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소리하지 마요! 당신이야말로 목숨이 위험할 것 같네요!”인광준은 완전히 화가 나서 무시무시한 얼굴로 말했다.흰 가운을 입은 유 닥터가 냉소하며 말했다.“저희 병원은 인 대표님 아드님의 병세를 안정시켰어요. 대표님 아들은 만성 과립구성백혈병에 걸렸고 지금은 만성기인데 갑자기 생명이 위험하다니요! 시비 거는 겁니까?”“전 백혈병 때문이라고 한 적 없어요! 이 아이는 독에 중독되었어요!”윤도훈이 설명했다.용의 기운을 두 눈에 주입한 윤도훈은 겸이의 체내에서 검푸른색의 독소가 유동하고 있는 걸 보았다.그것은 이제 곧 심맥에 침입할 것이다.“그게 무슨 말이죠? 저희 병원이 환자에게 독을 썼다는 말입니까?”유 닥터는 더욱더 화가 났다. 그는 윤도훈을 손가락질하며 호된 목소리로 물었다.“제 말은 그 뜻이 아닙니다. 어떤 음식들은 서로 상극이라 그 자체로는 독성이 없을지 몰라도 함께 먹으면 치명적일 수 있어요.”윤도환이 고개를 저었다.“장난해요? 우리 국인 사립병원의 레시피가 이런 저급한 실수를 저지른다는 게 말이 돼요?”유 닥터는 못마땅한 얼굴로 불만스레 인광준을 바라보았다.“인 대표님, 이 사람이 헛소리하는 걸 듣고만 계실 겁니까? 저희가 믿음직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그럼 이 사람에게 아드님의 치료를 맡기시죠?”그 말에 인광준은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유 선생님, 전 절대 그럴 생각이 없습니다.”말하면서 그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이진희 씨, 얼른 이 사람 내보내시죠.”도운시 상류층이라면 이진희가 데릴사위를 찾고 있다는 걸 대부분 알고 있었고 어떻게 된 일인지도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조금 전 기사는 윤도훈이 이진희의 약혼자라고 했다. 그래서 인광준은 곧바로 윤도훈을 형용할 단어 몇 개를 떠올렸다. 쓸모없는 사람, 기생오라비, 수치를 모르고 허영심만 가득한 사람.그러니 그가 윤도훈이 한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아들은 계속해 이곳에서 치료받아야 했기에 절대 이곳 의사에게 밉보여서는 안 됐다.이진희는 자신을 부르
삐! 삐! 삐!10분 뒤, 기계에서 들리는 소리가 다시 안정적으로 변했다.겸이의 오른쪽 엄지발가락에서 나온 피는 푸른색이었다.닭 피를 마시자 아이의 상태가 기적적으로 안정을 되찾았다.“다행이에요! 정말 다행이에요!”인광준은 너무도 기뻐서 눈물을 흘렸고 더할 나위 없이 감격했다.유 닥터는 식은땀을 닦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조금 전 그는 엄청난 압박을 느꼈다.만약 인광준의 아들에게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겼더라면 병원도 망하고 그도 큰일 났을 거다.“유 선생님, 정말 아이가 중독되었나요?”이진희가 물었다.인광준은 분통을 터뜨리며 유 닥터를 노려보았다.“병원 음식에 독이 있다니 말이 돼요?”“아뇨!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저희가 왜 독을 넣겠어요?”유 닥터는 얼굴이 잿빛이 되었다. 그는 곁눈질로 옆 탁자 위에 놓인 도시락을 보았다.그 안에는 뱀탕이 들어있었다!“이 뱀탕은 어디서 난 거죠?”유 닥터는 무언가 떠오른 듯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이건 제 아내가 보양식이라면서 아이를 위해 만든 겁니다. 왜 그러시죠?”인광준이 물었다.“알겠어요! 바로 이 뱀탕 때문이에요! 오늘 병원에서 제공한 일반식에는 흰 무가 있었어요. 이 두 음식은 독이 없지만 같이 먹으면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어요!”유 닥터는 고개를 저으며 탄식했다.“아까 그 젊은이가 이걸 보아냈을 줄은 몰랐네요. 그 사람 말이 맞았네요. 전부 맞았어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인광준의 표정이 달라졌다.자신이 가져온 뱀탕 때문에 아들이 죽을 뻔했다.만약 윤도훈이 떠나기 전 당부하지 않았더라면 일이 어떻게 됐을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그 순간, 인광준의 마음속에 두려움, 미안함, 감격이 한데 어우러졌다.그는 이희진의 앞에 서서 말했다.“이 대표님, 저 대신 그분께 감사 인사를 전해주세요. 그리고 이 대표님 회사와 협력하겠습니다. 저번에 이 대표님이 말씀하셨던 조건대로 며칠 뒤 계약서에 사인하시죠. 참, 다음번에 다시 만날 때는 그분과 동행하셨으면 합니다. 제 아들
30분도 되지 않아 윤도훈은 서안구 시장에 도착했다.시장 입구 쪽 거리에 꽈배기를 파는 곳이 있었다.이렇게 먼 곳까지 온 이유는 그 가게가 좋은 기름을 쓰기 때문이었다.“사장님 1kg, 아니 1.5kg 아니, 5kg 주세요. 그리고 순두붓국 두 그릇 포장해주세요!”윤도훈이 사장에게 말했다.사장은 이상한 눈길로 그를 바라보았다.“혹시 장사 망치러 온 건 아니죠?”윤도훈은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아뇨, 일단 돈부터 드릴게요.”왼쪽 신장에서 용의 기운이 끊임없이 흘러나와 육체를 강화하고 있었고 윤도훈의 몸은 마치 블랙홀처럼 대량의 양분이 필요했다.율이도 배가 고프겠지만 윤도훈이 훨씬 더 배가 고팠다.그는 지금 소 한 마리도 통째로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윤도훈이 먼저 돈을 내겠다고 하자 사장은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 그는 앞에 놓인 꽈배기를 가리키며 말했다.“이것뿐이에요. 여기에 하나 더해도 5kg는 안 될 것 같네요. 일단 무게 재볼 테니까 있는 만큼 가져가요.”“알겠어요!”운도훈은 고개를 끄덕였다.바로 그때, 한 무리 사람들이 그 가게로 왔다.맨 앞에 선 사람은 위엄있는 얼굴의 노인이었는데 그는 인형처럼 생긴 여자아이의 손을 잡고 다가왔다. 여자아이는 6, 7살 정도 돼 보였다.그들 외에도 잘생긴 청년 한 명과 기세가 남다른 중년 남성이 있었다.“할아버지, 손 선생님이 할아버지는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안 된다고 그랬어요. 할머니께서 할아버지가 꽈배기를 먹었다는 걸 아시면 혼나실 거예요!”잘생긴 청년이 쓴웃음을 지었다.“내가 언제 꽈배기를 먹으러 왔다고 했어? 난 아침 운동하러 나온 거야. 알겠어?”어르신은 청년을 흘겨보며 말했다.“네! 네! 할아버지는 아침 운동하러 나온 거죠.”할아버지를 어떻게 할 수 없었던 잘생긴 청년은 그저 쓴웃음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였다.다들 나이가 들면 어린아이가 된다더니, 한때 위세를 떨쳤던 그의 할아버지도 예외는 아니었다.“이 가게는 좋은 기름을 써. 순두붓국도 맛있고. 가서
송영태는 다급하게 주저앉아 송가네 할아버지의 입을 벌리고는 우황청심환을 넣어드렸다. 하지만 송가네 할아버지는 전혀 호전되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눈 깜짝할 사이에 낯빛이 새하얗게 질린 채, 더욱 고통스러워했다.“할아버지! 할아버지!”송영태는 잔뜩 겁을 먹고 소리를 질렀다.송가네 할아버지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그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처지가 될 것이다.송 씨 집안에서 절대로 이런 비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은 물론이고, 도운시가 발칵 뒤집힐 수도 있었다.은표는 휴대전화를 꺼내고 119에 전화를 걸어 구급차를 불렀다.주위를 지나던 행인들과 옆 테이블에서 식사하던 사람들도 손가락질하며 수군대기 시작했다.“어떻게 된 거죠?”“심장병이라고 하는 것 같아요!”“이 가게 꽈배기에 무슨 문제 있는 건 아니겠죠?”다급한 상황이 되자, 송영태는 송가네 할아버지의 인중을 누르려고 했다. 손이 송가네 할아버지의 인중에 닿는 순간, 송영태의 얼굴빛이 확 달라졌다.송가네 할아버지의 호흡이 뜻밖에도 이미 멈췄다!이어서 그는 급히 송가네 할아버지의 맥박을 살피더니 털썩 바닥에 주저앉으며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맥박까지 멈춰버린 것이다!송가네 할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신 것일까?“제기랄, 꽈배기에 뭐가 들어간 거죠! 할아버지가 드시자마자 쓰러졌잖아요?”“당장 사실대로 말해요! 우리 할아버지한테 무슨 일 생기면 당신 가족들까지 가만두지 않겠습니다!”송영태는 얼굴을 붉히며 가게 주인을 향해 돌진했고 그의 멱살을 잡으며 고함을 질렀다.“아... 아닙니다, 아무것도 넣지 않았어요! 가장 좋은 밀가루 반죽을 가장 좋은 기름에 튀겨낸 것입니다, 아무것도 안 넣었어요!”가게 주인은 울상을 지으며 해명했다.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그는 윤도훈한테 팔려던 꽈배기의 반을 송가네 할아버지 일행한테 팔지 않았을 것이다.그만 돌아가시려던 송가네 할아버지를 불러 세운 건 가게 주인이다!괜히 속물처럼 송가네의 비위를 맞추려 하다가 이런 화를 입게
다만 주선미는 요염하고 섹시하게 차려입고, 걸을 때마다 허리를 뒤로 젖히며 요염한 분위기를 풍겼다. 섹시하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여자다!윤도훈도 전에는 자그마한 재력가에 속했기에 그동안 주선미는 윤도훈의 돈으로 자신을 케어하여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했다.그녀한테서 아이를 낳은 흔적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윤도훈은 자신의 전처가 다른 남자의 품에 안겨 있는 것을 보자, 가슴이 아팠다.“돈 빌리러 온 거 아니야! 율이 치료에 쓰일 돈은 이미 준비됐어!”윤도훈이 차갑게 말했다.“돈 빌리려는 목적이 아니라면, 대체 왜 나를 미행하는 거야? 미련이라도 남은 거야? 헛된 생각은 제발 접어!”주선미가 눈썹을 씰룩대며 윤도훈을 경멸하듯 쳐다보았다.“거지 같은 놈, 아직도 선미를 쫓아다녀? 미련이 남아? 거울 좀 봐봐, 선미가 너한테 돌아가는 일은 절대로 없을 거야. 단념해...”유현은 주선미의 허리를 감싸더니 주선미의 얼굴에 볼 뽀뽀를 했다.“맞아... 유현 오빠, 너무 자극하지 마. 잘못된 선택이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주선미는 몸을 배배 꼬면서 유현한테 애교를 부렸다.이 광경을 본 윤도훈은 속이 메슥거렸고 얼굴을 찡그렸다.윤도훈은 주선미 같은 여자와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 사랑할 것으로 생각했던 그때의 자신이 너무 어리석은 것 같았다.“윤도훈, 빨리 안 꺼져? 남의 영업장에 피해 주지 말고 꺼져! 여기는 밥 한 끼 먹는데 몇백만 원이나 필요한 곳이야! 내가 유현 오빠를 만나지 못하고 계속 너 같은 멍청이랑 같이 살았다면, 이런 곳엔 평생 발도 못 들였을 거야! 다시 한번 경고하는데, 자꾸 나를 미친 듯이 따라다니지 말아 줘! 그리고 앞으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 자꾸 내 앞에 나타날수록 난 네가 더 역겨울 뿐이야!”주선미는 선을 넘는 말들을 서슴없이 하면서 경멸하는 표정을 지었다.“내가 미친 듯이 따라다녔다고? 주선미,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윤도훈은 그녀의 말을 듣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왜? 내 말이 틀
윤도훈은 인제야 이진희가 왜 자신을 찾는지 알게 됐다.‘어제 일로 사과하려고 하는 건가? 보아하니, 인 대표의 아들이 독 때문에 앓고 있는 게 분명하네!’그럼 어제 이진희가 윤도훈한테 꺼지라고 했던 것은 너무 모욕적이고 무례한 발언이다.윤도훈은 무례하고 공격적인 이진희의 물음에, 두 눈으로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며 담담하게 대답했다.“틀림없이 인 대표님의 아들은 어제 독 때문에 앓고 있었을 거야. 내 추측대로라면 죽진 않았을 것이고 나한테 엄청나게 고마워하고 있을 테야. 맞아? 그 뜻은 즉, 너와의 협력도 이미 떼놓은 당상이라는 것 아닌가? 내가 큰 도움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나더러 꺼지라고 했던 거잖아. 맞지? 그럼 진실이 밝혀진 오늘, 내가 뺨 한 대를 돌려준다고 해도 할 말 없는 거 아니야?”윤도훈은 담담할 말투로 맞고 옳은 소리만 해댔다.그가 말을 마치자, 이진희는 어리둥절했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윤도훈이 이런 대답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 했다.‘웃기는 사람이네, 따귀라도 한 대 때릴 생각인가?’이진희는 예상치 못한 전개에, 윤도훈을 쳐다보는 눈빛마저 섭섭하고 원망 섞인 눈빛으로 바뀌었다.전에 있었던 두 명의 꼭두각시 약혼자는 그녀의 앞에서 설설 기며 감히 큰 소리를 한 번 내지 못했다. 노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니 말이다.그 두 명의 전임 약혼자들뿐만 아니라, 그녀가 어릴 때부터 만나온 모든 남자들은 거의 똑같이 그녀한테 순종했다.그녀의 미모 때문도 있지만, 그녀의 대단한 집안 때문인 경우가 더 많았다.그녀한테 손을 댈 생각을 하는 남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그녀 또한 윤도훈을 전에 겪었던 남자들을 대하듯 대했고 그들처럼 꼭두각시 인형으로 쓰려고 했다.그녀의 마음속에서 윤도훈은 전에 겪었던 남자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굽신굽신, 순종하는 꼭두각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의 뺨을 때리겠다고 하다니?말뿐이라고 해도, 이진희는 조금 서운했다.그녀는 눈앞에 있는 이 남자가 이전 두
이어서 은표는 아침에 있었던 일을 낱낱이 이야기했다.은표도 무도인 이니, 혈 자리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당시 윤도훈이 송가네 할아버지의 어떤 혈 자리를 어떻게 눌렀는지에 대해 은표는 눈앞에서 보고 있는 듯 생생하게 설명했다.은표의 설명을 듣고, 손 닥터의 얼굴에는 놀라움이 역력했다.“대단해요! 대단합니다...”“어느 불세출의 신의 세가의 자제분이신지! 이런 방법으로 심폐를 자극하여 소생하다니! 어쩐지 할아버지가 한 번 앓으시더니, 오히려 병세가 오히려 호전되셨군요! 똑같이 몇 번 더 치료받으시면 심장이 십 년, 이십 년은 더 뛸 수 있겠는걸요!”손 닥터가 감탄했다.그의 말을 듣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안색이 창백해졌다.“손 닥터, 은표가 그 젊은이가 했던 치료법을 설명해 줬잖아요, 손 닥터가 똑같이 치료해 줄 수도 있지 않나요?”송가네 할머니는 기대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맞습니다! 맞아요! 손 닥터, 얼른 그 녀석이 했던 대로 따라 해보세요.”송영태도 눈이 번쩍 뜨였다.하지만 손 닥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저는 할 수 없습니다! 절대로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혈 자리를 누를 때의 순서가 중요할 뿐만 아니라, 모든 혈 자리의 자극은 다음 혈 자리에 자극을 주어 상호 작용합니다. 그 상호작용 중에서 단 한 곳이라도 실수를 하거나 자극이 끊긴다면 상상할 수조차 없는 끔찍한 결과를 보게 될 겁니다! 게다가 저는 누르는 힘의 크기도 컨트롤할 수 없는걸요. 그 젊은이가 직접 나서지 않으면, 아무도 해내지 못할 겁니다! 대단해요, 정말 놀라운 실력입니다!”손 닥터는 미친 사람처럼 계속해서 혼잣말로 감탄했다.그 모습을 보고 있던 송가네 할아버지, 송가네 할머니, 그리고 송영태는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손 닥터, 한의학계의 명인이었고 송 씨 집안이 송가네 할아버지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천운시에서 모셔 온 분이셨다.‘이런 한의학계 명인이 한낱 애송이를 이렇게까지 높게 평가하다니!’‘젊은이의 간단한 응급처치가 정말 그렇게 대단했
이원의 말에 이진희의 안색이 변했다. 왜냐하면 동생이 자신의 속셈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이다.반면, 윤도훈은 오히려 빙긋 웃었다.“대단한 집안 도련님들은 교양이 넘친다고 들었는데, 현실은 그게 아닌가 보네? 진희야, 네 동생은 매형한테 이딴 식으로 말하니?”말하면서 그는 이진희를 놓아주기는커녕, 더 꽉 끌어안았다. 순간, 그녀의 향기가 그의 얼굴을 스쳤고 그는 또다시 심장이 쿵쿵 뛰었다.이진희는 “악” 하는 소리와 함께 윤도훈의 허릿살을 세게 꼬집었지만 겉으로는 수줍은 표정이었다.그녀는 모든 것을 간파한 동생 앞에서 윤도훈이 이렇게 차분할 줄 몰랐다. 정말 겉보기와 다른 사람인 게 분명했다.이 담력만 보아도 지난 두 명의 고분고분한 꼭두각시와는 아예 달랐다. 고분고분한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는 없을 것이다.이진희가 그의 이런 모습에 감동할 리는 없었지만 은근히 신경 쓰였고 힐끔 쳐다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원은 얼굴빛이 완전히 어두워졌다.감히 교양이 없다고 돌려 말하면서 도발하듯이 누나를 더 꼭 껴안아?“누가 매형이라는 거야? 한 방에 널 보내버릴 수도 있어!”이원은 말하면서 품에서 리볼버 총을 꺼냈고 윤도훈한테 총구를 겨눴다.그가 누구인가? 이 씨 집안 3대 핵심 자제인 데다가 도운시 어둠의 세력을 주름잡는 이원이 아닌가!짝!“원아! 너 뭐 하는 거야? 다시 한번 말할게, 이 사람은 네 매형이야, 내 남자라고! 어떻게 내 남자한테 총을 겨눌 수 있어?”이진희는 일촉즉발의 상황을 지켜보다가 손을 들어 이원의 뺨을 때렸다.이원은 멍하니 눈을 부릅뜨고 자신의 누나를 바라보았다.‘누나가 꼭두각시 같은 남자 때문에 내 뺨을 때려?’“당장 총 거두지 못해? 빨리 매형한테 사과해!”이진희는 호통을 치며 다시 손을 들었고 이원은 목을 움츠리다가 마침내 총을 거두었다.동생은 어릴 때부터 사랑의 매로 키워야 한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진희는 이원을 참되게 교육했나 보다.어릴 때부터 이원은 친누나한테 사랑의 매를 많이 맞고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