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대표님, 저는 그냥 가난뱅이입니다. 제가 서연에게 어울리지 않겠죠.”임운기가 웃으며 말했다.“임운기 씨는 너무 겸손해요. 자, 두 사람에게 술 한잔 올릴게요. 두 사람이 하루빨리 부부가 되길 기원합니다.”서 대표는 웃으며 술잔을 들었다.임운기가 어떤 신분과 지위를 가졌는지 서 대표는 잘 알고 있다.“아빠! 무슨 소리하는 거예요!”서연은 서 대표를 노려보았다.임운기도 어이가 없었다. 자신과 서연이 하루빨리 부부가 되길 기원한다? 그게 무슨 얘기인가.“그냥 너희 둘을 축복하는 거야. 자! 꼭 원샷해야 해!”서 대표가 웃으며 말했다.하여 임운기와 서연도 술잔을 들었다.서 대표가 무조건 원샷하라고 했으니 임운기는 그의 체면을 봐 술잔을 비웠다.서연도 술잔을 들고 벌컥벌컥 들이켰다.두 사람이 마시려 하자 서 대표는 눈치를 보더니 재빨리 자신의 잔에 있는 술을 버리고는 다 마신 척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서연과 임운기는 술잔을 비웠다.서 대표는 또 즉시 일어나 다시 서연과 임운기에게 잔을 가득 채운 다음 다시 두 사람에게 한 잔 권했다.이번에도 서 대표는 방금과 같은 수작을 부렸다.두 잔을 비운 뒤에 서연이 말했다.“아빠, 나……머리가 어지러운 것 같아요.”서연은 고개를 숙이고 고개를 저었다.“연아, 너 주량이 예전보다 못하네. 이제 겨우 두 잔인데 취하다니.”서 대표가 말을 하더니 미소를 지으며 임운기를 바라보았다.“임운기 씨, 당신은 내 딸의 남자친구잖아요. 내 딸이 취했으니 부축하여 방에 들어가서 쉬게 하는 게 어떻겠어요?”“서연의 방은 어디죠?”임운기가 물었다.“2층 제일 안쪽에 있는 방입니다.”서 대표가 말했다.“알았어요.”임운기는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나서 서연을 부축했다.“네 주량이 이렇게 약할 줄은 몰랐네. 나보다 못하다니.”임운기는 말하면서 서연을 일으켜 세웠다.이때의 서연은 이미 심하게 취한 것 같았다. 임운기가 그녀를 부축하자 그녀는 녹초가 된 채 임운기에게 기대었다.서연에게서 나는 은은한 향
“가지 마!”한 시간 뒤 두 사람은 이렇게 흐리멍덩하게 잠이 들었다.세 시간 후.“악!”비명소리에 임운기는 깜짝 놀라 깨어났다.임운기는 너무 놀라 침대에서 벌떡 앉았다. 서연이 비명을 지른 것이다.그 시각 서연은 이불로 자신의 몸을 가리고 사람을 잡아먹을 듯한 눈빛으로 임운기를 바라보았다.“이 나쁜 놈아! 너……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서연은 억울해 소리를 질렀다.“서연아, 잠자리를 할 때 네가 흥분하며 소리까지 질렀잖아. 방금 발생했던 일을 잊었다고 하지 마.”임운기가 어쩔 수 없이 말했다.비록 방금 약 효과 때문에 이성을 잃었지만 당시의 기억은 여전히 남아 있다.“나쁜 놈! 나쁜 놈! 나쁜 놈!”서연은 임운기의 어깨에 펀치를 날렸다.“내가 왜 나쁜 놈이야. 네가 나보고 가지 말라면서 날 안았어.”임운기는 어이가 없었다.“그리고 우리가 마신 술에 분명히 약이 들었어. 약을 넣은 사람은 너희 아빠고. 내 탓을 하면 안 돼. 나도 피해자야!”“듣기 싫어! 넌 나쁜 놈이야! 나쁜 놈!”서연은 결국 눈물까지 흘렸다.임운기가 이불을 들어보니 침대 시트에 붉은색 혈흔이 있는 걸 보아 서연이 처음이라는 것을 증명한다.“서연아, 이유가 어떻든 이 상황이 되었으니 내가 반드시 널 책임질 거야!”임운기는 갑자기 진지한 기색을 드러냈다.비록 임운기는 두 사람 모두 약을 먹은 상태에서 관계를 맺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유가 어떻든 이미 발생한 일이니 임운기는 서연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임운기는 말을 하고는 서연을 안았다.“꺼져! 누가 너한테 책임지라고 했어! 네가 무슨 책임을 질 수 있는데!”서연은 임운기를 밀쳐내며 안지 못하게 했다.“너……책임지는 걸 원하지 않아?”임운기는 놀란 표정으로 서연을 쳐다보았다.“쓸데없는 소리! 난 네가 책임지는 걸 원하지 않아!”눈시울이 붉어진 서연은 아주 불쌍해 보였다.“옷 입고 나가!”서연은 문을 가리키며 명령했다.“그래.”임운기는 일어나 재빨리 옷을 입었고 서연은 눈을 감고
임운기는 말을 마치고 별장 밖으로 걸어갔다.“제가 배웅할게요.”서 대표는 급히 임운기의 뒤를 따라 배웅했다.……임운기가 떠난 지 약 10분 뒤.서연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위층에서 내려왔다.“딸, 내려왔어?”서 대표가 얼른 웃음을 지으며 걸어 올라갔다.서연은 고개를 들어 원망의 눈빛으로 서 대표를 바라보았다.“서정우, 이 나쁜 놈! 어떻게 딸한테 이럴 수가 있어. 아빠는……정말 짐승보다 못해요!”화가 난 서연은 주먹으로 서 대표를 때렸다.“딸, 아빠도 널 위해서 이러는 거야. 임운기는 틀림없이 좋은 남자야. 그에게 시집가면 나쁠 게 없어! 그냥 책임지게 해! 어차피 너희는 관계까지 맺었잖아.”서 대표가 말했다.“듣기 싫어요! 아빠를 보고 싶지도 않아요!”서연은 발을 동동 구른 후에 몸을 돌려 위층으로 뛰어갔다.‘이거……됐어. 좀 진정할 시간을 주는 게 좋겠어.’서 대표가 중얼거렸다.서 대표는 딸에게 진정할 시간을 며칠 정도 주면 딸이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한편.임운기가 집에 돌아오자 이미 밤 10시가 지났다.임운기는 침대에 누웠지만 머릿속에는 서연과 격전을 벌이는 장면과 마지막에 서연이 울며 자신을 내쫓는 장면이 반복됐다.그 생각을 하자 임운기는 몸을 뒤척였고 가슴이 답답했다.비록 서연은 말끝마다 자신에게 책임지지 말라고 했지만, 양심이 내키지 않는다.어쨌든, 임운기는 내일 다시 서연을 찾아가기로 결정했다.그렇게 임운기는 무거운 생각 속에서 어렴풋이 하룻밤을 보냈다.다음 날, 오전 방과 후.서연 교실 입구.임운기는 교실 입구에 서 있다.교실 안의 학생들이 무리를 지어 교실에서 나왔다.“엥? 람보르기니를 타고 다니는 부자 아니야?”“왜 우리 교실로 온 거지? 설마 퀸카 서연을 찾으러 온 걸까?”“응, 그럴 거야! 아쉽게도 서연은 오늘 수업에 오지 않았는데!”……교실에서 나온 많은 학생은 한눈에 임운기를 알아보고는 작은 소리로 의논하기 시작했다.임운기가 서연이 수업에 오지 않았다는 것을 들었을
임운기에게 차 한 대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그리고 임운기는 몇 달 동안 차가 없이 생활할 수 없었다.오후 방과 후.임운기는 낯선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세요?”임운기가 통화버튼을 누르고 말했다.“당신이 임운기인가요?”전화에서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제가 임운기입니다만, 당신은 누구시죠?”임운기가 물었다.“난 너의 중학교 동창 서민아야.”상대방이 말했다.“서민아?”임운기는 멍해졌다.이 이름을 임운기는 잊을 수 없었는데, 그 이유는 그녀가 바로 그의 첫사랑이기 때문이다.초중 2학년 때 사랑에 눈을 뜬 임운기는 같은 반 학생 서민아를 좋아하게 되었다.서민아는 생긴 것도 괜찮았고 성격도 발랄했다.그때 임운기는 자신이 어디서 얻은 용기인지는 몰라도 서민아에게 연애편지를 쓴 뒤 몰래 서민아의 책상에 놓았다.임운기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은 서민아가 자신에게 답장했고 임운기의 고백을 받아줬다는 것이다.임운기는 지금까지도 당시의 자신이 얼마나 기뻐하고 격동되었는 지를 기억하고 있다.안타깝게도 이 연애는 3개월 동안만 진행되다 결국 서민아가 임운기를 차버렸다.그 이유는 더 우수한 남자가 그녀에게 고백했고 그녀는 그 남자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임운기는 그때 미친 듯이 그 남자를 찾아갔는데 오히려 그 남자에게 한바탕 얻어맞았다.임운기는 당시 무려 1년 넘게 슬퍼했다. 원래 임운기의 성적은 앞자리를 차지했었는데 그 일로 많이 하락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물론 지금은 이미 까맣게 잊어버렸고 추억 속의 지나간 청춘으로 간주하였다.“서민아, 무슨 일 있어?”임운기가 입을 열었다.임운기는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던 서민아가 갑자기 자신에게 전화할 줄은 몰랐다.“임운기, 나 내일 12시에 결혼식을 올려. 장소는 스카이호텔인데 참석해줘.”서민아가 말했다.“나를 초대한다고?”임운기는 멍해졌다.그녀의 결혼식에 자신을 초대한다고? 임운기는 매우 놀랐다.“그래, 너도 내 첫사랑이니까 당연히 초대해야지.”서민아
말을 다 한 후 임운기는 바로 호텔로 걸어갔다.호텔 입구에 축의금을 받는 곳이 설치되어 있었다.“여기 서민아의 결혼식장이죠?”임운기가 물었다.“맞아요, 축의금을 내시게요? 얼마나 내실 건가요?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축의금을 기록하는 남자가 물었다.“10만 원이요, 저는 임운기라고 합니다.”임운기는 아무렇지 않게 10만 원을 던져줬다.임운기는 지금 돈이 많지만, 서민아에게 너무 많은 축의금을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어머, 임운기 아니야?”누군가의 소리가 뒤에서 들려와 임운기가 고개를 돌려 보니 파마를 하고 옅은 남색 양복을 입고 있어 유행에 민감해 보이는 젊은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누구?”임운기는 그를 한 번 훑어보았다.“나, 호민, 예전에 너에게서 서민아를 빼앗은 사람, 기억 안 나?”남자가 웃으며 말했다.“호민?”임운기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면서 갑자기 생각났다.예전에 임운기는 서민아와 3개월간 연애하다가 후에 바로 이 호민에게 빼앗겼는데 당시 임운기는 화가 나 이 호민을 찾아가 따졌다가 호민과 호민의 몇몇 친구들에게 한바탕 폭행을 당했다.호민은 탁자 위의 10만 원을 힐끗 쳐다보더니 웃으며 말했다.“임운기, 설마 10만 원짜리 축의금을 내려는 건 아니겠지? 이…… 이건 너무 초라하지 않아?”“그렇게 많이 내서 뭐해? 나는 그녀와 아무 상관도 없는데.”임운기가 어깨를 으쓱했다.호민은 임운기의 옷차림을 위아래로 살펴보고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돈이 없으면 솔직히 말해, 무슨 이유가 그렇게 많아.”곧이어 호민은 축의금을 내는 곳으로 갔다.“호민, 60만원!”호민은 돈 한 뭉치를 책상 위에 놓고 고개를 쳐들고 가슴을 쑥 펴고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였다.축의금을 낸 후.“임운기, 다들 옛 동창들이니 같이 들어가자.”호민이 거만하게 말했다. 그가 임운기를 보는 눈빛은 마치 다른 사람보다 한 수 위인 것 같았다.“필요 없어.”임운기는 한마디 대답하고 곧장 결혼식장으로 갔다.호민은 임운기의 뒷모습을 보고 웃
신랑은 임운기의 뒷모습을 보고 이를 악물고 말했다.“이렇게 초라한 옷을 입은 빈털터리가 감히 내 결혼식에서 나에게 이렇게 말하다니?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신랑은 지금이 결혼식을 올릴 때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임운기를 손봐주지 않았다. 평소라면 그는 아마도 몇 사람을 불러 임운기를 한바탕 때렸을 것이다.“결혼식이 끝나면 내가 너를 손봐줄게.”신랑은 이 말을 뱉은 후에야 몸을 돌려 계속 손님을 맞이했다.서민아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단지 마음속으로 이 임운기가 여러 해 동안 보지 못했는데, 여전히 이렇게 잘살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잘살지 못하기만 할 뿐만 아니라 눈치도 없어서 감히 그녀의 남편에게 막말을 뱉었다.……임운기는 연회석 구역에 들어간 후 갑자기 한 식탁에 옛 남자친구 석이라고 쓰여있는 상을 발견했는데 그곳엔 두 사람이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임운기는 한번 훑어보았다. 그들 두 사람은 모두 양복을 입고 손목시계를 차고 깔끔한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하나는 좀 말랐고, 다른 하나는 반대로 좀 뚱뚱하고 머리를 노랗게 염색했다.반면 임운기는 편한 옷차림으로, 평일에 입는 평상복을 입고 왔다.임운기는 잠시 생각하고 바로 이 테이블로 가서 앉았다.자리에 앉은 후.“이런, 또 한 명 왔네.”“이봐요, 당신도 서민아의 전 남자친구예요? 당신은 언제 그녀와 사귀었어요?”임운기가 앉자마자 이 두 젊은 남자가 너나 할 것 없이 임운기에게 물었다.“중학교 2학년 때요, 그녀의 첫사랑이에요.”임운기는 담담하게 말했다.이 일도 숨길 것이 없어서 임운기는 직접 말했다.“와, 첫사랑이군요, 그럼 그녀가 그때 당신을 어떻게 찼어요?”말라깽이는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노랑머리 뚱보도 임운기를 보면서 답을 알고 싶어 했다.“왜냐하면, 내가 그때 서민아를 그의 손에서 빼앗아 갔기 때문이죠!”임운기가 대답하기도 전에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곧이어 한 줄기 그림자가 책상 앞에 가서 앉았다.임운기가 눈을 똑바로 뜨고 보니 방금
“나는 화정 그룹 아래의 공사팀에서 일하고 있는데 관리직이에요. 한 달에 400만 정도 받는데 화정의 고액의 보너스와 배당금을 더하면 한 달에 평균 900만 원 정도 돼요.”호민이 말했다.“와, 화정처럼 대단한 회사에서 일하고, 게다가 버는 것도 많다니, 대단해요!”말라깽이와 노랑머리 뚱보는 모두 호민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호민은 득의양양하고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임운기는 그들의 토론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그들과 토론할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다만 임운기는 호민이 화정 그룹 아래의 공사팀에서 사업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살짝 놀랐다. 지난날의 연적이 뜻밖에도 자기 회사 아래에서 사업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이때 호민은 갑자기 임운기를 보고 웃으며 물었다.“운기야, 너는?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어?”호민의 말투에는 조롱이 섞여 있는데 80% 는 이를 빌어 임운기를 조롱하고 자신을 높이려는 수작이었다.“나? 청양대학교에서 공부해.”임운기는 담담하게 말했다.“청양대? 2류대학인데 나중에 졸업해도 장래성이 없어.”호민은 시큰둥하게 말했다.“맞아요, 청양대는 확실히 평범해요.”말라깽이와 노랑머리 뚱보는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그들의 눈에 여기 있는 이 네 사람 중 임운기가 가장 장래성이 없고 옷도 초라했다.임운기는 차갑게 웃었다.“장래성이 없다고? 호민, 사실대로 말하자면, 너는 내 눈에는 아무것도 아니야. 네가 나와 한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는 것은 모두 너의 복이야.”“뭐?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하.”호민은 크게 웃고 나서 말했다.“너 잘 봐봐, 자신이 얼마나 초라하게 입었는지. 너는 가난한 대학생인데, 감히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 네가 무슨 근거로 그래?”“왜 그런지 알고 싶어? 말하면 깜짝 놀랄걸.”임운기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뭐? 깜짝 놀란다고? 하하!”호민은 마치 아주 우스운 농담을 들은 것처럼 하하 웃었다.말라깽이와 노랑머리 뚱보도 입을 가리고 비웃었다.“호민, 내가 장담하는데
약 20분이 지난 후에야 호민과 말라깽이, 노랑머리 뚱보 세 사람이 다시 이 테이블로 돌아와 앉았다.“정말 생각지도 못했어요. 신랑이 의외로 정 대표님도 초대했네요. 정 대표님의 자산은 400억에 달해요. 그가 이 결혼식에 참가할 수 있다는 것은 이 결혼식이 빛난다는 거죠.”호민의 말에 말라깽이도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이 신랑은 좀 능력이 있나 봐요. 의외로 정 대표님도 초대할 수 있다니. 쯧쯧, 정 대표님은 틀림없이 오늘 이 결혼식장에서 신분과 지위가 가장 높은 존재일 거예요!”“안타깝게도 정 대표님 같은 직급을 우리는 인사할 자격이 없네요.”노랑머리 남자가 말했다.“여러분, 조용히 하세요. 결혼식이 곧 시작되니 신랑, 신부가 손을 잡고 무대에 오르는 것을 열렬한 박수로 환영해주세요.”사회자가 마이크를 들고 말하자 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온 장내에 퍼졌다.임운기를 계속 조롱하려 했던 호민은 이 말을 듣고서야 멈췄다.이때 신랑과 서민아가 천천히 무대에 올라갔고 결혼식이 시작되었다.결혼식은 대개 다 비슷해서 임운기는 별 관심이 없었다.오히려 호민 세 사람이 작은 소리로 의논하고 있었다.“서민아는 너무 예쁘다고 말할 수 없지만, 좀 매력이 있는 편인데, 마지막에 늙은 남자를 찾아 결혼한 것도 모자라 이렇게 못생겼을 줄은 몰랐어요.”“물론 돈 때문이죠, 그녀가 부자를 찾아 결혼할 수 있는 것도 그녀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어요.”“이 말도 뒤에서 하는 말이니, 절대 서민아와 그녀의 남편이 듣지 못하게 해야 해요.”……몇 가지 절차가 있고 난 뒤.“여러분, 오늘 우리 신랑은 귀한 분 한 분을 모셨습니다. 아마 모두 알고 계실 것인데 그분은 바로 정 대표님이십니다. 정 대표님을 특별 손님으로 모시고 무대에 올라 신랑 신부에게 축사를 해 주십시오. 모두 박수로 환영해주세요.”사회자의 말투는 격앙되었다.“와!”결혼식장에서 열렬한 박수가 터져 나왔는데, 역시 정 대표님의 남달랐다. 누가 감히 정 대표님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겠는가?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