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기 씨, 그동안 절 위해 쓰신 돈은 적어도 몇 천억이 넘을 텐데, 그 많은 돈들은 어디서 난 거예요? 운기 씨가 화정 그룹 창양 지사의 회장이긴 해도, 그렇게 많은 돈은 없으시잖아요.”서연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파프리카 TV를 파산시키고, CY 라이브 방송을 사들이는 것도 모자라 파프리카 TV의 유명한 BJ들과 계약을 하려면 어마어마한 돈이 필요할 것이다. 그 금액은 팬 페스티벌에 쓴 몇 천억을 훨씬 뛰어넘을 것이다.“서연 씨께서 창양시를 떠난 후 많은 일들이 일어났어요. 전 지금 전체 화정 그룹의 회장이에요. 그리고 YJ 그룹도 창립했는데 최근에 핫한 핀타가 바로 저희 회사 제품이에요. 지금 제 자산은 아마 10조가 넘을 겁니다.”운기가 말했다.“뭐라고요?”서연은 입을 가린 채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10조의 자산을 가진 부자는 천서는커녕 서남에서도 몇 명 없을 것이다.서연이 창양을 떠났을 때, 운기는 고작 창양 지사의 회장으로 천서에 크게 영향을 줄만한 인물이 아니었다.하지만 고작 몇 달 사이에 운기가 엄청난 높이에 이른 것이다.옆에 서 있던 유진은 10조라는 무서운 숫자를 듣자, 마른침을 삼키며 제 자리에 멍하니 서있기만 했다.10조는 그녀가 상상조차 하지 못할 엄청난 액수다.‘X발 육 공자’가 부자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운기 씨!”서연은 더 이상 마음을 숨기지 않은 채, 운기의 품속으로 뛰어들어 그를 꼭 껴안았다.“운기 씨! ‘X발 육 공자’가 운기 씨 일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어요. 그동안 절 도와주셨던 분이 운기 씨라는걸, 전 왜 여태 알아차리지 못했을까요! 이렇게 절 믿고 도와줄 분은 운기 씨 하나밖에 없는데.”서연은 운기의 품에 안긴 채 눈물을 흘리며 하소연했다.그동안 묵묵히 자신을 도와준 사람이 운기라는 것을 알게 되자 서연은 매우 감동되었다.‘이 세상에 날 이렇게까지 믿어주고 도와주실 분은 운기 씨밖에 없을 거야.’“전 언제든, 어디서든 항상 서
윽!유진의 얼굴은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올랐고, 그녀는 고통스러운 소리를 내며 끊임없이 발버둥 쳤다.하지만 그녀의 힘으로는 운기의 손에서 벗어나기 턱없이 부족했다.죽음이라는 공포 속에, 유진은 온몸을 벌벌 떨며 두려움과 절망 가득한 눈빛을 보였다.죽음이 점점 다가오자 유진은 그제야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운기가 ‘X발 육 공자’라는 것을 진작에 알아차렸다면, 그녀는 절대로 운기를 비웃지 않았을 것이다.자신의 탐욕이 이런 결과를 초래할 줄 알았다면, 그녀는 절대로 서연을 팔아먹지 않았을 것이다.결국 그녀는 서연을 팔아먹어 얻은 돈들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채 죽게 되었다.잠시 후, 유진은 동공이 풀리더니 숨을 거두었다.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는데, 마치 억울하다며 하소연하는 것 같았다.운기가 손을 놓자 죽은 유진은 그대로 땅에 쓰러졌다.“서연 씨, 침실로 들어가세요.”운기가 서연에게 말했다.다음으로 현장을 처리해야 하는데, 운기는 서연에게 그런 장면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서연은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침실로 들어갔다.운기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가방에서 화시단 하나를 꺼냈다. 이것도 단약이지만 매우 값싼 단약이었다.탁자 위의 유리잔에 화시단을 넣자, 단약이 녹으면서 잔 속의 물은 갈색으로 변했다.운기는 컵에 든 물을 유진의 몸에 뿌렸다.치익!물을 뿌리자마자 시체가 눈에 띄는 속도로 부식되었다.불과 1분 만에 유진의 시체는 핏물로 변해 뼈마디 하나조차 남지 않았다.‘화시단의 효과가 이 정도일 줄이야.’운기는 나중에 번거로운 일들이 생기기라도 할까 봐 이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그는 수원에 아는 사람이 없었기에, 최대한 뒤처리를 깨끗이 해야만 했다.운기는 모든 것을 처리한 후, 서연의 침실로 갔다.“서연 씨, 다 처리했어요.”운기가 말했다. “운기 씨, 정말 고마워요. 운기 씨가 아니었다면 전 아직도 유진 언니한테 속고 있었을 거예요.”서연은 창백한 얼굴로 애써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그동안 운
“그럼요.”운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곧이어 그는 그동안 금도에서 있었던 일들을 서연에게 이야기해 주었다.하지만 운기는 많은 이야기를 생략했다.예를 들면 자신이 절벽에서 뛰어내려 하마터면 죽을 뻔했고, 수련을 통해 수사가 된 것은 이야기하지 않았다.그것들은 상식을 벗어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운기의 말을 들은 서연은 매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작 몇 달 사이에 금도에 많은 일들이 일어났네요. 전 은씨 가문이 화정 그룹에 손을 댈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네, 덕분에 제가 많이 성장하기도 했죠.”운기가 천장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계속 말했다.“자, 이제 시간도 늦었으니 이만 쉬어요.”운기는 말을 마친 뒤 눈을 감았다.“운기 씨, 이, 이쪽으로 와서 자요.”서연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서연 씨, 방, 방금 뭐라고 하셨어요?”운기는 놀란 표정으로 서연을 쳐다보았다.“그게……, 아직 조금 무서운데 제 곁에 있어주시면 안 될까요?”서연은 얼굴이 조금 빨개졌다.“그래요.”운기는 몸을 뒤척이면서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는 오직 두려워하는 서연을 다독여주려는 생각뿐이었다.이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렸다. 유보성이 걸어온 전화였다.“보성 씨, JY 그룹 인수는 어떻게 되었어요?”운기가 다급히 물었다.이미 서연의 곡이 어떻게 유출되었는지 알아냈지만, 이것은 단지 원인을 찾은 것뿐이다.서연의 억울함을 밝혀내려면 반드시 JY 그룹을 인수해야 할 것이다.[운기 씨, JY 그룹 인수는 아마 실패할 것 같아요. 제가 이틀 동안 주식시장에서 JY 그룹의 주식을 대량으로 인수했지만, JY 그룹을 통제하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적어도 JY 그룹의 대주주들의 주식을 인수해야 합니다.]유보성이 말했다. JY 그룹을 인수하는 것은 판을 뒤집는 가장 관건적인 한 수이기에, 운기는 반드시 JY 그룹의 회장 자리에 앉아야 한다. [제가 어젯밤에 수원으로 가서 그들과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중 한 분은 JY 그룹 회장
젊은 여자는 온몸이 땀투성이가 된 것도 모자라, 옷이 찢어지고 겁에 질린 모습이었다.“오빠가 제때에 도와주신 덕분에 아직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여자는 목소리가 매우 허약했다.“이런 개자식들!”운기는 화를 내며 고개를 들었다. 그들이 탄 바이크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기에, 운기는 더 이상 놈들을 쫓아갈 수 없었다.여자는 다치지 않았지만 엄청 놀란 모습이었다. 운기가 제때에 나타나지 않았다면 여자는 분명 험한 꼴을 당했을 것이다.곧이어 운기는 다시 고개를 숙이고 여자를 보았다.여자는 너무 놀란 탓인지, 이미 기절해 있었다.“이 봐요, 아가씨. 아가씨?”운기가 여러 번 불렀지만 여자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하지만 운기는 여자를 이곳에 두고 갈 수는 없었다.“우선 안전한 곳에 데려다줘야겠어.”운기가 중얼거렸다.곧이어 그는 여자를 자신이 지내던 호텔로 데려갔다.요 며칠간 운기는 줄곧 호텔에 묵었는데, 호텔이 바로 서연의 아파트 부근이었기에 우선 그곳에 데려가기로 한 것이다.길가에 주차된 벤츠 안.조민강과 조석구가 차 안에서 차창 밖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그들은 여자를 안고 호텔로 향하는 운기를 보자 환한 미소를 지었다.“아버지, 저 녀석 정말 속았어요!”민강이 매우 흥분되어 보였다.조석구도 웃으며 말했다.“역시 예상했던 대로야. 어서 다음 계획을 실시해!”……운기가 묵은 호텔.운기는 여자를 안고 호텔로 들어간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이미 보름 동안의 방값을 선납했다.방에 들어선 후, 운기는 여자를 침대에 눕혔다.이때 젊은 여자가 깨어났다.“오빠, 방금 정말 고마웠어요. 오빠가 도와주지 않으셨다면 그놈들이 분명 절 해코지했을 거예요.”여자가 말했다.“괜찮아요. 도움이 필요하신 분을 도와주는 건 당연한 거죠. 제가 아닌 다른 분이어도 분명 아가씨를 도와주셨을 거예요.”운기가 말했다.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계속해서 말했다.“참, 집이 어디세요? 제가 집까지 모셔다 드릴 게요.
“아가씨,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전 분명 아가씨를 방금 그놈들한테서 구해드렸잖아요.”운기가 여자를 향해 소리쳤다.그는 여자가 자신에게 강X이라는 누명을 씌울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경찰 아저씨, 저것 좀 봐요. 아직도 저한테 겁주고 있어요.”여자는 겁에 질린 모습을 보였다.경찰들은 운기에게 다가가 말했다.“당신은 강X 미수 혐의로 저희와 함께 가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선두에 선 경찰이 말했다.“전 그런 적 없습니다.”운기는 눈을 가늘게 뜬 채 차가운 모습을 보였다.“사실인지 아닌지는 저희와 함께 돌아가 조사해 보고 결론을 내리도록 하죠.”선두에 선 경찰이 말했다.곧이어 그는 운기의 손에 수갑을 채웠다.운기는 아무런 반항도 하지 않았다. 반항하면 어떤 후과를 초래하게 될지 예상이 갔기 때문이다. 그리고 운기는 여자의 몸에 손을 대지 않았기에, 조사를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였다.이렇게 운기는 경찰차에 올랐다.경찰서 조사실 안.“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설마 함정인 건가?”운기가 중얼거렸다. 그는 경찰서에 도착해서부터 줄곧 생각하고 있었다.그는 그 여자와 모르는 사이이기에, 여자는 이유없이 그를 모함할 리가 없다.운기는 여자를 구해주었고, 여자는 호텔에서 갑자기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 후 갑자기 경찰들이 들이닥쳤는데, 이 모든 것들은 운기가 함정에 빠졌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누구지? 강소유? 아니면 이유진의 남자친구가 벌인 짓인가?”운기는 한참 동안 생각했다.이때 조사실 문이 열리더니, 한 중년 남자가 들어와 운기의 맞은편에 앉았다.“임운기 씨, 서천 창양시 출신에 YJ 그룹과 화정 그룹의 회장으로 몸값이 10조를 넘으시네요. 당신처럼 돈 많은 사람들이 이런 짓을 할 줄은 몰랐네요.”중년 남자가 운기를 보며 말했다.“제대로 조사하신 거 맞아요? 전 억울합니다. 전 위험한 상황에 빠진 여자분을 구해드렸을 뿐이에요. 여자분이 쓰러지시는 바람에 안전한 곳을 찾으려다가 호텔에 데리고 온 거예요.”운기가
조사실 밖.조민강은 이미 경찰서에 도착했다.“민강 도련님.”중년 남자는 웃는 얼굴로 민강에게 인사를 했다.“조금 있다가 무슨 소리가 들려도 못 들은 척하세요. 아시겠어요?”민강이 말했다.“네, 하지만…….”중년 남자는 다소 걱정하는 눈치였다.……조사실 안.운기를 심문하던 중년 남자가 떠난 후.“보성 씨께서 내가 잡혔다는 걸 알고 계시겠지? 지금쯤 밖에서 날 구해줄 방법을 생각하고 계실 거야.”운기가 중얼거렸다.지금 그는 조사실 안에 갇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는 오직 유보성이 자신을 구해주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유보성은 오늘 밤 운기와 만나기로 했으니, 곧 운기가 잡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는 분명 운기를 구해주러 나타날 것이다.운기는 유보성을 믿었으나, 자신을 구해내는데 시간이 얼마나 들지는 몰랐다.“도대체 누가 벌인 짓일까!”운기는 이를 악문 채 어두운 표정을 보였다.이것이 함정이라는 것은 확신할 수 있었으나, 아직 누가 벌인 짓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이때 조사실의 문이 갑자기 열렸다.곧 온몸을 명품으로 치장한 젊은 남자가 안으로 들어왔다.‘저 사람은 조민강이잖아?’운기는 얼마 전 문휘의 여자친구를 빼앗은 민강을 혼내줬었다.민강을 본 운기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물었다.“조민강 씨, 당신이 벌인 짓이에요?”지금 시간은 새벽 1시가 넘었기에, 민강이 이곳에 나타난 건 절대 우연일 수 없다.“네, 제가 벌인 짓입니다.”민강은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었다.그가 인정하자 운기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조민강 씨, 당신이 문휘 씨 여자친구를 빼앗은 건 지난번 일로 넘어가 주려고 했는데, 또다시 일을 벌이시네요? 이번 일은 당신의 일생에서 가장 잘못된 선택일 겁니다. 당신은 잘못된 선택을 한 대가를 평생 치르게 될 겁니다.”운기의 눈엔 분노가 번쩍였다.하지만 민강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 채 웃음을 터뜨렸다.“하하, 여긴 천서가 아니라 수원입니다. 당신이 서남 지역에서 엄청난 권력을 가지
“저, 저…….”민강은 침을 삼켰는데 매우 당황스러운 표정이었다.그는 방금 운기가 맨손으로 수갑을 부러뜨리는 모습에 매우 놀란 눈치였다.“그럼 이젠 내가 때릴 차례야!”운기는 말을 마친 후 민강의 얼굴을 향해 따귀를 세게 때렸다.짝!우렁찬 따귀 소리가 온 방안을 가득 채웠다.“악!”민강은 비명을 지르며 얼굴을 가렸다. 그의 반쪽 얼굴은 이미 운기에게 맞아 심하게 부어올랐다.“너, 여기가 어딘지 모르는 거야? 감히 경찰서에서 사람을 때리다니!”민강은 이를 악문 채 운기를 향해 소리 질렀다.“어차피 나한텐 죄명이 있으니, 이제 와서 죄명이 늘어난다고 해도 상관없어.”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민강은 얼른 문밖을 향해 소리 질렀다.하지만 아무리 소리쳐봤자 밖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는 그제야 방금 들어올 때, 중년 남자에게 당부했던 말들이 기억났다.그는 심지어 조사실의 CCTV마저 꺼버리라고 당부했다.민강은 그저 운기를 혼내주려고 한 것인데 상황은 완전히 뒤바뀌었다.아무도 오지 않자, 민강은 얼른 밖으로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도망가려고? 내가 이대로 놔줄 것 같아?”운기는 민강의 옷을 덥석 잡아당겼다.곧이어 그는 민강의 멱살을 잡았다.“지, 지금 뭐 하려는 거야!”민강은 두려운 표정으로 운기를 쳐다보았다.“네 말이 맞아. 난 이곳에서 널 죽이진 못하지만 반쯤 죽여놓을 수는 있어!”운기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이때 조사실 문이 갑자기 열렸다.앞서 운기를 심문하던 그 중년 남자가 안으로 들어왔다.민강은 그가 들어오는 것을 보자, 마치 구세주를 보기라도 한 듯이 급히 구조를 요청하며 달려갔다.“나 좀 살려줘!”운기는 중년 남자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서야 손을 놓았다.“이, 이건 어떻게 된 일이죠?”중년 남자는 운기를 보더니 깜짝 놀라고 말았다. 운기는 방금 전까지 수갑을 차고 있었기 때문이다.이때 민강은 이미 중년 남자의 뒤로 도망쳤다.“유 대장, 저 자식이 맨손으로 수갑
중년 남자의 태도는 방금 전과 확연히 달랐다.이 말을 들은 운기는 몹시 어리둥절했다.‘내가 수원에서 엄청난 권력을 가진 사람과 친분이 있다고?’하지만 운기는 서연을 제외하고는 수원에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혹시 보성 씨가 날 구해주기 위해 방법을 쓰신 건가?’하지만 그가 이곳에 잡혀온 지 두 시간도 안 됐으니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도움을 청하는 건 불가능하다.운기의 머리는 매우 혼란스러웠지만, 애써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그럼 이제 가도 되는 거죠?”운기는 뒷짐을 진 채 중년 남자를 바라보았다.“네, 이것이 임 선생님의 소지품입니다. 언제든지 떠나셔도 됩니다.”중년 남자는 공손하게 손에 든 서류 봉투를 운기에게 건네주었다.안에는 운기의 핸드폰과 지갑 등이 들어있었다.“이대로 놔주면 안 돼! 절대 안 돼!”민강이 급히 소리를 질렀다.그와 조석구가 만들어낸 함정이 성공되기 직전에, 중년 남자가 운기를 놓아주었기 때문이다.중년 남자는 소리를 지르는 민강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운기는 바로 조사실 밖으로 걸어갔다.그는 민강에게 다가가 발걸음을 멈춘 뒤, 두 눈을 가늘게 뜬 채 민강을 쳐다보았다.“조민강, 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여?”민강은 갑자기 온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운기가 차가운 목소리로 계속 말했다.“조민강, 내가 방금 말했었지. 내 얼굴에 손을 댄 사람은 절대로 가만두지 않는다고. 두고 봐, 넌 평생을 후회하게 될 거야.”운기는 말을 마친 후 밖으로 나갔다.“젠장! 젠장!”운기가 떠나는 모습을 본 민강은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운기가 떠난 후, 민강은 몸을 돌려 중년 남자를 보았다.“왜 저 자식을 풀어준 거야? 내가 분명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해줬잖아! 설마 조씨 가문을 무시하는 거야?”민강은 중년 남자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민강 도련님, 제가 정말 풀어주고 싶어서 풀어준 건 줄 알아요? 방금 임운기 씨를 풀어주라고 위에서 직접 전화가 왔었어요. 그리고 위에서 특별히 저더러 사과를 하라고 당
운기가 정말로 S국 왕자를 죽인다면, 운기는 앞으로 평생 도망치게 될 거다. 결국엔 죽음이 닥친다 해도 운기에게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운기에게는 남겨진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이 있었다. 만약 자신이 평생 도망쳐야 할 신세가 된다면, 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신이 죽으면 그들은 또 어떤 상황에 놓일 것인가?이러한 생각에 운기는 손을 풀고, 즉시 계약서를 수정하여 금액을 10조로 고친 후 서명했다.계약서에 서명이 완료되자, S국 왕자는 곧바로 운기의 계좌로 10조를 송금했다. 곧이어 입금 문자가 도착했다.“가자.” 운기는 울프에게 말하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S국 왕자는 운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는 운기를 이대로 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권총을 꺼내어 운기의 등을 겨누었다.탕! 총성이 울려 퍼졌다.그러나 다시 운기를 바라보았을 때, 그는 총에 맞지 않은 듯 멀쩡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S국 왕자와 경호원들은 놀란 나머지 눈을 비볐다. 방금 발사한 총알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지?“총알 찾고 있나? 여기 내 손에 있어.” 운기는 차갑게 웃으며 손가락 사이에 낀 총알을 들어 보였다.“뭐, 뭐라고?” 그들은 운기의 손에 들린 총알을 보고 마치 머릿속이 폭발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곧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눈 앞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온몸이 얼어붙는 기분이었다.“죽어!”운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손가락 사이의 총알을 가볍게 던졌다.푹! 총알은 그대로 총을 쏜 경호원의 이마에 박혔고, 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너, 너!” S국 왕자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경악했다. 경호원의 시체가 그의 발밑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몸이 떨렸다.“임운기, 네가 감히 내 사람을 죽이다니! 넌 이제 끝장났어!” S국 왕자는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운기는 차가운
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임운기, 전혀 예상 못 했지? 결국 최후의 승자는 나야. 아침에 네게 팔라고 했을 때 기회를 주었건만, 결국 벌 받는 길을 택했네.”“S국 왕자, 고작 이 카지노 몇 개 얻었다고 진짜 승리했다고 생각한 거야? 우리 사이의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야.”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뭐라고? 너 따위가 나와 맞서 싸우겠다고?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S국 왕자는 비웃으며 한 글자 한 글자 강조해 말했다.“바로 이걸로!” 운기는 가볍게 주먹을 들어 보였다. 그의 힘, 그것이야말로 운기의 진짜 무기였다.“주먹? 하하하! 네가 아직도 조선시대인 줄 아나 보네. 주먹 하나 믿고 싸우겠다니, 정말 웃겨서 말이 안 나오네!” S국 왕자는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말은 됐고, 계약서에 서명이나 해.” 운기는 냉소를 지었다.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임운기, 여기에 아직도 200조가 적혀 있네.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 얼마 낼 생각인데?”S국 왕자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10조?” 운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니, 100원. 그거면 충분하지.”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었다.“뭐? 100원? S국 왕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옆에 있던 울프가 화를 터뜨렸다.운기 역시 얼굴에 분노의 기색이 어렸다. 운기는 이 카지노들을 사기 위해 가진 돈을 모두 쏟아부었고, 빚까지 지고 있었다. 그런데 단돈 100원을 주겠다고?“지나치다니, 주도권은 내게 있잖아? 내가 100원이라도 주겠다고 하는 게 어디야?” S국 왕자는 거만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얘기할 필요도 없겠군.” 운기는 차갑게 말했다.“임운기, 나와 거래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울 거야. 내 손에 네 생사가 달려 있거든!” S국 왕자는 비웃으며 경고했다.“그래?” 운기는 앞에 놓인 강철로
운기는 이번 사건을 또렷이 마음에 새겼다.“이번 일은 나와 진 어르신이 전력을 다해 자네 목숨을 지켜낸 셈이야. 하지만 A국의 카지노들은 어쩔 수 없이 넘겨야 할 거야. 이 문제는 S국과의 석유 자원 협력에 관한 일이라 양보할 수가 없네.” 장호동이 말했다.“알고 있습니다.” 운기는 고개를 끄덕였다.“장 어르신, 정말 감사드립니다.” 운기가 고마움을 전했다.“내가 자네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당연히 도와야지. 그리고 민서준에 대해서는 걱정 말게. 나와 진 어르신이 힘을 합쳐 천천히 처리할 테니 오래 버티진 못할 걸세.” 장호동이 말했다.“알겠습니다.” 운기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민서준은 운기가 혼자 상대하기에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러니 그를 장호동과 진성훈에게 맡기는 편이 더 나았다....장호동의 집을 떠난 운기는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그는 울프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사항을 지시했다.운기가 A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울프가 그를 공항에서 맞이했다.두 사람이 만난 후.“울프, 계약서는 준비됐어?” 운기가 물었다.출발하기 전에 이미 울프에게 준비를 지시해 둔 상태였다.“걱정 마세요, 운이 형. 계약서는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울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잠시 후, 울프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그냥 카지노를 S국 왕자에게 넘기는 게 맞나요?”“나도 아쉽긴 하지만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 운기는 고개를 저었다.잠시 침묵을 지킨 뒤,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번은 단지 작은 승리일 뿐이야. 최후의 승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걸 잊지 마. S국 왕자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울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전쟁에서의 승패는 늘 왔다 갔다 하는 법이니까요. 이번 작은 승리는 크게 문제될 게 없죠.”“참, 울프야, 내가 S국 왕자 집안 상황을 조사해보라고 했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전화를 끊은 후, 운기는 이번 일에 대해 깊이 생각에 잠겼다.운기는 지금 H국과 M국이 심각하게 대립 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S국과 H국 간의 협력은 매우 중요했다. H국은 S국의 석유 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는 두 나라의 깊은 협력 관계에 기반하고 있다. S국이 지닌 석유 매장량은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원래는 M국과 긴밀하게 협력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H국과 손을 잡게 된 것이다.단순히 S국 하나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이 문제는 H국과 M국의 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H국이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잃게 된다면 석유 자원 측면에서 약점을 잡히게 되는 상황이었다.반면 운기는, 수사라는 신분을 제외하면 아무런 배경이 없는 상인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이 명확했다.비록 운기가 수사라 해도 지금은 실단에 불과했다. 현대의 무기들은 여전히 그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운기가 빨리 달릴 수 있다 해도 미사일은 피할 수 없다. 초음속 전투기조차도 피할 수 없는 이 미사일을 피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게다가 운기에게는 친구, 가족, 연인이 있다. 그들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운기 혼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해도, 그들을 어떻게 지키겠는가?이런 생각에 잠기자 운기는 한없이 무력감을 느꼈다.“아직... 너무 부족해.” 운기는 자신의 두 손을 보며 중얼거렸다.만약 자신이 신단 이상의 강자였다면, 혹은 그 이상의 실력에 도달한 존재였다면, 이러한 상황을 쉽게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이런 문제들은 문제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의 운기에게 있어선 너무나 먼 이야기였다.이 일은 오히려 운기의 마음속에 강해지고 싶은 열망을 더욱 불태우게 했다.“좋아,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S국의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A국의 카지노들은 포기하지.” 운기는 속삭이듯 말했다.운기는 H국이 이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를 진심으로 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당장 나랑 가자!” 진수현이 얼굴을 굳히며 호통쳤다.“아버지!” 수정은 발을 구르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쪽은 운기, 한쪽은 진수현이었기 그녀는 그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이었다.운기는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정 씨, 아버님 말씀 들으세요. 전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수정은 운기의 말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수정은 진수현을 따라 집을 나섰다.그들이 떠난 후.“운기 오빠, 무슨 큰일이 생긴 거예요?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여요.” 태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운기의 손을 잡았다.“별일 아니에요.” 운기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하니, 이름이 저장되어 있지 않았지만 아침에 전화가 왔던 S국 왕자의 번호임을 기억해냈다. 그가 운기에게 A국의 카지노를 팔라고 부탁했던 그 번호였다.운기는 잠시 고민한 끝에 전화를 받았다.[임운기, 내가 아침에 말했지? 순순히 팔면 큰돈을 벌 기회라고. 하지만 네가 내 경고를 무시하고 내 실력을 무시했으니 기회를 놓치게 된 거야. 이제 알겠지 내 힘이 어떤지?] S국 왕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거만하게 말했다.“어차피 내 손에 있는 카지노를 원하는 거잖아? 네가 원한 대로 카지노를 넘길테니, 내가 보낸 사람들과 직접 서류 교환하면 되겠지.” 운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아니, 난 네가 직접 A국에 와서 나와 거래를 했으면 좋겠는데? 난 네 울상인 표정을 직접 보고 싶거든.] S국 왕자는 웃으며 말했다.“이,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어때?”운기의 눈에 분노의 불길이 일어났다.[왜? 화났어? 하하, 네가 화를 내면 나는 오히려 더 기쁘거든!]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음을 터트렸다.S국 왕자의 웃음소리에 운기는 두 손을 꽉 쥐며 분노로 손이 떨렸다. S국 왕자는 웃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너는 지금 나한테 따질 자격조차 없어. 순순히 A국으로 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운기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진수현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S국이 H국에 위협을 주기 시작했어. 목표는 바로 너야!”“뭐라고요?” 운기는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최근 H국과 S국은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H국이 S국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너는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어.” 진수현이 설명했다.운기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진수현의 말을 들으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수현은 계속해서 말했다. “운기야, 우리 아버님과 장호동 어르신께서 너를 지키기 위해 힘을 다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네 안전을 보장할 수밖에 없어. 물론, 네가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넘긴다는 조건이 붙어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정말로 위험할 거다.”“빌어먹을!” 운기는 주먹으로 식탁을 내리쳤다. 밥그릇이 덩달아 흔들리며 떨어졌다.S국 왕자가 이런 수를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운기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옆에서 수정이 운기의 팔을 살짝 잡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이번 일은 운기 씨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이건 운기 씨가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에요. 우선은 목숨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운기는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수정 씨. 절대 무리하지 않을게요.”진수현도 다시 입을 열었다. “운기야, 네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S국 왕자와 비교하면 신분이나 배경 차이가 어마어마해. 이건 네가 아무리 애써도 메울 수 없는 격차야. 이 점을 명확히 알아차려야 해.”운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진수현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분과 S국 왕자의 신분을 비교하면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였다. S국 왕자의 아버지 한마디면, 먼 곳에서도 운기를 완전히 억누를 수 있었다.“운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 진수현이 물었다.
운기는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파는 것은 그를 돕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S국 왕자가 자신에게 신세를 진 거라며 아첨을 해도, 운기는 그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운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 식사를 하러 갔다.다른 한편, A국.S국 왕자가 머무는 호텔 스위트름.쾅! S국 왕자는 테이블 위에 있던 찻잔을 바닥에 내리치고, 테이블을 발로 걷어차며 방 안에 있던 꽃병과 장식품을 닥치는 대로 부수기 시작했다.“빌어먹을! 이 망할 놈!” S국 왕자는 욕설을 퍼부으며 마음속의 울분을 터뜨렸다.그가 이미 낮은 자세로 운기에게 부탁까지 했지만, 운기는 여전히 거래에 동의하지 않았기에 그는 더욱 화가 났다. 그리고 200조 달러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은 애초에 감당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이런 엉터리 같은 조언을 해준 게 문제야! 네가 내 체면만 구겨놓은 거라고!” S국 왕자는 검은 슈트를 입은 경호원을 향해 소리쳤다.“죄송합니다, 왕자님. 보통 사업가는 이익이 우선일 텐데, 설마 그 녀석이 200조를 제안해도 거절할 줄은 몰랐습니다.” 경호원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당장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 안 그러면 네 놈을 가만 두지 않을 거야!” S국 왕자는 경호원을 향해 소리치며 위협했다.경호원은 그 말을 듣자 더더욱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왕자님, 그 녀석은 끝까지 팔지 않을 태세이니 협상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 방법으로 왕자님께서 어르신께 연락을 드려 H국을 상대로 위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임운기는 결국 평범한 사람이고 특별한 배경도 없으니, H국은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위해 저희를 도와줄 가능성이 높습니다.”“어쩔 수 없지, 결국 아버지께 부탁을 드리는 수밖에 없겠군.” S국 왕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사실 이번 일로 아버지께 도움을 청하는 것은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분명 아버지는 S국 왕자를 무능하다며 호되게 꾸짖을 것이기 때문이
“왕자님, 물론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왕자님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임운기에게서 A국의 카지노를 사들인 후에야 임운기와 등을 돌리고 천천히 처리하시면 됩니다.” 경호원이 조언했다.S국 왕자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아, 내 미래를 위해서 잠시 참아주지.”...한편, 수원.점심 무렵, 운기가 다시 눈을 떴을 때 태나는 이미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운기는 침대 옆에 남겨진 쪽지를 발견했다. 쪽지를 집어 들어 읽어보니, 거기에는 귀여운 메시지와 함께 작은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태나가 남긴 것이 분명했다.[자기야, 나 점심 준비하러 내려가 볼게요. 일어나면 꼭 내려와서 밥 먹어요!]운기는 쪽지를 보며 중얼거렸다. “아영 씨는 정말 착한 분이야. 절대 실망시키지 말아야지.”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또 다른 문제는 설아, 정문, 서연, 그리고 조영에게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였다. 그녀들이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 줄 거라 믿고 있었지만, 그래도 스스로도 조금 부끄러웠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화면을 보니 A국에서 걸려온 낯선 번호였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운기가 전화를 받자 S국 왕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운기씨죠? 전 S국 왕자입니다. 직접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할 이야기라니? A국 카지노를 사고 싶어서 연락한 거죠?” 운기가 웃으며 물었다. 사실 운기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A국 카지노를 통합하는 문제는 S국 왕자의 명성과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이었다. 비록 그가 울프를 통해 답을 전했더라도, 이렇게 다시 연락해 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맞습니다, 전 운기 씨가 가지고 계신 카지노 전부를 사고 싶습니다. 가격은 원하시는 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저희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 해도,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영원한 적이란 없는 법이잖아요, 어쨌든 이익이 우선인 법 아니겠어요?]S국 왕자가 말했다.“일리가 있네요. 음... 그럼 이 정도로 하죠. 200조
게다가 태나가 정말로 목적이 있어서 자신에게 접근한 것인지 아닌지는, 함께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다. 그런 목적이 있었다 해도, 운기는 손해를 본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의 첫 경험을 빼앗아 간 셈이니 말이다.“정말이에요?” 태나는 눈물을 닦은 채 밝게 웃으며 맑고 반짝이는 눈으로 운기를 쳐다봤다.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물론이죠. 다만... 저를 싫어하거나 원망하진 않으시죠?” 운기가 조심스레 물었다.“제가 왜 운기 오빠를 싫어하겠어요. 오히려 제가 더 걱정이었어요. 오빠는 대단한 분인데, 저는 그저 평범한 여자일 뿐이라서...” 태나는 스스로가 초라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그런 생각은 하지 마요. 앞으로 아영 씨는 제 여자이고 제가 끝까지 책임질 거예요.” 운기는 그렇게 말하고 태나를 부드럽게 품에 안았다.“네... 정말 고마워요.” 태나는 운기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피어올랐다.태나는 자신이 써먹은 이 ‘밀당’이 위험한 한 수였지만, 결국 성공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이제 운기의 여자가 되어 그의 신뢰를 얻기만 하면, 언젠가 YJ신약의 제조법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태나는 그 제조법을 가지고 D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회사를 차리고, YJ신약을 D국 전역에 판매해 큰돈을 벌 생각이었다. 태나는 그 돈으로 천씨 가문을 인수해, 자신을 무시했던 천태성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녀는 천태성과 천씨 가문 모두에게 자신이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참, 아영 씨에게 솔직히 말할 게 있어요. 사실 저에겐 이미 네 명의 여자친구가 있어요.” 운기는 고백하듯 말했다.“운기 오빠, 저는 오빠의 여자로서 오빠 곁에만 있으면 돼요. 오빠 마음에 제가 조금이라도 자리 잡고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저는 그냥 오빠와의 집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할게요.” 태나는 상냥하게 말했다.목적을 가지고 있는 태나로선 운기에게 거부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