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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1화

할아버지 부태성, 아버지 부성웅, 큰엄마 진문옥까지,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이 그대로 얼어붙었다.

엄선우는 너무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방금 도련님이 자기더러 얼굴이 퉁퉁 부은 여자의 사진을 찍으라고 했단 말인가?

이러면 너무 안 좋은 말들이 돌 것 같았다.

설마 다섯 살짜리 딸아이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

그러나 엄선우의 촉이 말해주고 있었다. 넷째 도련님의 진짜 목적은 딸아이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의 엄마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라는 걸.

그에게 20억을 빚진 그 여자 말이다.

부소경이 임서아의 민망한 사진을 찍는 이유가 신세희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거라는 생각이 들자 엄선우는 즐거워졌다. 휴대전화를 꺼내 찍으려던 찰나 임서아가 부소경에게 애교를 부렸다.

"오빠..."

잔뜩 콧소리가 섞인 목소리와 그녀의 얼굴이 합쳐지니 소름이 돋았다.

부소경은 임서아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서씨 집안 어르신에게 차갑게 말했다.

"명문가 규수가 우리 집 거실에서 다른 사람과 머리채를 잡고 싸우다니요. 다른 사람에게 폭력을 쓴 건 말할 것도 없고 본인도 많이 다쳤습니다.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서씨 가문의 명예가 하루아침에 추락하게 생겼군요. 할아버지, 먼저 외손녀를 잘 교육한 다음에 밖으로 데리고 나오셨어야죠. 이게 무슨 망신입니까. 할아버지가 잘 가르치지 못해서 우리 부씨 집안에서 싸우고 사람을 다치게 하고 피를 봤으니 제가 대신 가르치도록 하겠습니다. 엄선우, 당장 촬영해. 다양한 각도에서!"

"네.도련님!"

씩씩하게 대답한 그는 속으로 도련님이 정말 사심을 잘 채운다고 생각했다.

분명 딸아이가 장난스레 낸 아이디어였지만 부소경은 정색하며 진지하게 임했다.

엄선우는 임서아의 얼굴을 향해 다각도로 셔터를 눌러댔다.

임서아는 딱 죽고 싶은 심경이었다.

잔뜩 화가 난 서씨 집안 어르신이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소경아, 대체 뭐 하는 짓이냐!"

부소경이 침착한 눈빛으로 어르신을 바라보았다.

"어르신, 제가 할아버지라 칭한 건 어르신을 존경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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