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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6화

“왜 갑자기 돈 벌 생각을 하는 거야? 넌 지금 돈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

“내가 저축한 돈은 기껏해야 몇천만 원밖에 안 돼. 돈이 부족하지는 않지만, 부자도 아니지. 성소현이 나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그건 나와 태윤 씨 앞에 놓인 현실적인 문제여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어.”

“이젠 화 안 내는 거야?”

“화가 나도, 나와 태윤 씨와의 미래를 생각해야 하니까.”

하예정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냥 평범한 남자를 찾아서 시집가려고 했는데, 왜 헤어 나올 수 있는 큰 구덩이에 뛰어들었는지. 소현 언니가 그러는데, 내가 이혼 소송을 해도 태윤 씨가 동의하지 않으면 이혼할 수 없대.”

“네가 이혼 소송을 하면, 그는 너를 평생 감금할 거야.”

“이런 화나는 말은 꺼내지도 마.”

하예정은 포크로 멜론 한 조각 찍어 먹었다.

“멜론이 참 달구나.”

“내가 고른 건데 당연히 달지. 처음에는 우리 모두 소현이가 알게 되면 너와 반목할까 봐 걱정했는데, 지금 소현이의 반응을 보면 아주 이성적이야, 너를 원망하지 않는 걸 보니.”

만약 성소현이 원망하더라도, 전 대표와 인연이 없는 걸 탓할 수밖에. 전 대표는 그녀를 좋아한 적도 없고, 그녀에게 어떠한 약속도 한 적이 없었으니까. 그녀는 전 대표를 좋아할 권리가 있지만, 전 대표도 그녀를 거부할 권리가 있으니. 넌 전 대표와의 현실적인 문제만 생각하면 돼, 다른 것은 걱정할 필요가 없어.”

하예정은 포크를 내려놓고 또 한숨을 내쉬었다.

“나절로 잘 생각해 볼게.”

“알았어, 말하지 않을게, 잘 생각해 봐. 네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난 널 지지할 거야. 왜, 더 안 먹어?”

“입맛이 없어.”

심효진도 강요하지 않았다.

마음을 다친 사람들은 모두 이런 거다. 폭음폭식 하지 않으면 아예 먹지 않고, 실면증에 시달리면서 어두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밖에서 발소리가 나더니 전 씨 할머니와 장소민 고부가 함께 들어왔다.

“할머니.”

장소민을 본 적이 없는 심효진은 함부로 인사하지 못했다.

하예정이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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