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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3화

염선의는 어깨를 으쓱이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선우 오빠, 혹시 개구리 현상에 대해 알아요?"

엄선우는 곧바로 염선의의 말속에 숨은 뜻을 눈치채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연히 알지."

염선의가 느긋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

"개구리는 뛰는 것에 예민한 동물이에요. 만약 처음부터 냄비 속 물이 끓는 물이었다면 개구리는 단번에 뛰어나와 도망쳤을 거예요. 그리고 화상을 입는 일도 없었을 테고요. 하지만 만약 찬물인 상태에서 개구리를 넣어 서서히 가열한다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적응하게 돼요. 그러다가 물이 끓게 되어도 별로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그대로 죽어버리죠. 내가 바로 그 개구리예요. 처음에는 버틸 만해서 꾹 참고 있다가 그게 결국 습관이 되어버리고 말았어요. 이젠 완벽히 적응했어요. 나는 허영심, 가짜 학력, 주위 사람들과의 충돌 외에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요. 회사에서 나는 그저 불쌍한 벌레와 마찬가지예요. 선우 오빠, 몰랐죠? 많은 연애소설 속 여주인공은 시골 신데렐라든 큰 도시에서 분투하다가 추락한 공주님이든 모두 사람들의 동정심, 사랑과 보호심을 불러일으키는 설정이에요. 하지만 현실은 소설과 반대죠. 현실은 나처럼 시골에서 올라온 무식한 사람은 허영심에 찌들어 거짓말을 한다면 들키는 순간 성격 더럽고 자존감 낮은 왕따가 될 거예요. 나는 줏대 없는 나 자신이 미워요. 왜 나는 도둑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꾹 참고 회사에 남아 내 자존심을 유지하려고 했던 걸까요? 사실 그 이유가 모두 엄마 때문이 아닌 건 맞아요. 중요한 건 결국 내 허영심 때문이었어요. 나는 사무실 직원으로 사는 데 익숙해졌고 내 처지를 비난하던 사람들이 부러운 시선으로 나를 지켜보는 게 좋았고 친척들이 나를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걸 즐겼던 거예요. 그래서 계속 비난당하는 한이 있어도 회사에 남는 나약한 선택을 한 거예요. 그리고 그때는 그게 모욕이라는 걸 느끼지 못한 탓도 있어요. 그 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는 줄곧 그들의 비난 속에서 살았고 사무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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