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봉민은 딸 전세린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그의 눈은 딸에게 말하고 있었다. 잘 봤지? 자수성가 남자가 바로 네 앞에 있다. 전형적인 자수성가 남은 스스로 성공했기 때문에 부모, 조부모, 여동생을 포함하여 온 가족을 돌봐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그들의 가족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야 했고, 아내로서 전세린은 남이었다. 그런데도 결혼을 하고 싶다고? 눈으로 딸에게 물은 뒤 전봉민은 뒤돌아서 반건호와 그의 아내, 그리고 반 씨 가문의 세 딸을 매우 경멸하는 눈으로 바라보았다.하지만 세 자매는 전봉민의 경멸적인 눈빛을 전혀 느낄 수 없었고, 특히 셋째 딸은 세 자매 중에서 가장 말을 잘하는 편이었다. 셋째 딸은 작은 재킷 스타일의 가죽 코트를 입고 있었고, 반짝이는 털 컬러가 유난히 고풍스러워 보였으며, 아래에는 순면의 단색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한 켤레에 몇십만 원의 무릎 높이의 부츠를 신고 있었다. 이 차림새는 매우 있어 보였다. 셋째 딸 반유이는 늠름한 모습으로 문 옆에 서서 자신감이 가득 찬 모습으로 전봉민과 전세린을 마주했다.“전 선생님, 전세린 씨, 우리 현성을 너무 시골로 보신 거 아닌가요? 만약 현성이 그렇게 시골이었으면 저희 엄마 아빠가 어떻게 당신들을 이런 고급 호텔에 데리고 왔겠어요? 저희 현성에 있는 골드 파라다이스 호텔과 같은 호텔은 성도에도 몇 없는 걸로 아는데요? 그러니, 우리 반 씨 가문은 아무것도 모르는 그런 촌뜨기가 아니란 말입니다!” “……” 전세린은 마음속 분노를 억누르고 반유이를 바라보며 대꾸했다."그럼 말씀해 보세요, 당신은 촌뜨기가 아니면, 뭐란 말이죠?” "나는 당신 새언니야!”반유이가 순간 호통을 쳤고, 전세린은 충격을 받았다."새언니가 무슨 뜻인지는 알겠죠? 우리 반 씨 가문에는 규칙이 많아요! 새 며느리인 당신은 어른들과 우리 자매들에게 차를 대접해야 합니다! 이해하셨나요?" 반유이는 기세로 먼저 전세린을 제압해야 했다. 전세린은 우물쭈물하며 잠시
그러니, 반 씨 가문에서 이 정도의 예물을 주는 것은 매우 수지가 맞는 계산이라고 생각합니다.”4천만 원의 현금과 고급 승용차 한 대에 집 한 채.보통 사람들이라면 이 예물은 매우 많은 편에 속했고, 게다가 장사가 잘되는 점포 3개도 포함되어 있었다.비록 현성이지만 장사가 질되는 가게라면 1억을 줘도 가게 한 개도 얻지 못할 것이다.이렇게 계산을 해 보면, 전씨 가문에서 내야 하는 예물의 가치는 10억이 훨씬 넘게 된다.전봉민은 순간 웃기 시작했고, 이는 화가 나서 웃음이 나는 것이었다.그는 자신의 딸을 시집보내는 것이었고, 원래 딸을 시집보낼 때 100억 원 정도의 봉투를 주려고 했다.전씨 가문의 모든 재산은 딸의 차지였고, 성도 전체의 엘리트 남자들을 보면 어느 누가 전세린과 결혼을 하고 싶어 하면서 감히 예물을 요구할 수 있을까? 하지만 반 씨 가문은 달랐다.정말 바보인 건지, 아니면 멍청한 건지 모르겠다.자기 집안이 식견이 있다고, 촌뜨기가 아니라고 주장을 하질 않나.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일인가!예물에 대한 이야기로 그들은 지금으로부터 수십 년 동안의 부귀영화를 누릴 기회를 망쳐버렸다. “좋습니다!”전봉민은 흔쾌히 승낙했다. "딸과 사위를 위한 신혼집을 성도에서 장만할 겁니다. 가격은 10억 보다 낮지 않을 거고, 명의는 딸과 사위 두 사람으로 하겠습니다. 그리고 사위에게 4억 상당의 고급 승용차를 사줄 거고, 4천만 원의 현금은 너무 적으니 2억 원을 드리지요. 그리고, 세 개의 점포는 제가 현성에서 가장 장사가 잘되는곳으로 구해 드리겠습니다. 이제, 만족하십니까?” 세 자매는 충격을 받았다.만족스럽지 않았다!어떻게 만족할 수 있겠는가! 그녀들은 이 전씨 가문이 왜 이렇게 우둔한 것인지 생각이나 할 수 있을까? 전씨 가문은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동의하고 있으니, 거의 죽을 만큼 후회스러웠다.하지만 후회한다고 해서 말을 되돌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그러자 큰 언니인 반영이가 미소를 지으며 남동생 반원명을 바라보
온 가족이 반원명의 물음에 말문이 막혀 버렸다.“……”오히려 전세린은 지금.이 순간 반원명을 이해한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이미 반원명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원명 씨, 너무 많은 걸 생각하지 마세요. 제가 당신에게 시집을 가면 바로 당신 가족이 되는 거예요. 우리는 한 가족이 되는 거니까 반 씨 가문을 위해 사업을 하는 건 매우 당연한 일이죠. 그러니까 부담 갖지 마요, 전 당신을 사랑해요.”그녀는 매우 너그러웠고, 그녀의 웃음은 충분히 반원명을 녹일 만큼 아름다웠다.반원명의 눈동자가 반짝이더니 이내 부드럽게 대답했다.“그래요, 고마워요. 세린 씨.” 그는 단지 이 협상이 빨리 끝나기를 바랄 뿐이었고, 가능한 한 빨리 반 씨 가문을 떠나 성도로 돌아가고 싶었다.그는 장인어른과 전세린에게 의지할 생각도 없었고, 그저 이 숨 막히는 공간에서 벗어나고 싶었다.결국은 그의 양부모 때문이었고, 그가 태어난 지 하루 만에 그를 키우게 된 그의 부모였다.그는 몰인정하게 그들과의 관계를 끊을 수 없게 되었고,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도망 뿐이였다.그저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이 외식 자리에서 반 씨 가문과 전씨 가문 모두 서로 악의를 품고 있다. 반 씨 가족들은 속으로 매우 기뻐했고, 오늘 정말 매우 수지가 맞는 장사를 했다고 생각했다.양자를 좋은 가격에 팔았지만, 여전히 반 씨 가문의 양자로 남아있으니 이는 변하지 않는다. 한편 전봉민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상태였다.하지만 그는 참았다, 딸을 위해서 그는 반드시 참아내야 했다.딸의 이런 병세를 알게 된다면, 성도의 어느 명문가 자제라도 딸과 결혼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전봉민도 어쩔 수 없었다.그리고 그는 이미 자신만의 계획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이 뻔뻔한 자수성가 남자가 평생 동안 딸과 살게 놔두겠지만, 그는 평생 동안 이 사위를 업신여기게 될 것이다. 저녁 식사 후 전봉민과 그의 딸 전세린은 3일 동안 현성에 머물면서 반원명이 집의 모든 문제를 처리 하기를 기다렸다.우선
반원명은 전봉민, 전세린과 함께 기꺼이 성도로 향했다. 성도로 가는 길부터 전봉민은 반원명을 무시하기 시작했다. 반원명은 자신이 완전한 자수성가 남자가 되었다고 속으로 알고 있었지만, 그는 신경쓰지 않았다. 그는 진심과 행동을 통해 자신이 전씨 가문을 방해하지 않을 것임을 증명할 것이었고, 반대로 전씨 가문에게 반드시 영광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다짐했다.반원명은 이러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장인어른이 자신을 미워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반원명은 아무 설명도 하지 않았다.성도에 도착했을 때, 전봉민은 사위가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사위를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연회를 열지는 않았다.전봉민은 그저 사위가 머물 곳을 마련해 주었고, 전세린은 하루 종일 반원명을 붙들고 있었다. 딸의 이런 모습을 본 전봉민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반원명에게 차갑게 말했다.“잘 들어! 넌 내가 10억을 주고 사 온 거야, 그러니 내 딸을 기쁘게 해. 며칠 동안 나도 널 꿰뚫어 볼테니., 넌 단지 내 장난감에 불과해. 그 외에는 큰 쓸모가 없다고. 넌 장난감이니까, 내 딸을 평생 순종적으로 보살펴 줘야 할 거야! 어떤 다른 시도도 생각하지 마, 네 마음속에 작은 속셈이라도 있다는 걸 알아차리면, 성도에서 널 유골로 만들어 버릴 테니까!” 그의 말은 매우 위협적이었지만, 반원명은그에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그가 능력이 있는지, 재능이 있는지는 오롯이 그에게 달려 있다.누가 말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반원명은 장인어른을 향해 정중하게 대답했다.“알겠습니다, 전 선생님.” 전봉민은 반원명이 자신을 아버님이라고 부르게 할 의도가 없었고, 반원명도 이를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그는 원래 전세린이 성도에 도착하면 자신과 결혼하자고 할 줄 알았고, 전세린이 성도에 도착한 다음 날 그와 결혼한다고해도 반대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그는 전세린과의 결혼을 각오하고 있었지만, 전세린은 그에게 바로 결혼을 제안하지 않았다. 전세린은 그의 앞에서 어리광을 부리며 말했다.
”……”반원명은 순간 멍해졌다. 이런 말을 듣고도 충격을 받지 않는 것은 불가는했다.반원명의 마음에는 돈, 지위, 부귀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고, 그는 오직 가족만을 원했다. 자신과 진정으로 가까운, 가족 말이다. 그는 자신의 자녀를 갖고 싶었고 실제 가족의 느낌을 느끼고 싶었다. 아이를 가질 수만 있다면 그는 돈, 모든 것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나 운명은 매우 야속했다. 반원명은 가족을 원하고, 이 세상에 있는 수많은 가족처럼 사랑이 가득한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을 뿐인데, 왜 이토록 어려운 걸까? 오랜 침묵 끝에 반원명은 웃으며 대답했다."상관없어요. 지금 의학이 이렇게 발달했는데, 좋은 결과가 있을 거예요. 좋은 결과가 없더라도, 시험관까지 할 수 있는데 뭐가 걱정이에요?”"아뇨, 원명 씨……저는, 평생……아이를 가질 수 없어요.”전세린이 반원명을 보며 솔직하게 말을 꺼냈다. 그녀는 사실을 오랫동안 숨겼지만, 이제는 더 이상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어쨌든 이미 결혼을 했고, 성도에서 반원명이 전세린의 남편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으며 반원명은 전 씨 가문의 병원에서 일을 하기도 했다. 서로가 아주 깊게 묶여 있었기에, 전세린은 이제 두렵지 않았다. 그녀는 또한 반원명이 화를 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더 이상 숨길 수가 없으니 화가 나도 말을 해야만 했다.“평생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게 무슨 말이죠?” 반원명은 이해하지 못했다.의학이 이토록 발달되었는데, 치료를 못할 게 뭐가 있겠는가? 그는 그녀와 동거한지 1년이 되었고, 그녀의 신체 구조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자 순간, 반원명은 몸을 떨며 겁에 질린 얼굴로 전세린을 바라보았다."설마……당신, 트랜스젠더예요?”그 말이 사실이라면 반원명은 구역질이 날 것이다. 전세린은 고개를 저었다. "아뇨! 그럴 리가 없잖아요!” "제가 정말로 트랜스젠더라면 제가 호르몬 약을 먹는 걸 본 적 있나요? 제 몸이 이렇게 연약한
반원명은 침착하게 대했다. 그건 모두 전 씨 집안의 은혜를 봐서였다.세린은 눈물을 흘리며 반원명에게 그녀와 전 남자친구의 얘기를 꺼냈다.그들은 대학 동기였다.남자의 집안은 간부 공무원 집안으로 두 사람은 비슷한 조건을 갖고 있었다.연애 초반, 남자는 그래도 전세린의 기분을 잘 맞춰줬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친구는 건방지게 구는 성격을 금방 드러내고 말았다. 그건 전세린이 이미 남자친구에게 푹 빠진 뒤였다.남자친구는 잘생긴 얼굴에 분위기도 있었다. 공부를 잘해서 늘 앞자리였을뿐더러 리더십도 뛰어나 모두 그를 잘 따랐다.남자친구는 타고난 왕의 기운이 갖고 있었다.그런 분위기 때문에 많은 여학생들이 그를 좋아했다.줄지어 전세린의 남자친구와 포옹하려는 여학생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전세린은 초반에 아무렇지도 않았다. 어쨌든 그녀도 사랑을 받으며 좋은 집안에서 자란 여인이었기에.아버지는 성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의사였고 소유하고 있는 사립병원도 무척 큰 병원이었다.하지만 전세린이 남자친구를 따라 남자친구의 집에 갔다 온 뒤 그녀의 마음에 파도가 일렁였다.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고, 부모님이 금이야 옥이야 하는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고 스스로 생각해 왔던 그녀가 남자친구 부모님의 눈에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은 마치 강아지를 보는 눈빛 같았다.그녀를 안중에도 두지 않았던 것이다.남자친구 집에 있는 동안 남자친구의 어머니는 전세린의 옷차림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거나 전세린의 앉은 자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둥, 밥 먹을 때조차도 평가질을 해댔다.눈빛에서 뿜어져 나오는 혐오감 때문에 전세린은 가시방석에 앉은 듯했다.그래도 전세린은 참았다.그토록 남자친구를 사랑했던 그녀였기에.식사를 마치고 함께 앉아 수다를 떨던 중, 전세린은 남자친구의 어머니에게 잘 보이기 위해 가방에서 미리 준비해 온 고급 향수를 꺼내 남자친구 어머니에게 드리려고 했다.그녀는 미소를 머금고 남자친구 어머니의 곁에 다가가 앉았다. 하지만 앉
당황스러웠던 전세린은 이내 얼굴을 붉혔다.“싫어!”남자친구는 몸을 돌리더니 두 손으로 그녀의 팔을 누르고 명령했다.“우리 엄마 가문은 백 년 전부터 귀족이었어, 권위 높은 우리 아빠도 늘 엄마를 배려해 주신단 말이야. 엄마는 우리 집 장공주 같은 존재야, 나를 위해서라도 엄마한테 싹싹하게 대해줘!” 전세린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 네 말대로 할게.”그날 아침, 전세린은 굴욕스럽고 비천한 자세로 남자친구 엄마에게 사과했다.남자친구의 어머니는 더욱 가혹하게 치욕을 주었다.“어제 네가 정말 떠났더라면 아마 널 괜찮은 아이로 생각했을 거야, 근데 넌 어제 그 꼴을 당하고도 여전히 내 아들 잠자리를 데워주었지. 네가 얼마나 천한 계집인지는 안 봐도 뻔해!”한마디로 전세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얘기였다.천하다는 말을 듣고도 전세린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예전에는 그저 남자친구를 사랑하는 감정이었다.하지만 어젯밤 두 사람이 함께한 후 그녀는 남자친구를 더 사랑하게 되었다, 뼛속까지 사랑했다.그녀는 그에게 정복당하는 느낌에 빠져버렸다.아마 정말 남자친구 엄마의 말처럼 천한 계집일지도.학교에는 그녀를 좋아하는 남자들도 적지 않았지만, 일방적으로 좋아하며 따라다니는 남자들에겐 관심조차 없었다.자신의 남자친구처럼 까칠하고 무뚝뚝하며 여자들이 듣고 싶어 하는 얘기는 입 밖에도 내지 않는 나쁜 남자에게 끌렸다.남자친구와 그런 관계를 맺은 후부터 전세린은 남자친구 앞에서 예전처럼 도도하고 제멋대로 굴지 않았다. 그녀는 젊은 새댁처럼 남자의 시중을 들고 보살폈다.가끔은 남자친구 엄마에게 온갖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이런 생활은 2년 동안이나 지속됐다.그러다 대학 졸업 시즌이 되자 남자친구는 유학을 가려고 했다. 이 기회는 내부자만 가질 수 있는 기회였고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면 아주 좋은 일자리도 얻을 수 있었다.남자친구가 출국하는 게 싫었던 전세린은 그에게 매달렸다.하지만 남자친구가 조용히 입을 연다.“세린아, 넌 젊고 예쁘고 집안도 좋으니
“이제 와서 헤어지는 게 뭐 그리 어렵다고! 너 사기라도 치려고 그러는 거지!”남자친구의 태도는 삽시에 돌변했다.3년간의 감정이 그리고 이별을 말하는 게 이렇게나 빠를 줄은 전세린은 상상도 못 했다.그의 무정함에 전세린은 어지러웠다.울기만 했던 전세린의 눈가가 촉촉했다. 그녀의 머릿속은 새하얗게 변했고 할 수 있는 말은 여전히 그 한마디뿐이었다.“하지만 난 너 사랑해, 너의 아이를 가졌다고.”“푸흡!”남자친구가 폭소했다.“사랑한다고? 고맙네! 근데 내 아이를 가졌다니? 내가 아이 가지라고 한 적은 없었잖아? 피임은 잘했어! 내가 언제 너한테 피임약 먹으라고 한 적 있어? 매번 내가 피임한 거라고! 근데 이제 와서 내 아이를 가졌다고? 전세린, 너 진짜 완전 사기꾼 아니야? 사기 치려고! 그래, 좋아! 하나도 안 무서워! 할 수 있으면 어디 한번 낳아보시던지! 그때까지 기다릴게!”말을 마친 남자는 발로 전세린을 찼다.“천한 년!”남자의 여자친구도 눈을 희번덕이며 전세린을 비웃었다. 두 사람은 다정하게 집으로 들어갔다.‘쿵’하는 소리와 함께 대문이 닫혔다.그날 밤, 전세린은 남자친구의 집 밖에서 밤새 울었다.그 뒤로 일주일 동안 그녀는 남자친구가 그 집에서 나오는 것조차 보지 못했다.그러다 마음씨 좋은 가정부가 알려주었다.“도련님은 지하 차고로 외출했어요, 이런 집에 어떻게 문이 하나만 있겠어요?”전세린은 더 서글프게 울었다.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남자친구에 대해 수소문했고 3년 동안 동거했으며 임신까지 했다고 사람들에게 말했다.그러다 어느 순간 남자친구는 더 이상 숨지 않기로 했다. 어떤 자리에서든 무시하는 방법을 택했다.시간이 지나자, 전세린은 복수심이 생겨났다.그땐 이미 임신 7개월 차였지만 배가 눈에 띄지 않았던 터라 대놓고 동시에 여러 술에 취한 남자들과 만났다.그렇게 전 남자친구를 자극할 목적이었다. 설마 이래도 무관심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남자친구는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