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영의 말이 끝나자마자 회의실 안은 순식간에 들끓었다. “어머, 우리 서준영 씨 아닌가요? 오늘은 어쩐 일로 왔어요?”“서준영 씨, 지금은 회사 내부 회의 중입니다. 당신이 함부로 낄 자리가 아니에요. 허튼소리 그만하고 당장 나가요.”“한설아가 곧 도착한다고요? 우리랑 계약하러? 참 웃기는 말이네요. 회사에서 그쪽과 몇 번 얘기를 나눴어도 결과가 없었어요. 무슨 근거로 이런 막말을 하는 거예요?”순식간에 주주들과 임원들은 하찮은 표정을 지으며 그를 조롱했다. 서준영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더니 입을 열었다.“내가 온다고 했으면 오는 거예요. 그러니까 조금만 기다려봐요.”그 말에 사람들은 서로를 마주 보며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정인호는 자리에 앉아 서준영을 쳐다보며 웃었다.“서준영 씨가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체면은 세워줘야 하지 않겠어요? 10분만 더 기다려보죠. 10분 후에도 만약 한설아가 도착하지 않는다면 하 대표님, 그때는 모델을 바꿔야 하지 않겠어요?”하연우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그래요, 정 이사님 말대로 하죠.”그러고 나서 그녀는 서준영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물었다.“갑자기 여긴 웬일이야? 아직 회의 중이야. 잠깐 나가서 기다릴래?”“한설아 광고 모델 문제를 해결해 주려고 왔어.”그 말을 들은 하연우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정말이야? 농담하는 거 아니고?”서준영은 머리를 긁적이며 입을 열었다.“아니, 나 방금 문자 보냈었는데 못 받았어?”“문자?”하연우는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옆에 있는 한소현을 쳐다보았다. 흠칫하던 한소현은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아가씨, 저도 몰라요. 방금 스팸 문자가 있어서 제가 다 삭제해버렸어요...”하연우는 그녀를 노려보며 꾸짖었다.“다음부터 네 멋대로 하지 마.”“네, 아가씨. 잘못했습니다.”그녀는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하고는 서준영을 못마땅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서준영 다 이 인간 탓이야. 안 그러면 아가씨한테 꾸중을 들을 일도 없잖아.’약 10분 후,
순식간에 회의실에 있던 모든 사람이 문 앞에 서 있는 여인에게 시선을 돌렸다. “한설아?”“정말 한설아야?”“정말 왔다고? 이게 무슨 일이지?”회사 임원들은 흥분된 표정을 감추지 못하였다. 어떤 남자가 미인을 좋아하지 않겠는가? 특히 한설아와 같은 톱스타는 얼굴도 예쁘고 우아하고 그야말로 남자들의 여신이었다. 사석에서 그들은 한설아의 팬이었다. 지금 이 순간, 한설아가 회의실 입구에 나타나자 많은 사람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였다. 한편, 문창호 등 여러 주주는 안색이 극히 어두워졌다. ‘서준영이 정말로 한설아를 데려올 줄은 몰랐네...’한설아는 회의실 안으로 들어와 하연우를 향해 우아하게 악수를 청하였다.“안녕하세요, 하 대표님. 처음 뵙겠습니다.”하연우 역시 손을 뻗으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안녕하세요.”다음 순간, 한설아가 서준영을 향해 쳐다보며 입을 삐죽거렸다.“서 선생님이 아침 일찍부터 병원으로 찾아와 계약서 얘기를 한 이유가 있었네요. 하 대표님 같은 미인이라면 어느 남자가 좋아하지 않겠어요?”서준영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갑자기 옆에서 싸늘한 눈길이 느껴졌다. 미간을 살짝 찌푸리던 하연우가 옅은 미소를 지으면서 서준영의 옆구리를 꼬집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서준영, 한설아 님과 친해? 이따가 내 사무실 와서 똑똑히 설명해 봐.”분명 질투하는 것이었다. 처음 만난 두 여인은 겉으로 보기에 오랜 친구처럼 보였지만 두 사람의 눈빛에는 여자들만 알 수 있는 불꽃이 튀고 있었다. 한설아는 웃으면서 시원시원하게 말했다.“하 대표님, 저 계약서 쓰러 왔어요. 여기서 쓰면 되는 건가요?”그 말에 하연우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한소현을 향해 입을 열었다.“소현아, 당장 계약서 준비하고 한설아 씨 모시고 VIP 실로 가서 계약서 써.”“네.”한소현은 들뜬 표정을 지으며 한설아를 VIP 실로 안내했다. 그러나 한설아는 조급해하지 않고 서준영의 앞으로 다가가서는 선글라스를 벗고 상냥한 미소를 지었다.“서
하연우는 아무 말도 없이 묵묵히 기다리고 있었다. 한편, 문창호는 미간을 찌푸린 채 옆에 있는 정인호를 쳐다보았고 결국 서준영에게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이내 일어나서 원망스러운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제야 한설아는 기쁜 표정을 지으며 서준영을 향해 손짓하며 웃었다.“서 선생님, 연락 기다릴게요.”질투심이 불타오른 하연우의 차가운 기운을 느끼게 된 서준영은 그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망했다. 한설아 때문에 이게 무슨 꼴이야.’서준영은 한숨을 쉬고 마지못해 하연우를 따라 사무실로 향하였다.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하연우는 그를 벽으로 몰아세우며 뚫어지게 그를 쳐다보았다.“한설아랑 무슨 사이야?”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서준영은 공격적인 그녀의 눈빛을 마주하지 못하고 얼버무렸다.“아무, 아무 사이 아니야. 한설아 씨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내가 구해준 것뿐이야...”“네가 구해줬다고?”깜짝 놀란 하연우는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네가 인터넷에서 말하는 그 신의야?”서준영은 머리를 긁적이더니 식은땀을 흘렸다.“아마도...”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역시 이 하연우가 선택한 남자는 달라도 뭐가 다르다니까. 우리 쭌영이 대단해. 한설아 같은 톱스타도 다 구해주고. 너 여자들한테 인기 많아. 혹시 한설아 좋아해?”그는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 내가 왜 한설아를 좋아해, 난 연우 너 때문이야.”그 말에 하연우는 눈썹을 살짝 치켜세우고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팔짱을 끼었다.“정말? 거짓말 아니고? 한설아가 좋으면 나한테 솔직하게 말해. 난 별로 신경 안 써. 한설아는 예쁘고 톱스타잖아. 어떤 남자가 그런 여자를 좋아하지 않겠어?”하연우는 손으로 S라인을 그리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맹세할게. 나 서준영은 연우 너 한 사람만 좋아할 거야.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된다면 천벌 받을게...”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가 갑자기 서준영의 얼굴을 잡고는 발을 들고 그에게 키스했다. 그 순간, 서준영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따
두 사람의 키스는 점점 더 뜨거워졌고 숨이 막힐 정도였다. 바로 이때, 사무실의 문이 갑자기 열렸다.“아가씨, 아! 저 못 봤어요. 아무것도 못 봤어요.”모퉁이에 기대어 키스하는 두 사람을 본 한소현은 너무 놀란 나머지 눈을 가리고 사무실을 뛰쳐나가다 문틀에 머리를 부딪히고 말았다. 하연우는 놀란 토끼처럼 얼굴이 빨개져서 급히 서준영을 밀치고 그의 품 안에서 벗어났다.“아악, 창피해 죽겠어...”그녀는 너무 민망스러워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내가 미쳤지. 서준영과의 키스라니. 그것도 사무실에서 한소현한테 들키기까지 하고.’지금 이 순간, 하연우는 쥐구멍이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한편, 그 자리에 서서 좀 전의 키스를 떠올리던 서준영은 기분이 묘했다. 특히 그의 손은 아직도 허공에 떠 있었다. 방금 하연우의 볼록한 가슴까지 딱 한끗 차이였다... ‘아쉽네...’“들어와.”하연우는 슬그머니 웃는 서준영을 노려보며 문밖을 향해 소리쳤다. 이마 한쪽이 빨갛게 부어오른 한소현이 안으로 들어오며 말했다.“아가씨, 한설아와 이미 계약 마쳤어요.”사무실 안의 분위기는 이상했고 공기 중에 또 다른 특별한 향이 있는 것 같았다. 한소현은 소파에 앉아있는 서준영을 노려보았다.‘마음 같아서는 저 인간을 죽이고 싶단 말이야. 감히 아가씨한테 키스해? 용진 하씨 가문의 딸에게 키스하다니. 아가씨도 참, 어떻게 서준영 같은 저런 인간한테 홀딱 반해버려서는...’하연우는 계약서를 받아쥐고 대충 훑어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홍보팀에 연락해 준비하라고 해.”“네, 아가씨.”대답을 마친 그녀는 몸을 돌리고는 서준영을 노려보았다. 그 모습에 서준영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내가 소현 씨한테 뭐 실수라도 했어?”하연우는 눈을 흘기며 입을 삐죽거렸다. “네가 나한테 키스해서 그런 거잖아. 안 그러면 소현이가 머리를 부딪힐 일도 없었겠지.”머릿속에 조금 전의 장면이 떠오른 그녀는 얼굴을 붉혔다. ‘부끄러워.’서준영은 장난스럽게 말을 걸었다.“아가
자그마치 모델료가 60억짜리 광고였다. 그걸 이렇게 잃게 되었으니 화가 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이 말에 정인호는 눈빛을 반짝거렸다.“서준영에 관한 자료 줄 수 있어요. 하지만 무슨 일이 생겨도 나랑은 아무 상관 없는 일이에요. 알겠어요?”“정 이사님,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이사님한테 폐 끼치는 일 없을 겁니다.”허재웅은 차갑게 웃으며 사악한 표정을 지었다. ...회사를 나온 서준영이 길가에 서서 택시를 잡고 있는 데 갑자기 빨간 포르쉐 한 대가 그의 앞에 멈춰 섰다. 차창을 내리자 옅은 화장을 한 예쁜 여자의 얼굴이 나타났고 그녀가 서준영을 향해 반갑게 인사했다. “준영 씨, 어디 가는 거야? 내가 데려다줄까?”“안윤아?”서준영은 별다른 생각 없이 차에 올라탔다. 하얀색 튜브톱 원피스를 입고 있는 그녀는 하얀 피부에 육감적인 몸매를 드러내고 있었고 그 위에 핑크색 셔츠를 입고 있었다. 긴 다리에는 이니셜이 달린 검은 스타킹을 두르고 있었고 보일 듯 말 듯 하는 살결 때문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찢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였다. 발에는 하얀 운동화를 신고 있었고 전체적으로 젊고 발랄한 느낌이었다. 서준영은 그냥 힐끗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 그녀는 늘 스타일리시한 사람이었고 트렌드를 앞서가는 사람이었다.“예뻐?”서준영의 시선을 눈치챈 안윤아가 웃으며 물었다. 그 또한 전혀 인색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뻐, 되게 스타일리시해 보여.”그녀가 갑자기 장난스럽게 말을 내뱉었다.“만지고 싶어?”“어? 뭘 말하는 거야?”얼떨떨해진 서준영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였지만, 그의 시선은 여전히 스타킹을 신은 안윤아의 긴 다리 위로 향해 있었다.부드러운 실루엣에 군살 하나 없는 완벽한 다리였다. “당연히 다리지. 남자들은 여자들이 검은색 스타킹 신은 거 좋아하잖아. 허벅지 만지고 스타킹 찢고 그러는 거 아니야?”안윤아는 장난스럽게 히죽히죽 웃었다. 그 말을 들은 서준영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아니,
당황한 안윤아는 급히 입을 열었다.“준영 씨, 이제 어떡해?”서준영은 안윤아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차에 있어. 내가 나가볼게.”말을 마친 그는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포르쉐 앞쪽을 확인해 보니 거의 폐차해야 할 상태였고 수리한다고 해도 수리비가 최소한 1억은 나올 것 같았다. “젠장, 도대체 차 운전을 어떻게 하는 거야? 우리를 죽이려고 한 거야?”다섯 명의 건장한 사내 중, 성깔이 있는 한 사내가 손에 있는 스패너를 휘두르며 욕설을 퍼부었다. 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당신들은 왜 급정거를 한 건데?”그 사내는 그 말을 듣고 피식 웃었다.“급정거하는 거 좋아해서 그래. 왜? 뒤에서 차를 박은 자가 전적으로 책임지는 거 알지? 당장 돈 내놔. 2천만 원 내놔.”“2천만 원?”서준영은 피식 웃으며 그들의 뒤에 있는 낡은 봉고차를 쳐다보았다.“이 차 4, 5백만 원밖에 안 할 것 같은데. 감히 2천만 원을 내놓으라고?”“이봐, 좋게 좋게 말할 때 돈 내놓는 게 좋을 거야. 안 그러면 가만두지 않겠어.”“그러게, 말이야. 저렇게 좋은 차 타면서. 2천만 원 정도는 당신한테 아무것도 아니잖아. 당장 내놔.”“어쭈, 차에 여자도 있었어? 우리한테 넘길래?”순식간에 다섯 명의 건장한 사내들은 차에서 내리는 안윤아에게 시선을 빼앗겼다. 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다가오는 안윤아를 향해 말했다.“나오지 말라고 했잖아.”“준영 씨 걱정돼서. 달라는 대로 다 줘.”“2천만 원.”“뭐? 2천만 원?”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말하는 서준영의 말에 안윤아는 화가 났다. 그녀는 두 손으로 허리를 잡고 씩씩거렸다.“우리 왜 2천만 원을 내놓아야 하는데? 내가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도 그렇지, 당신들이 뭔데? 내가 당신들한테 돈을 줘?”“당신이 우리 차를 뒤에서 박았어. 그럼 전적으로 당신 책임이잖아.”그 남자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당신들 지금 시비 거는 거야?”안윤아는 얼굴이 붉어진 채 호통쳤고 생각하면 할수록 화
“한용범?”서준영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불러와.”“너 이 새끼, 계속 나댄다 이거지? 딱 기다려.”남자가 큰소리로 호통치더니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하더니 울며 고자질했다.“용범이 형님, 일 처리 하다가 시비 털렸습니다. 지금 애들 몇이 당했어요.”“뭐라고? 누가 감히 내 관할 구역에서 내 사람한테 손을 대? 내 이름 댔어?”한약 거리에서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며 여자를 꼬시던 한용범이 대뜸 화를 냈다.“말했습니다. 근데 아예 무서워하지 않고 하더라고요.”“지랄. 이렇게 날뛰는 사람이 있다고? 어떤 새끼야? 차는 어떤 거 끌고 다녀?”한용범도 바보는 아니었다. 그를 무서워하지 않을 만한 사람은 그래도 뒷배가 조금은 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러면 잘 확인하고 움직일지 말지를 결정해야 한다.“형님, 그냥 포르쉐 한대 끌고 왔는데 운전은 어떤 여자가 하고 나대는 건 남자예요. 보기엔 찌질해 보이고 별 볼 거 없어요. 그냥 여자한테 빌붙은 기생오라비 같아요.”바닥에 드러누운 남자가 빠르게 대답했다.이를 들은 한용범이 불같이 화를 냈다.특히 기생오라비라는 말을 듣고는 더 화를 주체하지 못했다.왜냐면 머릿속에 바로 서준영의 얼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젠장, 왜 또 기생오라비야. 이런 쓸모없는 새끼들, 자기 손으로 돈벌이해서 잘먹고 잘 살 생각은 왜 못하는 거지? 꼭 그렇게 기생오라비가 돼서 남자들 자존심 깎아 먹을 필요 있나?”한용범은 성질을 내며 말했다.“그 기생오라비한테 전해. 용범이 형님 지금 바로 간다고. 준비 잘하고 기다리라고 해.”이 말을 뒤로 한용범은 전화를 끊고 손에 들었던 컵을 부수며 몇몇 부하에게 말했다.“연장 챙기고 백당가로 가자.”…서준영은 바닥에 누워있는 남자를 보며 담담하게 웃었다.“한용범이 지금 온다고?”남자가 음침하게 웃으며 소리를 질렀다.“넌 끝났어. 지금 이렇게 설칠 수 있겠지만 용범이 형님 오면 무릎 꿇고 빌어도 모자랄 거야.”“형님이 그러던데? 할아버지라고 부르면서
이쪽으로 달려오던 한용범이 이 말을 듣고는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너무 익숙한 목소리였다.가까이 다가가 서준영의 얼굴을 알아본 한용범은 난감한 기색을 드러냈다.‘젠장, 왜 이놈이야?’한용범은 지금이라도 방향을 돌리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온 이상 인사라도 해야 했다.“서 선생님도 여기 계셨네요.”한용범이 흉악한 표정을 감추고 큰 칼을 다시 칼집에 넣더니 웃으며 말했다.이 광경에 바닥에 누워있던 김우식과 다른 애들, 그리고 한용범이 데려온 몇몇 양아치들도 벙 쪄있었다.“형님, 뭐 하는 거예요! 이 새끼가 우리를 때렸다고요! 빨리 복수해야죠!”김우식이 소리를 질렀다.한용범이 바로 화가 난 듯 김우식을 노려보더니 호통쳤다.“닥쳐! 서 선생님께 무슨 말버릇이야!”그러자 김우식이 넋을 놓았다.‘저 새끼 진짜 만만치 않은 놈인 건가?’서준영이 담담하게 웃으며 물었다.“한용범, 아까 우식이가 그러는데 내가 너를 할아버지라고 불러야 한다던데?”한용범은 심장이 내려앉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는 억지웃음을 지으며 설명했다.“서 선생님, 잘못 들은 거예요. 잘못 들은 게 틀림없어요. 제 동생들이 가끔 헛소리 지껄이기 좋아해요. 너그러이 눈감아주시고 마음에 담아두지 말아 주세요. 제가 밥이랑 술 사겠습니다.서준영이 허허하고 콧방귀를 끼더니 말했다.“근데 난 네가 할아버지라고 부르는 걸 듣고 싶은데, 왜냐면 내가 우식이와 내기를 했거든.”이 말에 한용범은 미간을 찌푸렸다.한용범이 입을 열기도 전에 그가 데려온 동생들이 화를 냈다.“건방진 새끼! 형님 앞에서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미친 새끼, 죽고 싶어서 환장했네!”“형님, 이런 기생오라비가 뭐가 무섭다고 그래요! 그냥 덮칩시다!”한용범의 눈까풀이 몇 번 뛰는 게 보였다. 그는 몸을 돌리더니 찰싹하는 소리와 함께 귀싸대기를 날렸다.“닥쳐! 서 선생님은 너희들이 함부로 대할만한 사람이 아니야!”그러더니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한용범은 잠깐 망설이더니 눈을 딱 감고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실력이 어느 정도 되니까 야마모토를 이길 수 있었겠지.”우비를 입어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여자가 차갑게 말하자, 하얀 눈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이제 어떻게 할 거야?”“야마모토를 구해야지!”여자는 말하면서 천천히 빗물과 어울리더니 옥상에서 사라졌고, 이어서 흰 눈을 가진 남자도 똑같은 방법으로 사라졌다....서준영은 택시를 타고 준성 그룹 앞에 도착했다.그는 잠시 뭔가 생각하다가 최수영에게 전화했다.“어머, 서 신의님 무슨 일이야? 설마 내가 보고 싶은 거야?”최수영의 농담을 하며 웃었다.서준영은 그녀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농담할 기분 아니야. 조금 전에 섬나라 낭인 인자들이 나를 습격했어. 혹시 들은 거 없어?”“섬나라 낭인 인자들이 습격했다고? 언제?”최수영은 곧바로 긴장하며 심각한 어조로 물었다.“10분 전 일인데 길게 공격하지 않고 곧바로 철수했어.”서준영이 상황을 설명했다.“내 생각에 오늘은 나의 실력을 시험해 보려는 것 같고 그들의 주요 목적은 아마도 당신들 손에 있는 야마모토 규로 같아.”“알았어. 주의하라고 전달할게.”최수영이 대답했다.야마모토 규로는 아직 호송 전이었기에 지금 강운시 감옥에 갇혀 있었다.그런데 상대방이 속도가 너무 빠른 것 같았다. 벌써 강운시에 잠입해서 야마모토 규로를 감옥에서 구출하려고 하니 말이다.서준영은 전화를 끊고 전혀 끊으려고 하지 않는 비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그는 어쩐지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무슨 큰 일이 발생할 것 같았다.서준영이 심호흡하고 있을 때 뒤에서 임현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오셨어요.”서준영은 돌아서서 고개를 끄덕이고 물었다.“소원 누나는 오셨어?”“아직 오시지 않았어요.”임현우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하자, 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안 왔다고?”서준영은 곧바로 이소원에게 전화했지만,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무슨 일이지? 설마 무슨 일이 있나?’“안 되겠어. 한번 가봐야겠어. 금방
서준영은 성용 리조트에서 나와 곧바로 준성 그룹으로 향했다.가는 길에 날씨가 갑자기 어두워지고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 차더니 마치 검은 구름이 내리누르는 것 같았다.이어서 마른번개가 쳤는데 사람의 마음에 살짝 두려움을 주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에 커다란 구멍이라도 난 듯 강운시에 폭풍우가 쏟아졌다.서준영은 차 안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며 와이퍼가 움직이며 나오는 소리를 들었다.주변 시야는 불과 십여 미터에 불과했는데 비가 그치지 않고 더 세지자, 차량도 많이 줄어드는 것 같았다.녹색 신호등이 켜지자, 서준영이 사거리를 지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대형 트럭 한 대가 곧장 서준영의 작은 차로 달려들었다.마치 폭풍우를 휩쓸고 달려드는 짐승처럼 브레이크를 밟을 생각도 하지 않고 돌진했다.서준영은 순식간에 발로 운전석의 문을 격렬하게 걷어차고 뛰어내려 기린 걸음으로 수십 미터 밖으로 도망쳤고 자기가 운전했던 작은 차가 대형 트럭에 의해 10~30미터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차는 허공에서 수십 바퀴 돌다가 쿵쿵하며 바닥에 떨어지더니 또 수십 미터 미끄러져 나갔는데 순식간에 차 모양이 엉망진창으로 바뀌었다.평범한 사람이었으면 생존의 기회가 없이 바로 그 자리에서 죽었을 것이다.서준영은 멀지 않은 곳에서 직접 눈앞의 광경을 지켜보았다.그러더니 순식간에 사면팔방에서 수십 명의 살의가 치솟은 사람들이 달려 나왔다.“죽여버려!”서준영은 폭우 속에서 미간을 찌푸리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갑자기 나타난 십여 명을 훑어보았는데 그들은 모두 검은색 슈트를 입고 얼굴을 가렸으며 손에는 카타나를 들고 있었다.비록 얼굴을 가렸지만, 모두에게서 불타오르는 살의를 느낄 수 있었는데 사면팔방에서 서준영을 죽이려고 달려들었다.‘카타나? 설마 섬나라의 낭인들인가?’서준영은 그들을 보자마자 곧바로 자기를 죽이려고 돌진하는 자들의 정체를 대충 짐작했다.그는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온몸으로 무시무시한 살의를 폭발시켜 세 명이 카타나를 들고 덮치는 순간 주먹을 날렸다.그의 주먹은 주변
“계속 싸울 거예요?”서준영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으로 웃으며 물었다.용춘화는 미간을 찌푸리고 같이 웃더니 한숨을 내쉬었다.“젊은 나이 그 정도의 실력일 줄은 생각도 못 했네. 오늘은 내가 경솔했어. 지금 떠날 거니까 용서하게.”용춘화는 말을 마치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 왜냐하면 자기가 서준영의 상대가 안 된다는 걸 확신했기 때문이다.조금 전 상대방의 공격을 생각해 보면 분명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서준영이 만약 전력을 다했다면 그의 손은 이미 망가졌을 것이다.서준영은 전창파와 큰 원한이 없었기에 양춘화가 떠나는 것을 막지 않았다. 그리고 노인을 괴롭히는 것은 보기에도 좋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반면에 진강오는 용춘화가 패배를 인정하는 것을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뭐지? 왜 저러는 거지?’진강오가 즉시 소리쳤다.“용 어르신,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저 자식을 죽이려고 제가 어르신을 모신 건데 지금 저 자식에게 패배를 인정하면 어떡해요? 빨리 저 자식을 죽이세요. 이건 명령이에요.”그의 말에 용춘화는 눈을 내리깔고 진강오를 노려보았다. 그 눈빛에 진강오는 겁에 질려 떨었다.“진강오 씨, 당신은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일 뿐이에요. 당신 부친이라면 모를까 당신은 나에게 명령할 자격이 없어요.”용춘화가 분노했다. 천도시 무도계를 섭렵하고 대가로서 당연히 자기만의 자부심이 있었다. 특히 현문의 사람으로서 속세의 가문에 원래 불만이 많아 그들의 지시를 잘 따르려고 하지 않는다.오늘도 불영꽃이 아니었다면 용춘화는 절대 아무 데도 쓸모없는 부잣집 도련님을 보호하려고 강운시 이 먼 곳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말을 마치고 용춘화는 돌아서서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진강오는 어안이 벙벙해하며 외쳤다.“악! 젠장! 전창파 용춘화, 당신을 딱 기억했어. 내가 용진에 돌아가면 아버지에게 전창파를 부숴버리라고 할 거야.”진강오의 포효를 듣고 서준영이 담담하게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진강오 씨, 이제 우리 사이의 계약을 이행해야지?”
서준영의 오만한 말을 듣고 있던 용춘화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천박한 놈, 감히 나를 무시하는 거야? 내가 현문에서 날아다닐 때 너는 태어나지도 않았어! 나의 전창파는 현문 중에서도 2위야! 너 같은 놈은 한 손으로도 끝낼 수 있어. 너 오늘 제대로 쓴맛 한번 봐야겠구나. 어떤 사람은 네가 건드리면 안 된다는 걸 제대로 보여줄게.”말을 마친 용춘화는 앞으로 쏜살같이 달려가더니 대가 최고 강자의 기운을 폭발하며 화가 난 주먹으로 태연하게 앉아 있는 서준영을 공격했다.용춘화의 속도는 빠르지 않았지만, 그의 움직임은 용과 호랑이의 기세가 있었고 강력한 기운으로 주먹을 휘두르는 순간 독특하다는 느낌을 주었다.용춘화가 서준영을 향해 공격하는 것을 본 진강오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하하하! 서준영, 넌 이제 죽었어. 무슨 생각으로 용 어르신의 심기를 건드린 거야?”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고 침착한 표정으로 용춘화의 주먹을 관찰했는데 주먹의 중심에 하얀빛이 보이자, 역시 대가 최고 강자답게 탱크 몇 대를 파괴할 만한 힘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용춘화는 자기 주먹에 자신만만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의 주먹을 견디기 힘들 것이다.하지만 그와 진강오를 놀라게 한 것은 서준영이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서 천천히 손을 들어서 주먹으로 상대하고 있다는 것이다.‘주먹으로 주먹을?’“오만한 놈! 주제도 모르고 덤벼? 네놈이 아무리 대가의 실력이라고 해도 나는 이길 수 없어.”용춘화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의 주먹이 부딪히며 찬란한 하얀 빛이 터져 나왔다.충격 후, 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게 소파에 앉아 있었지만, 용춘화는 일고여덟 걸음 휘청거리다가 겨우 중심을 잡았다.현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용춘화는 중심을 잡은 다음 다시 공격하지 않고 흐릿한 두 눈으로 소파에 앉아 꼼짝하지 않고 있는 서준영을 바라보았는데 공포와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서준영이 자기의 주먹을 손쉽게 막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용춘화가 누구였던가? 나
서준영의 말을 듣고 진강오가 눈을 내리깔며 비웃었다.“서준영, 너 정말 겁대가리 없구나. 설마 천진난만하게 내가 우리 진씨 가문의 5분의 1 약초 시장을 너에게 준다고 우리 진씨 가문에서 너를 가만히 두고 보기만 할 것 같아?”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게 진강오 앞에 앉아 웃으며 말했다.“그건 당신이 걱정할 필요 없어. 내가 오늘 온 것은 빚을 받기 위해서고 여기 계약서에 있는 대로 당신은 집행하기만 하면 돼. 그리고 담당자들끼리 인수인계를 진행하게 하면 아무 일도 없을 거야.”진강오는 서준영의 말을 듣고 안색이 끔찍하게 어두워지더니 다짜고짜 테이블에 있던 컵을 바닥에 부수고는 서준영을 가리키며 소리쳤다.“서준영! 너 죽고 싶구나! 내가 가만히 있으니 정말로 네 맘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용어르신, 저놈 죽여요!”그의 말이 떨어지자, 백발이고 체구가 작으며 허리가 구부정한 노인이 옆 방에서 나왔다.서준영은 눈을 찌푸리고 걸어 나오는 노인을 주시해 봤다.진강오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서준영, 내가 이런 준비를 할 거라고 생각 못 했지? 내가 밖에 있는 쓰레기들 말고 정말로 아무 준비도 안 했을 것 같아? 오늘 계약서 원본을 두고 여기에서 살아서 나갈지 아니면 맞아서 폐인이 되어 나갈지는 네가 결정해. 다만 너도 무술 유단자이니 무릎을 꿇고 빌어서 나의 기분을 좋게 만들면 멀쩡하게 놔두는 건 물론이고 내 밑에서 일하게 해줄 수도 있어.”진강오는 말하면서 더욱더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서준영, 잘 생각해 봐. 나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이야. 내 밑에서 나를 위해서 일하면 너도 언젠가는 크게 될 수 있어. 그러니 여기 작은 강운시에서 놀지 말고 나를 따라 용진으로 가면 더 좋은 환경에서 더 큰 일을 할 수 있을 거야.”진강오는 자기의 설득이 먹힐 거라고 생각하며 전투에서 완승을 거둔 듯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았다.그 뒤에 있던 노인은 손을 뒤로한 채 칼을 품은 듯한 미소를 지으며 서준영을 보고 있었는데 흐릿한 노인의 눈동
진강오의 부하는 겁에 질려 서준영이 몇 걸음 앞으로 나가면 몇 걸음 뒤로 후퇴하면서 거실까지 다시 들어갔다.“도... 도련님... 서... 서준영이에요.”부하가 충격에 외쳤다.소파에 앉아서 거울로 멋진 얼굴이 엉망이 된 것을 한탄하던 진강오가 짜증을 내며 외쳤다.“왜 또 그래? 서준영이 죽었어? 죽지 않았으면 귀찮게 하지 말고 나가!”그때 서준영은 소파에 앉아 있는 진강오를 보며 웃었다.“진강오 씨, 당신 덕분에 아직 죽지 않고 오늘 빚 받으러 왔어. 그런데 오늘 환영식은 너무 프로답지 않았어.”진강오는 그 목소리를 듣더니 쥐가 고양이를 만난 것처럼 겁에 질려 온몸을 떨며 고개를 들어 거실에 나타난 서준영을 보며 외쳤다.“너, 너 어떻게 들어왔어? 밖에 십여 명의 경호원들이 있지 않았어?”그는 서준영이 찾아오는 걸 막으려고 특별히 십여 명의 솜씨가 좋은 경호원을 고용했었다.서준영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십여 명의 쓰레기들일 뿐이야. 진강오 씨, 이제 보내 당신 아이큐가 얼마야? 너무 낮은 것 같아. 내가 진작에 예전의 그 서준영이 아니라고 말했잖아. 까먹었으면 다시 상기시켜 줄게. 나는 현재 준성 그룹의 실소유주이고 강운시의 서 대가이며 실력은 대가 경지야. 그런 나를 저기 쓰레기들이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그의 말을 듣고 있던 진강오가 두 눈을 크게 뜨고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그래, 서준영이 달라졌다! 그런데 2달도 안 되는 사이에 어떻게 지금의 대가가 된 거지? 이제 스물세 넷밖에 안 되는데? 지금 이 정도면 용진에서도 유명해질 수 있을 거야.’이렇게 생각하고 있던 진강오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 신분을 생각하더니 다시 정신을 차리고 차가운 표정으로 물었다.“그래서 원하는 게 뭐야?”“빚을 받으려고.”서준영은 담담하게 말하며 눈앞에 있는 부하를 걷어차 버리고 아예 진강오 앞에 앉아서 말했다.“어젯밤에 한 계약 이제 지켜야지. 강운시의 약초 시장을 전부 내놔. 그리고 용진 진씨 가문이 용진에서의 약초 시장 5분의
서준영이 운전해서 성용 리조트에 도착했다.진강오가 서준영이 찾아올 것은 짐작했는지 리조트 앞에는 경호원들이 더 많아졌고 또 총기까지 휴대하고 있었다.서준영은 차에서 내리자, 경호원이 물었다“누구예요? 뭐 하러 왔어요?”물어볼 때 경호원의 손은 줄곧 총기를 잡고 있었고 그 외의 몇 명은 서준영이 타고 온 차도 검사했다.서준영은 두 손으로 가슴을 감싸며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서준영이라고 하는데 진강오에게서 받을 빚이 있어서 왔어요.”“받을 빚이요?”몇 명의 경호원들은 이해가 안 된 듯 미간을 찌푸렸다.“돌아가요. 여기가 어디인지 알고 빚 받으러 왔다는 거예요?”한 명의 경호원은 서준영이 농담하는 줄 알고 곧바로 밀어냈다.하지만 그가 아무리 밀어도 서준영은 그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경호원이 화를 냈다.“이봐요. 좋은 말로 할 때 빨리 떠나요. 여기는 성용 리조트이고 안에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이 계셔요. 그러니 불편한 일을 겪고 싶지 않으면 빨리 가요.”그 경호원은 냉정하게 호통치며 또다시 서준영을 밀었지만, 이번에도 똑같이 서준영을 어떻게 할 수 없었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경호원은 오히려 서준영 몸의 힘에 튕겨 나가서 바닥에 쓰러졌는데 오른쪽 손이 아예 부서졌다.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다른 몇 명의 경호원들은 모두 허리에서 총기를 꺼내 들고 전투 자세를 취하며 서준영을 향해 외쳤다.“이봐, 당장 두 손을 머리 위에 얹고 엎드려! 안 그러면 쏠 거야!”서준영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저 사람은 저절로 넘어진 거야.”“웃기지 마. 우리가 눈이 먼 줄 알아! 방금 분명…”경호원 중 한 명이 큰 목소리로 말하다가 갑자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멈췄는데 확실히 서준영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방금 경호원이 서준영을 밀다가 스스로 튕겨 나간 것이다.“왜? 할 말이 없어? 그럼 비켜. 진강오를 찾아야 하니까.”서준영이 냉정하게 말하며 앞으로 나아갔다.그러자 몇
서준영은 안윤아의 손을 밀쳐내며 어이가 없다는 듯 힐끗 보았다.안윤아는 그 순간 깜짝 놀라며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가리고 소리 지르며 도망쳤다.“나쁜 놈! 준영 씨는 변태야!”‘내가 변태라고?’서준영은 너무 황당했다.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한 사람은 분명 안윤아인데 왜 자기한테 뭐라고 하는지 어이가 없었다.여자들이 막무가내로 우기는 기술은 정말로 대단한 것 같았다.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나서진도 얼굴이 붉어지며 난감한 표정으로 엄지손가락으로 치켜세우고 말했다.“서 신의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대낮에 그런 행운이 있으시다니.”서준영은 나서진을 힐끔 보고 말했다.“빨리 가요.”“알았어요.”나서진은 즉시 고개를 돌려 도망치다시피 나가더니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다시 돌아와서 말했다.“서 신의님, 묘강에는 언제 가실 거예요?”서준영이 미간을 찌푸리고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조금 있다고 처리해야 하는 일을 처리하고 오후에 출발할 거예요. 일을 모두 처리해야 안심하고 묘강에 갈 수 있어요.”“네, 알겠어요.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나서진이 웃으며 말하고 떠났다.서준영은 나서진을 배웅하고 묘강으로 출발하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을 생각했다.첫 번째, 제일 중요한 건데 진강오를 찾아서 계약서를 이행하게 하는 것이다.두 번째, 준성 그룹에 가서 회사 일에 대하여 지시하고 이소원이 오늘 회사에 나오는 날이니 만나보고 싶었다.세 번째, 도지혁의 일은 묘강에 다녀와서 처리해도 될 것 같았다.최수영의 말대로면 도지혁은 3일 후에 도착할 건데 그때 서준영은 묘강에 있을 것이다. 때문에 돌아와서 도지혁을 제대로 만나볼 예정이었다.지금은 우선 안씨 가문과 최수영, 그리고 장이준과 나서진에게 도지혁이 무슨 짓을 하는지 감시하게 할 생각이었다.네 번째, 어젯밤에 장이준에게 약속했던 대로 부적을 만들어서 드래곤 팀에 전달해서 귀혈옥 제련과 관련되는 사람들을 잡을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이거야말로 제일 다급한 일일 것이
순간 서준영은 마음속으로 용진에 한번 가보고 싶다는 욕망이 솟구쳤다.오너 이하로 무적이 된 그는 용진에 오너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연우 씨, 조금만 기다려! 내가 묘강에 가서 황금누에독충을 해결하면 바로 용진으로 갈게.’지금의 서준영은 자신감이 폭발했다.그는 강운시 약초 시장을 통합했고 준성 그룹의 상업적 가치도 수조에 달하기 때문에 충분히 용진에 입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게다가 지금 자신의 오너 이하로 상대가 없는 실력이라면 용진에서 무시를 할 수 없을 거라고 자신했다.서준영은 심호흡하여 흥분을 가라앉히고 침실로 돌아갔는데 이번에 소울랜드의 지도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는 아마도 9단계를 돌파하면 나타날 거라고 생각하며 심호흡하고는 침대에서 곧바로 깊은 잠에 빠졌다.며칠 내내 너무 바빠서 제대로 잠을 잘 기회도 없었다.결국 정오까지 자면서 깰 기미가 없던 서준영을 안윤아가 뛰어와서 깨웠다.“준영 씨, 해가 중천에 떴는데 왜 아직도 자고 있어. 빨리 일어나.”안윤아는 새하얀 만화 문의가 있는 티셔츠를 입었는데 가슴이 불룩했고 핫팬츠를 입어서 순백의 두 다리를 드러내고 새하얀 운동화를 신고 있었는데 정교한 메이크업에 포니테일로 머리를 묶은 채 방으로 뛰어 들어가며 외쳤다.그녀는 지금 엄청 귀엽고 활동적이고 순수하며 해맑았다.서준영이 계속 자는 모습을 보고 안윤아는 곧바로 침대에 뛰어올라 가슴으로 서준영의 몸을 세게 누르고 청색 옥반지로 서준영의 콧등을 만지며 외쳤다.“준영 씨, 일어나.”안윤아로 인해 서준영은 피를 토할 뻔했다.“무슨 일로 왔어?”잠에서 깬 서준영은 안윤아가 자기 위에 있는 것을 보고 서둘러 그녀를 밀어내면서 안윤아가 정말 대담하고 개방적이라고 생각했다.남자가 있는 방에 개의치 않고 뛰어 들어온 것도 모자라 올라타고 내리눌렀으니 말이다.다행히 서준영이 새벽에 너무 힘들어서 옷을 입고 잠이 들었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알몸으로 자다가 봉변을 당할 뻔했다.“일어나. 여자애가 이게 무슨 짓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