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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6화

갈등하던 마음도 사라졌다.

성소현은 그보다 몇 살 어리지만, 하예정의 사촌 언니이니 사촌 처형이라고 부르는 것이 마땅하다.

“네, 예정이 마중 왔어요. 그런데 제부는 땡땡이친 거예요?”

전태윤이 목소리를 가라앉히고 대답했다.

“일을 다 끝냈으니 먼저 퇴근해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을 겁니다.”

성소현은 입을 삐죽거렸다. 전태윤은 전씨 그룹 대표이니 그가 한 달 동안 회사에 나가지 않아도 누가 감히 뭐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가 가끔 일찍 퇴근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신 대표님께서 예정이 앞에서는 언제나 한가하시군요.”

성소현이 조롱하듯 말했다.

예전에 전태윤은 그녀를 한 번 만날 시간조차 없다고 말했는데, 알고 보니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의 마음에 그녀가 없는 것이었다.

만약 그녀를 좋아한다면,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내서 그녀를 만났을 것이다.

생각을 정리하니, 성소현은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전태윤도 매우 훌륭하고 그녀도 나쁘지 않다. 다만, 그녀는 그의 인연이 아닌 거다.

‘괜찮아, 세상에 남자가 수두룩한데 한 남자한테만 목을 맬 필요가 있을까?’

“예정이는요?”

“예정인 요즘 위가 좋지 않은 제부가 식사하는 걸 지켜봐야 한다면서 지금 밥을 하는 중이에요. 밥이 다 되면 회사로 보내드리겠다고 했어요. 마침 오셨으니 예정이가 걸음을 덜었군요. 기다리세요, 제가 예정이를 불러올게요. 그런데 제부, 예정이한테 빈손으로 오셨어요?”

“...”

성소현은 말문이 막힌 전태윤의 모습을 보면서 머리를 저었다. 이벤트에 신경 쓰지 않는 하예정이니까 전태윤한테 맞춰 살지.

심효진은 바로 일어나서 주방으로 들어가 하예정을 내보냈다.

“태윤 씨, 어떻게 이렇게 일찍 퇴근하셨어요? 국을 끓이는 중이에요. 좀만 기다리면 곧 다 될 거예요.”

전태윤은 주방에서 나오는 사랑하는 와이프를 보자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솔직히 말해서, 성소현과 함께 있으면 전태윤은 항상 약간의 압박감을 느낀다. 억지로 성소현의 비위를 맞추기는 싫었지만, 나쁜 태도를 보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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