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의 원래 차분했던 얼굴은 순간 일그러져 부성웅에게로 향했다."부성웅 씨! 나는 삼십 년 동안의 원한을 스스로 소화했어요! 다시는 내가 당신을 미워하게 하지 마세요! 당신은 자격이 없습니다!” “나는……”부성웅이 머뭇거렸다. "어머니, 그 당시에……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반원명은 아버지를 만난 지 얼마 안 됐지만, 어머니도 만난 지 얼마 안 됐다.그러나 그는 어머니를 믿기로 결정했다.성희는 차갑게 웃으며 부성웅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때 나는 겨우 스무 살이었어!” 부성웅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당신은 그때 매우 어렸지.” “하지만 내가 나서서 당신을 유혹한 적이 있었나요?”성희가 물었다. “당신, 나도 다 알다시피, 당신은 날 좋아했어.”부성웅이 멋쩍게 말했다. "그래요! 좋아했어요! 근데 그게 잘못됐나요! 20살 된 여자아이를, 10살이나 많은 당신이 나를 얻기 위해, 고향에 사람을 보내서 일부러 할머니를 놀라게 하고, 우리 할머니를 병들게 했죠. 원래 우리 할머니는 고향에서 폐지를 주워다가 생계를 유지하며 작은 집을 지켜내고 있었어요. 하지만 할머니가 아프신 뒤로 스스로 생활을 해내실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할머니를 남성으로 모시고 왔죠. 우리 두 사람은 남성에서 매우 힘들었어요. 그런데 그때, 당신이 나에게 친절을 베풀었고 나는 그거에 매우 감사했죠. 당신이 병원에 가서 우리 할머니도 뵙고, 꽃도 선물해 주었어요. 당신이 우리 할머니에게 당신이 미혼이라고 말했고 우리 할머니는 나에게 당신과 결혼하라고 재촉하셨어요. 왜 우리 할머니한테 그런 말을 한 거죠? 그때 뭐라고 한 거예요? 부성웅 씨! 당신이 얼마나 뻔뻔한 사람인지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드디어 깨달았어요! "“……”"그때 넌 할머니께 부담을 드리고 싶지 않다고, 병원에 있는 사람들이 나를 다르게 보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지. 넌 그저 임시방편일 뿐이었고, 네 명예를 지켜주고 싶어 했어. 이런 당신의 성숙함과 사려 깊은 마음에 난 점점 당신을 좋아
부성운은 다른 사람과 내기하진 않았지만, 성희를 그의 여자로 만들기로 결심했을 때 그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에 대해 스스로와 내기를 걸었다.그가 이겼다.성희는 정말 그의 예상대로 한 걸음 한 걸음 조금씩 그의 여자가 되었다.별다른 노력 없이 그녀를 가질 수 있었다. 그것도 매번 사무실에서 말이다.심지어 돈도 별로 쓰지 않았고, 그녀에게 월셋집을 얻어줄 필요도, 명품을 사줄 필요도 없이 그녀가 자기한테 빠져들게 했다.그뿐만 아니라 성희는 일도 점점 더 열심히 했다.모든 게 쉬웠다.다만 모든 일은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에서 시작되기 마련이다.그 호기심이 점점 사라지자 부성웅은 더 이상 성희를 소중히 여기지 않았다. 성희가 임신했다.일부러 그랬을까?부성웅은 차갑게 웃었다.다른 여자들이랑은 다른 줄 알았는데 결국엔 성희도 그 속물들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다. 아이를 핑계로 그의 발목을 잡으려고 수를 쓴다고 생각했다.그를 옆에 잡아두려고 말이다.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넘어갈 그가 아니였다.웃긴 얘기다.성희와 감정 게임을 할 때의 다정하고 배려심 넘치던 그가 성희가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자 얼마나 차갑고 모질게 변했는지 아무도 모른다. 절대 그럴 기회를 줄 그가 아니다.그는 여자 스스로가 알아서 눈치채고 스스로 가서 아이를 지워버릴 때까지 냉정하고 차가운 태도로 일관했다.이런 여자 정도는 그의 상대도 아니었다.성희는 더 이상 그를 만나지 않았다.더 이상 만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의 예상보다 더 빨리 그를 떠났다.성희는 더 이상 그의 앞에 나타나지 않았고, 심지어 직장도 그만두고 이사까지 하면서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전화 한 통도 없이 그렇게 사라졌다.부성웅도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때로는 예상치 못한 일, 통제할 수 없는 일에 더 관심이 생기기 마련이다.그래서 부성웅은 성희를 찾아갔다.그녀의 학교부터 고향까지 샅샅이 찾아봤지만. 그녀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이후 몇십 년 동안 성
부성웅은 깜짝 놀랐다.그러고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호영, 아니, 원명아 나.... 나는 네 아버지야.”"아버지?"반원명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어르신 아들인 걸 인정하세요?”“인정한다. 네가 내 아들이라는 걸 당연히 인정하지. F그룹에 너의 주식도 있어. 그렇지, 소경아?”부성웅은 말하며 고개를 돌려 부소경을 보았다.부소경은 정중한 표정으로 반원명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반원명은 냉담하게 웃었다.“누가 회사 주식 갖고 싶대요?! 주식이고 뭐고 내가 당신 핏줄인 것도 필요 없어요!””내가 네 아버지인 게 그렇게도 싫으니?”부성웅이 물었다. .반원명은 다시 차가운 목소리 말했다.”당신이 그렇게 내 아버지이길 바라고 나를 아들로 생각한다면, 아들로서 충고 하나 할게요. 앞으로! 당신 그 하반신 잘 관리해요! 관리하는 게 어려우면 잘라서 개 먹이로 주든가! 당신이 다 망쳐놨잖아! 당신 자식을 임신한 여자한테 그렇게 잔인하게 해놓고! 당신 같은 인간이 그걸 갖고 있을 자격이 있어? 관리하기 힘들면 그냥 없애!”“.......”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부성웅은 존경만 받았지, 이런 모욕적인 말은 단 한 번도 들어 본 적도 없었다.모욕은 커녕 감히 싫은 소리를 하는 사람도 없었다.이 나이 되도록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자기에게 이런 말을 한 사람이 친아들이라니.부성웅은 꿈에도 몰랐다.게다가 그토록 모욕적인 말로 말이다.부성웅의 눈에 흐린 눈물이 고였다.무슨 말이든 하려 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그렇다.그가 틀렸다.그가 한 번 재미 삼은 일이 한 여자의 인생을 망쳐놓았다. 그뿐만 아니라 자기 친자식을 삼십 년 넘게 힘든 생활을 이어가도록 그냥 내버려 두었다.갑자기, 부성웅이 무릎을 꿇었다.그의 순간적인 행동에 반원명은 멍해졌다.분노에 가득 차 있었던 성희도 머리가 하얘졌다.“이게 지금 뭐 하는 겁니까? 내 어머니 인생 갉아먹으려고 작정했어요? 이런 수작 하지 말아요! 일어나요!” 반원명은
부성웅은 한참을 울다가 "내가 살아 있지만 죽기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단걸 누가 알아주기나 하겠어?"라며 자조 섞인 웃음을 터뜨렸다.“난 지금 죗값을 받고 있어. 죗값을 받고 있다고. 그렇지만 누구도 탓하지 않아. 모두 재가 자초한 일이니. 그런데 원명아..."부정웅은 말하며 고개를 들고 반원명을 바라보았다.“원명아, 나는 죄인이다. 나는 죽어 마땅하다. 죽어서도 지옥에 가야 마땅해. 내가 다 인정할게. 다 내가 벌 받아 마땅한 일이야. 하지만 너의 어머니는? 얼마나 말랐는지. 곧 육십 되는 사람이 아직도 여기서 장작을 자르고 있어. 너의 어머니가 칠십 살 때도 여기서 혼자 장작을 자르길 원하는 거냐? 너의 어머니는 뭘 잘못했는데? 잘못이 뭔데? 어머니 여생을 어둠 속에서 보내도록 내버려 둘 거니? 일흔 살이 된 나이에도 여전히 이 오래된 숲에서 물을 긷고 장작을 패며 살기를 바라느냐 말이다.”반원명의 눈빛이 흔들렸다.부성원의 말이 다 맞는 말이기 때문이다.그는 비록 오늘 처음으로 어머니를 만났지만, 어머니가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 수 있었기에 반원명은 어머니를 이곳에서 살도록 내버려 둘 수 없었다.반원명은 고개를 숙여 차가운 눈빛으로 부성웅을 쳐다보았다.“당신이 상관할 일이 아니에요. 내 어머니는 내가 알아서 돌볼 거니까.”부성웅은 가벼운 한숨을 쉬며 말했다.”바보 같은 놈. 넌 의사잖니. 아직 해야 할 일도 많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야지. 혼자 어머니를 돌보는 건 힘들 거야. 나 한테 맏기거라. 욕하든 때리든 네 어머니 마음이 풀리기만 바랄 뿐이다. 만약 네 어머니가 끝까지 날 보기 싫다고 한다면, 네 어머니 앞에 다신 안 나타날 거다. 눈앞에 나타나진 않아도 매일 먹을 것도 갖다주고 내가 해줄 수 있는 모든 건 다 해줄 거다. 아버지도 이제 나이가 있으니 다른 뜻은 없다. 네 어머니는 아직 육십도 안됐으니 젊은 나이는 아니어도 젊어 보이잖아. 어쩌면 좋은 짝을 찾을 수도 있지. 어떤 순간에도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하지 않겠니? 그
반원명은 눈물을 흘리며 성희를 바라보았다.”네. 어머니. 이젠 저한테 기대세요. 제가 이젠 기댈 곳이 되어 드릴게요.”성희가 또다시 물었다.”내가 단 하루도 널 키우지 않았어도 말이니?”“저를 낳아 주셨으니 제 어머니세요.”“착하게 컸구나.”성희도 눈물을 흘리며 아들을 바라보았다.“나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엄마가 미안해. 이젠 엄마가 환속해야지. 네가 나를 돌봐주지 않아도 돼. 내가 너를 돌봐주고 싶어. 너의 아이도 내가 잘 돌봐주고 싶어.”세상만사에 지쳐 승려의 길을 걸은 건 세상에 아무런 기대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이제는 아니다.곧 예순이 되는 성희는 아들을 만나고 나서 다시 희망이 생겼다.아들이 찾아온 이날, 성희는 환속하리라 마음먹었다.평생을 혼자 살다가 황혼의 나이가 되어서야 친아들을 찾았다. 기댈 곳이 생겼다.절에서 나오는 동안 아들은 어머니 곁을 꼭 지켰다.반원명은 부유한 편이 아니다.그런데도 절에 1000만 원이나 기부하고 나왔다.그리고 앞으로 매년 1000만 원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절에 남은 두 노인이 먹고살기에는 충분했다. 만약 원한다면 요양원에도 보내주겠다고도 말했다.두 노인도 반원명에게 아주 감사하다고 연신 마음을 전했다.아마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 있다.절에서 모시고 나온 어머니가 처음으로 만난 사람은 영주였다.“어머님..”조금도 낯설지 않은 말투로 영주가 말했다.“그래...”성희는 눈물이 고인 채로 영주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어머니. 아주 젊으시네요. 저의 엄마는 어머니보다 나이가 많으세요. 저의 엄마는 일찍 돌아가셨어요. 돌아가신 지는 벌써 이십 년이나 됐어요. 저는 어릴 때 아빠도 없이 자랐고 엄마도 일찍 돌아가셔서 오빠밖에 없었는데 오빠도 금방 돌아가셨어요. 이젠 어머니를 제 친엄마라고 생각하고 모실게요..”“그래... 그래... 울지마. 앞으로 내가 네 엄마다.”성희는 갑자기 웃음이 났다.예순이 거의 되는 나이에 아들을 찾았는데 이젠
부성웅은 그 자리에서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처절하게 울고 있었다.부소경과 반원명은 서로를 마주 보았다.반원명이 단호하게 말했다: “어르신을 오빠로는 인정하지만 아버지로는 인정못해요.”“알겠습니다.” 부소경은 반원명을 말리지 않았다.반원명만 아버지를 미워하는 걸까요?부소경은 어찌 미워하지 않을까요?반원명보다 비교적 나은 편이지, 최소한 어릴 때 아버지가 있는 것을 알았고, 아버지도 그녀를 계속 지원해 주었다.이제 아버지는 일흔이 넘었다.이미 노년이 되어서 지금의 모습은 어떻게 보면 벌을 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어차피 지금 나이에 결국 자신의 친아버지인데 부소경은 부성웅과 굳이 따질게 없었다. “원명아, 일단먼저 내려가고 아버지는 내가 챙길게. 우리는 다시보자.”반원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죄송합니다, 형”“먼저 가봐.”반원명과 영주는 성희를 부축해서 산을 내려갔다.다른쪽에서는 부소경과 신세희는 부성웅을 데리고 산을 내려갔다.내려가면서 부성웅은 계속 말했다“소경아, 성희는 말이야…”“아버지!” 부소경이 날카롭게 아버지에게 말했다“이미 돌이키기에는 너무 늦었습니다. 지금 할 수 있는 건 방해를 하지 않는게 최선이에요.”“그래도, 내 아들…”“따지고 보면 아들도 아니죠. 몸에서 빠져나간 세포일 뿐이고 그 세포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줘 원치않은 임신까지 시키게 된 것니까요.”그러니까 원래 포기한 원하지 않았던 세포일 뿐인거죠. 관심이나 사랑을 주면서 하루도 키우지 않았잖아요. 뿐만 아니라 그의 어머니까지 평생 외롭게 했는데 이제와서 반겨주길 바라시는 거에요.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부성웅이 탄식하며 말했다.“아냐, 그럴리가 없어.”“집으로 돌아가서 다시는 그들을 괴롭히지 마세요.”“소경아, 너와 세희는?.....” 부성웅이 다시 물었다。“시간내서 한번 보러 갈게요” 부소경이 말했다.그는 그녀가 이미 성격이 많이 변했다고 생각했다. 10년전 그녀 였다면, 이렇게까지 인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여자는 30대 여성으로 깔끔한 정장으로 세련되면서도 여성스러움이 돋보이는 스타일이였다.몸매도 매우 좋았다.나올때는 나오고 들어갈때는 들어간 몸으로 오피스룩까지 합쳐져 고급스러움이 더해졌다.고급스러움에 따스함도 더해진 분위기였다 30대의 성숙한 여성의 느낌이 물씬났다. 특히 걸어갈 때 그녀는 다른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느낌을 주며 부소경을 향해 걸어온 뒤 웃으며 말했다.“부 대표님, 무슨 생각 하세요?”부소경은 아무 표정도 짓지 않았다.그는 아무나 자신의 사무실에 들어오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자신의 아내와 세 아이만 빼고 말이다.그리고 이 눈 앞의 여인은......“온 대표님, 이번엔 직접 오시지 않고 회사의 부대표님께서 오시기로 하지 않았나요? 장난치시는 걸 좋아하시나봐요” 부소경은 화를 참으며 담담하게 얘기했다.요 몇 년동안 그의 성격도 많이 유해졌다.다른 사람에 대한 포용력은 10년 전에 비하면 10배 이상 늘었다.이런 표용력이 잘못 전해진건가? 온란희는 살짝 웃었다. 그 웃음소리는 따뜻함에서 여성스러움이 묻어나는 웃음으로, 자신의 긴 머리를 쓸어 넘기며, 부소경의 눈앞으로 다가와 얘기했다. “소경씨가 나를 엄청 보고싶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그 바쁜 서부의 회의도 미루고 이쪽으로 바로 온거에요.”소경씨.아까까지만 해도 부 대표님이라고 불렀었다.근데 벌써 자신을 낮춰 소경씨라고 부르고 있다.역시 글로벌 회사의 여대표 다웠다.거기다 동남아의 제일 큰 글로벌 회사의 최연소 여자 대표.서부의 회의를 미루고 왔다는 건 방금 막 귀국했다는 의미였다.부소경은 예의바른 미소를 지었지만, 반박하기가 힘들었다.온 대표님, 회의가 곧 시작될 예정입니다. 이미 오셨으니 저희와 귀사의 계약도 참가하셔야죠.”“.....”그녀는 계약을 하기 위해 왔다.부소경이 이 건을 마무리하면ㅌ F그룹은 단기간에 몇 백억의 이윤을 얻을 수 있다.이런 큰 건을 이 남자에게 넘기고 공적인 일을 간단하게 처리하다니, 아무 관계도 없을까?
중요한 계약인만큼 서로의 이해관계가 걸리며 다툼이 일어날 수 밖에 없지만, 이미 어느정도 결정이 난 상태로 합의하에 서로 체면을 세워주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특히 상대가 이런 온수 그룹 같은 그룹인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이전에 F그룹과 계약을 하러온 임원들은 당연히 갑으로써 우위를 점하려고 했었다.거기다 온수 그룹은 현재 대표까지 있는 상황이라 그들은 더 많은 걸 보여주려고 했다.여러 임원들이 입을 모아 의견을 냈고, 어떤 것이 그룹에 더 성과를 가지고 오는지 다른 회사가 얼마나 계약을 하고 싶어하는지 입을 모아 의견을 냈지만, 결국에는 F그룹을 선택했다.이런 얘기가 온란희의 귀까지 들어가자 온란희에게도 알게모를 자신감이 생겼다.그녀는 우월감에 찬 미소를 지으며 부소경을 바라봤다.그런데 갑자기 부소경이 한마디 했다: “귀사가 만약 이것으로 인해 손해를 보게 된다면, 저희는 계약을 진행하지 않겠습니다. 귀사의 임원분이 오시 비용까지 저희쪽에서 부담하겠습니다.만약 귀사가 손해가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저희 회사가 모두 배상하겠습니다.”이 말로 상대측의 모든 사람이 당황했다.F그룹에서는 어떠한 반응도 하지 않았다.그들은 자신의 대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다른 사람에게 프로젝트를 주든 다른 회사가 프로젝트를 넘기든 F그룹은 항상 계약에서 우위를 택했기 때문이다.아직까지 어떤 회사도 부 대표가 있는 여기서 이런 태도를 보인 적이 없었다.거기다가 상대의 대표는 여성이었다.반대로 대표는 여성이라고 무시하지 않는다.오히려 대표는 여성을 매우 존중하는 편이다.아마 존중하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부소경씨, 그게 무슨 의미죠! 저희를 놀리시는 겁니까! 제가 이렇게 멀리서 여기까지 직접 왔는데도 말인가요!” 온란희는 참을 수 없었다.그녀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부소경은 온란희를 쳐다도 보지 않았다.양복을 정리한 후에 바로 밖으로 나가버렸다.“부소경씨!거기서요! 잊지마세요, 저희가 지금 일을 만들어 주는 거라고요!” 온란희는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