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427화

이미 멀리 나아간 엄위민은 강미라가 나금희를 괴롭히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그는 반드시 마음을 굳게 먹어야만 했다.

반드시!

그의 심장에서는 피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는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리지 않고 아내의 이름을 불렀다.

"미라야, 지금 임신 중이라 몸 상하면 안 돼. 가자."

"알겠어, 여보."

강미라는 곧바로 달콤한 말투로 대답했다.

대답을 마친 뒤 그녀는 엄위민의 뒤로 쪼르르 달려가 그의 팔짱을 낀 뒤 고개를 돌려 나금희를 보며 씩 웃었다.

그 순간 나금희의 눈에서 피눈물이 흘렀다.

그녀는 마음이 굳센 여자였다.

그녀는 엄위민이 없어도 잘 살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는 배운 게 있고 고생을 버틸 줄도 아는 사람이었기에 앞으로 잘될 일만 남았다.

나금희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자리를 떴다.

엄위민은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울지 마, 여보."

강미라는 가슴 아픈 표정으로 엄위민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녀는 진심으로 엄위민이 걱정되었다.

그녀는 엄위민에게 새 옷을 사주고 모든 부탁을 들어주는 것으로도 모자라 단 한 번도 합방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 외 그녀는 엄위민의 본가에 있는 형 엄승무와 그의 여자친구에게도 많은 선물들을 보냈다.

그 뒤엔 아예 엄승무에게 새집을 마련할 수 있는 자금까지 마련해주었다.

엄위민은 점차 강미라에 대한 증오가 사그라들었고 두 사람 사이에 합방하는 일도 없었다. 강미라도 강요하지 않았다. 강미라는 늘 그의 앞에서 대범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시간은 어느덧 두 달이 지났다.

강미라는 계속 불어나는 배 때문에 결국 휴학을 선택했다.

반면 엄위민과 나금희는 대학교 3학년생이 되었다.

그동안 나금희는 엄위민과 아무 말도 섞지 않았다. 그녀는 줄곧 긍정적인 삶을 살고 있었고 남자친구도 사귀었다.

그녀와 남자친구는 줄곧 도서관을 함께 드나들며 함께 공부하고 함께 수업을 들었다. 비록 떨어지면 못 살 정도는 아니었지만, 꽤 달콤한 연애였다.

줄곧 멀리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엄위민은 속이 말이 아니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