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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2화

“고도훈!”

바로 이때 정신을 차린 고향기가 윤도훈을 향해 다급하게 소리쳤다.

당장이라도 백아름을 죽일 것만 같은 그를 막는 듯한 뉘앙스로.

백아름 앞으로 다가온 윤도훈은 고향기의 소리를 듣고서 눈동자가 작게 일렁이더니 살기를 조금 거두었다.

이윽고 그는 차갑게 웃으며 백아름을 향해 말했다.

“내가 다른 건 몰라도 은혜든 원수든 받은 대로 꼭 갚아주는 성격이거든. 호정우가 발로 날 찼으니 나도 그대로 돌려준 거야. 그렇다면, 넌 어떻게 될까?”

말하면서 윤도훈은 고개를 돌려 화산구 방향 쪽으로 다가가 화산구를 가리키며 덧붙였다.

“너한테는 특별히 두 가지 선택지를 줄게.”

“첫째, 지금 당장 뛰어내려서 저 맹수인지 뭔지 유인한다.”

“둘째, 나한테 죽는다.”

그 말을 듣고서 백아름의 얼굴에는 조롱하는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는 뜻인가? 내가 널 도구로 사용해서 너 또한 날 도구로 사용하려는 거야?’

“죽일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죽여 봐!”

윤도훈을 죽일 듯이 노려보며 백아름은 이를 갈며 대답했다.

좌절감으로 인해 이미 죽은 것과 다름이 없는 백아름이었다.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남자가 지금 자기 목숨을 손에 쥐고서 좌우지하는 것이 죽고 싶을 정도로 싫고 역겨웠다.

지금껏 고개를 숙여본 적이 없는 백아름인데, 절대 이러한 ‘협박’으로 순순히 고개를 숙 일리가 없다.

“좋아. 어쩌면 네 시체로 저 맹수인지 뭔지 유인할 수도 있을지도 몰라.”

그러한 대답을 할 것이라고 예상이라도 한 듯한 윤도훈은 아무런 표정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호!”

바로 이때 화산구 아래쪽에서 또다시 포악한 기운으로 가득 차 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윤도훈은 콧방귀를 뀌고서 바로 백아름을 향해 손을 쓰려고 했다.

한숨 돌린 백아름은 겨우 힘겹게 일어서서 윤도훈과 사생결단을 펼치려고 했다.

그러나 바로 이때.

“헤헤헤.”

“하하하.”

“시끌벅적하네. 사람들이 엄청 많아.”

“재밌어. 아무 재밌어.”

소리에 따라 고개를 돌려보니 산꼭대기 위에 서 있던 한 그림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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