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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3화

“내가 곧 갈게. 예진아, 미안해.”

주형인은 어머니와 누나를 대신해서 사과하고 얼른 전화를 끊은 다음 차 키를 집어 들고 아빠에게 말했다.

“아빠, 엄마와 누나가 또 예진이한테 찾아갔어. 나와 함께 가서 그들을 데려와야 해.”

주경진은 어두운 얼굴로 한참 지나서야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어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은 건지.”

멀쩡하던 집안이 산산조각이 나고 며느리가 바뀌고 나서야 전 며느리의 좋은 점이 생각난 마누라와 딸은 시도 때도 없이 하예진을 찾아가서 시끄럽게 굴고 있다.

“너희가 결혼식을 치른 후, 네 엄마를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가야겠다. 앞으로 큰일이 없으면 우리는 관성에 오지 않을 거다.”

주경진은 마누라와 딸을 데리고 고향에 가서 살면 새 며느리와도 거리를 유지하여 매일 갈등을 빚지 않아도 되고, 전 며느리와도 멀리 떨어져 전 며느리가 조용히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주형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버지의 결정을 묵인했다.

하예진이 전남편에게 전화를 걸자마자 노동명이 십여 명의 경비원들을 데리고 기세등등하게 들어왔다.

하예진은 어리둥절해졌다.

무슨 일이지?

“난동을 부리는 이 두 여자를 쫓아내!”

노동명은 들어오자마자 묻지도 않고 경비원들에게 주씨네 모녀를 가게 밖으로 내쫓으라고 명령했다. 칼자국이 난 험상궂은 얼굴을 한 노동명이 섬뜩한 눈빛으로 주씨네 모녀 앞에 서자 모녀는 무서워 벌벌 떨었다.

“이 거리의 가게 절반이 모두 내 거야. 당신들이 내 세입자한테 와서 소란을 피우는 것은 나 노동명을 안중에 두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야. 경고하는데, 앞으로 다시 와서 소란을 피우면, 내가 당신들을 절대로 가만두지 않을 거야! 당장 꺼져!”

“저기... 우리 당장 떠날게요!”

김은희는 깜짝 놀라서 얼른 딸을 끌고 재빨리 차를 몰고 도망쳤다.

밖에서 구경하던 서현주는 노동명이 경비원들을 데리고 오자 얼른 차에 숨어서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찍었다.

이 장면을 주형인에게 보여주어 하예진한테 이미 다른 남자가 생겼으니, 더는 하예진한테 미련을 품지 말고 앞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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