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제동은 흉악한 얼굴로 신세희를 향해 차갑게 웃었다. “너 이 나쁜 년! 넌 그동안 밖에서 몸 팔아서 번 돈으로 신분상승이라도 한 줄 아나보지! 내가 말하는데, 해리 친구가 고등학교 선생님이고, 명문대 졸업하고 여기서 학생들 가르치고 있어. 그런데 걔가 거만하게 우리 해리를 무시했지.그래서 어떻게 됐는지 알아?걔도 지금 너처럼 몸 팔고 있어!그것도 몰래.우리 해리가 개한테 누구든지 핥으라고 하면, 걘 그렇게 할 걸?강아지보다 말을 더 잘 들어.너!감히 여기서 우리 해리를 괴롭히다니.너 오늘 내가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그리고 서제동은 바로 신세희에게 다가가서 그녀를 때리려고 했다.그러나, 그가 한 발자국을 움직이기도 전에, 그의 사위가 발을 걸어서 넘어트렸다.서제동은 아주 비참하게 넘어졌다.뒤에 있던 여현지:“......”서제동이 욕을 하고 있을 때, 여현지는 자세히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여현지는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다 명예가 있고 훌륭한 사람들인 걸 발견했다.그들은 충분히 서제동보다 대단한 사람들이었기에, 이 식사자리에 서제동을 초대하지 않았다.솔직히 말하면 서제동은 이미 한 물 갔고, 순위에서 물러났다.그러나 여기에서 서해리가 개처럼 바닥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걸 보고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는 사람들은 다 비바람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인물들이었다.여현지는 멍해졌다.그런데 자신의 남편은 넘어져서 이가 흔들리고 있었고, 서제동은 수치심에 화가 나서 바로 일어난 다음 무섭게 책상을 내리쳤다. “너희…”그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여현지가 그의 입을 막았다.“그만해요!” 여현지가 말했다.바닥에 여전히 무릎을 꿇고 있던 서해리도 말을 더듬으며 서제동을 부르고 있었다. “아빠, 지금 저 죽게 만들려고 오신 거예요?”서제동:“......”이 순간, 그제서야 그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자세히 보았다.이 사람들은 다들 위엄이 대단한 사람들이었지만 아무 말없이 신세희를 보는 눈빛이 다 공손했다.이 사람들은
“아내분이라고요?” 서제동이 물었다. 여현지는 너무 놀라서 멍해졌고, 그녀는 신세희를 가리켰다. “쟤… 쟤가 어떻게 아내죠? 쟤는 엄청 가난하고, 저희 집에서도 살았었는데, 머리에 이도 있고 맨날 구멍 난 신발 신었을 때, 제가 머리도 감겨주고 예쁜 옷도 입혀 줬었는데, 쟤가 우리 집 물건을 훔쳤…” “남을 너무 심하게 모독하시는 거 아닌가요! 당신들 가족은 죽어도 싸요!” 이때 밖에서 갑자기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든 사람들은 밖을 보았다. 밖에 서있던 사람은 그 고등학교 선생님이었다. “너…” 이때, 바닥에 엎드려 있던 서해리는 문 쪽을 보았다. “허소진, 네가 감히 이럴 때 나를 밟으려고 해?” 허소진은 표독스럽게 웃었다. “퉤! 서해리, 난 널 당장이라도 산 채로 잡아먹고 싶어. 내 이번생에 제일 큰 소원이 너네 가족이 다 죽어버리는 거야!” 서해리:“......” 허소진은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 “아저씨, 아줌마, 제가 왜 이 사진을 보냈는지 아세요? 제가 그쪽 따님이 왜 여기서 무릎 꿇고 있는 걸 알게 됐는지 아세요?” 그녀는 뒤를 돌아서 옆에 있던 여직원을 끌어당겼다. “얘가 제 사촌동생이거든요! 동생이 저한테 복수할 기회가 왔다고 사진을 보내서, 제가 다시 두 분께 전달한 거예요. 맞아요, 저는 두 분이 화가 나서 직접 여기에 찾아오길 바랐어요! 저는 두 분이 저한테는 반항할 능력이 없어도, 다른 사람들이 두 분을 혼내 주고 저를 대신해서 정의 구현해 줄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려드리려고 한 거예요!” 말을 끝낸 뒤, 허소진은 신세희와 부소경을 보았다. “부 대표님, 세희 아가씨.” 허소진은 눈물을 흘렸다. “저 인터넷에서 두 분 관련된 소식 봤었어요. 대표님께서 정말 좋은 분이시더라고요. 세희 아가씨께서 이렇게 좋은 파트너를 만나셔서 정말 부러워요. 아가씨가 12살 때 있으셨던 일 서해리한테 들었어요. 아가씨는 운이 좋으셨지만, 저는 그렇게 운이 좋지 못 했네요. 저는 중학교 때 해리랑 짝꿍이었
“제발 그만 얘기해…” 서제동은 애원하는 눈빛으로 신세희를 보았고, 그는 신세희가 이 말을 뱉으면, 신세희 옆에 있는 남자가 그의 갈비뼈 세 대를 발로 차서 부러트릴까 봐 두려웠다. 신세희는 서제동을 보았다. “그만 하라고요? 아저씨 지금 피하시는 거예요? 아저씨는, 발로차서 제 갈비뼈가 부러진 일이 언급할 가치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세요?” “맞아요, 사실 저도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요.” 신세희는 어깨를 들썩이며 아무렇지 않게 웃었다. 그녀의 이 말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벙찌게 만들었다. “그때 저는 겨우 12살이었어요, 너무 어려서 반항할 능력도 없었고요. 나중에 제가 점점 크고나서, 그런 과거 일에 대해서는 잊는 걸 선택했어요. 특히 제가 다쳤을 때 말이에요. 갈비뼈 세 대가 부러지고, 머리가 다 잘리고, 머리에 누가 똥을 뭍혔던 모욕적인 사실들을 기억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요? 저도 싫었어요. 저는 심지어 돌아와서 복수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어요. 그럴 필요도 없고, 가치도 없으니까요. 저는 이번에 돌아와서, 저희 아빠의 유골을 가져가고, 돌아가기 전에 밥이나 먹고 싶었어요. 딱 밥만요! 그런데 아저씨 아줌마 딸이 로비에서 저를 잡고 놓아주지를 않더라고요, 로비가 크니까 사람들도 많고 감시 카메라도 있었겠죠? 그쪽 따님이 저를 뭐라고 욕했는지 직접 보세요. 저렇게 자기 밖에 모르고, 12살 때 제 머리에 똥을 바르던 그 모습이 똑같이 하나도 안 변했더라고요. 어렸을 땐 철이 없다고 치지만 지금은요? 그리고 두 분, 제가 어렸을 때 저를 때리신 건 훈육이라고 볼 수 있지만 지금은요? 아저씨, 아직까지도 저를 나쁜년이라고 부르시고, 도둑이라고 하시는데, 그건 저를 훈육하시는 게 아니라, 진짜 저를 죽이려고 하시는 거예요. 왜냐면, 제가 그쪽 따님 보다 더 잘되는 꼴을 못 보시니까요. 이 고등학교 선생님은 저보다 더 비참하시네요. 이 분이 대학을 붙었다는 이유로, 본인의 능력으로 좋
신세희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헛숨을 들이켰다. 그녀가 왜 사탕을 사 먹으라며 자기 딸을 보냈는지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다리에 힘이 풀린 서해리는 그대로 주저앉아 오줌을 지렸다. 불쾌한 냄새가 코를 찌르자 신세희는 코를 틀어막으며 부소경에게 말했다.“여보, 나 안 그래도 냄새에 예민한데...”자리에서 일어난 부소경이 사람들을 둘러보며 말했다.“이만하지.”말을 마친 부소경은 신세희를 데리고 이 자리를 벗어나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배고파? 먹고 싶은 게 있으면 보내달라고 하자.”“배고파요, 여보.”이때, 서해리가 비명을 내질렀다.“신세희, 너 이렇게 악독한 사람이었어?”달콤한 웃음을 지어 보이던 신세희가 싸늘하게 돌아봤다.“내가 악독해? 너랑 네 가족이 저질렀던 일들을 떠올려 봐. 십몇 년 동안 내게 변함없이 내비쳤던 증오, 나를 도둑으로 몰아갔던 일, 내 머리에 똥칠했던 일, 네 부모가 걷어차서 부러졌던 내 갈비뼈... 권력을 휘두르기 위해서 네 동창한테는 또 무슨 짓을 저질렀지? 순수했던 학교 선생님을 남자들에게 던져줘서 죽는 것보다 못한 삶을 살게 만들었잖아. 난 네게 한참 못 미치지. 그리고, 내가 언제 너한테 복수하려고 했니? 먼저 쫓아와서 복수하겠다고 설친 건 너야. 대체 네가 나한테 복수할 게 뭐가 있다고? 설마 평생 너만 높은 자리에 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네가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건 당연한 거고, 다른 사람이 너를 괴롭히면 악독한 년인 거야?”말문이 막혀 눈만 데굴데굴 굴리던 서해리가 한참 뒤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설마... 진짜 내 눈알을 파버리려는 건 아니지?”“내가 뭐 하러.”그제야 서해리는 한숨 돌릴 수 있었다.“고마워, 자비를 베풀어...”“네가 직접 파야지. 안 그럼 내 손이 더러워지잖아.”신세희의 싸늘한 말에 서해리는 다시 한번 말문이 콱 막혔다. 다시 고개를 돌린 신세희는 이번에는 장송현 쪽으로 무심한 시선을 던졌다. 그러자 장송현이 냉큼 입을 열었다.“부 대표님, 사모
“고마워요.”신세희와 부소경이 자리를 떠났다. 때마침 사탕을 산 엄선우와 신유리도 두 사람과 합류했다.세 식구와 엄선우가 엘리베이터 문 앞에 도착했을 때 안쪽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빌어먹을 인간들 같으니라고, 당신들을 찢어 죽여버릴 거야!”“당장 찢어버려!”“다리도 콱 부러뜨려 버리라고!”“소진 씨, 우리가 잡고 있을 테니 마음껏 때려. 천벌 받을 년, 감히 사람을 강제로 몸을 팔게 만들어? 당장 옷을 벗겨서 길거리에 던져버리자고!”“아악!”“살려줘!”문이 닫혔다.신세희와 부소경은 이 호텔에서 벌어진 심각한 사태에 대해 더는 캐묻지 않기로 했다.부소경은 엄선우에게 비행기 티켓을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아이의 수면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그들은 다음날 열두 시 비행기를 타고 돌아가기로 했다.이날 저녁, 호텔 방에서 맛있는 샤브샤브를 먹으며 웃고 떠들다 달콤한 잠을 청한 네 사람은 아침 일곱 시에 일어나 조식을 먹은 뒤 짐과 아버지의 유골함을 챙겼다.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로비에 도착했을 때 그들은 호텔 밖에서 한무리 사람들이 공손하게 서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걸 발견했다.가장 앞에 선 사람이 감격한 얼굴로 말했다.“부 대표님, 저희 공익 프로젝트에 200억이라는 큰돈을 투자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부소경이 덤덤하게 대꾸했다.“내 사랑하는 아내의 고향 아닙니까. 앞으로도 도움 필요하면 언제든 우리 F그룹에 투자받으면 됩니다.”“네네, 명심하겠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이윽고 다른 사람이 앞으로 나서며 엄선우에게 무어라 귓속말하자 엄선우가 몇 번 고개를 끄덕였다.그 사람이 떠나자 이번에는 허소진이 다가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사모님께서 주신 2억 원은 우리 반의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잘 사용하겠습니다. 어리고 순수한 아이들이 더는 상처받지 않게 최선을 다할게요.”신세희가 고개를 끄덕였다.“앞으로도 도움 필요하면 언제든 내게 말해줘요.”“정말 감사합니다. 아참, 신 영감 댁도
부소경도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엄선우는 차를 급정거시켰다.“뭐를?”부소경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눈을 비빈 신세희가 머뭇거렸다.“그러니까...”어디 갔지? 왜 사라졌지? 눈 깜짝할 새에 이렇게 감쪽같이 사라진다고?부소경은 그런 신세희를 물끄러미 쳐다보다 그녀를 품에 안고 이마에 애틋하게 입맞춤했다.“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도 있잖아. 당신 어머니는 강한 분이셔. 당신이 아직 아이였던 시절, 당신 아버지마저 편찮으실 때도 그 세월을 모두 버텨내셨잖아. 임지강이 그분을 감금했을 때도 마음 약해진 고용인이 그분을 놓아줄 정도로 따뜻한 분이셨을거야. 그러니 당신 어머니는 절대 쉽게 물러설 분이 아니셔. 당신 성격도 아마 장모님을 닮았을 테지. 당신도 절대 운명에 순응하는 타입이 아니잖아.”신세희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소경 씨.”부소경의 위로에 신세희는 어느덧 마음이 가벼워졌다. 어쩌면 그의 말대로 무소식이 희소식일 지도 몰랐다.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도착한 신세희와 신유리는 간단하게 씻은 후 이내 낮잠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부소경은 모녀처럼 여유롭지 못했다.잔뜩 밀린 회사 일과 신세희의 일을 처리해야 했다.달콤한 낮잠에 빠져든 두 사람을 쳐다본 부소경은 조용히 위층으로 올라가 엄선우에게 전화를 걸었다.“대표님, 사모님 어머니를 닮았다던 그 노숙자 말입니다, 확실히 최근에 저택 근처를 몇 번 오간 적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하도 신출귀몰해서 저희 사람들이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한참 침묵하던 부소경이 입을 열었다.“만약 그자가 정말 우리가 찾는 사람이라면, 절대 보통내기는 아닐 테지. 임씨 집안에서도 도망칠 수 있었던 여인이니 우리가 찾지 못하는 것도 당연해. 급해하지 말고 침착하게 움직여. 딸아이와 손녀가 보고 싶은 거라면, 분명 다시 찾아올 거야.”“알겠습니다, 대표님.”잠깐 뜸을 들인 엄선우가 다시 입을 열었다.“그 현장에 있던 사람이 전하길, 서해리네 가족에게 앙심을
“이왕 이렇게 된 거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신세희씨 아버님을 위해 좋은 묫자리 좀 알아봐 주세요.”“네, 부 대표님”전화를 끊고 부소경은 혼자 옥상에 놓인 의자에 앉아 사색에 잠겼다. 신세희네 집안에 관한 일은 다 해결했으니 이젠 그 섬을 손에 넣는 일만 남았다. 어머니 하숙민은 원래 그 섬의 대부호였었다. 그러나 한차례 변동을 거친 후 어머니네 일가는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어머니네 가족들은 풍비박산난 후 내지로 도망가긴 했으나 그 섬의 집권자는 어머니네 일가를 쫓아 내지까지 따라왔었다. 다행히 어머니는 당시 서 씨 할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네 부모님과 오빠, 올케, 언니 그리고 그들의 자식들까지 모두 화를 입었다. 그렇게 어머니는 이 세상에 혼자 남았고 슬픔이 극치에 달았을 때 큰엄마에게 이용당해 아버지 부성웅의 첩이 되여 부소경을 낳았던 것이었다. 가족 성원들로 놓고 볼 때 섬에 있는 어머니네 가족은 부 씨네 가족보다 많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도망 다닌 탓에 어머니는 한평생 웨딩드레스조차 입어보지 못했고 부 씨네 집 대문에 발도 들여놓지 못했다. 이런 것들을 생각해 봤을 때 이 모든 것은 섬에서 벌어졌던 어머니네 가족에 대한 대학살에 의한 것이었다. 사실 어머니 하숙민은 죽기 직전에 소원이 하나 더 있었다. 단지 누구에게도, 심지어 아들에게조차 말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러나 부소경은 어머니가 숨이 넘어가기 직전에 반복적으로 하는 말을 들었었다.“이렇게는 못 죽는다, 이렇게는 못 죽어. 죽기 직전까지도 고향에 다시 한번 가보지 못했어.” 고향에 다시 가보는 게 어머니 평생의 소원이었음을 부소경은 어릴 때부터 알고있었다. 그래서 해외에 망명갔던 그 몇 년 동안 이미 그 섬을 공략할 준비를 시작하고 있었다. 단지 후에 신세희네 모녀를 찾기 위해 계획이 6년 늦춰졌을 뿐이다. 현재 신세희와 그녀의 아이는 이미 자신의 옆으로 돌아왔고 그녀의 집안일도 원만히 처리했으니 이젠 부소경이 그 섬을 손에 넣을 때가 왔
“....”비록 그는 굉장히 굳건한 사람이지만 눈앞에 있는 여인의 매혹적이고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여리여리한 몸매를 마주하자 목젖이 움찔거렸다. “오세요.” 그녀는 또 한 번 애교스럽게 그를 불렀다. 늘 주동적이지 않았었던 그녀는 작업을 거는데 매우 서툴렀다. 남을 차갑게만 대해왔었던 그녀였기에 남을 꼬시는데 익숙할 리가 없었다. 하지만 자신을 위해서 애써준 그에게 제대로 보상을 내려주기 위해 그녀는 오늘 기꺼이 그를 한번 꼬셔보기로 했다. 그가 샤워하러 들어갔을 때 그녀는 엄청 고민하고 있었다. 그동안 봤었던 드라마나 영화 속 장면들을 수없이 많이 떠올려본 끝에 그녀는 지금 이 장면을 생각해냈다. 그러고는 그가 선물해 준 수많은 잠옷들 중 이걸 선택했다. 살면서 이렇게 섹시한 옷을 입어본 적이 없었던 세희는 처음 입자마자 얼굴이 붉어졌다. 그가 선물해 준 물건들은 액세서리던 신발이던 가방이던 심지어 옷들도 다 하나같이 고급 진 것들이었다. 이 얇디얇은 잠옷마저도 보기에는 그저 천 쪼가리에 불과해 보이고 좀 거칠어 보이기도 하나 입어보니 무척이나 편안하고 부드러웠다. 피부에 전혀 달라붙지 않아 마치 옷을 안 입은 것처럼 가벼웠다. 그뿐만이 아니라 이 얇고 반투명한 천이 그녀의 몸매에 부드러움을 가해주어 몸매가 훨씬 예뻐 보였다. 괜히 디자이너가 이런 옷을 발명한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잠옷을 입으니 확실히 분위기 있어 보였다. 그의 침대에 누워서 그녀는 자신이 평소보다 훨씬 매혹적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는 그렇게 매혹적인 자세로 누워 자신의 남자인 부소경을 바라보았다. 부소경은 그녀를 향해 달려들었다. “얍, 하하하” 신세희는 잽싸게 몸을 피하며 웃었다. 하지만 키도 크고 팔도 긴 그가 팔을 슬쩍 뻗자 바로 잡힐 것만 같았다. 세희는 깜짝 놀라 침대 옆으로 한 바퀴 더 굴렀다. 그런데 예상치 못 했던 건 이제 한 번만 더 구르면 침대에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어.. 어?” 다행히 행동이 빠른 그는 잽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