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소리가 나는 쪽을 돌아봤다. 대문 안쪽에서 부씨 집안의 집사가 언짢은 표정으로 이 모든 상황을 둘러보고 있었다. 집사는 사람들을 전부 알진 못했지만 신세희는 알고 있었다. 저택에 매번 방문할 때마다 사건사고들을 일으키는 바람에 부씨 집안 어르신뿐만 아니라 일개 사용인들까지도 신세희에 대해 모르는 이가 없었다. 게다가 부씨 저택 어르신들이 그녀를 반기지 않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었던 집사는 신세희에게 거들먹거리며 말했다. “작은 사모님, 정말이지... 저희 부씨 집안에 시집오셨으면 적어도 사고는 치지 마셔야죠. 작은 사모님과 함께 온 손님들이 이렇게 소란을 피워서야... 교양 없이 문 앞에서 치고받는 경우가 대체 어디 있단 말입니까? 이럴수록 저택 어르신은 더욱 작은 사모님을 반기지 않을 겁니다. 작은 사모님, 이젠 말썽 좀 그만 부리십시오.”집사는 그야말로 간이 배 밖으로 나온 사람 같았다. 노부인을 제외한 부씨 저택의 어르신들은 모두 신세희를 싫어하는 눈치인지라 아랫사람들까지 신세희를 업신여기고 있었다. 밖에서 싸움이 벌어진 광경을 지켜보던 집사는 자연스럽게 신세희와 관련된 일이라고 생각해버렸다. 집사의 행태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엄선우는 당장 손을 뻗어 집사를 집 밖으로 던져버리고 싶었지만 신세희가 그를 말렸다. “엄 비서님, 잠시만요.” 의아하게 바라보는 엄선우를 향해 신세희는 그저 웃어 보일 뿐이었다. 이윽고 신세희가 집사에게 거침없이 말을 내뱉었다. “집사라고 했나요? 왜 저 두 사람이 내 손님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아닙...니까?”“추측한 거예요, 그냥 찍어본 거예요? 아니면 내가 마음에 안 들어서 모함하는 건가?” “......”“내가 묻잖아요!”신세희가 큰소리로 호통쳤다.그녀의 목소리에 흠칫 놀란 집사는 도리어 자기가 겁을 먹고 주춤했다는 사실에 화가 치밀었다. “더는 여기서 시간 낭비할 순 없어요. 당신이 어떤 사람이든, 이 저택의 어르신들께 인정받을 수 있든 없든 저랑 무슨 상관이란 말입니까? 전 손님
임지강과 허영은 재빨리 집사의 곁으로 다가가 해명했다. “서씨 집안 어르신이 보낸 분이시군요. 죄송해요. 저희 부부가 잠깐 말다툼이 있었던지라. 우리 서아가 하도 안쓰러워서요... 사실 별일 아닙니다.” 임지강도 어색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럼요, 그럼요. 제 마누라 말이 맞습니다. 저기 집사님, 이만 들어가실까요?”얼굴을 굳힌 집사가 차갑게 말했다. “따라오시죠.”“예예, 감사합니다.”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매섭게 노려본 부부가 집사를 따라나섰다. 이때 뒤에서 그들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저씨, 아줌마!” 고개를 돌린 허영이 민정연을 발견했다.“저 정연이에요. 서아 씨 친구요. 할아버지께서 서아 씨를 보살펴 줄 사람이 없으니 저더러 보살피라고 하셨거든요. 오늘의 주인공이잖아요.” “어머, 정연아.”허영이 애써 억지웃음을 지어 보였다. 민정연이 임서아에게 도움 될 거라는 걸 허영도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녀는 임서아보다 상류층 분위기에 훨씬 익숙했으니까. 하여 그녀의 곁으로 가까이 다가간 허영이 손을 덥석 잡았다. “정연아, 아줌마랑 함께 들어가자.”나란히 들어가는 세 사람을 보며 신세희 무리는 말문이 턱 막혔다. 그중 먼저 정신을 차린 구서준이 민정연의 뒷모습을 손가락질했다. “민정연 저 여자는 괴롭힘당하는 게 취향인가?” “풋, 우리 언니를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아요.” “뭐야, 지금 언니 편을 드는 거예요?”구서준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정아 씨는 편을 드는 척하는 거지만, 난 진심이에요. 내 처형이 저렇게 자진해서 모욕 당하겠다는데 내가 어떻게 가만히 있겠어요?”그러나 잠깐 생각에 잠겨 있던 구서준이 이내 태도를 바꿨다. “됐어요. 저렇게 지독한 처형은 없는 것만 못하지. 내 아내한테도 못되게 구는데 내가 왜 도와줘야 해?” 그의 말에 민정아는 얼굴을 붉혔다. “누... 누가 당신 아내라는 거예요? 왜 이래, 정말!” 구서준은 아주 기분이 좋아 보였다. “정아 씨, 점점 우리 작은엄마를 닮
뒤에서 불쑥 나타난 제 아빠를 보며 잠깐 놀랐던 신유리는 이내 빠른 걸음으로 부소경 앞으로 다가가 그의 다리에 매달렸다. “아빠,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손님들이 우리 엄마를 괴롭히는 일은 없어야 할 거야. 만약 그러면 못된 아빠라고 부르고 다신 같이 안 놀 거야. 흥!” “......” 되바라진 꼬맹이 같으니라고. 제 엄마가 아빠를 괴롭힐 때는 두손들고 환영하더니 지금은 제 할아버지, 할머니 손님들이 제 엄마를 괴롭히는 것도 전부 아빠 탓이라고 한다. 정말이지 매우 불공평한 처사가 아닐 수 없었다. 부소경이 막 입을 열려는데 신유리가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부소경 씨, 오늘 엄마한텐 조력자도 있다고. 만약 엄마를 지켜주겠다고 약속하지 않으면 엄마 조력자들이 아빠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이 되바라진 꼬맹이는 제 아빠를 위협하면서 이름까지 불러대고 있었다. 아이에게 혼난 부소경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니까, 아빠가 반드시 네 말에 따라야 한다는 거지?”“당연하지!” 신유리가 어른 행세를 하며 말했다. 신세희를 돌아보니 그녀는 당신만 믿겠다는 눈빛을 보내왔다. 그가 눈썹을 꿈틀거렸다. “좋아, 네 말대로 아무도 엄마를 괴롭히지 못하게 할게.”말을 마친 부소경이 신세희 곁으로 다가갔다. “들어가자고.” “우리... 세 식구만요?”“더 있나? 나는 물론 네 식구가 되고 싶은데, 당신 아직 그럴 때 안 됐잖아.” 부소경은 농담할 때조차도 진지한 표정을 고수했다. 신세희는 그가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의심했다.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그녀가 어색하게 물었다. “근데요, 당신 먼저 저택에 도착했잖아요, 왜 밖에 나와 있어요?” “......” 사실 부소경은 그녀의 옷에 꼭 어울리는 유리구두를 제작했는데, 업체 측에 몇 번이고 독촉했음에도 지금으로부터 반 시간 전에야 10분 뒤에 배송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은 참이었다. 소식을 들은 그는 직접 구두를 픽업하러 나섰다. 그러나 막상
“정연 씨. 우리 외할아버지께서 직접 정연 씨를 위해 서울의 구씨 집안과 인연을 맺을 수 있도록 힘써주겠다고 하셨어요. 참 다행이죠?”임서아가 선심을 쓰는듯한 태도로 민정연에게 말하자 민정연은 바로 고분고분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서아 아가씨.”“처신 잘하고, 파이팅.” “그렇지만 저는...”“그렇지만 같은 소린 집어치워요. 우리 외할아버지만 믿으라니까.” 오만하게 말하는 임서아 앞에서 민정연은 냉큼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이 드레스 어때요?”임서아가 잔뜩 거들먹거리며 민정연에게 물었다. 민정연이 입은 드레스도 충분히 고급스러웠지만 임서아의 것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자기 드레스가 어떠냐고 대놓고 물어보다니! 민정연이 억지로 살가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정말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워요, 서아 아가씨. 이 연회에서 아가씨보다 고귀한 사람은 절대 없을 거예요.”그러자 임서아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그거 알아요? 이 샤란 드레스는 소경 씨가 날 위해서 직접 주문한 거예요. 남성에 하나밖에 없는 4억 원짜리 드레스라고요. 아무것도 안 하고 이 드레스만 팔아도 몇 년은 거뜬하게 버틸 수 있어요. 정연 씨가 입은 드레스도 물론 아름답지만, 나랑 같이 있으니까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네요. 휴, 소경 씨가 날 너무 사랑해서 큰일이라니까.”“......”민정연은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었다. 비록 무사히 홀 안에 들어왔지만, 그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했다. 사실은 당장 할아버지를 붙잡고 오늘 자신의 파트너는 구서준이 아니었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도통 기회를 잡을 수 없었다. 하여 자리에 멀뚱히 앉아 임서아의 들러리 노릇이나 해줘야 했다. 그러나 임서아가 예쁜 건 사실이었다. 화려한 보석들로 한껏 치장한 그녀의 옆에 앉아 있으니 자신은 더없이 칙칙해 보였다. 또한 남성의 하나뿐인 드레스라는 말도 사실이었다. 임서아가 자랑을 늘어놓지 않았더라도 부소경이 친히 그녀를 위해 제작한 드레스라는 사실은
그의 말이 한없이 거슬렸던 임서아는 벌컥 화를 냈다. “당신 누구 손님이야? 당신이 뭔데 함부로 입을 지껄여. 죽고 싶어 환장했어? 내 약혼자의 아내와 딸이라니. 내 약혼자의 아내는 당연히 나라고!” 그녀에게 일깨워준 사람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마음대로 생각하세요.”순간 불길한 예감이 든 임서아가 문 쪽을 향해 고개를 휙 돌렸다. 고급스러운 드레스로 화려하게 치장하고 주인공처럼 서 있던 임서아는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네이비 슈트를 걸친 훤칠한 남자가 조그마한 아이의 손을 잡고 있었다. 빨간 버블 스커트를 입은 아이는 세상 무서울 게 없는 듯 턱을 한껏 치켜들고 당당하게 이곳으로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아이는 너무 귀엽고 예뻤다. 아이의 주변으로 마치 환한 빛이 퍼지는 것만 같았다. 아이의 다른 쪽 손을 잡은 이는 그녀의 엄마인 신세희였다. 연한 남색 드레스를 차려입은 신세희가 우아한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언뜻언뜻 보이는 새하얀 발목은 마치 물을 먹은 연꽃을 떠올리게 했다. 연한 남색 드레스에는 별다른 장식이 없었으며 심지어 그녀는 목걸이조차 하고 있지 않았지만, 오히려 백조 같은 가느다란 목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세 식구가 들어오는 모습을 보며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남자는 여느 때처럼 차가웠으며, 여자도 더없이 차분했다. 그러나 그 사이에 있는 아이는 제 부모의 이런 분위기를 사르르 녹일 정도로 생기가 넘쳤다. 세 식구의 조화로운 모습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편, 비교 대상을 찾는 건 사람들의 본성이었다. 어떤 이들은 벌써 귓속말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오늘 주인공은 임서아 씨라며,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신세희 씨가 초라한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고 당신이 내게 말했잖아. 대체 저게 어딜 봐서 초라한 거냐고. 아무런 장식 없이도 모든 이들을 압도하는데?”그러자 다른 사람이 탄식했다. “내가 경솔했어. 사실은 세희 씨의 옷차림을 크게 주시하지 않았거든. 그냥 드레스 색
패션계에 유명한 말이 있지 않은가?무조건 비싸기만 하다고 예쁜 것이 아니라, 잘 어울리는 옷,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아무리 비싼 옷이라도 너에게 어울리지 않으면, 못나 보인다.이때, 혼란스러워하던 임서아가 정신을 차렸다."아… 이게 뭐야, 왜 이래! 대체 왜!"그녀는 곧 미칠 것 같았다. 임서아는 순간적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쥐어뜯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저 사람들 좀 보세요!그녀의 뒤에서 마치 강아지처럼 치맛자락을 들어주던 민정연도 순간 놀라 멍해졌다.민정연과 임서아는 주인석에 앉아 작은 소리로 뭔가를 의논하고 있는 부 어르신, 부성웅 부부, 그리고 서 씨 집안 어르신 쪽으로 동시에 눈길을 돌렸다. 네 사람은 오늘 만약 신세희가 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의논을 막 마쳤다. "그래, 그렇게 하자…."서 어르신이 막 말을 마쳤다. 곧 임서아의 고함소리가 터져 나왔다.부 어르신, 부성웅 부부, 그리고 서 씨 집안 어르신은 동시에 문 쪽을 바라보았다."너…" 부 어르신이 제일 먼저 일어나 손을 떨며 부소경을 가리켰다."부소경 너…"부소경이 아까부터 그곳에 있었다!할머니를 제외한 온 집안이 모두 그에게 압력을 주었다."소경아, 그래, 우리는 신세희를 받아들일 수 있어. 하지만 네가 장가를 갈 수는 없다. 네가 밖에서 돌봐 주는 것은 괜찮아."부 어르신이 방법을 제안했다."며칠 전에 허락하시지 않았습니까? 아니 그러면 이렇게 집안 연회는 왜 연 거예요?"부소경이 대답했다. 그러자 부 어르신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집안 연회를 열지 않았으면 네가 집에 돌아왔겠니? 돌아왔겠냐고? 네 회사에도 못 들어가게 하고, 네 집 대문도 못 넘게 하면서, 만약 내가 네 아비와 이렇게 가족 연회를 열지 않았다면, 너는 영원히 아이를 데리고 돌아오지 않았을 거야!""할아버지, 틀리셨어요. 아이를 데리고 오는 것이 아니라! 저희 집 세 식구를 데려오는 거겠죠!" "너…" 부 어르신은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우리 한
서 어르신이 이렇게 자신에게 격노하는 것을 보고 신세희는 마음이 착잡해졌다. 그러나 그녀는 곧 그 착잡함을 가슴속 깊은 곳으로 삼켰다.그녀는 계속해서 가족 간의 사랑을 갈망해 왔다.하지만 그녀는 이 사랑을 애원하지는 않는다.그래서, 그녀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그냥 포기해 버렸다!신세희는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게, 아니 오히려 약간 자랑스럽다는 듯이 서 어르신을 바라보았다.부소경도 냉담한 표정으로 서 어르신을 바라보며 말했다."죄송하지만 서 어르신, 여긴 제 집입니다" "너…."“너… 네가 나한테 약속했잖아! 내가 널 도와주면 이 여우를 내쫓겠다고!”서 어르신이 노발대발하며 고함을 쳤다."여우라니요?"부소경이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신세희가 겁내지 않고 반박하기 시작했다."너… 감히 이렇게 사람들 앞에서 나에게 말대꾸를 하다니!" 서 어르신이 말했다.그러자 신세희는 "제가 못 할 것은 또 뭐예요? 제가 당신 음식을 먹었어요? 아니면 마셨나요? 아니면 당신이 저를 키웠나요? 아니면 저한테 뭐라도 가르쳐 주셨나요? 아니요! 저랑 어르신은 아무런 관계도 아니예요! 그런데 제가 왜 말대꾸를 하면 안 되는데요?”라며 대들었다.그녀의 반문에 서 어르신은 뭐라 대답할지 말문이 막혔다.신세희의 반문은 끝나지 않았다. 그녀는 또 비꼬면서 물었다."아니면 어르신이 이 도시에서 덕망이 높고, 모두에게 인품이 바르고 가문의 가풍이 좋고, 교육을 잘 받았다고 인정받았기 때문인가요? 서 어르신, 저도 인정해요! 당신 서 가문의 가풍은 정말 좋아요, 당신 손자 준명씨만 봐도 알 수 있죠. 그런데! 이게 한두 번도 아니고 계속해서 저를 몰아 세우는 이유가 될 순 없지 않나요? 저 신세희의 성은 신이에요! 저도 제 성이 있고 제 부모가 있어요!제가 제 인생에서 무언가 잘못했다고 해도 그건 제 부모님이 바로잡을 일이죠. 제가 법을 어겼다면 경찰이 저를 벌 할거고요. 그런데 언제부터 당신이 저를 혼낼 권리가 생겼나요?" 서 어르신은 화가
하지만 지금, 그 누구도 그녀가 참지 않으면 이렇게 매서워질 줄은 생각지 못했다."너…너… 이 여우 같은 년아, 아주 어떻게든 소경이한테 붙어먹으려고 안달이 났구나! 이 뭣도 아닌 년이 소경이가 네 편이라고 아주 간이 부었구나...""그만하세요!" 신세희가 갑자기 눈시울을 붉혔다.그녀가 아무리 마음이 굳세도 서 어르신이 그녀를 여우라고 부르며 붙어먹는다고 하자 신세희는 가슴이 아려왔다.설마 이번 생 내내 그녀는 가족들의 사랑을 못 받을 운명인 것일까?가장 친한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그리고 그녀의 아버지...그리고 어머니의 절친...모두가 그녀를 이렇게 대해야 했을까?신세희는 애써 이 슬픔을 삼키고는 계속해서 웃었다.“서 어르신! 당신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는 당신 마음이지요. 하지만, 저는 다시는 당신에게 어떠한 기회도 주지 않을 겁니다! 제가 지금까지 한 번도 반항하지 않고 매번 그 치욕을 견뎌 온 것은 제가 제 남편을 의지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 아닙니다!그가 날 사랑하는 건지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에요.만약 그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제가 그에게 의지할 의미가 있을까요? 의지할 수는 있을까요?그때 제가 당신들에게 괴롭힘 당하면서 그냥 참은 이유는 제 아이를 지키고 싶었고, 제 아이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었기 때문이에요.하지만 지금, 제 남편이 나를 이렇게 사랑해 주고, 제 아이가 이렇게 사랑스러운데, 서 어르신, 제가 가만히 앉아 당신의 외손녀에게 나의 행복한 삶을 양보할 정도로 바보인 줄 아세요?정말 늙을수록 순진해지시나 봐요!” "…."한참 후에야 그는 부끄럽고 분해 부소경을 불렀다."소경…소경! 이 서 할아버지에게 설명해 보렴! 너는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길래 서아랑 결혼할 생각도 없었으면서, 서아에게 그렇게 비싸고 사치스러운 드레스를 보내준 거야! 말해 봐! 당장 이 여우 앞에서 설명해 봐”부소경은 입술을 핥고는 아내를 쳐다보았다.입을 열기 전에 그는 마음속으로 이 아리따운 아내를 한바탕 칭찬했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