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를 데리고 있는 어린 여자가, 심지어 뱃속에는 아이까지 있는 그런 그녀가.. 과연 어디로 갈 수 있단 말이지? 어쨌든 그 이후로 부성웅은 아무리 노력해도 그 여자를 찾을 수 없었다.그는 그 여자가 정말로 자신의 아이를 임신했는지, 아니면 거짓말이였는지 알 수가 없었다. 거짓말일 수도 있겠지. 만일 그 여자가 정말로 그의 아이를 임신해서 낳았다면, 어찌 기회를 포기하고 그에게 오지 않을 수 있을까? 그녀가 정말로 임신해서 그를 찾았다면, 적어도 남성 시내에서 집 한 채와 평생을 먹고 살 수 있는 생활비를 걱정하지 않게 할 수 있을텐데 말이다. 그러니 그에게 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녀는 절대 임신을 한 것이 아니었고, 거짓말을 했기에 회사에 계속 있을 면목도 없어서 그만뒀을 것이다.또한 그녀는 부성웅의 세력 안에 있으면 안 되었기에 아예 할머니를 데리고 멀리 떠나서 그가 자신을 찾지 못하게 한 것이다. ‘하! 멍청한 여자 같으니라고!’이 세상에는 자신의 아내를 제외하고는 정말 똑똑한 여자가 몇 명 없다고 부성웅은 생각했다. 그 이후로 부성웅은 이 어린 비서를 기억속에서 지웠고 수십 년 동안 한 번도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반원명을 만나 이 아들과 친자 확인을 한 후, 부성웅은 문득 다시 어린 비서가 생각났다.그가 생각을 해낸 후, 그는 큰 죄책감이 느껴져 반원명을 바라보았다. “아들아, 나……나는 그녀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 난 이미 30년 동안 그녀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그 사람은 그때 고작 스무 살이었다. 그러니 지금은 50대가 되었겠지.” "어디 있는 겁니까! 도대체 그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요! 저는 그분의 나이를 묻지 않았습니다. 그분이 나이가 어릴수록, 당신이 짐승이라는 걸 설명하는 꼴이 되는 겁니다!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그 분이 어디 있죠!” 부성웅은 여전히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아들아, 내가 이렇게 나이가 들었는데 널 속이겠니? 난 정말 그녀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 그때 당시 그녀를 오
노인은 눈물을 닦으며 말을 이었다. “저 아이는 어려서 부모를 잃고 어릴 때부터 할머니와 함께 살아온 불쌍한 아이다. 할머니가 홀로 아이를 키우는 건 정말 쉽지 않았어. 날씨가 추운 겨울에, 할머니는 기차역 근처 화물창고에 버려진 썩은 감자를 주우러 작은 바구니를 들쳐 매고 아이를 데리고 다녔지.할아버지와 손자는 겨울 내내 삶은 감자로 끼니를 때웠고.봄이 시작되고 감자가 더 이상 남지 않자, 성희의 할머니는 또 야채 시장에 성희를 데려가서 사람들이 버린 물건들을 주웠어. 할머니는 이렇게 힘들게 성희를 키웠고, 성희는 덕분에 철이 아주 일찍 든 아이였어. 학업 성적도 매우 좋았고,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장학금을 받고 대학 내내 일과 공부에만 전념했지. 아이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가끔 할머니께 돈도 보냈었어. 도시에서 일을 어렵게 구하고 좀 잘 풀린다 했더니, 어떤 개자식을 만나고서는 일이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 어휴, 불쌍한 놈 같으니라고.. 그 남자 때문에 그 아이의 인생 전체가 망가졌어. 솔직히 말해서 우리 순진한 시골 아이들이 영악한 도시 사람들에게 속은 거지……”노인은 말을 하면 할수록 더욱 눈물이 고였고, 반원명은 점점 가슴이 아파졌다.그는 몹시 고통스러웠지만, 한 편으로는 따뜻함과 약간의 희망을 가졌다.그는 그 여자를 당장이라도 만나고 싶었다.그는 정말로 그 여자가 자신의 친어머니인지 묻고 싶었다.또한 그는 왜 그렇게 잔인하게 자신을 팔아버린 건지도 묻고 싶었다.엄마와 아들이 서로 의지하며 살면 더 좋은 것 아닌가? 자기를 왜 팔았을까?하는 의문에 흽싸였다. 반원명은 눈물을 흘리며 다급히 노인의 손을 잡고 목이 막힌 목소리로 물었다. "할아버지, 그 사람이 비구니가 된 산이 어디인지 알려 주실 수 있습니까? 제발 알려주십시오!”노인은 눈물이 가득한 얼굴을 가로저으며 대답했다. “아주 먼 산 이었어, 그녀가 대학에 다니고 일했던 도시 근처에 있었던 것 같은데. 뭐라고 했지? 기억이 안 나네. 하지만 그녀가 깊은 산속에서
어쨌든 그들은 모두 부 씨 가문의 아들이었다. 엄선우는 반원명이 반호영이라고 생각했다."걱정하지 마세요, 도련님. 그 산은 남성의 남서쪽 모퉁이에 있습니다. 아주 먼 곳이지만,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찾아낼 수 있을겁니다. 지금 바로 남성으로 돌아가면, 아마 내일이면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내일, 그래 내일!" 반원명이 반복했다.평소 조용하고 온화했던 남자는 지금 이 순간 가장 불안해하며 1분 만에 남성과 산으로 달려갈 수 있기를 바랬다.그는 그 여자가 그의 친모인지도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그 여자를 당장 만나고 싶었다. 반원명은 순간 친어머니를 곧 만나게 될 것이라는 강한 예감이 들었다.사실 더 이상은 바라지도 않는다. 그는 이 생에서 더 이상 친부모를 만날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을 찾아낼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생겼을 때, 그는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그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그의 어머니가 보고 싶었고, 항상 왜 자신을 그렇게 매몰차게 버린 건지 묻고 싶었다. 그는 매일매일을 더없이 고통스럽게 보냈다. 비행기에 앉아 있는 동안 그에게는 몇 년 같은 몇 시간이 흘렀다. 비행기에서 내려 남성으로 돌아오자 이미 밤 10시가 넘었고, 쉬지도 않은 채 곧바로 짐을 챙기고산에 올라 여자를 찾았다.그러나 부소경은 그를 제지했다. "원명! 진정해! 이럴 때일수록 더 냉정해져야 해, 형 말을 들을 거지?” 반원명은 고개를 끄덕였고, 목이 멘 채로 말했다."형, 난 형이 날 위해서 하는 거 알아, 하지만 형, 날 이해해 줘. 난 지금 당장 그 여자를 나고 싶어! 난 이미 마흔 살이 다 되어가,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부소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난 누구보다 널 잘 이해해. 하지만 호영아, 이미 밤 10시가 다 되었고 지금 우리는 산을 오를 수가 없어. 게다가 그 사람이 나이로 보면 벌써 50세가 넘었고 거의 60세가 다 되어가. 한밤중에 그분을 찾아뵈면, 분명 힘들어하실거야. 만약 그 사람이 네 어
순간 반원명도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을 흘렸다.자신 앞에 있는 할머니, 아니, 할머니라고 부르기에는 별로 늙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평온함과 함께 숨길 수 없는 우울한 기색이 눈앞의 노인에게 말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느끼게 했다. 그녀는 비구니 모자를 쓰고 있었고, 옷차림도 소박했으며 조금은 초라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단순함도 그녀의 아름다움을 감출 수는 없었다.그녀의 아름다움은 일종의 깨끗하고 감출 수 없는 아름다움이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창백하고 여위었지만, 그녀의 눈빛에는 오히려 선함이 배어 있었다. 반원명은 한참을 울어서 한동안 말문이 막혔다.그녀 앞에 있던 노인도 울고 있었지만, 그녀의 얼굴은 매우 차분했다.오랜 시간이 흐른 뒤 노인은 담담하게 말했다. "시주님..."그녀가 입을 열고 외친 것은 바로 시주였다. 반원명은 순간 깜짝 놀랐다."시주님, 어른이 되신 걸 보니 마음속 죄책감이 많이 덜해졌네요. 앞으로 제 인생의 유일한 목적은 그 세계에 들어가기를 기다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벌을 받더라도 저는 아무런 불평도 하지 않을 겁니다. 시주님, 더 이상 제가 당신을 위해 아무것도 해줄 필요가 없겠네요. 그러니 앞으로는 저를 다시 만나실 필요가 없습니다. 시주님과 저 사이에 아무리 많은 연결이 있어도 그것은 모두 과거입니다. 시주님께서 저를 미워해도 좋습니다. 그것은 모두 속세의 일이고, 저는 이미 출가한 지 30년이 넘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저를 찾아오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녀가 하는 말이 무정하다고 밖에 할 수 없었다.그 말에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에 대한 그녀의 무력감과 현실을 받아들이는 차분한 태도가 담겨 있었다."이것은 당신 책임입니다!" 반원명은 노인을 똑바로 바라보며 매우 날카롭게 말했다.“그래요.”"당신은 단지 도망치려고 비구니가 된 겁니다! 이 책임을 지고 싶지 않았잖아요! 지고 싶지 않았으면서, 왜 나를 나은 거죠? 왜!” 이때 반원명은 거의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그
반원명은 그녀가 매우 열심히 일했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아무런 설명도 필요가 없었고, 이러한 깊은 산속에 비구니도 몇 명 없으니 산에서 장작을 패지 않으면 어떻게 자급 자족을 할 수 있겠는가? 그는 무의식적으로 마음이 아팠다. 반원명은 눈앞의 친어머니에 대한 안타까움을 느끼며 지난 몇 년간 자신이 겪은 일에 대한 아픔을 더는 얘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어머니는 무릎을 꿇고 말했다.“죄송합니다, 죄송해요. 오늘부터 저는 단식하고 스스로 굶어 죽을 겁니다. 스스로 저주를 퍼부으며 지옥으로 가겠습니다. 제가 모든 고통을 받게 해 주세요, 결코 환생하지 않도록 해 주세요.”그 노인은 화난 것이 아니었고, 일종의 자책과 회개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 말은 반원명의 마음을 짓눌렀다. 그는 몸을 굽혀 어머니 앞에 무릎을 꿇고 양손으로 어머니를 받치고 힘겹게 소리쳤다. "어머니, 당신은……!” 노인은 갑자기 고개를 들고 놀란 표정으로 반원명을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 "당신은 제 어머니입니다..!”반원명이 울부짖었다. “내가 당신을 처음 봤을 때 확신했어요. 당신이 나를 처음 봤을 때 내가 당신 아들이라고 확신했던 것처럼요. 당신은 내 어머니이고, 이건 바뀌지 않는 사실입니다. 난 당신을 미워하고 싶습니다! 당신을 만나기 전에는 당신을 뼛속까지 미워했고, 언젠가 당신을 본다면 반드시 당신을 베어버릴 거라고 항상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잘못 생각했어요, 저는 하지 못해요. 어머니! 당신은 제 어머니입니다. 전 당신을 미워할 수 없어요! 저는 그런 악한 마음을 품을 수가 없어요, 어머니.” 반원명은 노인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다.그는 어머니를 미워할 수 없었다.특히 눈앞에 있는 노인의 소박함과 우울함, 고생의 흔적을 본 반원명은 그녀를 더욱 미워할 수 없게 되었다. “얘야……”어머니는 여읜 손을 들어 반원명을 부축했다.“빨리, 어서 일어나거라……” "내가 너무 미안하구나, 나는 엄마라고 불릴 자격도 없어…… 할머니가
부성웅의 늙은 얼굴은 붉어졌고 그는 머뭇거렸다. "성희야, 난 정말 당신을 평생토록 찾았어.”"시주님." 성희의 목소리가 차분해졌다. "당신과 나 사이에는 정말 아무 관계도 없습니다. 더 이상 내 삶을 방해하지 마세요. 이곳은 나의 마지막 숨 쉴 수 있는 공간입니다. 내가 이 순수한 땅 한 부분이라도 잃게 된다면, 난 더 이상 세상을 살아갈 여지가 없습니다. 물론 내 죄가 많은 만큼 애초에 살아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만요. 좋아요, 시주님. 마음대로 하세요.” 그 말을 한 성희는 웃으며 한숨을 쉬고는 뒤돌아서 떠났다.그녀는 아들을 다시 쳐다보지도 않았다.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비구니의 사원으로 들어갔다."어머니!" 반원명이 뒤에서 소리쳤지만, 성희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나는 당신의 어머니가 아닙니다. 나는 단지 당신을 낳았을 뿐이고, 당신을 키우지는 않았어요. 나는 죄인입니다. 당신의 어머니는 당신을 실제로 키워 주신 양어머니여야 합니다. 저는 그렇지 않으니, 시주님께서는 저를 다시는 어머니라고 부르지 마세요.” "안 돼요, 어머니!”반원명이 생각을 했던 모든 질문들이 허공으로 사라졌다.지금 이 순간, 그는 단지 그의 어머니, 즉 친어머니가 그 오랜 세월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알고 싶었다.어쩌면 이것은 엄마와 아들 사이의 자연스러운 연결일지도 모른다. 그의 삶은 30년 넘게 극도로 비참했기 때문에 그는 자신의 어머니가 자신보다 더 비참한지 알고 싶었다."어머니, 말해 보세요, 이 세월 동안 어떻게 여기까지 오신 거죠? 부득이하게 저를 파신 거겠죠? 죄책감을 느껴서 비구니가 되셨나요? 그런 겁니까? 어머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씀하시면 당신을 원망하지 않겠습니다. 이제부터 당신도 아들을 갖게 될 거고, 제가 어머니의 노후를 함께할 테니 평생 이렇게 비참하고 무력하지 않을 겁니다. 참, 그리고 이제 당신에게는 아들과 며느리도 있고, 앞으로는 손주들도 갖게 될 거고, 당신의 삶은 점점 더 좋아질 겁니다. 그러니 저와 함께 돌아
할머니는 아직 장례도 치르지 않아 병원 영안실에 누워 있었는데, 그 당시 성희는 더 이상 할머니를 신경 쓸 수 없었다. 어차피 시체는 스스로 움직이지 않았기에 그녀는 산모의 고향에 가서 아이를 찾아보려 했지만, 결국 그녀가 차에 오르기도 전에 정거장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출산한 지 하루 만에 뛰어다녀서 피를 너무 많이 흘렸고, 만약 바로 응급실에 가지 않았다면, 바로 죽었을지도 모른다. 그녀가 침대에서 일어날 수 있었을 때는 이미 일주일 뒤였다.일주일 뒤, 성희는 허약한 몸을 끌고 기차를 타고 산촌으로 향했고, 마침내 산모의 집 주소를 찾았지만, 그녀가 알아낸 소식은 성희에게 청천벽력이었다.알고 보니 그 산모는 전형적인 악덕 채무 범죄자였고, 그녀는 도박 때문에 많은 빚을 졌다.그는 채권자들에게 쫓기며 여기저기 도망쳐 다녔고, 점차 인신매매범으로 변해갔다.나중에 그녀는 닥치는 대로 남자들을 따라다녔고, 목적은 단지 임신을 하기 위해서였다. 수유 기간이 거의 끝나자마자 그녀는 또 다른 아이를 임신하려고 했다.그녀는 5~6년 동안 이런 쾌락을 추구해왔으며, 임신과 수유 기간을 이유로 법적 제재를 회피해 왔다.뿐만 아니라 아이를 낳은 뒤에도 그녀는 돈을 갚을 수 있었으니 일거양득이었다. 하나의 돌로 두 마리의 새를 죽일 수 있으니깐. 동네 사람들은 이 여자를 몹시 싫어했고, 이 여자는 거의 10년 동안 고향에 돌아오지 않았다.그 소식을 들은 성희는 아이가 오래전에 팔렸음에 틀림없다고 생각했고, 그녀는 그 소식을 듣고 너무 충격을 받아 그곳에서 실신해 거의 죽을 뻔했다.그러나 자신의 할머니의 시신이 아직 영안실에 있다고 생각하자 지친 마음을 끌고 남성 병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고, 성희는 할머니를 안치한 뒤 원래는 강에 몸을 던져 죽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지나가던 늙은 비구니에 의해 구해졌다. 늙은 비구니는 세상의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으며, 세상에는 그녀보다 더 비참한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그녀에게 좀 더 열린 마음을 갖도록 조
성희의 원래 차분했던 얼굴은 순간 일그러져 부성웅에게로 향했다."부성웅 씨! 나는 삼십 년 동안의 원한을 스스로 소화했어요! 다시는 내가 당신을 미워하게 하지 마세요! 당신은 자격이 없습니다!” “나는……”부성웅이 머뭇거렸다. "어머니, 그 당시에……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반원명은 아버지를 만난 지 얼마 안 됐지만, 어머니도 만난 지 얼마 안 됐다.그러나 그는 어머니를 믿기로 결정했다.성희는 차갑게 웃으며 부성웅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때 나는 겨우 스무 살이었어!” 부성웅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당신은 그때 매우 어렸지.” “하지만 내가 나서서 당신을 유혹한 적이 있었나요?”성희가 물었다. “당신, 나도 다 알다시피, 당신은 날 좋아했어.”부성웅이 멋쩍게 말했다. "그래요! 좋아했어요! 근데 그게 잘못됐나요! 20살 된 여자아이를, 10살이나 많은 당신이 나를 얻기 위해, 고향에 사람을 보내서 일부러 할머니를 놀라게 하고, 우리 할머니를 병들게 했죠. 원래 우리 할머니는 고향에서 폐지를 주워다가 생계를 유지하며 작은 집을 지켜내고 있었어요. 하지만 할머니가 아프신 뒤로 스스로 생활을 해내실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할머니를 남성으로 모시고 왔죠. 우리 두 사람은 남성에서 매우 힘들었어요. 그런데 그때, 당신이 나에게 친절을 베풀었고 나는 그거에 매우 감사했죠. 당신이 병원에 가서 우리 할머니도 뵙고, 꽃도 선물해 주었어요. 당신이 우리 할머니에게 당신이 미혼이라고 말했고 우리 할머니는 나에게 당신과 결혼하라고 재촉하셨어요. 왜 우리 할머니한테 그런 말을 한 거죠? 그때 뭐라고 한 거예요? 부성웅 씨! 당신이 얼마나 뻔뻔한 사람인지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드디어 깨달았어요! "“……”"그때 넌 할머니께 부담을 드리고 싶지 않다고, 병원에 있는 사람들이 나를 다르게 보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지. 넌 그저 임시방편일 뿐이었고, 네 명예를 지켜주고 싶어 했어. 이런 당신의 성숙함과 사려 깊은 마음에 난 점점 당신을 좋아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