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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Author: 고능비
아침 식사를 마친 태윤은 지갑을 꺼내서 살펴보았는데 안에는 현금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카드를 한 장 꺼내 예정의 앞에 내놨다.

예정은 의아한 눈길로 태윤을 쳐다봤다.

"필요한 물건들을 사려면 돈이 필요하잖아, 이 카드를 줄 테니 먼저 쓰고 있어, 비밀번호는…."

태윤은 비밀번호를 종이에 적어 예정에게 건넸다.

"앞으로 이 카드 안의 돈을 생활비로 써. 난 매달 월급이 나오면 그 안으로 넣을게. 하지만 앞으로 뭘 사든 장부를 적어 둬. 얼마를 쓰든 진 상관없지만 어디에 쓰는지는 알아야겠어.”

금방 혼인신고를 마쳤을 때 예정은 생활비를 더치페이로 하지 않겠는지 물은 적이 있었는데 태윤은 그때 거절하였었다. 이미 결혼을 한 이상 둘은 부부이며 가족이라고 봤다, 아내에게 돈을 쓰는 것은 응당하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고....

평소에 일도 바쁘고 하여 돈 쓸 곳도 적었다.

마누라 하나 두고 소비할 기회를 늘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절제 없이 함부로 쓰는 건 좋지 않으니.....

장부는 적어 두는 것이 좋을 거라 여겼다.

그녀가 그 돈을 어떻게 쓰든 간에 이 작은 집에 쓸 거라면 그는 아무런 의견도 없을 것이다.

예정은 태윤의 이런 태도가 별로 달갑지 않았다.

그래서 비밀번호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비밀번호가 적힌 종이와 함께 카드를 태윤에게 돌려줬다.

"태윤 씨, 이제 이 집은 당신 혼자만의 집이 아니에요, 저도 함께 여기에 살고 있어요. 태윤 씨가 이 집을 샀으니 그 외 다른 비용은 더 이상 태윤 씨 혼자서 다 내게 할 순 없어요. 장만할 물건에 필요한 돈은 제가 낼게요.”

"40만 원이 넘는 물건을 구입할 때는 미리 태윤 씨랑 상의할 테니 그때 태윤 씨가 알아서 조금만 주면 돼요."

예정도 수입이 적지 않은 편이라 가정에 필요한 일상 지출은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큰돈을 쓸 때만 태윤이 함께 부담하기를 원했다.

예정은 태윤의 돈을 쓰는 게 싫은 건 아니었다, 주로는 태윤의 태도에서 불쾌함을 느낀 것이다. 마치 그 정도의 생활비를 탐내고 있는 듯 말이다....

게다가 장부까지 기록하라고 하다니....

예정은 평소에 가게의 지출 외에는 장부를 기록한 적이 없었다.

태윤은 바로 그의 태도가 예정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태윤은 잠시 침묵하더니 은행 카드와 비밀번호가 적힌 종이를 다시 예정에게 건네면서 이번엔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예정씨, 서점을 하나 차린 것을 알고 있어, 하지만 그걸로 얼마나 벌 수 있겠어? 이 집이 혼자만의 집이 아닌 우리 둘의 집이라고 했으니 당신 혼자 이 모든 지출을 감당하게 할 순 없어. 그러니 받아, 장부를 적는 게 싫다면 적지 않아도 돼.”

"전에 말한 차 구입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해? 계약금을 내줄 테니 한 대 사는 건 어때? 당신 수입으로 대출이 감당하기 어려운 것은 아닐 텐데....”

태윤은 그녀의 수입이 어떤지 일부러 조사한 적은 없지만, 관성 중학교 입구에 서점을 열 수 있다는 것은 능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돈도 적지 않게 벌었을 것이다.

요즘은 여자들과 어린아이들의 돈이 가장 벌기 쉽다.

"집에서 가게가 그리 멀지 않아요, 오토바이로 금방 도착할 수 있어요. 매일 출퇴근 시간엔 차가 막혀 네 바퀴 달린 차가 저의 두 바퀴보다도 못할걸요?"

태윤은 달리할 말이 없었다.

예정이 말한 것이 사실이다.

그는 평소에 일부러 출퇴근 시간을 피하고 다닌다.

이따금 급한 일이 생겨 그 시간에 떠나면 차가 막히다 못해 그냥 전용 비행기를 타고 가고 싶은 정도였다.

"그래도 차가 있으면 더 편할 거야, 주말에 차를 몰고 언니와 조카와 함께 짧은 주말여행이라도 갔다 올 수 있잖아.”

태윤은 할머니로부터 예정이 전에는 언니와 함께 살았었고, 가장 아끼는 사람은 언니와 조카라고 한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 얘긴 나중에 다시 해요, 우리 금방 결혼해 아직 서로를 잘 알지도 못하잖아요, 이렇게 태윤 씨의 돈을 많이 써 차를 한 대 사는 것은 전 불편해요. 사실 제 저축으로도 차를 살 수 있어요, 하지만 그래도 집부터 사고 싶어요. 집이 있어야 사는 것 같죠, 남자들은 차를 사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 같은데 전 남자가 아니라서....”

남자와 여자는 생각하는 게 다르다. 여자들은 보통 집을, 남자들은 차를 원한다.

"참, 언니가 만나고 싶어 하세요, 언니한텐 태윤 씨가 출장하러 갔다고 하였으니 나중에 다시 언니를 만나러 가요."

태윤은 응하고 답했다.

대화가 끝나자 예정은 옷을 널러 갔고, 태윤은 소파에 앉아 신문을 보려고 했다, 이 집엔 아직 신문을 따로 주문하지 않아 대신에 핸드폰으로 뉴스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태윤 씨 옷은 빨았나요?"

예정은 자신의 옷을 다 널고 나서 소파에 앉아 휴대폰을 보고 있는 태윤에게 묻는다.

"내가 알아서 할게."

태윤의 옷은 보통 세탁소로 보내 세탁을 한다.

예정은 아무 말을 하지 않고 계속하여 집 청소를 하였다.

바닥을 쓸고, 바닥을 닦고, 방을 치우고....

태윤은 예정이 집안을 누비며 하인이 하는 일들을 하는 것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말을 하려고 하였다가 결국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태윤의 집에서 이런 일들은 모두 하인이 도맡아 하였다. 하지만 보통 집에서는 아내가 이런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 그들이 입주하기 전에 그의 집사가 하인을 시켜 청소하여 매우 깨끗하였다. 예정이 한 바퀴를 돌며 쓸었지만 아무 쓰레기도 보지 못했다.

할 수 있는 일들을 끝낸 후, 예정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잠시 정리를 한 뒤 핸드백을 들고나왔다.

"태윤 씨, 저는 먼저 언니의 집에 가 보고 바로 가게로 돌아갈 거예요, 오늘 밤 몇 시쯤 돌아올 건지 저에게 메시지를 보내 주세요, 이번엔 안에서 문을 잠그지 않을게요."

"출장 가지 않을 때는 매일 밤 돌아올 거야, 출장 가게 되면 미리 알려줄게.”

예정은 응하고 답하곤 집을 나서려 했다.

”예정....씨, 당신 이 카드 받아.”

태윤은 카드를 들고 일어나 예정에게 다가가 다시 카드를 건네며 사과하였다.

"아까 내 말투가 나빴어, 미안해."

예정은 잠시 그를 쳐다보더니 이번에는 진지하다고 생각하여 카드를 받아 비밀번호가 적힌 종이와 함께 그녀의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그럼 다녀올게요.”

"그래."

태윤은 그 자리에 서서 예정이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방문이 닫히자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남편 역할을 그다지 잘하지 못한 것 같아.’

다시 소파로 앉은 태윤은 휴대폰을 들어 집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집사가 전화를 받자 이렇게 분부했다.

"할머니가 일어나시면 이번 주말에 함께 발렌시아 아파트에서 식사하자고 전해줘요. 이렇게 전하면 무슨 일인지 아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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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 너무 늦었어. 형도 힘들 텐데 그만 쉬어 나도 이만 돌아갈게.”전태윤과 얘기를 다 마친 전창빈은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다.전태윤이 말을 건넸다.“너무 늦었는데 여기서 하룻밤을 보내고 가. 묵을 곳이 없는 것도 아닌데.”전창빈이 말을 이었다.“안 멀어. 여기 방은 있지만 갈아입을 옷이 없어서 그래. 그리고 잠자리를 바꾸면 잠도 잘 안 오고.”전창빈은 장소를 옮기면 새로운 거주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침대를 가리는 사람이 잠자리를 바꾸면 늘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하곤 한다.전창빈의 개인 별장이 그리 멀지 않고 잠자리를 가리는 전창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전태윤도 더는 전창빈을 만류하지 않았다. 다만 그에게 천천히 운전하고 집으로 돌아가 문자를 보내라고 당부했다.“그럼 얼른 쉬어.”전태윤은 배웅하러 일어나지 않았다.전창빈이 멀리 떠난 뒤 전태윤은 물을 반 잔 더 마시고는 다시 몸의 냄새를 맡았지만, 여전히 술 냄새가 났다.그는 하예정에게 영향을 줄까 봐, 그녀가 깨어날까 봐 서재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다.그는 2층으로 올라가 자신의 방 입구로 돌아갔다. 그러나 문을 밀어 들어가지 않고 입구에서 잠시 안을 바라만 보다가 몸을 돌려 서재로 들어갔다.하예정은 한밤중까지 자고 일어나서 화장실에 가야 했다.자기 전에 우유 한 잔을 마시면 한밤중에 일어나곤 한다.화장실에 다녀온 하예정은 잠에서 깼다.그녀는 그제야 전태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침대 앞으로 돌아와 앉아 침대 머리맡에서 휴대폰을 들어 시간을 보니 이미 새벽 세 시가 넘었다.전태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단 말인가!‘돌아오지 않은 건가? 언제 돌아오는지 문자도 없고.’하예정은 전태윤에게 전화를 걸었다.한참 후에야 전태윤이 전화를 받았다.“여보, 아직 안 왔어요? 많이 바빠요?”하예정은 관심 있게 물었다.그는 예전에 아무리 바빠도 새벽에는 반드시 집에 돌아왔다.그러나 지금 새벽 3시가 넘었는데도 돌아오지 않는 이유는 사업에 관한 일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78화

    장소민이 먼저 집으로 오고 그 뒤로 전현림이 또 왔다.그리고 자기가 사고 쳤다고 생각한 전창빈이 또 따라왔다.전태윤은 묻지 않아도 결과를 짐작할 수 있었다.전창빈은 잠자코 있다가 입을 열었다.“처음에는 동의하지 않으셨어. 엄마는 내가 이미 사업을 하고 있고 잘 경영하고 있는 데다 올해부터 가족 사업을 돕고 있는데 갑자기 뜬금없는 소리를 한다면서. 요리를 좋아하면 집에서 하거나 호텔에서 해도 되는데 굳이 가정 요리사로 일할 필요 없다고 생각하시거든. 근데 아버지는 날 지지해 주셨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면 된다고 하셨지. 그러다가 두 분이 서로 말싸움하다가 엄마가 이기지 못해서 홧김에 방에 돌아가셔서 문을 닫으셨거든. 아빠가 몇 번이고 오랫동안 문을 두드렸는데도 들어가지 못해서 엄마가 화가 좀 풀리면 다시 들어가려고 했어. 근데 엄마는 아빠가 떠난 틈을 타서 조용히 집에서 나와 형 집으로 오셨지 뭐야. 나랑 아빠는 엄마가 여전히 방에 계시는 줄로만 알았는데. 그것도 엄마가 화가 풀리고 나서 아빠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야 엄마가 여기로 오신 것을 알게 됐어. 그래서 따라온 거고.”전창빈은 미안한 듯 계속해서 말했다.“부모님께서 항상 감정이 좋으셨는데 내 결정 때문에 불쾌하게 지내시니 내가 너무 불효자인 것 같아.”전창빈은 자신이 불효하다고 느꼈지만 선우씨 가문의 가정 요리사로 지원하기로 한 결정을 포기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다.“부부싸움도 안 하는 부부가 어디 있겠어? 나와 네 형수님도 많이 다투었거든. 부부간에도 소통이 필요한 법이지. 한쪽이 막무가내로 나오지 않는 한 잘 얘기를 나누다 보면 금세 풀릴 거야. 우리도 그런 억지를 부리고 소통할 수 없는 여자와 결혼하지 않을 거야. 그런 상황도 우리에게 일어나지 않을 거고.”전창빈은 전태윤이 그에게 말한 부부간의 관계에 관한 얘기들을 잘 듣고 있었다.전씨 가문의 어르신들은 모두 금실이 좋으셨다. 전창빈은 어릴 때부터 이러한 말들을 들으며 자랐기 때문에 사실 이미 부부 관계에 대한 일들에 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77화

    잠시 후, 전창빈은 웃으며 말했다.“할머니께서 나에게 임무를 맡기셨는데 나도 이제 움직이려고. 호영 형처럼 반년 동안 움직이지 않으면 아내를 얻을 수 없을지도 몰라.”전창빈은 그들이 동생으로 태어난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형들의 교훈을 잘 섭취하고 피할 수 있을 테니까.“할머니께서 골라주신 여인은 보통 성품이 좋은 사람이야. 너의 성격에 잘 맞게 골라주셨을 거야. 언제 출발하려고?”전태윤이 문득 물었다.“다음 주 월요일에 출발하려고. 이틀 동안 손에 있는 일을 먼저 정리하려고. 중요한 일들은 형에게 맡길게. 알아서 처리해 줘.”“그렇게 급해?”전태윤은 눈살을 찌푸렸다.전창빈은 약간 쑥스러워하며 말했다.“선우씨 가문은 A시에서 손꼽히는 명문가야. 그 가문에 들어가서 일하면 급여와 대우가 나쁘지 않을걸. 그리고 선우민아 씨가 입맛이 까다롭다고 하는데 수많은 사람이 가서 도전해 보고 싶어 하거든. 그곳에는 이런 말이 전해지고 있대. 가정 요리사가 선우씨 가문에서 석 달 동안 일하고 나오면 일자를 걱정할 필요 없고 반년 이상 버티고 나오면 큰 호텔들이 앞다투어 요구한다고 해. 몇 년 동안 일을 해도 해고되지 않는다면 아마 신으로 불릴지도 모르지.”전태윤은 실소했다!“너무 오버하는 거 아니야? 그분 입맛이 그렇게 까다롭대?”“선우민아 씨뿐만 아니라 다른 몇몇 아가씨들 입맛도 까다롭대. 전부 먹는 것에 매우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라 요리 실력을 엄청 중요하게 생각하거든. 누군가는 일반적인 야채 볶음 하나에도 통과되지 못한다고 해.”전태윤이 피식 웃었다.“도전해 볼 만하군.”전태윤은 전창빈이 선우민아에게 관심이 있는 건 아니라고 추측했다.어쨌든 사진만 보았을 뿐 실물을 본 적도 없고 함께 지내본 적도 없다. 전창빈은 그렇게 쉽게 마음이 흔들릴 남자가 아니었다.하지만 선우씨 가문의 가정 요리사가 되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일이다. 마침 전창빈은 요리를 가장 좋아했다. 그는 아마 십여 년 동안 키워온 요리 실력으로 선우씨 가문의 요리사가 될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76화

    묻지 않아도 전창빈이 조금 전에 여기에서 TV를 보며 차를 마시고 간식을 먹으며 전태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전창빈은 곧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왔다.그리고 전태윤의 앞에 따뜻한 물잔을 내려놓고 옆에 서서 전태윤의 분부를 기다리면서 언제든지 시중을 들어줄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전태윤은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앉아.”“고마워.”전창빈은 얼른 자리에 앉았다.“이렇게 예의를 갖추면서도 사고 치지 않았다고? 말해봐, 네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부모님께서도 의견이 안 맞으시다니.”“형, 나 정말 사고를 치지 않았거든. 그냥 원림성의 A시에 가보고 싶어서 그래.”“가서 뭐 하려고? 설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왜 그렇게 멀리 가려고 해? 집에서 설을 쇠지 않으려고? 할머니께서 아시면 네가 가장 먼저 얻어맞을걸.”설쯤에 전씨 할머니는 자손들이 모두 돌아와 온 가족이 오손도손 모여있는 것을 좋아하셨다.손자며느리가 몇 명 더 있으면 더 좋을 것이지만.이제 고현도 전호영을 따라 돌아올 것이다. 약혼할지는 아직 미지수였다.곧 약혼식도 치를 것으로 보인다.고현은 전호영을 위해 그녀의 여자 신분을 폭로해 그가 게이가 아니라는 오해를 풀어주었다.“나 가정 요리사에 지원하고 싶어. A시의 선우씨 가문에서 요리사를 채용하고 있는데 그 가문 아가씨의 입맛이 엄청 까다로워서 요구가 엄청 높대. 나도 도전해 보려고. 좋은 기회야.”전태윤은 눈살을 찌푸리다가 곧 물어보았다.“할머니께서 선우씨 가문의 딸을 정해주셨어?”원림성의 A시는 너무 멀다.아마 H시와 이웃 도시일 것이다.용정도 그곳 사람이었다.설마 전씨 할머니께서 그 진흙탕에 뛰어드실 계획인 건가...전태윤은 그의 전씨 가문과 예씨 가문의 사이가 가깝고 여운초의 눈도 예씨 가문의 정겨울이 치료해주고 있는 데다 또 성소현은 앞으로 예씨 가문의 다섯째 사모님으로 될 여자였다. 게다가 성소현은 하예정과 사촌 사이로 전씨 가문과 예씨 가문은 서로 얽히고설킨 관계가 되었다.앞으로 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75화

    전태윤은 저녁 12시에야 집에 도착했다.그는 술도 좀 마셨지만 취하지는 않았다.전태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전창빈은 밖에서 자동차 소리가 들리자 곧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전태윤의 차가 별장 입구에 도착하여 멈추었다.경호원이 차에서 내려 전창빈이 나오는 모습을 보고는 안부 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곧 전태윤의 차 문을 열어주어 그를 부축하려 했지만 거절당했다.“안 취했어.”전태윤이 나지막이 말했다.“형.”전창빈이 몇 걸음 앞으로 나아가 전태윤을 부축하려고 손을 내밀었지만, 전태윤은 거절했다.“창빈아, 어쩐 일이야?”친동생을 본 전태윤은 매우 놀랐다.“술 한 잔만 마셨어. 취하지 않았으니까 부축해주지 않아도 돼.”“형한테 할 말이 있어서 기다리고 있었어.”전창빈은 여전히 전태윤을 부축해주었다. 전태윤의 술 냄새를 맡은 전창빈이 말을 건넸다.“독한 술을 마셔서 술 냄새가 많이 나네.”“이야기가 잘 풀려서 좀 마셨어.”전태윤은 집 안으로 들어가면서 자신의 옷 냄새를 맡아보며 전창빈에게 물었다.“술 냄새가 많이 나? 네 형수님이 술 냄새를 맡을 수 있겠지?”전태윤은 오늘 밤 서재에서 자야 할지도 모른다.하예정은 그가 술과 담배를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때때로 그는 담배 한 대 피워도 껌을 씹어 담배 냄새를 제거한 후에야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그의 아내가 냄새를 맡을까 봐 걱정했다.특히 하예정은 지금 그들의 사랑의 결실을 배속에 품고 있었다.그런 하예정에게 담배 냄새를 맡게 하면 더욱 안 된다.집에는 담배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다.그의 친구들도 그가 집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전창빈은 말을 잇기 모호했다.그가 하예정도 아닌데 그 냄새를 맡을 수 있을지 잘 몰랐다.전태윤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냄새가 나는데? 늦었는데 오늘 예정이를 방해하지 말고 서재에서 하룻밤 자야겠어.”전태윤은 문득 멈춰 서서 고개를 돌려 전창빈에게 물었다.“아까 우리 부모님 차를 본 것 같은데?”전태윤은 자신이 잘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74화

    우빈은 좀 더 놀고 싶었다.“예정아, 내가 우빈한테 이야기를 읽어줄게.”장소민은 하예정이 힘들어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조용히 말을 건넸다.하예정이 동의하기도 전에 장소민은 침대 머리맡에서 이야기책을 집어 들고 우빈에게 이야기를 읽어주려고 했다.하예정은 시어머니의 호의를 거절하지 않았다. 그녀는 장소민게 자리를 내주며 말했다.“우빈의 짐들을 확인하러 가볼게요.”녀석이 뭐 빠뜨린 거 없나 한 번 확인하려고 했다.장소민은 우빈에게 자기 전에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하예정은 우빈의 여행 가방에 있는 물건을 검사하러 갔다.우빈은 가장 두꺼운 잠옷 한 벌을 챙겼다. 그는 어른들의 대화 내용을 통해 강성이 매우 춥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심지어 눈도 와서 엄청 춥다고 들어서 녀석은 자신에게 가장 두꺼운 잠옷을 챙겨놓았다.그리고 이틀 동안 가장 두꺼운 외투를 모두 챙겨놓았다. 모자와 목도리, 장갑, 그리고 일상 생활용품도 챙겼다.이 외에도 그는 여행 가방에 평소 좋아하는 장난감 두 개와 몇 가지 평소 즐겨 먹던 간식을 넣었다.조카의 여행 가방을 들여다본 하예정은 옷장을 열어 두꺼운 윗옷 두 벌을 더 가져와 여행 가방에 챙겨 넣어 가방 안을 가득 채워 넣었다.“이모, 제가 잘 챙겨놓았죠?”우빈은 침대에서 일어나 앉으며 하예정에게 물었다.하예정은 기뻐하며 칭찬했다.“우리 우빈이 잘 정리했네. 모두 잘 챙겨놓았어.”역시 그녀가 가르친 조카다웠다.장소민은 우빈을 살짝 눌러 침대에 누우라고 했다.“우빈아, 자. 눈 감고 이제 자야지.”우빈은 혀를 내밀며 장소민에게 애교를 부렸다.“할머니, 저에게 좋은 꿈을 꾸라고 뽀뽀해 주세요.”“그래.”장소민은 사랑스럽게 그의 이마를 톡 쳤다. 그녀는 우빈이 그녀에게 애교를 부리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둘째 아들 전창빈이 어렸을 때처럼 말이다.전태윤은 어릴 때부터 진지하고 딱딱해서 그녀에게 애교를 부린 적 없었다.전창빈이 어렸을 때 그녀의 품에서 애교를 부리곤 했지만 애교부린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다. 전창빈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73화

    하예정과 우빈이 위층으로 올라간 뒤로 전창빈은 장소민에게 다시 사과했다.장소민이 입을 열었다.“나 이제 화 풀렸어. 창빈아, 네 아빠와 형수님 말이 맞아. 다 큰 성인이라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는 나이잖아. 엄마는 이제 어렸을 때처럼 이것저것 너에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넌 태윤과 달리 전씨 가문의 무거운 짐을 질 필요 없기에 하고 싶은 대로 해. 훔치거나 빼앗거나 법을 어기는 일만 하지 않으면 돼.”돌아올 때 며느리만 데리고 오면 될 것으로 생각했다.그러나 장소민은 이런 말을 꺼내지 않았다.전창빈이 아내에게 구애하기 위해서라고 말하지 않았기에 그녀도 모른 척했다.일이 성공적으로 풀리게 되면 전창빈도 장소민에게 알려줄 것이다.며느리가 누구든 아들 전창빈이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 받아들일 수 있었으니까.장소민은 하예정마저 받아들였다.미래의 둘째 며느리 집에서 개인 요리사를 고용할 수 있을 정도라면 가정 형편이 나쁘지 않을 것인데 그녀가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 뭐가 있겠는가?“이해해 주셔서 감사해요.”전창빈은 장소민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그리고 부모님께 물었다.“오늘 여기서 며칠 묵으실 예정이세요?”“네 할머니도 집에 안 계시는데 내가 여기서 예정이를 돌보아야지. 네 아빠는 가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하겠지.”그러자 전현림이 바로 말을 이었다.“당신이 있는 곳에 내가 머물러야지.”“저는 당신 옷을 가지고 오지 않았어요.”전현림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우리가 하루 이틀 아들 집에서 자는 것도 아니고. 우리 방에 내 옷이 있을 거야.”장소민은 문득 목이 메었다. 이 방에 그의 옷이 있다는 사실을 깜빡했다.“창빈아, 먼저 집으로 돌아가. 외지로 가서 일하려면 관성에서의 업무는 확실하게 설명해 주어야 해. 태윤에게 말해서 사람을 시켜 네 업무를 맡도록 하게 해. 업무에 차질이 생기면 안 되니까.”전창빈이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여기에서 형을 기다려서 말하면 돼요.”전창빈은 원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72화

    “내 말이. 올때 날 버리고 왔잖아. 우린 부부인데 당연히 붙어 다니면서 다녀야지. 왜 나를 집에 두고 혼자 나온 거야? 내 생각을 해본 적 있어? 태윤이와 예정이가 보고 싶다면 나하고 말할 것이지. 그러면 내가 당신과 함께 여기로 왔을 텐데.”장소민의 허벅지에 앉아 있는 우빈을 힐끗 쳐다보던 전현림이 한마디 덧붙였다.“당신이 우빈을 보고 싶어 하는데 난들 안 보고 싶겠어?”우빈은 작은 얼굴을 쳐들고 장소민과 전현림을 번갈아 쳐다보다가 다시 전창빈과 하예정을 바라보았다. 녀석은 왜 자신이 이 화제에 끌려들어 가게 되었는지조차 몰랐다.그는 단지 장소민과 함께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었을 뿐이다.그러다가 전현림이 들어왔고 전현림은 우빈의 앞에서 장소민의 손을 잡고 많은 얘기를 나누다가 장소민이 얼굴을 붉히며 우빈을 혼자 남겨두고 두 사람이 위층으로 올라갔다.그리고 지금 계단을 내려온 지 2분 만에 하예정과 전창빈이 들어온 것이다.“저도 할머니가 보고 싶었어요.”우빈은 큰 눈을 반짝이며 한마디 했다.사람들 전부 웃기 시작했다.우빈은 영문도 모른 채 따라서 웃기만 했다.하예정이 우빈에게 말을 건넸다.“우빈아, 위층으로 올라가서 샤워해야지. 내일 유치원에 가야 해.”“이모, 10분만 좀 더 볼 수 있을까요?”우빈은 하예정이 위층으로 올라가 씻고 자라고 재촉하는 소식을 듣자마자 흥정하기 시작했다.하예정은 녀석에게 주의를 시키었다.“내일 금요일이야. 내일 오후에 네가 유치원에서 나오면 동명 아저씨가 널 데리고 비행기를 타고 강성으로 가는 거 잊었어? 엄마가 우빈이와 동명 아저씨를 고대 기다리고 계셔.”하예정도 함께 강성에 가고 싶어 했다.하지만 아무도 허락하지 않았다.하예진은 그녀에게 전태윤의 말을 듣지 않으면 돌아와서 혼내주겠다고 경고했다.전태윤이 그녀를 통제할 수 없을까 봐, 그녀가 기어코 강성으로 가려고 할까 봐 하예진은 미리 경고했다.강성은 지금 하씨 자매에게는 조금 위험한 곳이었다.하예진은 아무리 큰 위험에 처해도 물러서지 않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71화

    “태윤 씨에게 말해도 돼요?”전창빈은 고민 끝에 대답했다.“큰형은 상관없어요. 앞으로 제가 큰형의 도움이 필요하면 또 연락해야 하니까요. 알려주지 않으면 제가 도움 청하기도 곤란해요.”하예정은 낮은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업무적인 일은 태윤 씨가 도와줄 수 있지만, 감정적인 일은 태윤 씨를 찾아도 소용없어요. 앞으로 감정적인 문제는 저에게 물어보세요, 제가 태윤 씨보다 더 잘 아니까요.”전태윤은 여자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는 이성에 대한 지식을 전부 하예정에게 퍼부었기에 다른 여자들에게 신경 써줄 정력이 없다고 했다.여자마다 성격이 다르다.하여 여자에 관한 문제로 전태윤에게 묻는다면 헛수고일 것이다.전태윤은 하예정은 복제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하예정과 비슷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 있다고 해도 그 사람은 하예정이 아니기 때문에 전혀 다른 사람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전태윤의 친동생으로서 전창빈은 자신 큰형의 성품을 잘 알고 있었다.지금 하예정이 먼저 도와주겠다고 약속했으니 그는 급히 정말 고맙다고 인사를 전했다.하예정이 돕는 것은 전태윤이 돕는 것과 마찬가지였다.전태윤이 하예정에게 푹 빠져있는 것을 누구나 다 아는 사살이다.예전에 관성 업계에서는 전태윤을 건드리면 안 된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그러나 지금은 그 소문이 바뀌었다.전씨 가문의 큰 사모님을 건드리는 것이 전태윤을 건드리는 것보다 더 엄중하다고 전해지고 있다.전태윤과 적을지언정 절대로 전씨 가문의 큰 사모님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형수님, 제가 들어가서 엄마한테 사과드릴게요. 어쨌든 저 때문에 엄마가 아빠와 말다툼을 하게 된 거니까요.”“네.”하예정은 대답하며 전창빈과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갔다.전현림은 진작에 아내를 달래는 데 성공했다.장소민도 너무 화가 난 건 아니지만 전현림이 밤늦게 서둘러 자기를 데리러 오는 것을 보고 오히려 약간 쑥스러워하며 자신이 소란을 피웠다고 느꼈다.전현림은 장소민에게 그녀가 진심으로 전창빈이 남의 가정에 가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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