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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Author: 고능비
아침 식사를 마친 태윤은 지갑을 꺼내서 살펴보았는데 안에는 현금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카드를 한 장 꺼내 예정의 앞에 내놨다.

예정은 의아한 눈길로 태윤을 쳐다봤다.

"필요한 물건들을 사려면 돈이 필요하잖아, 이 카드를 줄 테니 먼저 쓰고 있어, 비밀번호는…."

태윤은 비밀번호를 종이에 적어 예정에게 건넸다.

"앞으로 이 카드 안의 돈을 생활비로 써. 난 매달 월급이 나오면 그 안으로 넣을게. 하지만 앞으로 뭘 사든 장부를 적어 둬. 얼마를 쓰든 진 상관없지만 어디에 쓰는지는 알아야겠어.”

금방 혼인신고를 마쳤을 때 예정은 생활비를 더치페이로 하지 않겠는지 물은 적이 있었는데 태윤은 그때 거절하였었다. 이미 결혼을 한 이상 둘은 부부이며 가족이라고 봤다, 아내에게 돈을 쓰는 것은 응당하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고....

평소에 일도 바쁘고 하여 돈 쓸 곳도 적었다.

마누라 하나 두고 소비할 기회를 늘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절제 없이 함부로 쓰는 건 좋지 않으니.....

장부는 적어 두는 것이 좋을 거라 여겼다.

그녀가 그 돈을 어떻게 쓰든 간에 이 작은 집에 쓸 거라면 그는 아무런 의견도 없을 것이다.

예정은 태윤의 이런 태도가 별로 달갑지 않았다.

그래서 비밀번호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비밀번호가 적힌 종이와 함께 카드를 태윤에게 돌려줬다.

"태윤 씨, 이제 이 집은 당신 혼자만의 집이 아니에요, 저도 함께 여기에 살고 있어요. 태윤 씨가 이 집을 샀으니 그 외 다른 비용은 더 이상 태윤 씨 혼자서 다 내게 할 순 없어요. 장만할 물건에 필요한 돈은 제가 낼게요.”

"40만 원이 넘는 물건을 구입할 때는 미리 태윤 씨랑 상의할 테니 그때 태윤 씨가 알아서 조금만 주면 돼요."

예정도 수입이 적지 않은 편이라 가정에 필요한 일상 지출은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큰돈을 쓸 때만 태윤이 함께 부담하기를 원했다.

예정은 태윤의 돈을 쓰는 게 싫은 건 아니었다, 주로는 태윤의 태도에서 불쾌함을 느낀 것이다. 마치 그 정도의 생활비를 탐내고 있는 듯 말이다....

게다가 장부까지 기록하라고 하다니....

예정은 평소에 가게의 지출 외에는 장부를 기록한 적이 없었다.

태윤은 바로 그의 태도가 예정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태윤은 잠시 침묵하더니 은행 카드와 비밀번호가 적힌 종이를 다시 예정에게 건네면서 이번엔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예정씨, 서점을 하나 차린 것을 알고 있어, 하지만 그걸로 얼마나 벌 수 있겠어? 이 집이 혼자만의 집이 아닌 우리 둘의 집이라고 했으니 당신 혼자 이 모든 지출을 감당하게 할 순 없어. 그러니 받아, 장부를 적는 게 싫다면 적지 않아도 돼.”

"전에 말한 차 구입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해? 계약금을 내줄 테니 한 대 사는 건 어때? 당신 수입으로 대출이 감당하기 어려운 것은 아닐 텐데....”

태윤은 그녀의 수입이 어떤지 일부러 조사한 적은 없지만, 관성 중학교 입구에 서점을 열 수 있다는 것은 능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돈도 적지 않게 벌었을 것이다.

요즘은 여자들과 어린아이들의 돈이 가장 벌기 쉽다.

"집에서 가게가 그리 멀지 않아요, 오토바이로 금방 도착할 수 있어요. 매일 출퇴근 시간엔 차가 막혀 네 바퀴 달린 차가 저의 두 바퀴보다도 못할걸요?"

태윤은 달리할 말이 없었다.

예정이 말한 것이 사실이다.

그는 평소에 일부러 출퇴근 시간을 피하고 다닌다.

이따금 급한 일이 생겨 그 시간에 떠나면 차가 막히다 못해 그냥 전용 비행기를 타고 가고 싶은 정도였다.

"그래도 차가 있으면 더 편할 거야, 주말에 차를 몰고 언니와 조카와 함께 짧은 주말여행이라도 갔다 올 수 있잖아.”

태윤은 할머니로부터 예정이 전에는 언니와 함께 살았었고, 가장 아끼는 사람은 언니와 조카라고 한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 얘긴 나중에 다시 해요, 우리 금방 결혼해 아직 서로를 잘 알지도 못하잖아요, 이렇게 태윤 씨의 돈을 많이 써 차를 한 대 사는 것은 전 불편해요. 사실 제 저축으로도 차를 살 수 있어요, 하지만 그래도 집부터 사고 싶어요. 집이 있어야 사는 것 같죠, 남자들은 차를 사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 같은데 전 남자가 아니라서....”

남자와 여자는 생각하는 게 다르다. 여자들은 보통 집을, 남자들은 차를 원한다.

"참, 언니가 만나고 싶어 하세요, 언니한텐 태윤 씨가 출장하러 갔다고 하였으니 나중에 다시 언니를 만나러 가요."

태윤은 응하고 답했다.

대화가 끝나자 예정은 옷을 널러 갔고, 태윤은 소파에 앉아 신문을 보려고 했다, 이 집엔 아직 신문을 따로 주문하지 않아 대신에 핸드폰으로 뉴스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태윤 씨 옷은 빨았나요?"

예정은 자신의 옷을 다 널고 나서 소파에 앉아 휴대폰을 보고 있는 태윤에게 묻는다.

"내가 알아서 할게."

태윤의 옷은 보통 세탁소로 보내 세탁을 한다.

예정은 아무 말을 하지 않고 계속하여 집 청소를 하였다.

바닥을 쓸고, 바닥을 닦고, 방을 치우고....

태윤은 예정이 집안을 누비며 하인이 하는 일들을 하는 것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말을 하려고 하였다가 결국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태윤의 집에서 이런 일들은 모두 하인이 도맡아 하였다. 하지만 보통 집에서는 아내가 이런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 그들이 입주하기 전에 그의 집사가 하인을 시켜 청소하여 매우 깨끗하였다. 예정이 한 바퀴를 돌며 쓸었지만 아무 쓰레기도 보지 못했다.

할 수 있는 일들을 끝낸 후, 예정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잠시 정리를 한 뒤 핸드백을 들고나왔다.

"태윤 씨, 저는 먼저 언니의 집에 가 보고 바로 가게로 돌아갈 거예요, 오늘 밤 몇 시쯤 돌아올 건지 저에게 메시지를 보내 주세요, 이번엔 안에서 문을 잠그지 않을게요."

"출장 가지 않을 때는 매일 밤 돌아올 거야, 출장 가게 되면 미리 알려줄게.”

예정은 응하고 답하곤 집을 나서려 했다.

”예정....씨, 당신 이 카드 받아.”

태윤은 카드를 들고 일어나 예정에게 다가가 다시 카드를 건네며 사과하였다.

"아까 내 말투가 나빴어, 미안해."

예정은 잠시 그를 쳐다보더니 이번에는 진지하다고 생각하여 카드를 받아 비밀번호가 적힌 종이와 함께 그녀의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그럼 다녀올게요.”

"그래."

태윤은 그 자리에 서서 예정이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방문이 닫히자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남편 역할을 그다지 잘하지 못한 것 같아.’

다시 소파로 앉은 태윤은 휴대폰을 들어 집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집사가 전화를 받자 이렇게 분부했다.

"할머니가 일어나시면 이번 주말에 함께 발렌시아 아파트에서 식사하자고 전해줘요. 이렇게 전하면 무슨 일인지 아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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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의 건강도 점점 더 나빠지셔. 매달 의사의 진료를 받으셔야 하고, 주사 맞고 약도 드셔야 하기에 돈이 많이 들어.”정지훈은 뻔뻔스럽게 그들이 이곳에 온 진정한 의도를 이윤미에게 말했다.“맞아, 나와 형은 수입이 높지 않고 또 가족도 부양해야 해. 예전에는 집안의 모든 지출을 아빠가 내셨어, 네가 돈을 벌고 나서 너도 돈을 좀 가져왔었지. 지금은 아빠가...엄마는 수입이 없으시고 너는 또 우리 집을 떠났어.”.“나와 형이 번 돈으로 가족을 부양하기도 어려운데 엄마를 부양할 돈이 어디 있겠어? 엄마는 주사를 맞고 약도 드셔야 해. 돈이 너무 많이 들어서 우리도 부담하기 힘들어.”이윤미는 김현미를 바라보았다.김현미는 이윤미의 눈길을 피하며 그녀를 마주 보지 못했다.이윤미에게 돈을 요구하러 온 것은 두 아들의 뜻이었다.사실 김현미는 올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녀는 이윤미가 그들을 미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릴 때 이윤미가 그들의 집으로 온 후 잘 대해주지 않았었다. 예전에 이윤미는 그들을 가족이라고 생각하며 미워도 돈을 벌면 생활비를 조금 주었다.나중에 진실이 드러나고 이윤미는 자신이 어릴 때 학대당한 이유를 알게 된 후 그들 가족에 대한 정이 사라졌다.남은 것은 원망과 미움뿐이었다.이윤미가 이씨 가문에 돌아간 후 김현미는 그녀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윤미가 점점 강해지고 이은화의 인정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윤미의 강세는 이윤정의 약세를 예시한다.그렇게 된다면 이윤정은 이씨 가문에서의 삶이 점점 힘들어진다.이윤정이 다시는 가주 자리에 앉을 기회도 없을 것이다.이 일을 알게 된 김현미는 마음속으로 이윤미를 원망하고 미워했으며 그녀가 자신의 딸을 열세에 몰리게 했다고 생각했다.오늘날 이윤정이 사고로 추락해 죽은 것도 그들과 관련이 있었다. 만약 그들이 이윤정을 데려가려고 하지 않았다면 그녀도 흥분해서 실수로 추락해 죽지 않았을 것이다.두 아들은 이윤정이 죽었고 그들의 희망도 사라졌기에 이윤미에게 어떻게든 돈을 달라고 해야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106화

    이윤미는 밖에서 음식을 먹을 때마다 다 먹지 못하면 포장하곤 하였다. 그녀는 누군가 비웃는 것이 두렵지 않았다.농촌에서 자란 이윤미는 김현미의 집에서 잘 살지 못했기에 낭비하는 것을 싫어했다.그래서 다른 사람들도 그런 그녀가 당연하게만 느껴졌다.십몇 분 후.이윤미는 차를 운전해 이 씨 그룹에 돌아왔다. 회사 입구에 도착하자 몇몇 사람들이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그들은 바로 김현미와 그녀의 아들들이었다.그녀가 외출한 걸 몰랐던 그들은 한참 동안 회사 입구에서 그녀가 나오기를 기다렸다.고개를 돌려본 정지훈은 차에 탄 사람이 이윤미인 것을 보고 김현미에게 말했다. 그러자 고개를 돌려 이윤미인 것을 확인한 김현미는 두 아들을 데리고 그녀에게 다가갔다.이윤미는 차를 멈춰 세웠다.그녀의 구역이었기에 이윤미는 그들이 두렵지 않았다.그들이 이 씨 그룹 구역에서 자신을 건드리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이윤미는 그들이 가까이 다가서자 차창을 내리고 차가운 말투로 김현미에게 물었다.“여긴 어쩐 일이세요?”“윤미야.”이윤미는 김현미가 간신히 짜낸 웃음이 우는 것보다 더 흉해 보였다.친딸이 어젯밤에 죽었는데 슬프지 않을 수가 없었다.이윤미는 차분하게 말했다.“웃기 싫으면 웃지 마세요. 당신 딸이 어젯밤에 죽었는데 지금 웃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잖아요. 비록 윤정이는 당신 곁에서 자라지 않았지만 당신 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잖아요. 매번 당신 남편이 집으로 돌아오면 집에 있는 모든 좋은 물건을 윤정이에게 보내줬으면서요.”“윤정이에게 감정이 없다는 건 거짓말이죠. 딸이 죽었으니, 엄마로서 슬픈 것은 당연한 거예요, 억지로 웃을 필요가 없어요.”수척해 보이는 김현미는 마치 열 살은 더 늙어 보였고 눈도 벌겋게 부어있었다.이윤미의 말처럼 친딸이 죽었는데 어떻게 슬프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윤미야...”눈가의 눈물을 훔치며 양모는 울먹이며 말했다.“지난날...미안했어.”이윤미는 여전히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지난 일은 이미 지나갔어요, 다시 말하고 싶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105화

    잠시 침묵이 흐르고, 이윤미가 다시 입을 열었다.“그래도 난 사업으로 예진 씨와 한 판 붙고 싶어요. 예진 씨도 제대로 배워야 할 거예요. 음모와 술수가 난무하고, 언제든 판이 바뀔 수 있는 게 사업이에요. 아직 독하게 마음먹지 못한 것 같네요.”하예진이 웃으며 말했다.“윤미 씨만큼 못 하는 거 인정해요. 현재로서는 내가 윤미 씨를 따라갈 수 없어요.”하예진은 과거 직장 생활을 몇 년 하다가, 결혼 후 한동안 전업주부로 지냈다. 그녀가 다시 시작한 커리어도 작은 사업일 뿐이었다.하예진은 이번에 큰이모의 덕으로 강성에 진출하게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몇몇 가문들이 뒤에서 도와준다 해도, 그녀 스스로 능력과 인내가 없으면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없었다.그리고, 하예진이 사업 판에 발을 들인 시간도 이윤미보다 훨씬 짧았고, 무엇보다 강성에서는 금방 시작한 단계에 불과했다.이윤미는 웃으며 말했다.“그래서 내가 지금 예진 씨 계약을 가로채고, 고객을 빼앗기 딱 좋은 타이밍이 아니겠어요? 그럼, 예진 씨한테는 큰 타격일 텐데. 미안하지만, 예진 씨가 일주일 동안 공들였던 계약, 내가 오늘 방금 따냈어요.”하예진은 눈빛이 번쩍이더니,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나도 뭐라 할 말이 없네요. 우리 큰이모가 한 달 동안 성사하지 못한 계약, 내가 따냈거든요. 솔직히 윤미 씨랑 나는 친척이고, 또 이렇게 잘 통하는데, 저보다 어른인 윤미 씨의 사업을 가로채는 게 좀 미안했었거든요.”그리고 그녀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덧붙였다.“윤미 씨가 제 걸 빼앗고, 나도 윤미 씨 걸 빼앗았으니, 이제 우리 서로 주고받는 셈이네요. 그러면 이제 미안해할 것도 없네요.”이윤미는 하예진을 향해 엄지를 들어 올렸다.“좀 하네요.”하지만, 하예진은 그렇게 기쁘지 않았다.“솔직히, 내가 두씨 그룹 계약을 성사할 수 있었던 건, 결국 두씨 가문이 내 뒤에 있는 몇몇 대기업들을 봐서예요.”이윤미는 어깨를 으쓱 올렸다.“그게 뭐가 중요해요. 결국 계약은 예진 씨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104화

    이윤미의 맞은편에 앉은 사람은 바로 하예진이었다.하예진은 마스크까지는 아니었지만, 선글라스와 모자를 쓰고 있었다. 그녀는 자리에 앉자마자 모자를 벗어 가방에 집어넣었다.이윤미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사람들이 알아볼까 봐 그래요.”하예진은 이윤미를 유심히 살폈다.“무슨 일 있어요? 기분이 별로 안 좋아 보이네요. 경쟁자가 사라졌으니, 기분이 좋아야 하는 거 아니에요?”이윤미는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벗어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며,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난 그저 가만히 있었어요. 내가 뭘 한 것도 아니고, 그녀가 내 손에 죽은 것도 아니잖아요.”“그리고, 기분이 좋아도 밖으로 드러낼 수 없잖아요.”“여기요.”이윤미의 말이 끝난 뒤, 하예진은 웨이터를 불러 커피를 주문했다. 웨이터가 돌아가고,그녀는 테이블에 놓인 디저트를 한 입 맛 보더니 감탄하며 말했다.“여기 디저트 잘하네요. 너무 맛있는데요.”하예진의 말에 이윤미는 미소를 지었다.“그럼요. 여기가 어디 호텔인데.”그리고 그녀는 또 물었다.“듣자 하니, 전씨 집안 도련님들이 모두 요리에 일가견이 있다고 하던데요?”하예진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제가 잘 아는 건 저희 제부, 그리고 전이진이랑 전호영, 셋이 요리를 정말 잘해요.”“그리고,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이 호텔을 운영하니, 카페에서도 이렇게 맛있는 디저트가 나오는 게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아요.”하예진은 살이 찔까 봐 걱정되어, 디저트를 한 입 먹고는 더 이상 손대지 않았다. 하지만, 이윤미는 하예진이 디저트를 좋아하는 것 같아 디저트 접시를 하예진 앞으로 밀었다.“맛있으면 더 먹어요.”하예진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아니에요. 맛만 보면 됐어요. 단 음식은 쉽게 살찌잖아요. 저 1년 동안 매일 뛰면서 운동 유지하고, 식단 조절에 일도 많이 하면서 겨우 다이어트에 성공했어요.”그녀는 다이어트에 성공한 이후, 요요가 오는 것이 두려워 철저하게 식단을 관리하고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오고 있었다.“이제는 그 고생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103화

    정일호가 그런 정군호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위로밖에 없었다. 사실, 정일호 역시 이윤정이 실족사인지, 친오빠에게 떠밀려 타살된 것인지 알고 싶었지만, 감히 조사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이미 이은화가 그들한테 명확하게 뜻을 전달했기 때문이었다.“이윤정은 이미 죽었다. 이제부터 우리 집에서 그 애의 이름조차도 입 밖에 내지 마라.”정군호 역시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아들 앞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하소연하는 것밖에 없었다.“퇴원하거든 네 별장으로 가지 않을 거다. 대저택으로 돌아갈 거야. 그리고, 다시 네 엄마를 화나게 하는 일도 없을 거야. 아비는 이미 70살도 넘었다. 이제 살날도 얼마 남지 않았어. 하지만, 내가 살아 있는 동안은 너희들을 끝까지 지킬 거야.”“내가 있으면, 네 엄마가 화가 나더라도 나한테 화풀이할 테니, 너희들은 그나마 덜 괴로울 거야.”그리고, 정군호는 정일호에게 당부했다.“일호야, 너희 형제들도 조심해야 한다. 물론, 너희를 낳고 기른 엄마이긴 하지만, 그녀에게 이씨 가문보다 중요한 건 없어. 이씨 가문을 위해서라면, 너희 형제쯤은 언제든 버릴 수 있는 사람이다.”정군호의 말에 정일호는 침을 삼켰다. 이은화가 가문의 이익을 위해 어떠한 가혹한 결정도 내릴 수 있다는 걸,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너희도 나와 윤정이처럼 되고 싶지 않다면, 너희 힘으로 사업을 키워야 한다. 그래야만 이씨 가문을 벗어나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야.”정군호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아비 말을 명심하거라. 난 네 엄마와 50년을 함께 살았다. 그 여자가 어떤 사람인지 뼛속까지 알고 있어.”“그리고 이윤미는 너희를 형제라고 생각도 하지 않아. 네 엄마가 움직이지 않아도, 언젠가 이윤미가 너희를 하나하나 쳐낼 거야. 그 애의 피에는 너희 엄마와 똑같이 냉혹함이 흐르고 있어.”정일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아빠, 저희도 잘 알고 있어요. 그런데 요즘 사업이 조금 어려워요? 저희도 여러 번 사업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102화

    수십 년 결혼생활 동안, 이은화는 세 아들보다 남편인 정군호를 더 치밀하게 관리했다. 그것은 이은화가 남편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단지, 정군호가 자신을 배신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그리고, 그 애가 죽은 건 그애 스스로 초래한 거야. 마음속에 복수심으로 가득 차 있으니. 그 애가 나한테 복수하려고 또 당신 장남을 꼬셨어. 군호 씨가 보기에 이게 뭐인 것 같아? 스스로 생각 좀 해봐.”“당신 큰며느리가 지금 집에서 이혼한다고 난리 치고 있어. 이윤정, 그 애가 우리 가정을 파괴한 것도 모자라 당신 장남의 가정까지 망쳐놨어. 그 애는 죽어 마땅해. 그 애가 자살이든 타살이든, 나랑 상관없는 일이야. 그리고, 우리 누군가 이씨 가문의 인맥을 이용해 이 일을 조사하려고 한다면, 절대 용납하지 않을 거야.”“누구든 내 허락 없이 이씨 가문의 세력을 이용하려는 자는, 가차 없이 벌받게 할 거야!”이은화는 단호하게 말을 마친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고개를 높이 들며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떠났다.정군호는 멀어져 가는 아내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의 마음속에는 공포와 분노로 가득 찼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쩔 수 없는 무기력감이 깊게 자리 잡고 있었다.정군호는 이씨 집안에 들어온 순간부터, 이은화의 앞에서 허리를 펼 수도, 고개를 들 수도 없었다. 아내의 기분이 좋아야만 정군호의 삶도 평온해질 수 있었다.분명, 두 사람에게도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다.하지만 아내가 나이를 먹어 갈수록, 그들의 관계는 점점 더 냉랭해졌다. 언제나 남편인 정군호가 양보해야 했고, 그녀한테 맞춰야 했고, 그녀를 이해해야 했다.이은화가 병실을 나서고 얼마 지나지 않아 셋째 아들 정일호와 마주쳤다. 이은화의 표정은 어두웠고 정일호는 엄마가 걱정스러웠다.“엄마...”“그래, 일호야. 네 아빠가 퇴원하면 이제는 네 별장에서 지내도록 부탁해.”이은화는 정일호에게 당부하고 급히 떠났다.‘아빠를 더 이상 이씨 가문 대저택에 들이지 않으시겠다는 건가?’정일호는 이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101화

    “그건 단순한 우연이었어. 당신과 윤정이가 그렇게 된 건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이었다고. 이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윤미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윤미가 아무리 우리 곁에서 자라지 않았다고 하지만, 윤미야말로 우리의 딸이야. 우리의 피가 흐르고 있는 혈육이라고.”“어떻게 안 좋은 일이라고 하면 그저 온갖 누명을 윤미한테 다 뒤집어씌워? 당신이 그러고도 아빠라고 할 수 있어?”이은화의 말에 정군호는 말문이 막혔다.“...”한참 침묵 끝에, 정군호는 어렵게 입을 열었다.“나와 윤정이가 그렇게 된 게 그저 단순한 우연이었단 말이에요? 누군가 의도적으로 꾸민 일이 아니라?”“그래. 우연이었어. 만약 어떤 음모가 있었다면, 그건 당신이 제일 아끼는 장남이 당신을 속인 거야. 당신 장남이 속였다는 거 믿을 수 있으면 계속 음모라고 생각해. 나도 말리지 않을 테니.”정군호는 할 말을 잃었다. 그는 장남이 자신을 배신했다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그는 이윤미가 자신의 친딸이라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 네 명의 자식 중에서도 유독 장남과 딸 이윤정을 가장 아꼈다. 그리고 장남과 정군호, 부자 둘 사이도 매우 좋았다.‘우리 장남이 나를 속였다고?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정군호는 장남이 그랬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이 우연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여보, 나와 윤정이가 그렇게 된 게 단순하게 우연이었다면, 왜 윤정이를 그렇게까지 몰아붙였어요? 당신이 그렇게까지 하지만 않았어도 윤정이가 죽는 일은 없었을 거예요.”이은화는 어이가 없어 헛웃음만 나왔다.“친딸을 탓할 수 없으니, 이제는 아내인 나를 탓하기 시작하는 거야?”“뭐야, 당신이 그렇게도 아끼던 애첩이 죽어서 복수라도 하고 싶어? 지금 날 죽이기라도 하겠다는 거야?”순간, 정군호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고, 그는 급히 손을 저으며 강하게 부정했다.이은화는 냉정하게 말했다.“이윤정은 애초부터 내 딸이 아니었어. 우리 집안에서 자라며 원래대로라면 평생 겪어보지 못할 부귀영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100화

    그 집안은 흡혈귀나 다름없었다.이윤미가 아니라 이윤정이야말로 이씨 가문의 친딸과 같은 존재이다. 이윤미에게 그런 짓을 하는 건 상관없지만 어려서부터 이씨 가문에서 귀하게 자란 이윤정에게 그런 짓을 했으니 어찌 그런 굴욕을 감당할 수 있었겠는가?결국 그들은 이윤정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뜻밖의 추락사라고? 정일호는 절대 믿지 않았다.그는 이윤정이 친오빠에게 밀쳐 떨어졌다고 강하게 의심하고 있었다.병실에서 이은화는 막내아들이 따라준 미지근한 물을 두 모금 마시며 목을 축인 후, 컵을 내려놓고 침대에 누워 있는 남편을 바라보았다.“여보, 윤정이 죽었어. 알고 있지?”정군호는 초췌한 얼굴과 부은 눈을 감출 수 없었다. 거짓말할 수 없는 그는 솔직하게 대답했다.“어젯밤에 알았어요. 셋째가 다녀왔다고 하더라고요. 윤정이는 머리가 깨져 그 자리에서 죽었다더군요. 의사가 도착해서는 응급처치도 없이 사망 선고를 내렸대요.”이미 사망한 상태였기에 응급처치는 무의미했다. 의사들은 현장에 도착해 검사를 마친 후, 이윤정의 사망을 선고했고 곧바로 장례식장으로 옮겼다.“여보, 윤정이는 절대 사고사가 아니에요. 친엄마와 친오빠가 윤정이를 밀어 떨어뜨렸다고 확신해요. 윤정이는 자살할 아이가 아니에요.”이은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정군호는 계속 말을 이었다.“여보, 윤정이와 20년 넘게 모녀로 지낸 인연을 생각해서라도 윤정이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혀주세요. 이렇게 억울하게 죽은 채로 남겨질 수는 없어요. 당신이 윤정이를 원망하는 것도 이해해요. 하지만 윤정이는 당신에게 해를 끼칠 생각조차 한 적 없어요. 윤정이가 당신을 얼마나 공경했는지 당신도 알고 있잖아요. 윤정이는 계략에 빠졌어요. 점점 몰리다가 결국 죽음에 이른 거예요.”정군호는 분노를 터뜨렸다.“윤미 때문이에요, 다 이윤미 때문이에요! 이윤미가 돌아오지 않았다면 윤정이는 절망에 빠지지 않았을 거예요. 저와 윤정이를 계략에 빠뜨린 건 분명 이윤미예요. 친아버지인 나에게 애정도 없고 내가 윤정이를 귀하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99화

    이은화는 이윤정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을 찾았다.이틀 후면 퇴원 절차를 밟을 수 있는 정군호는 마치 부모를 잃은 사람처럼 온몸이 축 처져 있었다. 눈은 붉게 부어 있었고 오랜 시간 울었던 흔적이 역력했다.어제 그의 곁에 함께 있어 준 사람은 막내아들이었다.정일호는 한때 여동생이었던 이윤정이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곧장 명지 빌리지로 달려가 그녀의 친오빠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이은화는 그런 부자를 묵묵히 바라보았다. 깊은 눈빛 속에 어떤 감정이 스며 있는지는 누구도 알 수 없었다.가주의 시선이 닿자 부자는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 채 극도로 긴장했다.정군호는 막내아들에게 눈짓으로 이 무거운 침묵을 깨라는 신호를 보냈다.그러나 정일호는 선뜻 나설 수 없었고 그는 오히려 아버지가 먼저 말하기를 바랐다.눈빛으로 주고받은 대화가 한참이나 이어지다, 결국 정일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그는 어머니를 위해 조용히 의자를 가져와 뒤에 놓고는 나직이 말했다.“엄마, 앉으세요.”이은화는 말없이 자리에 앉았고 정일호는 서둘러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 어머니에게 건네고는 곧장 과일을 씻으려 했다.“과일은 괜찮다. 그냥 네 아버지랑 할 얘기하고 곧 회사로 돌아가야 해.”이은화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며 과일을 씻으려던 막내아들을 불러 세웠다.“그럼 아버지랑 이야기하고 계세요. 저는 담배 한 대 피우고 올게요.”정일호는 그렇게 말하고 병실을 나섰다.아들들은 어릴 때부터 어머니를 두려워했다. 어머니는 언제나 엄격했고 집이든 회사든 단 한마디로 결정을 내리는 법이었기에 그녀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 일이었다.반면 아버지는 온화한 사람이었고 아이들을 아꼈다. 무슨 부탁이든 가능한 한 들어주려 했고 때로는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어머니를 설득하다가 크게 꾸중을 듣기도 했다.그렇게 형제들은 자연스레 아버지와 더 친해지게 되었다.하지만 여동생은 이제 세상을 떠났다.정일호의 마음속에서 이윤정은 언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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