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도 대학은 서천성에서 최고 명문 대학으로 학교 규모가 매우 크고 학생 수도 많다. 창양 대학의 두세 배에 달하는 정도이다.오가는 학생들 사이에는 몇몇 미녀들도 보였다.캠퍼스 길을 걷다가 임운기는 한 환경미화원이 힘겹게 가득 찬 청소차를 언덕길 위로 밀고 올라가는 모습을 보았다.운기는 망설임 없이 달려가 그 환경미화원을 도와 청소차를 밀기 시작했다.비록 청소차 안에 가득한 쓰레기 냄새가 심했지만 운기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왜냐하면 운기의 어머니도 한때 환경미화원이었기에 운기는 어머니의 고충을 알고 있었고 또한 환경미화원들의 고생도 이해했었다.“힘내세요!”운기는 온 힘을 다해 청소차를 언덕길 위로 밀었고 그로 인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지만 올라갈 일이 아직 조금 더 남아 있었다.그때, 한 말라깽이 남학생, 진현철이 달려와 같이 청소차를 밀기 시작했다.운기와 현철의 공동 노력으로 청소차는 언덕길을 넘었다.“두 학생분, 정말 감사드려요. 청소차가 방전된 탓에 밀 수밖에 없었어요. 여러분들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오늘 힘들었을 겁니다.”환경미화원이 연신 감사를 표했다.운기는 환경미화원을 한번 쳐다보았다. 피부는 검고 손은 마치 늙은 나무껍질처럼 거칠었다. 자기 어머니의 모습과 판박이였다.“괜찮아요, 별일 아니에요.” 운기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맞아요, 간단한 일인데요 뭘.”현석도 웃으며 말했다.환경미화원이 차를 밀고 떠난 후.“방금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운기가 현석을 돌아보며 말했다.방금 그 길을 지나간 학생들이 적어도 서른 명이 넘었지만 현석만 나섰다.대부분은 쓰레기차가 너무 더러워서 돕고 싶어 하지 않았다.방금 현석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운기 혼자서는 청소차를 언덕길 위로 밀어 올리기에 충분하지 않았을 것이다.“학생, 정말 고마워요.” “하하, 같이 한 거니 고마워할 필요 없어요.”현석이 말했다.“하하, 그래요.” 운기가 웃으며 답했다.운기는 현석을 한 번 더 바라보았다. 매우 소박한 옷차림이었는데 한 옷만 계속
여비서가 서둘러 일어서며 연발로 말했다.“임……, 임운기 부회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눈이 멀었나 봐요, 용서해 주세요!”“이제, 저를 학교 교장에게 데려갈 수 있겠나요?” 운기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네! 네!” 비서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비서의 안내로 운기는 교장의 사무실로 들어갔다.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 건 키가 작고 뚱뚱한 중년 남성이었다. 그가 바로 금도 대학의 교장, 천동석이다.“동석 교장님, 이분은 화정 그룹 부회장 임운기 씨입니다.” 비서가 말했다.“아, 그쪽이 바로 충재 회장님의 외손자 운기 씨군요, 전에 다른 사람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어요, 어서 앉으세요 어서 앉으세요!” 동석이 급히 일어나 반갑게 맞았다. 그러고는 운기에게 차를 따라주며 말했다.“운기 도련님, 다름이 아니라 우리 학교 도서관이 80년대에 지었습니다. 그런데 학교가 확장하면서 기존 도서관이 모자라게 되어 새로운 현대식 도서관을 건립할 계획입니다.”“예산은 340억 원인데 200억이 모자랍니다. 그래서 화정 그룹의 후원을 부탁드리는 바입니다.”동석이 웃으며 말했다.“200억은 우리 화정에게 큰돈은 아니지만 우리 회사에 어떤 이점이 있나요?”운기가 물었다.“첫째, 도서관을 화정의 이름으로 명명하여 화정 도서관이라 부르게 됩니다.”“둘째, 운기 도련님께 금도 대학의 명예교수 칭호를 드립니다.”“셋째, 화정에 우수한 졸업생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 사회에서는 인재가 계속 수요되니까요.”동석은 한숨에 세 가지를 말했다.“좋아, 그럼 그렇게 합시다. 계약이 체결되고 일주일 이내에 200억이 계좌에 들어올 겁니다.” 운기가 무심하게 말했다.“그럼 운기 도련님, 동의하신 건가요?” 동석은 기뻐했다. 운기가 이렇게 빨리 동의할 줄 몰랐다.“200억 원일 뿐인데요 뭐.”운기가 무심하게 말했다.동석이 말한 세 가지 중 세 번째가 꽤 괜찮게 느껴졌다. 금도 대학은 결국 서천에서 가장 좋은 대학이고 확실히 화정에 인재를 공급할 수 있을 것
진현철은 임운기의 옷차림에서 운기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가난한 집안 출신임을 알아챘다. 그는 운기를 이 일에 연루시키고 싶지 않았다.운기는 웃으며 말했다. “걱정 마요, 저런 놈은 아무것도 아니니까. 내 한마디면 금도 대학에서 퇴학당할 수도 있어요.”“뭐? 네 말 한마디로 내가 퇴학당한다고? 하하!”귀찌를 한 남성과 그의 뒤에 있는 몇 명이 모두 크게 웃기 시작했다.주변에 모인 학생들도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저런, 어디서 나타난 녀석이 저런 허풍을 쳐?”“가난해 보이는 학생이 왜 이런 일에 끼어드는 건지. 용기는 인정하지만 결과는…….”현장에서.“하, 궁금해지네. 무슨 능력으로 나를 금도 대학에서 퇴학시킬 수 있다는 거지?” 귀찌를 한 남성이 일당을 거느리고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좋아, 그럼 총장이 처리하도록 해볼까.”운기가 실눈을 뜨며 말했다.운기는 그런 사람들을 상대하기 싫었다. 이윽고 그는 금도 대학의 총장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총장님, 저 지금 학교 앞에 있는데 여기 학생들이 문제를 일으키네요. 5분 안에 올 수 있을까요?”운기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운기가 전화를 끊은 후.“하하, 저 녀석 진짜 총장한테 전화하는 척하네. 하하.”귀찌를 한 남성 뒤에 있는 몇 명이 크게 웃었다.귀찌를 한 남성도 웃으며 말했다. “야, 네 연기 정말 좋아, 총장보고 5분 안에 오라고 명령하다니? 내가 바보로 보이나? 전화로 위협하면 내가 무서워할 줄 알아?”“믿든 말든 5분 후면 알겠지.”운기는 냉소를 터뜨리며 어깨를 으쓱했다.“좋아, 5분만 기다려 줄게. 네가 총장을 불러올 수 있다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귀찌를 한 남성이 팔짱을 끼며 말했다.주변에 모인 학생들도 작게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대부분 운기가 말도 안 되는 허풍을 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현철도 조급하게 말했다.“학생, 그들이 아직 손을 대지 않았으니 빨리 가요. 당신은 좋은 사람이잖아요, 이 일에 그쪽을 끌어들이고 싶지 않아요!”현철도
모든 이들에게 이런 신분은 절대 강한 존재로 그들 눈에는 상위층의 부유한 3세대였다.한편 진현철은 입을 가리고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았다. ‘자신과 함께 환경 미화원의 청소차를 민 사람이 이토록 무시무시한 신분과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라고?’현철은 임운기가 자신 때문에 이 일에 연루될까 봐 걱정했었다.귀찌를 한 남성과 그의 일행들은 더욱 당황해하며 잘못 건드렸다는 것을 직감했다.“형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세요!”귀찌를 한 남성이 공포에 질려 운기에게 애원했다. 그는 운기가 자신을 개미처럼 쉽게 죽일 수 있는 존재임을 알았다.운기는 더 이상 귀찌를 한 남성을 신경 쓰지 않고 동석에게 말했다.“천 총장님, 이들은 학교의 썩은 부분들이며 금도 대학에서 제거해야 할 존재들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맞습니다, 운기 도련님의 말씀이 옳습니다.” 동석은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고 나서 동석은 귀찌를 한 남성에게 말했다.“여러분은 오늘부터 금도 대학에서 퇴학하며 다시 입학할 수 없습니다.”귀찌를 한 남성들은 고개를 숙이며 절망적으로 보였다.그들은 자신들의 학력이 끝났음을 직감했다. 만약 예정대로 졸업한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금도 대학 출신이라고 말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고등학교 학력밖에 없다.“보안팀장, 이들을 데리고 가서 퇴학 절차를 밟으세요.” 동석이 명령했다.보안팀장은 서둘러 귀찌를 한 남성들을 데리고 갔다.“천 총장님, 이 친구는 제 친구입니다. 앞으로 학교에서 좀 더 신경 써주세요.” 운기가 현철을 가리키며 말했다.“문제없습니다, 학생은 어느 반 누구입니까?”동석이 현철을 향해 웃으며 물었다.“천 총장님, 저……,저는 진현철이고 건축학과 4학년입니다.” 진현철은 약간 놀란 듯 말했다.“알겠습니다, 학교에서 어려움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직접 저를 찾아오세요.” 동석이 말했다.“감사합니다, 천 총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현철은 서둘러 감사의 말을 전했다.현철은 지금까지 학교에서 그저 무
“임운기 씨, 이게 제가 정리한 증거입니다. 류충한 씨가 몇 년 동안 회계장부를 조작해 탈세한 금액이 몇천억에 이르는데 이거면 감옥에 보낼 수 있어요.” 주현정이 말했다.“좋아요.” 운기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때, 사무실 문이 열리고 충한이 들어왔다.충한은 운기를 한눈에 보더니 현정에게 돌아서 말했다.“대표님, 저 찾으셨어요?”“충한 씨, 제가 찾은 겁니다.”운기가 말하면서 충한에게 다가갔다.“임……, 운기 부회장님이 무슨 일로 절 찾았나요?”충한이 운기를 바라보며 물었다.“충한 씨, 충한 씨는 제가 여기 온 이후로 계속해서 저를 회사에 쫓아내지 못해서 안달이잖아요? 아, 저를 죽이려고까지 했죠?”운기가 미소를 띠며 물었다.“운기 부회장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충한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인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저는 알아요. 류원해가 한 일들에도 당신이 참여했죠.”운기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윽고 운기는 책상 위의 증거를 집어 들고 충한에게 건넸다.“이것 좀 봐요.” 운기가 담담하게 말했다.충한이 문서를 받아 들어 열어봤다. 그 내용을 확인한 충한의 얼굴은 확 변했다. 이건 충한이 회삿돈을 횡령한 증거였다.충한은 잘 알고 있었다. 운기가 이것을 보여준 건 분명히 문제를 일으키려는 거였다.“충한 씨는 최고재무관리자 CFO로서 직무를 이용해 가짜 회계 장부를 만들고 탈세했으며 그 돈 전부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더군요. 참 대담하시네, 얼마나 많이 해쳐 드신 거예요?”운기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운기 씨, 저는 충재 회장님의 조카입니다. 류충재 회장님이 이 사실을 모른다고 생각해요? 그분은 알면서도 눈을 감아주셨죠. 충재 회장님도 관여하지 않는데 당신이 무슨 권리로!” 충한이 반문했다.“무슨 권리로? 저는 화정 부회장입니다. 당연히 권리가 있죠! 충재 회장님이 안 하신다면 제가 할 겁니다.”운기의 목소리가 날카로웠다.“운기 씨, 저는 당신보다 연장자입니다. 근데……, 어떻게 연장자한테
“자신을 탓하세요. 계속 저와 대결하고 싶어 하셨잖아요. 그게 본인 인생에서 가장 잘못된 선택인 것도 모르고.”임운기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류충한이 한 일들, 운기는 결코 용서할 수 없었다.그렇게 충한은 분노에 찬 채로 경비원들에 의해 끌려 나갔다.이윽고 운기는 비서 안소아를 불러 회사에 충한이 해임된 사실을 통보하라고 지시했다.동시에 충한과 한패였던 고위 임원들에게도 통지를 보내 일부는 강등시키고 일부는 해임했다.이번 청소를 통해 운기는 회사 내 자신의 적들을 모두 제거했다.또한 이번 청소를 통해 많은 자리가 비어 더 많은 유능한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할 기회를 얻었다.운기는 은씨 그룹을 무너뜨린 후 화정 그룹 회장 자리를 이어받은 다음 인사 개혁을 할 준비를 생각했다.또한, 운기는 유보성과 강정문을 본사로 옮길 계획이었다.보성은 능력이 강하고 충분히 신뢰를 주는 사람이다. 그는 창양시에서 운기를 위해 많은 일을 했고 운기도 그에게 약속했다.정문의 경우 정문은 이미 탁월한 비즈니스 능력을 갖추고 있었고 또한 운기의 사람이기에 운기는 당연히 그녀를 신뢰했다. 따라서 정문을 본사로 오게 하는 것은 당연했다.정문을 본사로 오게 함으로써 정문과 운기가 함께 살 수도 있다…….운기의 모든 것이 아름다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운기의 계획과 사업도 차질 없이 잘 진행되고 있었다.그때, 운기의 휴대폰이 울렸다. 충재가 전화한 것이었다.“운기야, 내가 곧 회사에 도착하는데 너 지금 회사에 있니? 급한 일이 있어서 당장 얼굴 보고 말해야 해.” 충재의 목소리가 다급했다.[네, 저 지금 회사에 있어요.]운기가 답했다.“좋아, 그럼 내 사무실에서 나를 기다려.” 충재가 말했다.운기는 무슨 일인지 몰랐지만 충재가 이토록 급하게 부르는 걸 보니 분명 사소한 일은 아닐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더욱이, 운기의 오른쪽 눈꺼풀이 계속 떨리니 더욱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무언가 큰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운기는 충재의 말대로 사무실로 가서 기다렸
“알겠습니다.” 임운기가 엄숙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두 사람은 서둘러 건물을 빠져나왔다.건물 밖은 바람이 불고 있었고, 날씨도 매우 음산했다. 심한 폭우가 곧 내릴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운기와 류충재가 건물을 나서자마자, 익숙한 인물이 걸어오고 있었다.“은경수!”운기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걸어오는 사람은 바로 경수였다.경수의 곁에는 중년 남성이 서 있었는데 이 중년 남성은 매우 특이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운기가 이 중년 남성을 볼 때 전에 느껴보지 못한 압박감을 느꼈다.순식간에, 경수가 운기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경수 네가 무슨 일로? 지난번 모임에서 이미 충분히 당하지 않았나?”운기는 서릿발 같은 살기를 띠며 말했다.은씨 가문이 조씨 가문을 망하게 했으니, 운기는 경수를 보며 분노가 치밀었다.“운기야, 내가 오늘 그쪽을 찾아온 이유는 네가 어떻게 궁지에 몰렸는지 구경하러 왔지.” 경수가 웃으며 말했다.“조씨 가문을 망하게 한 걸 가지고? 그게 뭐 대단한 것이라고, 은씨 가문도 며칠 못 갈 텐데.” 운기가 실눈을 뜨고 차갑게 말했다.“하하, 네가 그렇게만 생각한다면 그건 정말 큰 오산이야.” 경수가 크게 웃었다.“나 지금 바쁘니까 더 이상 할 말 없어. 꺼져!” 운기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내가 만약 안 물러난다면?” 경수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만약 네가 물러나지 않는다면 나는 울프를 시켜 너를 친절하게 대하도록 할 거야.”운기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운기가 말하는 동안 울프가 이미 걸어 나왔다.“너 정말 네가 울프 한 명 데리고 있다고 무적이라고 생각해?” 경수가 웃으며 말했다.그러자 경수가 옆에 있는 중년 남성, 독고 용일에게 말했다.“용일 삼촌, 부탁해요, 이 사람 좀 처리해 주세요.”“맡겨만 주세요.” 용일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용일은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울프에게 무심하게 말했다.“나와보세요, 너희 이런 범속한 자들이 무엇이 진짜 강자인지 봐야죠.”울
임운기는 류충재가 독고 가문에 대한 반응을 보았다. ‘왠지 모르게 충재 할아버지가 독고 가문에 대해 아는 것 같다. 조금 두려워하는 것 같기도?’“독고 가문의 사람이 어떻게 은경수와 함께 있는 건가!” 충재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충재 어르신, 모르는 것 같아서 말해주지만 전 독고 가주의 작은 딸과 약혼을 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저는 이미 독고 가문과 혼인을 한 셈이죠.”경수가 자랑스럽게 말했다.“뭐라고! 너……, 은씨 집안이 독고 집안이 사돈 관계를 맺었다고?”충재의 얼굴이 갑자기 크게 변했다.“이제야 알겠다. 은씨 가문이 마카오 그 먼 곳에서 조윤 그룹에 대한 계략을 꾸밀 수 있었던 이유를, 은씨 가문이 독고 가문의 힘을 빌렸다는 거구나!” 충재가 말했다.“하하, 축하해요, 맞추셨네요. 하지만 지금 충재 어르신이 걱정해야 할 건 어르신 자신이죠.”경수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충재와 경수가 입에 올린 독고 가문에 대해, 운기는 매우 혼란스러웠다. 금도에서 가장 강력한 가문은 금도 네 가문 아닌가?또한 충재는 서남 최고 부자였다. 그런데 이 독고 가문은 대체 어디서 나타난 건데, 충재가 그 이름을 듣자마자 그토록 두려워하는 걸까?운기는 놀랍기도 하고 의문스럽기도 했다.그때, 화정 그룹의 본부장 이정재가 화정빌딩에서 급하게 달려 나왔다.“운기 부회장님, 큰일 났습니다, 방금 각 지부의 책임자들이 전화를 걸어왔어요. 화정의 지부들이 갑자기 압수수색 영장이 날아와 지금 폐쇄되었다고 합니다. 탈세, 뇌물 수수 등에 연루되었다고 하네요.” 정재가 급하게 말했다.“뭐라고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운기의 안색이 급변했다.운기에게 화정과 경찰 사이 관계는 매우 견고해 보였다. 그런데 갑자기 압수 수색에 폐쇄 조치라니? 전혀 말이 안 된다.충재도 이 소식을 듣고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그는 급히 전화를 꺼내 성도에서 산업통상자원부에 있는 장이석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이석 청장님, 도대체 이게 무슨 짓입니까? 왜 갑자기 우리
운기가 정말로 S국 왕자를 죽인다면, 운기는 앞으로 평생 도망치게 될 거다. 결국엔 죽음이 닥친다 해도 운기에게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운기에게는 남겨진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이 있었다. 만약 자신이 평생 도망쳐야 할 신세가 된다면, 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신이 죽으면 그들은 또 어떤 상황에 놓일 것인가?이러한 생각에 운기는 손을 풀고, 즉시 계약서를 수정하여 금액을 10조로 고친 후 서명했다.계약서에 서명이 완료되자, S국 왕자는 곧바로 운기의 계좌로 10조를 송금했다. 곧이어 입금 문자가 도착했다.“가자.” 운기는 울프에게 말하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S국 왕자는 운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는 운기를 이대로 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권총을 꺼내어 운기의 등을 겨누었다.탕! 총성이 울려 퍼졌다.그러나 다시 운기를 바라보았을 때, 그는 총에 맞지 않은 듯 멀쩡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S국 왕자와 경호원들은 놀란 나머지 눈을 비볐다. 방금 발사한 총알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지?“총알 찾고 있나? 여기 내 손에 있어.” 운기는 차갑게 웃으며 손가락 사이에 낀 총알을 들어 보였다.“뭐, 뭐라고?” 그들은 운기의 손에 들린 총알을 보고 마치 머릿속이 폭발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곧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눈 앞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온몸이 얼어붙는 기분이었다.“죽어!”운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손가락 사이의 총알을 가볍게 던졌다.푹! 총알은 그대로 총을 쏜 경호원의 이마에 박혔고, 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너, 너!” S국 왕자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경악했다. 경호원의 시체가 그의 발밑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몸이 떨렸다.“임운기, 네가 감히 내 사람을 죽이다니! 넌 이제 끝장났어!” S국 왕자는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운기는 차가운
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임운기, 전혀 예상 못 했지? 결국 최후의 승자는 나야. 아침에 네게 팔라고 했을 때 기회를 주었건만, 결국 벌 받는 길을 택했네.”“S국 왕자, 고작 이 카지노 몇 개 얻었다고 진짜 승리했다고 생각한 거야? 우리 사이의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야.”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뭐라고? 너 따위가 나와 맞서 싸우겠다고?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S국 왕자는 비웃으며 한 글자 한 글자 강조해 말했다.“바로 이걸로!” 운기는 가볍게 주먹을 들어 보였다. 그의 힘, 그것이야말로 운기의 진짜 무기였다.“주먹? 하하하! 네가 아직도 조선시대인 줄 아나 보네. 주먹 하나 믿고 싸우겠다니, 정말 웃겨서 말이 안 나오네!” S국 왕자는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말은 됐고, 계약서에 서명이나 해.” 운기는 냉소를 지었다.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임운기, 여기에 아직도 200조가 적혀 있네.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 얼마 낼 생각인데?”S국 왕자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10조?” 운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니, 100원. 그거면 충분하지.”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었다.“뭐? 100원? S국 왕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옆에 있던 울프가 화를 터뜨렸다.운기 역시 얼굴에 분노의 기색이 어렸다. 운기는 이 카지노들을 사기 위해 가진 돈을 모두 쏟아부었고, 빚까지 지고 있었다. 그런데 단돈 100원을 주겠다고?“지나치다니, 주도권은 내게 있잖아? 내가 100원이라도 주겠다고 하는 게 어디야?” S국 왕자는 거만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얘기할 필요도 없겠군.” 운기는 차갑게 말했다.“임운기, 나와 거래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울 거야. 내 손에 네 생사가 달려 있거든!” S국 왕자는 비웃으며 경고했다.“그래?” 운기는 앞에 놓인 강철로
운기는 이번 사건을 또렷이 마음에 새겼다.“이번 일은 나와 진 어르신이 전력을 다해 자네 목숨을 지켜낸 셈이야. 하지만 A국의 카지노들은 어쩔 수 없이 넘겨야 할 거야. 이 문제는 S국과의 석유 자원 협력에 관한 일이라 양보할 수가 없네.” 장호동이 말했다.“알고 있습니다.” 운기는 고개를 끄덕였다.“장 어르신, 정말 감사드립니다.” 운기가 고마움을 전했다.“내가 자네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당연히 도와야지. 그리고 민서준에 대해서는 걱정 말게. 나와 진 어르신이 힘을 합쳐 천천히 처리할 테니 오래 버티진 못할 걸세.” 장호동이 말했다.“알겠습니다.” 운기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민서준은 운기가 혼자 상대하기에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러니 그를 장호동과 진성훈에게 맡기는 편이 더 나았다....장호동의 집을 떠난 운기는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그는 울프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사항을 지시했다.운기가 A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울프가 그를 공항에서 맞이했다.두 사람이 만난 후.“울프, 계약서는 준비됐어?” 운기가 물었다.출발하기 전에 이미 울프에게 준비를 지시해 둔 상태였다.“걱정 마세요, 운이 형. 계약서는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울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잠시 후, 울프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그냥 카지노를 S국 왕자에게 넘기는 게 맞나요?”“나도 아쉽긴 하지만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 운기는 고개를 저었다.잠시 침묵을 지킨 뒤,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번은 단지 작은 승리일 뿐이야. 최후의 승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걸 잊지 마. S국 왕자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울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전쟁에서의 승패는 늘 왔다 갔다 하는 법이니까요. 이번 작은 승리는 크게 문제될 게 없죠.”“참, 울프야, 내가 S국 왕자 집안 상황을 조사해보라고 했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전화를 끊은 후, 운기는 이번 일에 대해 깊이 생각에 잠겼다.운기는 지금 H국과 M국이 심각하게 대립 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S국과 H국 간의 협력은 매우 중요했다. H국은 S국의 석유 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는 두 나라의 깊은 협력 관계에 기반하고 있다. S국이 지닌 석유 매장량은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원래는 M국과 긴밀하게 협력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H국과 손을 잡게 된 것이다.단순히 S국 하나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이 문제는 H국과 M국의 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H국이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잃게 된다면 석유 자원 측면에서 약점을 잡히게 되는 상황이었다.반면 운기는, 수사라는 신분을 제외하면 아무런 배경이 없는 상인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이 명확했다.비록 운기가 수사라 해도 지금은 실단에 불과했다. 현대의 무기들은 여전히 그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운기가 빨리 달릴 수 있다 해도 미사일은 피할 수 없다. 초음속 전투기조차도 피할 수 없는 이 미사일을 피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게다가 운기에게는 친구, 가족, 연인이 있다. 그들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운기 혼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해도, 그들을 어떻게 지키겠는가?이런 생각에 잠기자 운기는 한없이 무력감을 느꼈다.“아직... 너무 부족해.” 운기는 자신의 두 손을 보며 중얼거렸다.만약 자신이 신단 이상의 강자였다면, 혹은 그 이상의 실력에 도달한 존재였다면, 이러한 상황을 쉽게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이런 문제들은 문제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의 운기에게 있어선 너무나 먼 이야기였다.이 일은 오히려 운기의 마음속에 강해지고 싶은 열망을 더욱 불태우게 했다.“좋아,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S국의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A국의 카지노들은 포기하지.” 운기는 속삭이듯 말했다.운기는 H국이 이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를 진심으로 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당장 나랑 가자!” 진수현이 얼굴을 굳히며 호통쳤다.“아버지!” 수정은 발을 구르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쪽은 운기, 한쪽은 진수현이었기 그녀는 그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이었다.운기는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정 씨, 아버님 말씀 들으세요. 전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수정은 운기의 말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수정은 진수현을 따라 집을 나섰다.그들이 떠난 후.“운기 오빠, 무슨 큰일이 생긴 거예요?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여요.” 태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운기의 손을 잡았다.“별일 아니에요.” 운기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하니, 이름이 저장되어 있지 않았지만 아침에 전화가 왔던 S국 왕자의 번호임을 기억해냈다. 그가 운기에게 A국의 카지노를 팔라고 부탁했던 그 번호였다.운기는 잠시 고민한 끝에 전화를 받았다.[임운기, 내가 아침에 말했지? 순순히 팔면 큰돈을 벌 기회라고. 하지만 네가 내 경고를 무시하고 내 실력을 무시했으니 기회를 놓치게 된 거야. 이제 알겠지 내 힘이 어떤지?] S국 왕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거만하게 말했다.“어차피 내 손에 있는 카지노를 원하는 거잖아? 네가 원한 대로 카지노를 넘길테니, 내가 보낸 사람들과 직접 서류 교환하면 되겠지.” 운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아니, 난 네가 직접 A국에 와서 나와 거래를 했으면 좋겠는데? 난 네 울상인 표정을 직접 보고 싶거든.] S국 왕자는 웃으며 말했다.“이,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어때?”운기의 눈에 분노의 불길이 일어났다.[왜? 화났어? 하하, 네가 화를 내면 나는 오히려 더 기쁘거든!]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음을 터트렸다.S국 왕자의 웃음소리에 운기는 두 손을 꽉 쥐며 분노로 손이 떨렸다. S국 왕자는 웃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너는 지금 나한테 따질 자격조차 없어. 순순히 A국으로 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운기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진수현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S국이 H국에 위협을 주기 시작했어. 목표는 바로 너야!”“뭐라고요?” 운기는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최근 H국과 S국은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H국이 S국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너는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어.” 진수현이 설명했다.운기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진수현의 말을 들으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수현은 계속해서 말했다. “운기야, 우리 아버님과 장호동 어르신께서 너를 지키기 위해 힘을 다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네 안전을 보장할 수밖에 없어. 물론, 네가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넘긴다는 조건이 붙어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정말로 위험할 거다.”“빌어먹을!” 운기는 주먹으로 식탁을 내리쳤다. 밥그릇이 덩달아 흔들리며 떨어졌다.S국 왕자가 이런 수를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운기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옆에서 수정이 운기의 팔을 살짝 잡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이번 일은 운기 씨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이건 운기 씨가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에요. 우선은 목숨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운기는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수정 씨. 절대 무리하지 않을게요.”진수현도 다시 입을 열었다. “운기야, 네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S국 왕자와 비교하면 신분이나 배경 차이가 어마어마해. 이건 네가 아무리 애써도 메울 수 없는 격차야. 이 점을 명확히 알아차려야 해.”운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진수현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분과 S국 왕자의 신분을 비교하면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였다. S국 왕자의 아버지 한마디면, 먼 곳에서도 운기를 완전히 억누를 수 있었다.“운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 진수현이 물었다.
운기는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파는 것은 그를 돕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S국 왕자가 자신에게 신세를 진 거라며 아첨을 해도, 운기는 그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운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 식사를 하러 갔다.다른 한편, A국.S국 왕자가 머무는 호텔 스위트름.쾅! S국 왕자는 테이블 위에 있던 찻잔을 바닥에 내리치고, 테이블을 발로 걷어차며 방 안에 있던 꽃병과 장식품을 닥치는 대로 부수기 시작했다.“빌어먹을! 이 망할 놈!” S국 왕자는 욕설을 퍼부으며 마음속의 울분을 터뜨렸다.그가 이미 낮은 자세로 운기에게 부탁까지 했지만, 운기는 여전히 거래에 동의하지 않았기에 그는 더욱 화가 났다. 그리고 200조 달러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은 애초에 감당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이런 엉터리 같은 조언을 해준 게 문제야! 네가 내 체면만 구겨놓은 거라고!” S국 왕자는 검은 슈트를 입은 경호원을 향해 소리쳤다.“죄송합니다, 왕자님. 보통 사업가는 이익이 우선일 텐데, 설마 그 녀석이 200조를 제안해도 거절할 줄은 몰랐습니다.” 경호원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당장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 안 그러면 네 놈을 가만 두지 않을 거야!” S국 왕자는 경호원을 향해 소리치며 위협했다.경호원은 그 말을 듣자 더더욱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왕자님, 그 녀석은 끝까지 팔지 않을 태세이니 협상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 방법으로 왕자님께서 어르신께 연락을 드려 H국을 상대로 위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임운기는 결국 평범한 사람이고 특별한 배경도 없으니, H국은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위해 저희를 도와줄 가능성이 높습니다.”“어쩔 수 없지, 결국 아버지께 부탁을 드리는 수밖에 없겠군.” S국 왕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사실 이번 일로 아버지께 도움을 청하는 것은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분명 아버지는 S국 왕자를 무능하다며 호되게 꾸짖을 것이기 때문이
“왕자님, 물론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왕자님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임운기에게서 A국의 카지노를 사들인 후에야 임운기와 등을 돌리고 천천히 처리하시면 됩니다.” 경호원이 조언했다.S국 왕자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아, 내 미래를 위해서 잠시 참아주지.”...한편, 수원.점심 무렵, 운기가 다시 눈을 떴을 때 태나는 이미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운기는 침대 옆에 남겨진 쪽지를 발견했다. 쪽지를 집어 들어 읽어보니, 거기에는 귀여운 메시지와 함께 작은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태나가 남긴 것이 분명했다.[자기야, 나 점심 준비하러 내려가 볼게요. 일어나면 꼭 내려와서 밥 먹어요!]운기는 쪽지를 보며 중얼거렸다. “아영 씨는 정말 착한 분이야. 절대 실망시키지 말아야지.”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또 다른 문제는 설아, 정문, 서연, 그리고 조영에게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였다. 그녀들이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 줄 거라 믿고 있었지만, 그래도 스스로도 조금 부끄러웠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화면을 보니 A국에서 걸려온 낯선 번호였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운기가 전화를 받자 S국 왕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운기씨죠? 전 S국 왕자입니다. 직접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할 이야기라니? A국 카지노를 사고 싶어서 연락한 거죠?” 운기가 웃으며 물었다. 사실 운기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A국 카지노를 통합하는 문제는 S국 왕자의 명성과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이었다. 비록 그가 울프를 통해 답을 전했더라도, 이렇게 다시 연락해 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맞습니다, 전 운기 씨가 가지고 계신 카지노 전부를 사고 싶습니다. 가격은 원하시는 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저희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 해도,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영원한 적이란 없는 법이잖아요, 어쨌든 이익이 우선인 법 아니겠어요?]S국 왕자가 말했다.“일리가 있네요. 음... 그럼 이 정도로 하죠. 200조
게다가 태나가 정말로 목적이 있어서 자신에게 접근한 것인지 아닌지는, 함께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다. 그런 목적이 있었다 해도, 운기는 손해를 본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의 첫 경험을 빼앗아 간 셈이니 말이다.“정말이에요?” 태나는 눈물을 닦은 채 밝게 웃으며 맑고 반짝이는 눈으로 운기를 쳐다봤다.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물론이죠. 다만... 저를 싫어하거나 원망하진 않으시죠?” 운기가 조심스레 물었다.“제가 왜 운기 오빠를 싫어하겠어요. 오히려 제가 더 걱정이었어요. 오빠는 대단한 분인데, 저는 그저 평범한 여자일 뿐이라서...” 태나는 스스로가 초라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그런 생각은 하지 마요. 앞으로 아영 씨는 제 여자이고 제가 끝까지 책임질 거예요.” 운기는 그렇게 말하고 태나를 부드럽게 품에 안았다.“네... 정말 고마워요.” 태나는 운기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피어올랐다.태나는 자신이 써먹은 이 ‘밀당’이 위험한 한 수였지만, 결국 성공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이제 운기의 여자가 되어 그의 신뢰를 얻기만 하면, 언젠가 YJ신약의 제조법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태나는 그 제조법을 가지고 D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회사를 차리고, YJ신약을 D국 전역에 판매해 큰돈을 벌 생각이었다. 태나는 그 돈으로 천씨 가문을 인수해, 자신을 무시했던 천태성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녀는 천태성과 천씨 가문 모두에게 자신이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참, 아영 씨에게 솔직히 말할 게 있어요. 사실 저에겐 이미 네 명의 여자친구가 있어요.” 운기는 고백하듯 말했다.“운기 오빠, 저는 오빠의 여자로서 오빠 곁에만 있으면 돼요. 오빠 마음에 제가 조금이라도 자리 잡고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저는 그냥 오빠와의 집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할게요.” 태나는 상냥하게 말했다.목적을 가지고 있는 태나로선 운기에게 거부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