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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9화

고윤희는 고집스럽게 양동이를 든 채, 간절한 말투로 말했다.

“사장님, 보셨잖아요. 저 이 정도는 들 수 있어요. 그러니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저 정말 돈이 필요해요. 한 달에 80만원이라도 저한테는 큰 돈이에요.”

구경민은 고구마를 먹다가 목이 멘 것처럼 가슴이 답답했다.

여 사장이 말했다.

“받아줄 테니까 일단 그거 내려놔.”

고윤희는 그제야 양동이를 내려놓고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사장을 바라보았다.

여 사장이 말했다.

“내가 너 불쌍해서 받아주는 거야. 사실 식당에서 임산부는 안 받아. 일하다가 다치면 우리가 책임질 수 없으니까. 차라리 50대 아줌마를 돈 더 얹어주고 쓰고 말지.”

“사장님, 제 몸은 제가 챙길 수 있어요. 혹시라도 저한테 무슨 일이 생겨도 절대 사장님한테 책임을 지게 하지 않을 거예요. 저도 늦은 나이에 가지게 된 아이라 저한테도 소중한 아이예요. 그러니 제 몸은 제가 잘 돌볼게요.”

여 사장은 그녀의 말을 잘랐다.

“받아준다고! 하지만 임산부니까 너무 오래 일하게 할 수는 없어. 오전이나 오후에 일하고 60만원을 줄게. 그래도 괜찮으면 여기서 일하고 안 괜찮으면 나도 어쩔 수 없어.”

“60만원이요?”

고윤희는 침을 꿀꺽 삼켰다.

사실 80만원도 적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장은 60만원이 한계라고 말했다.

“혹시….”

그녀는 80만원은 받고 싶었지만 사장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니야, 됐어. 임산부 고용했다가 골치 아픈 일이라도 생기면…. 너 불쌍해서 받아주려고 했는데 이건 좀 아닌 것 같아.”

“할게요! 60만원이라도 주시면 할게요! 저 정말 일 잘할 수 있어요. 열심히 할게요!”

고윤희가 다급히 말했다.

잠시 머뭇거리던 여 사장이 말했다.

“알았으니까 들어와. 급여는 오늘부터 계산할 거고 월말에 정산해 줄게.”

“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고윤희는 뛸 듯이 기뻐하며 연신 감사하다고 했다.

구경민은 누가 칼로 가슴을 찌르는 것처럼 아팠다.

“대표님, 지금 당장 사모님을 모셔갈까요?”

송 기사가 물었다.

구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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