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탓하세요. 계속 저와 대결하고 싶어 하셨잖아요. 그게 본인 인생에서 가장 잘못된 선택인 것도 모르고.”임운기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류충한이 한 일들, 운기는 결코 용서할 수 없었다.그렇게 충한은 분노에 찬 채로 경비원들에 의해 끌려 나갔다.이윽고 운기는 비서 안소아를 불러 회사에 충한이 해임된 사실을 통보하라고 지시했다.동시에 충한과 한패였던 고위 임원들에게도 통지를 보내 일부는 강등시키고 일부는 해임했다.이번 청소를 통해 운기는 회사 내 자신의 적들을 모두 제거했다.또한 이번 청소를 통해 많은 자리가 비어 더 많은 유능한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할 기회를 얻었다.운기는 은씨 그룹을 무너뜨린 후 화정 그룹 회장 자리를 이어받은 다음 인사 개혁을 할 준비를 생각했다.또한, 운기는 유보성과 강정문을 본사로 옮길 계획이었다.보성은 능력이 강하고 충분히 신뢰를 주는 사람이다. 그는 창양시에서 운기를 위해 많은 일을 했고 운기도 그에게 약속했다.정문의 경우 정문은 이미 탁월한 비즈니스 능력을 갖추고 있었고 또한 운기의 사람이기에 운기는 당연히 그녀를 신뢰했다. 따라서 정문을 본사로 오게 하는 것은 당연했다.정문을 본사로 오게 함으로써 정문과 운기가 함께 살 수도 있다…….운기의 모든 것이 아름다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운기의 계획과 사업도 차질 없이 잘 진행되고 있었다.그때, 운기의 휴대폰이 울렸다. 충재가 전화한 것이었다.“운기야, 내가 곧 회사에 도착하는데 너 지금 회사에 있니? 급한 일이 있어서 당장 얼굴 보고 말해야 해.” 충재의 목소리가 다급했다.[네, 저 지금 회사에 있어요.]운기가 답했다.“좋아, 그럼 내 사무실에서 나를 기다려.” 충재가 말했다.운기는 무슨 일인지 몰랐지만 충재가 이토록 급하게 부르는 걸 보니 분명 사소한 일은 아닐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더욱이, 운기의 오른쪽 눈꺼풀이 계속 떨리니 더욱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무언가 큰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운기는 충재의 말대로 사무실로 가서 기다렸
“알겠습니다.” 임운기가 엄숙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두 사람은 서둘러 건물을 빠져나왔다.건물 밖은 바람이 불고 있었고, 날씨도 매우 음산했다. 심한 폭우가 곧 내릴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운기와 류충재가 건물을 나서자마자, 익숙한 인물이 걸어오고 있었다.“은경수!”운기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걸어오는 사람은 바로 경수였다.경수의 곁에는 중년 남성이 서 있었는데 이 중년 남성은 매우 특이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운기가 이 중년 남성을 볼 때 전에 느껴보지 못한 압박감을 느꼈다.순식간에, 경수가 운기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경수 네가 무슨 일로? 지난번 모임에서 이미 충분히 당하지 않았나?”운기는 서릿발 같은 살기를 띠며 말했다.은씨 가문이 조씨 가문을 망하게 했으니, 운기는 경수를 보며 분노가 치밀었다.“운기야, 내가 오늘 그쪽을 찾아온 이유는 네가 어떻게 궁지에 몰렸는지 구경하러 왔지.” 경수가 웃으며 말했다.“조씨 가문을 망하게 한 걸 가지고? 그게 뭐 대단한 것이라고, 은씨 가문도 며칠 못 갈 텐데.” 운기가 실눈을 뜨고 차갑게 말했다.“하하, 네가 그렇게만 생각한다면 그건 정말 큰 오산이야.” 경수가 크게 웃었다.“나 지금 바쁘니까 더 이상 할 말 없어. 꺼져!” 운기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내가 만약 안 물러난다면?” 경수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만약 네가 물러나지 않는다면 나는 울프를 시켜 너를 친절하게 대하도록 할 거야.”운기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운기가 말하는 동안 울프가 이미 걸어 나왔다.“너 정말 네가 울프 한 명 데리고 있다고 무적이라고 생각해?” 경수가 웃으며 말했다.그러자 경수가 옆에 있는 중년 남성, 독고 용일에게 말했다.“용일 삼촌, 부탁해요, 이 사람 좀 처리해 주세요.”“맡겨만 주세요.” 용일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용일은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울프에게 무심하게 말했다.“나와보세요, 너희 이런 범속한 자들이 무엇이 진짜 강자인지 봐야죠.”울
임운기는 류충재가 독고 가문에 대한 반응을 보았다. ‘왠지 모르게 충재 할아버지가 독고 가문에 대해 아는 것 같다. 조금 두려워하는 것 같기도?’“독고 가문의 사람이 어떻게 은경수와 함께 있는 건가!” 충재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충재 어르신, 모르는 것 같아서 말해주지만 전 독고 가주의 작은 딸과 약혼을 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저는 이미 독고 가문과 혼인을 한 셈이죠.”경수가 자랑스럽게 말했다.“뭐라고! 너……, 은씨 집안이 독고 집안이 사돈 관계를 맺었다고?”충재의 얼굴이 갑자기 크게 변했다.“이제야 알겠다. 은씨 가문이 마카오 그 먼 곳에서 조윤 그룹에 대한 계략을 꾸밀 수 있었던 이유를, 은씨 가문이 독고 가문의 힘을 빌렸다는 거구나!” 충재가 말했다.“하하, 축하해요, 맞추셨네요. 하지만 지금 충재 어르신이 걱정해야 할 건 어르신 자신이죠.”경수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충재와 경수가 입에 올린 독고 가문에 대해, 운기는 매우 혼란스러웠다. 금도에서 가장 강력한 가문은 금도 네 가문 아닌가?또한 충재는 서남 최고 부자였다. 그런데 이 독고 가문은 대체 어디서 나타난 건데, 충재가 그 이름을 듣자마자 그토록 두려워하는 걸까?운기는 놀랍기도 하고 의문스럽기도 했다.그때, 화정 그룹의 본부장 이정재가 화정빌딩에서 급하게 달려 나왔다.“운기 부회장님, 큰일 났습니다, 방금 각 지부의 책임자들이 전화를 걸어왔어요. 화정의 지부들이 갑자기 압수수색 영장이 날아와 지금 폐쇄되었다고 합니다. 탈세, 뇌물 수수 등에 연루되었다고 하네요.” 정재가 급하게 말했다.“뭐라고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운기의 안색이 급변했다.운기에게 화정과 경찰 사이 관계는 매우 견고해 보였다. 그런데 갑자기 압수 수색에 폐쇄 조치라니? 전혀 말이 안 된다.충재도 이 소식을 듣고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그는 급히 전화를 꺼내 성도에서 산업통상자원부에 있는 장이석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이석 청장님, 도대체 이게 무슨 짓입니까? 왜 갑자기 우리
십여 대의 경찰차가 위엄 있게 들어왔다. 이때 경찰복을 입은 사람들이 내렸다.“들어가서 화정을 봉쇄하고 모든 자료를 압수하며 모든 고위 임원들을 데려가 조사를 받게 하라.”팀장으로 보이는 대머리 남성이 지시했다.“알겠습니다.”그들은 명령받고 화정빌딩으로 직접 돌진했다.한편 대머리 남성은 류충재 앞으로 걸어왔다.“충재 회장님, 이것은 체포 영장입니다. 저희와 함께 가서 조사받으셔야 합니다.” 대머리 남성이 말했다.이어서 손짓하더니 두 명의 팀원들이 달려와 충재에게 수갑을 채웠다.“그리고 본부장 이정재, 최고 경영자 주현정, 여러분도 저희와 함께 조사받으셔야 합니다.”대머리 남성이 다시 한번 손짓하자 몇 명의 팀원들이 이정재와 현정도 붙잡았다.“충재 할아버지, 정재 삼촌, 현정 씨, 그만하세요! 그만! 여러분이 그들을 체포할 권리가 뭐죠! 뭐죠!” 임운기가 미친듯이 포효하며 뛰어들려 했지만 팀원들이 운기를 막았다.“임운기 씨 맞나요? 우리 수사를 방해하려 한다면 그쪽도 같이 체포할 수밖에 없습니다.”대머리 남성이 비웃으며 말했다.분노한 운기는 대머리 남성에게 주먹을 날렸다.대머리 남성은 화를 냈다.“손찌검하다니! 아직도 자신이 화정 그룹 도련님이신 줄 아네요? 지금 운기 씨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상부의 명령이 없었다면 당신도 지금 이들과 함께 갔을 겁니다.” 대머리 남성이 분노했다.충재가 이를 보고 크게 소리쳤다.“운기야,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마! 이럴 때일수록 더욱 침착해야 한다. 울프, 운기를 잘 보호해!”울프는 고개를 끄덕이며 운기를 잡아당겼다.“운이 형, 침착해야 해요! 꼭 침착해야 해요!” 울프가 운기를 껴안으며 계속 달랬다.“그래요. 운기 씨, 침착해야 해! 침착해야 해!” 현정도 계속 말했다.“운기야, 내 말 들어, 당장 출국해! 금도에서 더 이상 머물 수 없을 거야!” 충재가 말했다.충재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차에 실려 갔다.이것은 충재가 차에 타기 전 운기에게 한 마지막 말이었다.정재와 현정도
임운기는 화정빌딩을 돌아보았다. 높게 솟은 화정빌딩 앞에서는 통보문과 봉인 테이프가 붙어 있었다.운기는 알고 있었다. 화정, 이 상업 제국이 순식간에 무너졌다는 것을!그 순간, 운기는 자신의 신념마저 무너지는 듯했다.운기는 류충재를 만난 이후로 화정은 그의 가장 큰 의지였고 충재는 운기에게 가장 강한 버팀목이었다.하지만 지금, 모든 것이 사라졌다.화정은 봉인되었고 충재는 체포되었다.그때, 빌딩에서 쫓겨난 일반 직원들과 중간 책임자들이 운기 앞에 모였다.화정의 모든 고위급이 끌려간 지금 운기만이 남아 있었다.“운기 도련님, 대체 무슨 일인 거예요!”“맞아요, 운기 도련님. 우리 화정이 이렇게 강력한데 어떻게 갑자기 봉인될 수 있죠?”“운기 도련님, 도대체 무슨 일인지 말씀해 주세요!”……수많은 질문이 쏟아졌다.그때의 운기는 얼굴이 창백해져 마치 생기를 모두 빼앗긴 듯했다.운기는 말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를 악물고 말했다:“여러분, 화정은 지금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믿습니다. 화정은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여러분, 일단 집으로 돌아가 소식을 기다려주세요.”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고 하나 둘 흩어졌다. 그때 비서 안소아가 운기의 곁으로 다가왔다.울프가 다가와 운기의 어깨를 토닥이며 진지하게 말했다.“운기 부회장님, 이럴 때일수록 힘을 내야 합니다. 절대 좌절해서는 안 됩니다. 은경수 씨가 부회장님을 잡지 않은 건 밖에서 비참하게 좌절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입니다.”“그러니 그 계략에 절대 빠져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아직 판을 뒤집을 수 있습니다. 저축도 있고, YJ 그룹도 있습니다.”소아도 말했다.“맞아요, 운기 부회장님, 강해져야 합니다. 운기 부회장님은 제 마음속에서 가장 강하고 용감한 남자입니다. 이런 어려움에 굴복하시면 안 됩니다.”운기는 이 말을 듣고 흐트러진 시선이 순간 날카롭게 변했다.“그래요! 저는 강해져야 합니다. 경수가 나의 비참한 모습을 보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저에게는
유보성이 계속 말했다.“그리고 운이 형, YJ 보안 회사도 봉인되었습니다. 몇 차례의 상해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이유로 보안 회사의 본부장 용준 형과 다른 몇몇 리더들이 모두 체포되었습니다.”임운기의 얼굴은 창백해졌고 양손이 떨리며 휴대폰을 제대로 쥘 수조차 없었다.유보성의 이러한 소식 하나하나가 운기의 심장에 칼을 꽂는 듯, 운기를 고통스럽게 만들었다.“운이 형, 지금 산업통상자원부의 사람들이 저를 차에 태우려고 합니다. 저는 먼저 끊겠습니다. 운이 형, 꼭 힘내세요! 꼭이요!”보성의 목소리가 엄숙했다.보면, 보성도 운기가 이대로 좌절할까 두려워했다.곧이어, 전화 속에서 짜증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유보성 씨, 무슨 이렇게 쓸데없는 말을 하고 있어요? 전화 끊고 차에 타요!”곧이어, 휴대폰에서 뚜뚜뚜하는 끊어진 소리가 들렸다. 분명히 보성은 이미 차에 탄 것이다.“유보성!”운기는 휴대폰을 꽉 쥐고 손이 떨렸다.운기는 알고 있었다. 보성도 분명히 체포되어 조사받게 된 것이다.보성의 충성심은 운기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맞아, 강정문!”운기는 서둘러 번호를 눌러 전화를 걸었지만, 연속해서 여러 번 시도해도 아무도 받지 않았다.운기는 자연스레 정문이 화정 그룹 경주 지사의 본부장으로서 아마도 조사받으러 끌려간 것이라고 생각했다.운기와 관련된 사람들이 하나 둘 체포되는 것을 보며 운기의 마음은 칼에 베일 듯 아팠다.운기는 그들을 구하고 싶었지만 마음만큼 힘이 되지 않았다.쿵-하늘에서 갑자기 우레가 요란하게 울렸다, 마치 하늘을 찢는 듯했다.검푸른 하늘이 마치 무너질 듯이 가라앉아 있었다.그때, 또 다른 전화가 걸려 왔다. 철봉이로부터의 전화였다.[철봉 씨.]운기가 전화를 받았다.“운기 씨, YJ 보안 회사 금도 지사가 폐쇄됐어요. 독니가 책임자로 있었는데 벌써 잡혀갔어요.” 철봉이 말했다.독니가 잡힌 소식을 듣고 운기의 마음이 다시 한번 떨렸다.‘이렇게 되면, YJ 그룹도 끝장난 거야!’[그러면 철봉 씨는 어때요
[여보세요, 임운기 씨 맞으시죠? 전 한화은행의 직원입니다. 최근 임운기 씨께서 돈세탁 또는 불법 거래에 참여하신 혐의가 있으셔서, 저희 은행에서 발급받으신 카드가 동결될 예정입니다.]이 말을 들은 운기는 심장에 칼이 꽂힌 것 같았다.은행 카드에 있던 1조 원은 운기의 마지막 희망이었다.“돈세탁? 지금 장난해요? 전 돈세탁 따위 한적 없어요! 제대로 조사는 해보신 거예요? 당신들이 뭔데 멋대로 제 카드를 동결시켜요?”운기는 전화에 대고 노호하기 시작했다. [저희 은행에서는 법에 따라 조치를 취한 것이니 협조해 주시 길 바랍니다. 조사한 결과 이상이 없으시다면 동결은 해제될 겁니다.]은행 직원이 말했다.“그럼 조사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들어요?”운기는 이를 악물고 물었다.[그건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한 달이 걸릴 수도 있고, 1년이 걸릴 수도 있고, 아니면 더 오래 기다려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건 운에 맡기실 수밖에 없어요.]운기는 더 이상 소리 지르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전화를 끊고 바닥에 쪼그리고 앉기만 했다.‘분명 은씨 가문의 짓일 거야!’화정이 파산되었을 때, 운기는 아직 YJ와 1조가 있으니 전세를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은씨 가문이 이런 것들에도 손을 댈 줄이야!운기는 이때 갑자기 생각났다. 이전에 화정 빌딩 앞에서 은경수는 그에게 지옥에 떨어지는 맛을 느껴보라고 말한 적이 있다.운기는 그제야 경수의 뜻을 알게 되었다.모든 것을 알아차린 운기는 깊은 절망에 빠졌다. 판을 뒤집으려 해도 전혀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옆에 있던 울프와 소아는, 땅에 쪼그리고 앉은 채 머리를 수그리고 있는 운기를 그저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운기는 엄청나게 속앓이를 하고 있었다.그들은 단 한 번도 운기가 이렇게 괴로워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더욱이, 운기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랐기에, 마찬가지로 괴로워 미칠 지경이었다.어느덧 저녁이 되었고 날은 많이 어두워져 있었다.“쿵!”멀지 않은 곳에서 천둥소리가 들려왔다.
호텔 프런트.운기는 신분증을 프런트 데스크 직원에게 건넨 후, 주머니를 더듬으며 돈을 꺼내려고 했다.비록 카드가 동결되었지만 100만 원 정도의 현금은 가지고 있었다.“손님, 죄송합니다만 저희 호텔에는 남는 방이 없습니다.”프런트 아가씨는 신분증을 운기에게 돌려주었다.“남는 방이 없다고요? 방금 제가 물어볼 때는 방이 많이 남아있다고 하지 않았나요?”운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이때 옆에 앉아있던 부장이 일어나서 말했다.“손님, 사실대로 말씀드릴게요. 은씨 그룹에서 이미 부근 지역에 통보를 내렸어요. 손님을 받아들인다면 자희 호텔은 분명 엄청난 피해를 보게 될 겁니다.”“은경수, 이렇게 나온다는 거지?”운기는 이를 악물며 넘쳐 오르는 화를 억눌렀다.운기는 분명 경수의 짓일 거라고 확신했다. 게다가 경수가 왜 자신을 잡아넣지 않았는지 알 수 있었다.‘은경수 그 자식은 분명 내가 지금처럼 초라한 모습으로 지내길 바랐던 거야! 지낼 곳조차 없이 거리를 나도는 지금의 내 모습을 보면 엄청 기뻐하겠네.’“손님, 저희는 단지 호텔을 위한 것뿐입니다. 그러니 이만 나가주시면 안 될까요?”“그럼 이렇게 합시다. 전 나갈 테니 이 두 사람은 이곳에서 지낼 수 있게 해주시죠.”운기가 말했다.운기는 지금처럼 광풍과 폭우가 몰아치고 있는 상황에, 울프와 소아마저 노숙을 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특히 소아처럼 어린 여자아이를 절대로 자신 때문에 고생시킬 순 없다.“이건.”부장은 망설이는 눈치였다.“이건 100만 원이에요. 제가 가지고 있는 전부이니 제발 부탁드릴 게요.”운기가 부탁했다.“그래요. 은씨 가문은 손님만 들이지 말라고 했으니 나머지 두 분이라면 괜찮을 거예요.”부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운기가 준 100만 원을 받았다.“운기 도련님, 저도 함께 나갈 거예요! 어디로 가든 전 반드시 함께 할 겁니다!”소아는 운기의 팔을 잡은 채 확고한 말투로 말했다.“소아 씨, 전 지금 빈털터리에요. 이 100만 원은 제 마지막 재산이나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