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말 한마디에 서준영은 마음이 따뜻해졌고 억울함은 눈 녹듯이 사라졌다.하연우의 무조건적인 믿음이 있다면 노아 제약공장의 일을 해결한 사람이 누구든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그녀를 난처하게 하지 않기 위해 서준영은 재빨리 답해다.“내가 한 게 아니야.”“쯧쯧쯧, 그럼 그렇지 당신 같은 찌질이가 이런 큰일을 해결했을 리가! 그 와중에 주 이사님의 공을 가로채려고 하다니 정말 뻔뻔스럽네요.”한소현이 불만에 찬 욕설을 퍼붓자 하연우는 순식간에 얼굴이 험상궂게 변했다.“그만해! 네가 무슨 자격으로 준영이를 욕하는 거지? 한마디만 더 하는 순간 용진으로 돌려보낼 거야.”한소현은 억울함에 입을 꾹 닫은 채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서준영을 노려보며 나지막하게 속삭였다.“아가씨, 제가 잘못했어요. 제발 용진으로 돌려보내지 마세요...”하연우는 싸늘하게 그녀를 힐끗 보고선 서준영을 보며 말했다.“따라와.”곧이어 서준영은 하연우를 따라 사무실 홀을 떠났다.자리에 서 있던 주진우의 얼굴에는 음침함이 가득했고 원망스러운 눈길로 멀어져가는 서준영의 뒷모습을 주시하며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욕하며 저주했다.‘빌어먹을 서준영! 왜 대표님은 너한테만 잘해주냐고! 왜!’...서준영은 하연우를 따라 대표이사실로 들어왔고, 그녀는 작은 손을 뒤로한 채 능글맞은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어떻게 갚을 거야?”미처 반응하지 못한 서준영은 그대로 하연우와 부딪혔다.“아!”중심을 잃은 하연우는 소리를 지르며 뒤로 넘어지기 일보 직전이었다.“연우야!”당황함에 눈이 휘둥그레진 서준영은 서둘러 손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잡아 품에 안았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자 사무실 안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서준영은 그녀의 완벽한 외모에 압도되어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물끄러미 바라봤다.예쁘다. 특히나 허리의 촉감도 너무 부드럽다.하연우는 오늘 펀칭이 들어간 블랙 롱드레스를 입고 있는데 완벽한 몸매를 자랑하며 시선을 사로잡았고 서준영은 그 속으로 빠져들 것만 같았다.허리의 살결
서준영이 급하게 대답했다.“원해, 당연히 원하지!”“하하하, 그래야 맞지, 우리 준영이, 착하지~”하연우가 웃으며 서준영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아, 맞다. 저녁에 주진우 쪽이랑 같이 식사해.”“나? 그건 좀 그렇지 않을까...”서준영이 사양했다.“괜찮아. 내가 가라고 한 거라고 해. 회사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는데 동료들이랑 친해져야지.”“그래... 그렇게 할게.”서준영이 대답했다.**저녁 일곱 여덟 시쯤,주진우가 사람들을 이끌고 원앤 레스토랑으로 들어왔다.이 레스토랑은 이 부근에서 제일 핫한 레스토랑이라 식사 한 끼가 몇백만 원을 호가하는 곳이다.주진우는 이번 식사에 크게 공을 들인 것으로 보였다.문 앞에 도착하자 주진우가 사람들 뒤로 따라오는 서준영을 차갑게 흘기더니 일부러 비꼬며 말했다.“서준영 씨는 이런데 한 번도 못 와봤죠?”주진우의 말에 사원들이 같이 비웃기 시작했다.“주 이사님, 당연하죠. 기둥서방이니까 집에서 살림하는 남자죠.”“하하하! 유미 씨, 말 잘했어요. 살림하는 남자라, 웃겨 죽겠네.”서준영이 가볍게 웃어넘겼다. 이 사람들과 입씨름하기 귀찮았다.이미 서준영은 식사만 하고 바로 자리를 뜰 생각이었다. 돌아가 수련하여 기를 5단계까지 단련할 계획이었다.한소현이 눈썹을 올리더니 앞으로 팔짱을 끼고 하찮다는 표정으로 서준영을 보며 중얼거렸다.“진짜 잘 참는다니까.”주진우는 서준영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더 말할 흥미를 잃고는 문 앞으로 마중 나온 레스토랑 매니저한테 우쭐대며 말했다.“2층 D룸으로 안내하시죠.”“와, 주 이사님 대박! D룸이라니, 룸 예약 비용만 해도 60만 원 아니에요?”“오늘 저녁 땡잡은 거지! 이제부터 주 이사님 잘 모십시다!”사람들이 아부를 떨기 시작했다.주진우도 의기양양해서 말했다.“별거 아니니까 들어갑시다!”말을 마치고 사람들은 복작거리며 매니저의 안내에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서준영도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담담한 표정으로 따라 들어갔다.이때 까만색 벤츠
주진우가 대뜸 책상을 내리치며 소리를 질렀다.“나 주진우, 담판 다섯 번 만에 노아 제약공장 인수했어요. 그 정도면 술 받아먹을 자격 충분히 되지 않나?”서준영의 눈썹이 올라가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주진우를 쳐다봤다.“진짜 주 이사님이 인수한 거 맞아요?”“젠장! 내가 아니면 서준영 네가 인수했어?”주우진이 극히 분노하며 얼굴을 붉히며 소리를 질렀다.“서준영! 잘난 척이 아주 몸에 배었네! 전에 회사에서는 뭐라 안 했는데 아직도 그런 말이 나와? 왜? 오용철 데려와서 네 민낯을 까발려 줘야 마음이 편해?”“그러게요! 나도 더 이상 두고 볼 수는 없어요! 서준영 씨, 빨리 주 이사님한테 사과해요!”“젠장! 나였으면 바로 한 대 날리는 건데!”“주 이사님, 그냥 말씀대로 오용철 공장장님 데려오시는 게 어때요? 이 사람 끝장을 봐야 정신 차릴 것 같아요!”사원들이 격분하며 욕설을 퍼부었다.한소현도 실망과 분노에 찬 눈빛으로 서준영을 쳐다보며 앞으로 팔짱을 낀 채 언성을 높였다.“서준영! 진짜 그만해! 됐어, 나도 이제 네 일에서 빠질래!”“쾅!”이때 누군가 룸의 문을 발로 세게 걷어차서 열었고 이어 고함이 들려왔다.“이런 젠장! 밥 먹는데 왜 이렇게 시끄러운 거야? 누가 자꾸 날 찾는 거야? 내가 그 오용철이다!”이 말과 함께 문 앞에 한쪽 팔에 깁스를 한 통통한 남자가 험상궂은 표정으로 성질을 내고 있었다.순간 룸 안의 모든 사람의 눈길이 문 앞에 서 있는 오용철에게로 향했다.오용철도 당연히 주진우를 발견했고 미간이 구겨졌다.‘뭐야, 이런 우연이 다 있어?’하지만 이내 점잖게 앉아있는 서준영을 보고는 사시나무 떨듯 떨기 시작했다.‘이런 젠장! 이 재수탱이가 왜 여기 있는 거야!’주진우도 문 앞에 서 있는 오용철을 보고는 반가워하며 술기운에 우쭐대며 그쪽으로 걸어갔다. 그러면서 기세등등해서 서준영을 가리키며 오용철에게 말했다.“오용철 공장장님, 저 새끼한테 말해주세요. 공장장님 공장, 저니까 계약서를 체결했다고, 그것도 40억
오용철이 듣더니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네! 그럼, 도사님만 믿겠습니다. 오늘 꼭 그 새끼 손 좀 봐주십시오.”오용철은 말이 끝나기 바쁘게 바로 룸을 뛰쳐나갔다.한편, D룸 안.사원들이 아직도 수군거리고 있었다.노아 제약공장의 오용철이 이 찌질이 기둥서방 서준영한테 그렇게 극진하게 대하다니, 도무지 그 광경을 믿을 수 없다는 눈치였다.주진우의 안색도 말이 아니었다. 한쪽에 앉아 우울하게 술만 마셨다. 그러다 가끔 머리를 들어 원망의 눈빛으로 서준영을 쳐다봤다.‘쪽팔려! 너무 쪽팔려!’오늘 밤, 이 식사는 주진우에게 너무 억울한 식사였다.한소현도 묵묵히 밥을 먹고 있는 서준영을 한참이나 쳐다봤다. 그러더니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서준영 씨, 노아 제약공장 진짜 서준영 씨가 성사한 거예요? 어떻게 성공시킨 거죠?”서준영이 가볍게 미소를 지었지만, 그녀의 물음에는 대답하지 않았다.이는 한소현을 굉장히 기분 나쁘게 했다. 한소현은 콧방귀를 끼더니 중얼거렸다.“잘난 척은, 그냥 뭐 쓰러져 가는 제약공장 인수한 거 아니에요? 우리 아가씨 따라잡으려면 아직 멀었어요!”이때 문이 다시 열리고 오용철이 문 앞에서 웃으며 가식적으로 아부를 떨었다.“서준영 씨, 저희 룸에 손님이 있는데 한번 만나 뵙고 싶어 해요. 와서 같이 술 한잔하실래요?”서준영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잠깐의 고민 끝에 대답했다.“그래요.”이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람들은 의심과 부러움이 섞인 눈빛으로 오용철과 같이 나가는 서준영을 쳐다봤다.서준영이 나가자, 사람들은 아까보다 더 큰 소리로 수군거리며 토론하기 시작했다.하지만 서준영은 이미 그런 수군거림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D룸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서준영은 룸안의 분위기가 조금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리에 점잖게 앉아있는 행오 도사를 보자 속으로 웃었다.‘여기서도 잘 아는 사람을 만나다니.’행오 도사는 룸으로 들어오는 서준영을 보자마자 얼굴을 굳히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너였어? 원수
그러자 서준영의 몸에서 갑자기 놀라운 기운이 뿜어져 나오더니 신이라도 된 것처럼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특히 그가 “우레를 내려라”고 외쳤을 때는 그 소리에 귀가 먹먹해져 그 자리에서 꿇을 뻔했다.“쾅”하는 소리와 함께 원앤 레스토랑 밖에서 하늘이 갈라질 듯한 우렛소리가 들려왔다.“쩌적”하는 소리와 함께 우레 하나가 창문 밖으로 떨어졌다. 이는 레스토랑의 모든 손님을 놀라게 했고 앞다투어 나가보려고 했다.수군거리는 소리와 비명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룸에 있는 오용철도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창문 밖을 내다봤다.‘우레... 진짜 우레가 떨어지다니! 이거, 이거, 이거, 이게 어떻게 가능해? 서준영 이 자식은 왜 우레 주술을 알고 있는 거지? 아까 그 우레로만 보면 도사님이 내린 것보다 훨씬 강한데.’오용철이 이해가 안 된다는 눈빛으로 행오 도사를 쳐다보며 겁에 질려 물었다.“도사님,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저 사람은 우레 주술을 어떻게 아는 거예요?”행오 도사도 지금 그저 멍해 있을 뿐이었다.눈앞에 있는 이 사람이 이런 재주까지 있다니, 하지만 행오 도사는 당연히 인정할 생각이 없었다.행오 도사가 이내 차갑게 웃더니 말했다.“너 운이 좋구나. 우레가 칠 때를 잘 맞췄네. 하마터면 속을 뻔.”“우레가 칠 때를 맞췄다고요?”오용철이 잠깐 멈칫하더니 바로 반응하고는 긴장이 풀린 듯 숨을 푹 내쉬더니 음침한 눈빛으로 서준영을 보며 말했다.“젠장! 놀라 뒤지는 줄 알았네. 그냥 밖에 마침 우레가 울고 있었네!”“서준영, 빨리 그 60억 메꿔. 아니면 오늘 술사님이 혹독하게 혼내줄 거야!”서준영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그냥 내가 운이 좋아서 마침 우레가 울 때를 맞췄다고요?”“아니야?”오용철이 미간을 찌푸리며 험악한 말투로 말했다.“뭐 정 그렇다면 원 없이 맛보게 해주는 수밖에.”말이 끝나기 바쁘게 서준영이 다시 손을 들더니 주문을 외웠다.“우레를 내려라!”“쩌적!”순간
이 말을 뒤로 서준영은 몸을 돌려 룸에서 나갔다.행오 도사는 피를 더 토하더니 차갑고 음침한 눈빛으로 서준영의 뒷모습을 노려봤다.“서준영! 영태산이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한편 서준영은 룸에서 나와 집으로 갈 생각에 바로 홀로 향했다.그러다 사람들이 문 앞에 모여 서서 수군거리는 걸 발견했다.“와, 대박. 이렇게 좋은 날씨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재수 없게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이 사람만 우레를 맞은 거야...”“그러니까. 내가 아까 봤는데 나가자마자 바로 우레를 맞았다니까! 불쌍해.”서준영이 실눈을 뜨고 사람들 사이로 내다보니 바닥에 누워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주진우였다.현재 사원 네다섯 명이 그의 옆에 에둘러 서서 119에 연거퍼 전화하고 있었다.‘죄를 그렇게 많이 지었으니 벌 받아도 싸지.’서준영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이내 서준영은 몸을 돌려 자리를 뜨려고 했다.그때 하필 한소현이 옆에서 서준영을 불러세웠고 아직 놀라움이 가시지 않은 듯 말했다.“서준영 씨, 아까 봤어요? 주 이사님 우레 맞았어요... 진짜 깜짝 놀랐어요.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주진우만 맞다니, 너무 무섭지...”서준영이 잔잔하게 웃으며 말했다.“뭐 죄지은 게 있나 보죠. 앞으로는 거리를 두세요.”한소현의 예쁘장한 미간이 살짝 구겨졌다. ‘서준영이 다른 사람 관심할 줄도 아네.’하지만 한소현은 고마움을 표시하기는 싫어서 입을 삐죽거리며 작은 목소리로 몰래 물었다.“서준영 씨, 혹시 여기 무슨 고수가 있는 거 아닐까요?”“고수요?”서준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물었다.“바보예요? 티브이 보면 주술만 외웠는데 막 바람 불게 하고 비 내리게 하는 그런 고수들 있잖아요. 아마도 드라마처럼 잘생기고 셀 거 같은데 만날 수 있었으면 더 좋겠네요!”이 말을 들은 서준영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한소현이 드라마를 너무 봐서 머리가 어떻게 된 게 아닌가 싶었다. 아니면 이렇게 홀린 것처럼 말할 것 같지는 않았다.“한
안윤아는 하얀색 한삼에 연청색 청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몸매가 아주 끝내줬다. 애티난 얼굴에 글래머였다.특히 하얀 운동화를 신고 있어 더 활기차 보였고 옆집 사는 동생 같은 느낌이 들었다.“안 어르신이에요?”서준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한성균이 다급하게 걸어오며 약간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서 신의님, 안 어르신을 아세요?”서준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압니다. 전에 몇 번 뵌 적 있어요. 무슨 일인데요? 말씀 들어보니 안 어르신이 편찮으신 건가요?”한성균이 설명했다.“그래요. 서 신의님, 솔직하게 말하면 안 어르신 저의 옛 수장님이세요. 국가 공신이기도 하고 군에 기여도 많이 하셨어요. 자세한 상황은 가면서 설명할게요. 먼저 수장님부터 구하러 갑시다!”이렇게 말하며 한성균은 서준영을 끌고 급하게 차에 올랐다.한편 안윤아는 서준영을 아래위로 여러 번 훑어보더니 만족스럽지 않은 듯 말했다.“한성균 씨, 당신이 말한 신의가 이 사람이에요? 이 사람 그냥 변태에요. 어딜 봐서 신의님이에요?”말하면서도 안윤아는 속으로 서준영을 여러 번 비꼬았다.다른 사람은 모를 수도 있지만 안윤아는 서준영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산꼭대기에 있는 정자에서 여러 번 마주친 적이 있는데 그때부터 안윤아는 서준영이 철저한 변태이자 위선자, 소인배임을 알아챘다.이 말을 들은 한성균의 미간이 구겨졌다. 그러고는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물었다.“아가씨, 왜 그러시는 거예요? 서 신의님 의술은 저희 어머니도 몸소 느껴본 적이 있어요. 엄청 대단한 의술인데. 저번에 서 신의님 아니었으면 저도 진작에 중독되어 죽었을 거예요.”저번 일만 떠올리면 아직도 무서워지는 한성균이었다.후에 전 군관구를 하나도 빠짐없이 조사했고 자기 비서 중 한 명이 독을 탔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비서는 심지어 외국에서 온 스파이였다.“흥! 하여간 난 못 믿어요! 이런 사람한테 할아버지 병을 치료하게 할 수는 없어요. 절대 안 돼요!”안윤아가 씩씩거리며 말했다.“내가 볼 땐
이 말을 들은 안윤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러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서준영을 쳐다보고 있었다.‘생리가 2달 미뤄진 걸 서준영이 어떻게 알고 있지?’안윤아도 최근, 이 문제 때문에 계속 고뇌하고 있었다. 혹시나 아픈 게 아닌지 걱정되었지만, 병원에 가보기엔 두려웠다.“너! 헛소리하지 마!”다급하게 언성을 높이는 안윤아는 어딘가 부자연스러웠다.‘이런 일은 진짜 개인적인 일인데,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바로 얘기해 버리다니. 너무 쪽팔려.’그도 그럴 것이 안윤아는 이제 열여덟 소녀였다. 2달이나 생리가 오지 않았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이 그녀를 어떻게 볼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헛소리라고?”서준영이 차갑게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안윤아, 최근 두달 간 온몸이 나른해지면서 밤에는 뒤척거리며 잠도 잘 못 자고 촌몽 같은 거 꾸지? 낮에는 피곤하고 배에 자주 통증이 느껴지지 않아?”서준영의 말에 옆에 서 있던 군인들의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더 들을 엄두를 못 내고 있었다.한성균도 얼굴을 붉히며 안윤아를 힐끔 쳐다봤다.수장님의 손녀라 평소에 제멋대로 나와도 달리 어쩔 방법이 없었다.안윤아는 “춘몽”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화가 나서 손가락질하며 말했다.“헛소리하지 마! 춘몽은 너, 너나 꿨겠지! 아! 진짜 오늘, 이 변태새끼를 내가 죽이고 말 거야!”안윤아는 이렇게 말하며 손을 들어 서준영에게 주먹을 날리려고 했다.하지만 안윤아의 작은 주먹은 서준영에게 잡혀 꼼짝달싹할 수가 없었다.“너, 너, 이 변태야! 이거 놔!”안윤아가 씩씩대며 말했다. 이미 그녀는 추태를 부리고 있었다.서준영은 안윤아의 고운 손목을 잡고는 맥을 짚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손을 풀어주고 담담하게 말했다.“맥이 아주 많이 흐트러졌네. 마음은 들떠있고 성격은 급하고 기는 약한데 몸은 허하고, 양기가 센데 음기는 또 약해. 너 평소에 어르신과 너무 수련을 많이 해서 그래.”“이렇게 가다간 넌 점점 더 남자 같아질 거야. 온몸에 털이 나서 성성이처럼 될 거라고. 심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