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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3화

조의찬의 차는 소리 없이 신세희 앞으로 다가왔다.

"신세희 씨, 차에 타요. 저도 마침 돌아가는 길이라 테워다 드릴게요.”

신세희는 자신의 온몸에 묻은 먼지를 보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웃어 보였다.

"이렇게 늦었는데 버스는 없을 거예요, 아니면 버스가 고장 났거나. 택시를 부르지 않는 한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

조의찬은 호의적으로 말했다.

택시를 부른다고? 하지만 그녀는 택시비를 낼 돈조차 없었다.

"타세요."

조의찬이 직접 문을 열어주자 신세희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차에 올랐다.

"어디로 가요?"

조의찬이 부드럽게 물었다.

"보현 병원이요."

신세희는 짧게 대답한 뒤 다시 말을 꺼내지 않았다.

가는 길에 조의찬은 신세희 여러 번 보았고, 그녀는 조용히 창밖만을 내다보며 차에서 내릴 때까지 먼저 조의찬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하지만 조의찬은 서두르지 않았다, 이렇게 질질 끄는 게임일수록 더 기대가 되는 법.

차가 멈춰 서자 조의찬이 먼저 신세희를 위해 문을 열어주었는데, 신세희는 하루 종일 바빠서 좀 피곤했고, 또 차를 오래 타서 다리가 굳었는지 그녀가 내릴 때 비틀거리다가 실수로 조의찬의 구두를 밟아버렸다.

"앗, 죄송해요!”

신세희은 놀라서 즉시 가방에서 휴지 한 장을 꺼내 몸을 웅크리고 직접 조의찬의 신발을 닦아주었다.

조의찬은 차 앞에 서서 그의 신발을 닦아주는 여자를 내려다보고, 마치 그녀가 발 앞에 무릎을 꿇고 그의 발에 부드럽게 키스하는 것만 같았다.

그는 이 상황을 매우 즐겼다.

신세희도 마침 조의찬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조의찬 씨, 신발을 이 정도 닦으면 될까요?”

"좋아요!"

조의찬이 그녀를 칭찬하며 말했다.

동시에 큰길 저편에서 부소경의 차가 방금 병원에서 나왔고, 차창의 어두운 유리를 사이에 두고 신세희가 조의찬의 발끝에 쪼그리고 앉아 그의 신발을 닦는 모습이 부소경의 눈에 띄었다.

부소경의 차는 점점 멀어졌고, 곧이어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는 F그룹을 인수해서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 매우 바빴고, 하지만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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