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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7화

“신경 안 써요! 애잖아요. 애랑 똑같이 굴면 되겠어요?” 김미정은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래. 아줌마가 널 눈 여겨보고 있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알지?” 진문옥이 물었다.

그녀의 말에 김미정은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국내 제일 가문의 딸인걸요? 분수 이런 건 저도 잘 알아요. 전에는 부 대표님이랑 가까이할 기회가 없었고. 이제 기회가 생겼으니, 잘 활용해 봐야죠.”

“가자.”

“네, 아주머니.” 김미정은 마치 프리패스권이라도 얻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국내 제일 귀족인 그녀는 항상 주어진 기회가 남들보다 적었다.

처음 몇 년은 귀족이라는 체면 때문에 남자들이 청혼을 해오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결국 몇 년 동안, 김씨 집안이 점 찍어 둔 남자들 중 그 누구도 먼저 그녀에게 청혼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29살이 되었다.

더 기다렸다가 정말 노처녀가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신세희처럼 미천한 신분의 여자가 부소경에게 시집갈 기회가 생긴 건 다 신세희가 창년이기 때문이 아닐까?

비록 김미정도 해외에서 살긴 했지만, 그녀가 보내온 삶은 아주 칙칙한 삶이었다. 하지만 요즘 최여진은 7년 전의 일들을 그녀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신세희가 어떻게 부소경을 꼬셨는지, 어떻게 부소경에게 쫓겼는지, 또 어떻게 부소경에게 질척댔는지, 그러다 어떻게 부소경을 손에 넣었는지…

최여진의 얘기를 듣던 김미정은 이내 한가지 결과에 도달하게 되었다.

김씨네 집안은 체면을 너무 차리는 게 문제였다.

김씨 가문은 이제 더 이상 200년 전처럼 하늘도 거스르는 제왕이 아니었다.

만약 김씨 집안 자식들이 계속 고상함을 유지하며 콧대만 치켜든다면 아마 좋은 물건들은 다 미천한 창년들에게 뺏기고 말 것이다.

김미정은 신세희의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청순한 외모에 회장기 없는 얼굴, 여자의 맛이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

이런 여자는 보기에만 도도하고 차갑지, 뒤로는 엄청 밝히는 창년이다.

김미정은 이런 생각을 하며 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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