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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7화

전태윤에게 전화한 후, 하예정은 저녁에 먼저 발렌시아 아파트로 가서 전태윤과 잘 이야기하고 나중에 셋방으로 돌아갈 거라고 언니한테 전화했다.

하예진이 대답했다.

“그래, 네가 올 때까지 언니가 기다릴게.”

전화를 한 후 하예정은 바로 가게로 돌아가지 않고 학교 앞 강변을 따라 혼자 걸었다.

찬 바람이 불자 그녀의 머리는 점차 냉정해졌다.

그녀와 전태윤의 앞에 놓인 가장 중요한 것은 그녀가 화를 내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녀와 전태윤의 현실 차이이다.

자신이 너무 멀리 갔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돌아선 하예정은 멀리서 자신을 따라오는 심효진을 발견하고 절친에게 다가갔다.

“나쁜 생각 안 하니까 걱정 말어.”

심효진이 웃었다.

“네가 나쁜 생각 안 하는 걸 알아. 단지 네가 필요한 게 있어 부르면 인차 들을 수 있어서 그래.”

잠깐 심효진을 바라보던 하예정은 갑자기 그녀를 껴안고 감동되어 말했다.

“효진아, 네가 내 친구인 건 내 인생의 행운이야.”

“내 행운이기도 해.”

심효진은 하예정의 등을 다독이고는 그녀를 놓아주고 나란히 걸었다.

“밥 먹고 들어갈래?”

“태윤 씨에게 데리러 오라고 했어.”

동문서답.

“용서하기로 한 거니?”

“그저 화가 났을 뿐 미운 건 아니야, 내가 직시해야 할 것은 그와의 차이인데, 그와 잘 이야기하고 싶어서.”

“그래, 소통이 매우 중요하니까.”

하예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좀 지나 전태윤이 소정남과 같이 왔다.

소정남은 심효진과 저녁 식사를 같이하려고 온 거였다.

하예정이 전태윤의 차에 앉아 떠나는 것을 보고 소정남은 심효진의 팔을 잡아당겼다. “두 사람 화해했어요? 태윤이가 복권에 당첨된 것처럼 날듯이 기뻐하며 회사에서 나오던데.”

“복권에 당첨돼도 자기 재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데, 뭐 그리 흥분할 거 있겠어요? 예정이가 그와 이야기하기를 원했기 때문이에요. 화해가 어디 그리 쉽다고요, 제가 말했듯이, 예정이는 어떤 일이 있어도 피하지 않을 거예요. 다만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뿐이에요.”

소정남이 맞장구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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