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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6화

4개월 사이 그녀는 많이 야위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임신하면 잘 먹어서 살도 찐다는데 고윤희는 야위어서 뼈만 남은 상태였다.

그녀의 얼굴에는 작은 주근깨가 좀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아름다웠다.

아니, 지금의 그녀는 아름답다는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 행복해 보이고 미소가 달콤해 보인다는 표현이 적절했다.

하지만 그녀가 입고 있는 옷은….

구경민은 그 모습을 보니 안쓰러웠다.

여자는 큰 키에 비해 발은 아주 작은 편이었다. 평소에는 235 사이즈의 하이힐을 자주 신었다.

그런데 지금 교각 아래에 걸터앉은 그녀는 사이즈도 맞지 않는 큰 신발을 신고 있었다.

그것도 건설 현장에서나 신는 남성용 검은색 작업화였다.

신발 안쪽에는 실밥이 약간씩 보였는데 아마 다 해진 신발에 천을 덧대서 꿰맨 것 같았다. 물론 그렇게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구경민은 워낙 시력이 좋았다.

여기저기 꿰맨 그 신발은 딱 봐도 260 이상은 되어 보였다. 발이 작은 고윤희가 그런 걸 신고 있으니 그렇게 거슬릴 수 없었다.

신발이 벗겨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그녀는 신발끈을 아주 타이트하게 묶었는데 그래서 더 괴상하게 보였다.

구경민은 그 모습을 보며 가슴이 쓰리고 아팠다.

고윤희는 할머니들이나 입는 얇은 솜바지를 입고 있었다. 구경민 옆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차림이었다.

세상에나!

이런 옷은 시골 마을 장터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옷이었다. 아마 많이 쳐줘도 3천원 이상은 아닐 것이다.

나이가 많은 할머니들이나 구매할 옷을 고윤희가 입고 있었다.

그래도 걸치고 있는 롱 패딩은 그나마 나았다.

무릎을 살짝 덮는 길이에 촌스러운 붉은색 패딩이었다.

패딩에 달린 모자는 변두리가 하얀색 털로 되어 있었다. 커다란 모자는 안 그래도 작은 고윤희의 얼굴을 더욱 작아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그녀는 화장을 하지 않았다.

얼굴은 창백하고 입술마저 핏기가 없이 푸른색을 띠고 있었다. 그런 모습이 구경민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구경민은 가슴이 너무 아팠다.

뒤에 있던 송 기사가 그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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