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의 도발에 유지오도 결코 지지 않았다. 유지오는 표정을 국하고는 불만스레 답했다. “흥! 서도사님이 만나고 싶다고 해서 만날 수 있는 분인 줄 알아? 그리고 서도사님 평안 부적은 절대 가짜일 리가 없어. 어젯밤, 서도사님의 평안 부적이 내 목숨을 살렸다고!”“하하하! 그만 좀 하게. 나도 자네가 사기 당할까 봐 걱정되니까 그러지. 뭘 화까지 내고 그러나.”신준호는 살짝 웃어 보이며 현장에 있단 모든 사람에게 자신의 곁에 있던 중년 남성을 소개했다. “여러분 제 곁에 계신 이분이 바로 영태산에 계시는 행오 도사님이십니다. 이분이 그리신 평안 부적, 진택부, 그리고 벽사부는 모두 강운시에서 일품이라고! 설마 못 들어본 건 아니지?”“강운시의 시장님도 이분께서 부적을 사가셨다고.”“이러면 되겠다. 모두 같은 단톡방에 있는 것도 인연이고 도사님께서 은혜를 베푸신다 하니 평안 부적 한 장에 2000만 원만 받겠소. 갖고 싶은 분들은 지금 와서 신청하시오.”말을 마치라 노란 도포를 입은 행오 도사 역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자신의 주머니 속에서 한 뭉치의 평안 부적을 꺼냈다. 그때, 식당 안에서 동정을 살피던 다른 손님들이 우르르 달려와 너나없이 소리쳤다. “그대가 행오 도사시군요. 평안 부적 한 장 사겠습니다.”“저도요! 2000만 원밖에 안된다니. 예전에는 4000만 원 했었는데.”“그래그래, 행오 도사님은 영태산의 주지로서 매우 영특하시다고. 5, 60세가 다 되어가는 할망구가 자식을 원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임신했다잖아.”신준호는 줄줄이 들어오는 주문량에 입꼬리가 귀에 걸릴 지경이었고 행오 도사에게 눈짓을 해 보였다. 그러자 행오 도사도 그저 슬쩍 웃어 보이더니 이내 도호를 읊으며 말했다. “다들 급해 마십시오, 2000만 원에 한 장인데 여기 다 나눠드리고도 충분하니 천천히 오시지요.”눈앞의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광경과 그 옆에서 웃음꽃이 핀 신준호와 행오 도사를 바라보며 유지오는 코웃음을 쳤다. “나대기는, 영태산의 주지면 뭐 얼마나 대
서준영의 말이 끝나자 홀 안은 삽시에 조용해졌다.신준호는 난감한 얼굴을 하고는 서준영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이 애송이가 감히 지금 행오 도사님의 평안 부족이 폐지라 하였느냐?”“무엄하구나. 너 따위가 감히 행도 도사님을 모함해?”“그러게나 말이야. 유비서, 당신 대체 어디에서 이런 사기꾼을 데려온 거야? 감히 행오 도사님의 도행을 의심하다니.”“정말 한심하군. 행오 도사님이 도를 닦으실 때 아마 태어나지도 않았다지?”그 짧은 찰나에 신준호 곁에 서 있던 사람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서준영을 가리키며 폭언을 쏟아부었다. 그중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유지오 곁에 서 있던 사람들이 제일 험악하게 호통을 쳐댔다.그러자 노란 도포를 입은 행오 도사도 눈살을 찌푸리며 매우 아니꼽다는 듯이 손가락질을 하며 호통쳤다. “무례하도다! 본 행오 도사, 영태산에서 2, 30년의 수련을 거쳐 공력이 두텁고 평안 부적 한 장만으로도 악령을 물리치며 평안을 지킬 수 있다! 2000만 원에 한 장이면 제값을 하고도 한참 남는 것이 네라.”“그나저나 아까 자네가 그린 평안 부적을 보았건만 자네가 그린 것이야말로 폐지 아닌가!”“아무렇게나 황부적과 검은 개 피를 얻어와 인터넷에서 아무 도안을 그려 넣으면 된 것이냐?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도다!”행오 도사가 극대 노하는 모습을 본 유지오는 크게 당황하고는 서준영의 팔소매를 슬쩍 잡아당기며 낮게 속삭였다. “서준영 씨, 됐습니다. 이 행오 도사님은 그렇게 간단하신 분이 아닙니다. 영태산의 주지일뿐더러 강운시에 인맥도 대단히 넓습니다. 그와 다투면 좋을 것이 없습니다. 우리 이만 갑시다.”유지오는 비록 서준영을 믿지만 행오 도사와 비하면 서준영은 확실히 너무도 어렸다.왕 비서와 진 비서마저 서준영을 말리기 시작했다. “서도사님, 유 비서 말이 맞습니다. 우리 인제 그만 식사나 하러 갑시다.”“맞습니다, 인제 그만 갑시다.”하지만 서준영은 그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고 눈썹을 치켜올리고는 눈앞에 서 있는 행오 도사를 훑어보
그때, 펑! 하는 큰 소리와 함께 행오 도사 등 일행의 머리 위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천장과 함께 그대로 떨어지고 말았다.그리고 그 샹들리에는 정확히 그 한 무리의 사람들의 머리 위로 떨어졌고 여기저기 머리가 깨지고 피가 흘러내리며 갖갖은 비명과 울부짖음이 울려 퍼졌다.하지만 유독 서준영과 유지오 등 일행이 서 있던 곳만 멀쩡했던 것이다.유지오는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눈이 휘둥그레져 손에 든 평안 부적을 바라보며 흥분하여 외쳤다. “오! 신통하구나. 정말로 신통하도다!”“으하하! 신준호, 보아하니 자네가 데려온 행도 도사야말로 사기꾼이구나. 역시 우리 서도사가 신통하네.”신준호와 다른 일행들, 그리고 행오 도사까지 모두 얼굴이 피범벅이 되어 비틀거리고 있었다.“이럴 수가.”신준호는 그 자리에서 넋을 잃고 머리를 감싸 쥐며 난장판이 되어버린 홀과 자신의 손에 쥐어진 평안 부적을 바라보았다.“행오 도사님, 왜 도사님이 그려주신 평안 부적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냐 말입니다.” 많은 이들이 다급히 행오 도사를 붙잡으며 추궁했다.설마 정말 서준영의 말대로 자신이 2000만 원이나 주고 폐지를 산 건 아닌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그 시각, 행오 도사도 처지가 말이 아니었다. 그는 황급히 피로 뒤덮인 얼굴을 애써 가리며 횡설수설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아마…. 아마도 급히 나오느라 부적을 잘못 챙긴 것 같네.”“으하하!” 행오 도사의 변명을 들은 유지오와 일행들은 배를 부여잡고 폭소하기 시작했다.“급히 나오느라 부적을 잘못 챙겼다니, 이딴 말도 이유라 지어낼 생각을 하다니. 역시 영태산의 도사님이십니다.”“2000만 원을 주고 폐지를 사다니. 다들 정말 돈이 넘쳐나시는군요.”유지오와 그 일행들의 비웃음 소리에 신준호와 그 곁에 있던 이들은 수치심에 얼굴이 화끈해졌다.“준영 씨, 사태를 보아 오늘은 이곳에서 식사를 대접해드릴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장소를 옮깁시다.” 유지오와 그 일행들은 이번 일을 겪고 나니 서준영에게 더욱 공손히 대하기 시
집안에는 문신을 한 건달들이 손에 몽둥이를 든 채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렸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부인은 이미 피바다에 쓰러져 울부짖고 있었다. 그 옆에는 두 다리에 깁스를 한 임현우가 눈이 새빨개진 채 침대에서 굴러 내려와 힘겹게 노부인에게 다가갔다. 그가 건달들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박상철, 내가 너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 지금 네가 감히 은혜를 원수로 갚아? 네가 이러고도 사람이냐?”임현우는 화가 나기도 했고 후회가 되어 그를 향해 소리쳤다. 눈앞의 이 대여섯 명의 건달들은 예전에 모두 그를 따르던 부하들이었다. 그는 지금까지 아랫사람들을 푸대접한 적이 없었다.노랑머리를 하고 있는 박상철이 사악한 표정을 지으며 앞으로 걸어 나와 임현우의 머리를 밟고 악랄하게 입을 열었다. “젠장,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돼? 임현우, 예전에는 당신 밑에 있으면서 현우 형님이라고 불렀지만 이제는 아니잖아! 석주 어르신을 배신하고 이미 내쳐진 마당에 아직도 우리가 당신 부하인 줄 알아?”“이젠 네가 나한테 형님이라고 불러야지 않겠어? 처신 똑바로 해. 안 그러면 손목을 잘라 불구로 만들어 버릴 거니까.” 임현우는 자존심이 강한 사내였다. 얼굴이 발밑에 밟혀있어도 그는 눈을 부릅뜬 채 이를 갈며 절대 굴복하지 않았다. “젠장! 형님이라 부를 거야? 안 부를 거야?”화가 난 박상철은 임현우를 발로 세게 걷어찼다. 임현우는 엄청난 고통을 참으면서도 결코 입을 열지 않았다. “안 부른다 이거지? 좋아! 언제까지 이렇게 꿋꿋하게 나오는지 한번 두고봐!”박상철은 야구 방망이를 집어 들고 깁스를 하고 있는 임현우의 다리를 내리쳤다.‘펑!’석고가 부서지고 뼈가 다시 부러졌다!“아악!”임현우는 처참하게 비명을 질렀고 얼굴이 빨갛게 상기된 채 이를 꽉 악물고 있는 그는 이마와 목의 핏줄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부를 거야, 말 거야?”박상철은 또다시 으르렁거렸다. 임현우는 눈을 부릅뜬 채 온통 새빨개진 눈으로 그를 노려보며 상대방의 얼굴에 침을 뱉
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린 채 자리에서 일어나 방문을 나서려 했다. 옆에 있던 임현우는 이내 서준영을 잡아당기며 고개를 저었다.“준영 씨, 어서 가요. 더는 준영 씨한테 폐 끼칠 수는 없어요.”“내가 가면 당신과 당신 어머니는 어떡하고?”“그게...”임현우는 말문이 막혔다. “걱정하지 마. 이 서준영이 대단한 거물은 아니지만 건달 몇 명을 상대할 정도는 되니까.”말을 마치고 서준영은 방문을 나와 마당으로 향했다. 그가 눈앞의 건달들을 쳐다보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3초 줄게. 당장 꺼져! 안 그러면 죽어도 날 탓하지 마!”“하하하! 젠장! 네놈이 감히 우리를? 자기 주제를 모르는군!”“지금 우리한테 꺼지라고 했어? 이렇게 날뛰는 걸 보니 얻어맞아 본 적이 없는 가보네?”앞장선 젊은이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더니 서준영을 가리키며 오만하게 물었다.“네가 우리 상철 형님을 때린 거야?”서준영은 차갑게 웃었다. 수행 이후 서준영의 성격은 더욱 차분해졌다. 게다가 그는 현재 연기 4단계의 실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십여 명의 건달들을 상대하는 건 그한테 아무 일도 아니었다.“감히 우리 상철 형님을 욕하는 거야? 죽고 싶어 환장했어?”코걸이 젊은이는 화를 벌컥 내며 손에 들고 있던 쇠 방망이를 집어 들고 서준영을 향해 휘둘렀다.‘퍼억!’쇠 방망이에서 전해지는 소리는 하늘을 찢는 듯이 매우 무서웠다!다른 사람 같았으면 분명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르고 그 자리에서 쓰러져 일어나지도 못했을 것이다!그러나 서준영은 차갑게 웃으며 순식간에 그 코걸이 젊은이 앞까지 다가가 허공에 떠 있는 쇠 방망이를 움켜쥐었다. 이와 동시에 그는 무릎을 번쩍 치켜들었고 ‘펑’하는 소리와 함께 코걸이 젊은이의 배를 가격했다!한편, 서준영의 발길질에 복부를 맞은 젊은이는 몸 전체를 웅크린 채 거꾸로 날아갔다. 네댓 명의 부하들과 부딪히다가 바닥에 떨어진 그는 연신 헛구역질했다!서준영은 손에 들고 있던 쇠 방망이를 90도로 꺾어버렸다!쨍그랑 소리와 함께 쇠 방망이는 땅
서준영은 옅은 미소를 짓더니 두 손으로 임현우의 뼈가 부러진 위치를 부드럽게 눌러 몸 안의 영기를 움직이고 끊임없이 영양을 공급했다. 천천히 임현우는 다리가 부러진 위치에서 이상한 힘이 그의 뼈와 살을 끊임없이 회복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10분 후, 서준영은 손을 거두고는 이마의 땀을 닦으며 웃었다.“내려와서 걸어봐.”임현우는 그의 말대로 아래로 내려왔고 바닥에 발이 닿는 순간 그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내 다리... 다리가 다 나았어요!”너무 감격스러웠던 임현우는 자신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이 전혀 믿기지 않았다. 한편, 옆에서 보고 있던 유지오 역시 눈이 휘둥그레져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불과 10여 분 만에 준영 씨가 임현우의 부러진 다리를 치료하다니... 그야말로 명의가 따로 없군!’‘터억!’임현우는 무릎을 꿇은 채 서준영을 향해 큰절했다.“준영 씨, 당신은 이 임현우의 은인입니다! 앞으로 이 목숨은 준영 씨의 것이에요! 준영 씨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을 거예요!”서준영은 이내 임현우를 부축했고 그의 어깨를 토닥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몸조리 잘해. 앞으로 기회가 되면 당신 찾아올 테니까.”감동한 임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을 훔쳤다. 남자는 쉽게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니라고 했지만 지금 이 순간 임현우는 진심으로 서준영에게 고마웠고 서준영의 실력에 탄복했다. 그는 이번 생에 그의 목숨은 서준영의 것이라고 맹세했다. ...임현우의 집을 나선 후, 차 안에서 유지오가 웃으며 물었다.“준영 씨, 준영 씨 의술이 정말 불가사의하더군요.”그 말에 서준영은 담담하게 웃었다.“그럭저럭 나쁘지는 않아.”유지오는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저기, 준영 씨. 마침 제가 아는 환자가 있는데요. 무슨 병인지도 모르고 5, 6년 동안 기침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요. 병원에 여러 번 갔었지만 원인을 알아내지 못했죠. 준영 씨한테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 사람 한번 봐줄 수 있을까
진강오는 고개를 저었다. “그럴 필요 없어. 지금 서준영을 건드린다면 하연우는 분명 내가 한 짓이라고 짐작할 거야. 일단 내버려 두자. 그런 놈은 내가 신경 쓸 정도는 아니니까.”“네.”진강오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의 강운시의 모습을 내려다보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 “하연우, 당신은 반드시 내 여자여야 해!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어!”...한편, 별장으로 돌아온 서준영은 입구에서 크고 작은 선물 상자를 들고 있는 조유찬과 오민경, 그리고 양지선을 만나게 되었다. “여긴 어쩐 일이야?”서준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양지선이 재빨리 선물 상자를 들고 다가와 웃으며 말했다.“저기 그게, 자네 보러 왔어.”말을 하면서 그녀는 눈앞의 큰 별장을 쳐다보며 부러운 표정을 지은 채 흥분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보아하니 자네가 크게 성공한 것 같군. 이렇게 큰 별장에서 다 살다니.”서준영은 차갑게 대답했다.“잠시 빌려서 묵고 있는 것뿐입니다. 별일 없으면 이제 그만 돌아가세요.”“있어. 자네한테 볼일이 있다고.”마음이 급해진 양지선은 서준영을 급히 잡고는 고개를 돌려 오민경에게 눈치를 줬다. 붉은색 민소매를 입고 있는 오민경은 유혹적인 가슴, 납작한 아랫배와 하얀 피부를 훤히 드러내고 있었다. 아래는 초미니 데님 스커트 차림에 검은색 스타킹을 신고 있었는데 엄청 매혹적이었다. 그녀는 긴 머리를 쓸어 넘기고는 환하게 웃으며 서준영의 팔짱을 낀 채 가슴을 그에게 가져다 대고 문지르며 애교를 부렸다.“서준영, 하룻밤 부부라도 인연이 깊다고 하는데 우리는 자그마치 4년이야. 이제 그만 나한테 화 풀어. 어젯밤에는 내가 잘못했어. 사과할게. 그러니까 나 용서해 줘.”그녀의 애교 섞인 목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간지럽혔다. 예전 같았으면 서준영도 버티지 못하고 그녀에게 빠져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서준영음 마음이 차갑게 굳어버린 지 오래되었다. 그는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오민경의 손을 내치며 차갑게 물었다.“할 얘기
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하연우 씨를 만나러 왔어요.”“하연우 씨요?”경비원은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고 뒤에 서 있던 또 다른 경비원이 그들을 향해 걸어왔다.흠칫하던 서준영은 또다시 입을 열었다.“네, 하연우 씨요.”경비원은 살짝 당황하더니 이내 피식 웃으며 조롱 섞인 말투로 말했다.“우리 대표님은 무슨 일로 찾아요?”“대표님?”서준영은 혼자 중얼거렸다.‘하긴, 하연우는 하씨 가문의 딸이고 하씨 가문의 지사라면 그녀가 회사 대표겠지.’“당신네 대표님이 날 여기로 불렀어요. 이젠 들어가도 될까요?”서준영은 말하면서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그러나 경비원이 손에 든 막대기를 그의 가슴에 가져다 대며 소리쳤다.“이봐요! 누가 들어가도 된다고 했어요? 우리 대표님께서 당신을 이곳으로 불렀다고요? 그쪽 궁상 맞은 꼬락서니를 한번 봐봐요.”“우리 대표님을 찾아오는 사람이 하루에도 수없이 많아요. 당신이 뭔데요?”“자자, 저쪽을 한 번 봐봐요. 다들 우리 대표님을 만나러 온 사람들이라고요. 우리 대표님의 남자친구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남편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어요.”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돌렸다. 백여 명의 남자들이 경비원에 둘러싸인 채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네 대표를 만나러 왔어! 내가 남자친구라고!”“남자친구는 개뿔! 내가 진짜 남자친구야! 나와 하연우는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랐어.”“내가 바로 남편이야!”...그 광경을 본 서준영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한편, 경비원은 차갑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이래도 우리 대표님을 만날 거예요? 만나고 싶으면 저쪽 가서 줄 서요.”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렸다.“난 저들과 달라요. 난 하씨 가문에서 투자한 회사의 대변인이라고요!”“푸하하!”순식간에 두 경비원은 큰 소리로 웃었다.“뭐요? 대변인? 당신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이렇게 궁상맞은 옷차림을 한 가난뱅이가?”“이유가 참 새롭군. 그러나 이곳으로 들어가는 건 어림도 없어요.”서준영의 안색은 점점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