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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2화

엄선우는 이해가 되지 않는듯한 표정으로 염선의에게 물었다.

"진실이 밝혀졌는데도 널 탓을 해?"

염선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어디 탓하기만 하는 줄 알아요? 나한테 사과해도 모자랄망정 되레 나를 구박하더라고요."

엄선우가 말했다.

"젠장!"

한참 울고 난 염선의는 마음이 진정되어 느긋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

"회사에서 사라진 물건은 외국 고객이 회사에 선물한 에펠 철탑 기념품이거든요. 원래 쭉 사모님 테이블 위에 놓여있었는데 그날 아침 갑자기 사라진 거예요. 이 일로 회사 사람들과 맞서게 된 이튿날, 마친 그 고객분이 우리 신제품 출시 때문에 방문하기로 했거든요. 사장님과 회사 아줌마가 열쇠를 가지고 전시회 문을 열었어요. 문이 열린 순간 사장님과 아주머니는 동시에 전시회 탁자 위에 에펠 철탑이 놓여있는 것을 발견했죠. 웃긴 상황이었죠. 사장님은 즉시 기념품을 들고 내려왔어요. 그러고는 에펠 철탑 기념품을 전시장에서 찾았다고 얘기했죠. 나는 사장님께서 기념품을 들고 전시장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고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렸어요. 솔직히 제 입으로 얘기하고 싶지 않아요. 울음소리가 아주 처절했거든요. 나라 잃은 사람처럼 사무실 직원들한테 사과하라고 요구했어요. 사장님은 나한테 근무시간에 미쳤냐며 호통쳤어요. 그러고는 이대로 일하기 싫으면 곧바로 사표 내고 회사에서 나가라고 했어요. 사장님의 말에 나는 단번에 눈물을 그쳤죠. 그러고는 잔뜩 풀이 죽어 내 자리로 돌아갔어요. 감히 고개도 들지 못하겠더라고요. 그 순간 세상 그 누구보다 억울한 기분이 들었어요. 하지만 입 밖으로 얘기할 수는 없었죠. 왜냐하면 일자리와 돈이 아주 필요했기 때문이에요. 동료들은 내가 풀이 죽어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또다시 수군거리기 시작했죠. 다들 왜 하필 나를 범인으로 의심하는지 생각해 보지 않는 거냐? 회사 직원들이 얼마나 많은데 다들 왜 하필 나를 범인으로 지목했겠냐? 분명 내가 죄지은 게 있어서 그런 거다, 내 인성에 문제가 있으니까 의심하는 거다, 문제는 나한테 있으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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