔던 S국 왕자의 번호임을 기억해냈다. 그가 운기에게 A국의 카지노를 팔라고 부탁했던 그 번호였다.운기는 잠시 고민한 끝에 전화를 받았다.[임운기, 내가 아침에 말했지? 순순히 팔면 큰돈을 벌 기회라고. 하지만 네가 내 경고를 무시하고 내 실력을 무시했으니 기회를 놓치게 된 거야. 이제 알겠지 내 힘이 어떤지?] S국 왕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거만하게 말했다.“어차피 내 손에 있는 카지노를 원하는 거잖아? 네가 원한 대로 카지노를 넘길테니, 내가 보낸 사람들과 직접 서류 교환하면 되겠지.” 운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아니, 난 네가 직접 A국에 와서 나와 거래를 했으면 좋겠는데? 난 네 울상인 표정을 직접 보고 싶거든.] S국 왕자는 웃으며 말했다.“이,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어때?”운기의 눈에 분노의 불길이 일어났다.[왜? 화났어? 하하, 네가 화를 내면 나는 오히려 더 기쁘거든!]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음을 터트렸다.S국 왕자의 웃음소리에 운기는 두 손을 꽉 쥐며 분노로 손이 떨렸다. S국 왕자는 웃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너는 지금 나한테 따질 자격조차 없어. 순순히 A국으로 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운기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진수현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S국이 H국에 위협을 주기 시작했어. 목표는 바로 너야!”“뭐라고요?” 운기는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최근 H국과 S국은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H국이 S국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너는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어.” 진수현이 설명했다.운기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진수현의 말을 들으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수현은 계속해서 말했다. “운기야, 우리 아버님과 장호동 어르신께서 너를 지키기 위해 힘을 다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네 안전을 보장할 수밖에 없어. 물론, 네가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넘긴다는 조건이 붙어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정말로 위험할 거다.”“빌어먹을!” 운기는 주먹으로 식탁을 내리쳤다. 밥그릇이 덩달아 흔들리며 떨어졌다.S국 왕자가 이런 수를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운기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옆에서 수정이 운기의 팔을 살짝 잡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이번 일은 운기 씨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이건 운기 씨가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에요. 우선은 목숨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운기는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수정 씨. 절대 무리하지 않을게요.”진수현도 다시 입을 열었다. “운기야, 네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S국 왕자와 비교하면 신분이나 배경 차이가 어마어마해. 이건 네가 아무리 애써도 메울 수 없는 격차야. 이 점을 명확히 알아차려야 해.”운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진수현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분과 S국 왕자의 신분을 비교하면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였다. S국 왕자의 아버지 한마디면, 먼 곳에서도 운기를 완전히 억누를 수 있었다.“운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 진수현이 물었다.
운기는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파는 것은 그를 돕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S국 왕자가 자신에게 신세를 진 거라며 아첨을 해도, 운기는 그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운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 식사를 하러 갔다.다른 한편, A국.S국 왕자가 머무는 호텔 스위트름.쾅! S국 왕자는 테이블 위에 있던 찻잔을 바닥에 내리치고, 테이블을 발로 걷어차며 방 안에 있던 꽃병과 장식품을 닥치는 대로 부수기 시작했다.“빌어먹을! 이 망할 놈!” S국 왕자는 욕설을 퍼부으며 마음속의 울분을 터뜨렸다.그가 이미 낮은 자세로 운기에게 부탁까지 했지만, 운기는 여전히 거래에 동의하지 않았기에 그는 더욱 화가 났다. 그리고 200조 달러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은 애초에 감당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이런 엉터리 같은 조언을 해준 게 문제야! 네가 내 체면만 구겨놓은 거라고!” S국 왕자는 검은 슈트를 입은 경호원을 향해 소리쳤다.“죄송합니다, 왕자님. 보통 사업가는 이익이 우선일 텐데, 설마 그 녀석이 200조를 제안해도 거절할 줄은 몰랐습니다.” 경호원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당장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 안 그러면 네 놈을 가만 두지 않을 거야!” S국 왕자는 경호원을 향해 소리치며 위협했다.경호원은 그 말을 듣자 더더욱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왕자님, 그 녀석은 끝까지 팔지 않을 태세이니 협상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 방법으로 왕자님께서 어르신께 연락을 드려 H국을 상대로 위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임운기는 결국 평범한 사람이고 특별한 배경도 없으니, H국은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위해 저희를 도와줄 가능성이 높습니다.”“어쩔 수 없지, 결국 아버지께 부탁을 드리는 수밖에 없겠군.” S국 왕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사실 이번 일로 아버지께 도움을 청하는 것은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분명 아버지는 S국 왕자를 무능하다며 호되게 꾸짖을 것이기 때문이
“왕자님, 물론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왕자님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임운기에게서 A국의 카지노를 사들인 후에야 임운기와 등을 돌리고 천천히 처리하시면 됩니다.” 경호원이 조언했다.S국 왕자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아, 내 미래를 위해서 잠시 참아주지.”...한편, 수원.점심 무렵, 운기가 다시 눈을 떴을 때 태나는 이미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운기는 침대 옆에 남겨진 쪽지를 발견했다. 쪽지를 집어 들어 읽어보니, 거기에는 귀여운 메시지와 함께 작은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태나가 남긴 것이 분명했다.[자기야, 나 점심 준비하러 내려가 볼게요. 일어나면 꼭 내려와서 밥 먹어요!]운기는 쪽지를 보며 중얼거렸다. “아영 씨는 정말 착한 분이야. 절대 실망시키지 말아야지.”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또 다른 문제는 설아, 정문, 서연, 그리고 조영에게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였다. 그녀들이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 줄 거라 믿고 있었지만, 그래도 스스로도 조금 부끄러웠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화면을 보니 A국에서 걸려온 낯선 번호였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운기가 전화를 받자 S국 왕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운기씨죠? 전 S국 왕자입니다. 직접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할 이야기라니? A국 카지노를 사고 싶어서 연락한 거죠?” 운기가 웃으며 물었다. 사실 운기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A국 카지노를 통합하는 문제는 S국 왕자의 명성과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이었다. 비록 그가 울프를 통해 답을 전했더라도, 이렇게 다시 연락해 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맞습니다, 전 운기 씨가 가지고 계신 카지노 전부를 사고 싶습니다. 가격은 원하시는 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저희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 해도,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영원한 적이란 없는 법이잖아요, 어쨌든 이익이 우선인 법 아니겠어요?]S국 왕자가 말했다.“일리가 있네요. 음... 그럼 이 정도로 하죠. 200조
게다가 태나가 정말로 목적이 있어서 자신에게 접근한 것인지 아닌지는, 함께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다. 그런 목적이 있었다 해도, 운기는 손해를 본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의 첫 경험을 빼앗아 간 셈이니 말이다.“정말이에요?” 태나는 눈물을 닦은 채 밝게 웃으며 맑고 반짝이는 눈으로 운기를 쳐다봤다.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물론이죠. 다만... 저를 싫어하거나 원망하진 않으시죠?” 운기가 조심스레 물었다.“제가 왜 운기 오빠를 싫어하겠어요. 오히려 제가 더 걱정이었어요. 오빠는 대단한 분인데, 저는 그저 평범한 여자일 뿐이라서...” 태나는 스스로가 초라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그런 생각은 하지 마요. 앞으로 아영 씨는 제 여자이고 제가 끝까지 책임질 거예요.” 운기는 그렇게 말하고 태나를 부드럽게 품에 안았다.“네... 정말 고마워요.” 태나는 운기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피어올랐다.태나는 자신이 써먹은 이 ‘밀당’이 위험한 한 수였지만, 결국 성공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이제 운기의 여자가 되어 그의 신뢰를 얻기만 하면, 언젠가 YJ신약의 제조법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태나는 그 제조법을 가지고 D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회사를 차리고, YJ신약을 D국 전역에 판매해 큰돈을 벌 생각이었다. 태나는 그 돈으로 천씨 가문을 인수해, 자신을 무시했던 천태성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녀는 천태성과 천씨 가문 모두에게 자신이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참, 아영 씨에게 솔직히 말할 게 있어요. 사실 저에겐 이미 네 명의 여자친구가 있어요.” 운기는 고백하듯 말했다.“운기 오빠, 저는 오빠의 여자로서 오빠 곁에만 있으면 돼요. 오빠 마음에 제가 조금이라도 자리 잡고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저는 그냥 오빠와의 집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할게요.” 태나는 상냥하게 말했다.목적을 가지고 있는 태나로선 운기에게 거부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