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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14화

작가: 고능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1-12 19:00:00
고현은 전호영을 조금 좋아하긴 했지만 결혼할 정도로 정이 깊지 않았다.

하여 현재 전호영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여전히 아내가 마음을 빼앗는 것이다.

그러면서 겸사겸사 하루 호텔을 관리하기도 했다. 그리고 전시 그룹 밑의 공장들도 가보면서 업무를 지도했다.

여운초는 고현의 차가운 모습을 떠올리며 말했다.

고현은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지만 그래도 진정한 남자와 비교하면 여전히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어떤 남자들의 목소리는 좀 높은음이긴 했기에 사람들도 고현이 그런 부류의 목소리인 줄로만 알고 여자일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전이진이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어릴 때부터 남장을 20년 넘게 했는데 남자와 같지 않을 수가 없지. 고 대표님도 너무 도도해. 우리 큰형과 겨를만도 하지. 표정도 엄숙하고 가까이 가고 싶지 않은 그런 표정을 하고 있잖아. 큰형이 예전에 얼마나 엄숙하고 냉담하셨는지 넌 아마 모를 거야. 네가 우리 큰형을 만났을 때는 이미 우리 형수님이랑 알콩달콩 잘 지냈을 때잖아.”

“우리 형수님 앞에서는 엄청 부드러운 남편이거든. 고 대표님도 호영이와 같은 남자만이 감당할 수 있을 거야. 난 그래도 너와 같은 여자가 좋아. 부드럽지만 약하지는 않고 만만해 보이지만 강인한 성격이면서도 인내심도 일품이잖아.”

여운초는 전이진을 꼬집었다.

“내가 강인해도 이진 씨는 항상 날 갉아먹잖아.”

여운초는 전이진을 보면서 그녀를 갉아먹으라고 한 적 없었다.

그녀는 전이진을 자신의 생활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전이진은 마치 껌딱지처럼 달라붙어 그녀가 뿌리치지 못하게 했다.

여운초의 첫 키스도 전이진이 강제로 빼앗은 것이다.

다행히도 그때, 여운초가 강압적인 수단을 쓴 뒤로 전이진이 그녀를 매우 존중했고 감히 그녀에게 강제적으로 행동하지 못했다.

전이진은 그 당시 질투하는 마음에 충동적으로 행동했던 것이다.

여운초에게 억지로 키스를 한 뒤로 여운초는 그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전이진은 너무 초조하여 하예정에게 도움을 청했고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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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랑이가 운초 씨 품에 안기는 것 좀 봐요. 내가 안으려고 하면 날 때리기까지 하면서 뛰어가더니.”여운초가 애완 고양이를 안은 장면을 보고 전이진이 깜짝 놀라 한마디 내뱉었다.오인숙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누가 전에 발로 차서 원한을 맺으라고 했어? 노랑이는 확실히 부드러운 사람을 좋아하긴 하지.”“제가 사납게 생겼어요?”전이진은 자신이 무섭지 않다고 생각했다.“너희 형제 중 누가 부드럽다고 생각해? 노랑이는 사실 엄청나게 똑똑하거든. 너희들이 위선적인 부드러움은 느낄 수 있었을 거야.”“이름이 노랑이에요? 귀엽네요.”“온몸이 노란색이라 노랑이로 이름 지어 주었어요. 이런 고양이는 무척 귀여워요. 만약 좋아한다면 이진이 보고 한 마리 사 오라고 하세요. 사람한테 엄청나게 달라붙어요. 저녁에 잘 때도 옆에서 붙어 자기를 좋아해서 자꾸 우리 품에 안겨서 자거든요.”여운초는 웃으며 말했다.“아니에요. 지금은 키울 시간이 없어요. 태윤 씨도 애당초 고양이와 개를 형수님께 선물했지만, 형수님도 키울 시간이 없어 숙희 아주머니에게 맡겼잖아요. 애완동물들은 키워주는 사람들이랑 더 친하거든요.”오인숙은 하예정의 고양이와 강아지를 떠올리며 말을 이었다.“그건 그래요. 양씨 아주머니가 너무 잘 먹여서 돼지처럼 살이 쪘잖아요. 다이어트가 좀 필요하죠.”전이진과 여운초는 정현국 집에서 한참 앉아있다가 일어나서 중심 별장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전이진은 부엌으로 들어가 요리하기 시작했다.여운초가 도와주려고 했지만, 전이진이 동의하지 않았다. 결국, 전이진은 하예정에 부탁해 여운초를 데리고 나가서 아름다운 노을 풍경을 보러 가라고 했다.여운초와 하예정은 정원에 있는 정자 아래에 앉았다. 주위에는 분수와 작은 다리가 놓여 있었고 그 밑에서 물들이 졸졸 흘렀다.이것이 바로 진정한 정원이었다.“여운별이 나왔어요.”여운초가 입을 열었다.하예정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내년에나 나오는 줄 알았는데 벌써 나왔어요? 안에서 표현이 좋아서 감형받고 미리 나온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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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운초는 여운별을 두려워하지 않았지만, 여운별의 배후에 있는 사람을 경계해야 했다.그 공씨 성을 가진 사람도 어떤 신분인지 아직 잘 몰랐다.“도움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말씀하세요.”“운별이를 상대하는 것쯤이야 모두를 번거롭게 할 필요가 없어요. 저 혼자 해결할 수 있어요. 다만 운별이가 나오자마자 공씨 성을 가진 사람에게 연락했는데 그 공씨 성을 가진 사람이 어떤 신분인지 저는 아직 정확히 알지 못해요.”“이진 씨는 태윤 씨에게 부탁해 소 대표님께 그 공씨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봐 달라고 부탁하겠다고 해요. 상대방의 속내를 잘 모르고 있다가 혹여 저한테 손을 쓰게 되면 제가 꼼짝없이 죽을까 봐 걱정하는 모양이에요.”하예정이 이내 말을 이었다.“제가 효진이한테 부탁해 볼게요. 효진이가 정남 씨한테 말하면 되는 일이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고마워요.”“별말씀을. 저는 우리가 모두 다 행복하고 하는 일들이 순조롭기만을 바랄 뿐이에요.”여운초는 웃으며 말했다.“순조롭게 잘 살길 바란다고 하지만 사실 평생 잘 되는 사람은 많지 않은걸요.”“하긴, 그래요.”하예정은 정자 밖의 하늘을 보며 조용하게 말했다.“날씨가 변할 것 같아요.”“가을이 깊어져서 그런가 봐요. 확실히 날씨가 변할 것 같아요.”“참, 정 선생님께서 임신이 힘들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된 일이에요? 방금 둘째 숙모가 계셔서 여쭤보기가 곤란했거든요. 전씨 가문의 어르신들이 사상이 진보적인 건 맞지만 그래도 마음속으로는 아기를 빨리 낳기 바라고 계실 테니까요.”전이진 형제들은 더는 나이가 젊은 편이 아니다.동갑내기들은 진작에 아빠가 되었고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두 아이의 아빠로 되었다.여운초의 눈빛이 갑자기 차갑게 변했다.“정 선생님께서 우리 엄마는 짐승만도 못한 사람이라고 하셨어요.”하예정은 그제야 여운초의 몸이 손상된 원인이 추미자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정말 짐승만도 못한 사람이네요! 머리에 뭐가 들어있는지 참 궁금하네요. 마음이 어떻게 그렇게 모질 수 있어요?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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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천우가 바로 거부했다.“누나, 이건 내가 도울 수 없어. 운초 누나의 일은 나도 어쩔 수 없어. 내가 지금 쓰고 있는 돈도 전부 운초 누나가 준 돈이니까. 나도 잠시 운초 누나가 먹여 살려줘야 하는데 내가 어떻게 운초 누나의 생각을 바꿀 수 있겠어?”설령 여천우는 여운초가 여운별의 정지된 카드를 풀게끔 설득할 수 있다고 해도 여천우는 하지 않을 것이다.여천우와 여운초의 의도가 바로 여운별이 함부로 돈을 써서 재산을 탕진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여천우는 여운별을 궁지로 몰아넣어 그녀 스스로 돈을 벌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그렇지 않으면 여운별은 아마도 여운초에게 평생 눌리면서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어쨌든 여운별과 여운초는 친자매였기 때문에 여천우도 여운별이 잘 되기를 바라고 있었다.“너도 운초가 도리를 따지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안 이상 나와 손을 잡고 운초를 상대해야지, 운초의 말에 속아 넘어가 부모님을 만나면 어떡해? 그것도 부모님 재산을 너의 명의로 바꾸라고 한 것도 운초의 생각이지? 운초가 가르쳐준 거지?”“천우야, 운초는 우리 가문의 재산을 독차지하고 싶을 뿐이야. 내가 어떻게 우리 가문의 재산을 탕진할 수 있겠어? 우리 가문에 사업이 그토록 많은데 우리가 우리 재산을 가져오기만 한다면 돈은 떼처럼 굴러올걸. 우리 남매 3대가 쓰기에도 충분할 거라고.”이때 여천우가 또 반박했다.“운별 누나. 우리 집은 누나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돈이 많지 않아. 일부 재산은 운초 누나 소유이고 또 우리 부모님 장사는 법을 어기는 장사야. 일찍 압류당하고 벌금도 낸 거 몰라? 합법적인 사업은 얼마 되지도 않아.”여운별이 말을 이었다.“내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지 마. 나도 알아. 우리 집은 돈이 엄청 많다는걸. 엄마가 알려주셨어. 운초 장님이 뭐가 돈이 있다고... 둘째 삼촌이 돌아가시고 나서 여씨 그룹의 장사는 줄곧 우리 부모님께서 하고 계셨는데. 그 재산도 마땅히 우리 것이어야 해. 쓸데없는 소리 말고 한 가지만 물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688화

    여천우에게 엄하게 대하고, 어려서부터 독립시킨 것은 모두 그를 후계자로 만들기 위해서였다.후계자가 독립할 능력이 없다면 어떻게 여씨 가문을 이어받을 수 있단 말인가!다만 여천우가 아직 젊어서 추미자 부부가 대놓고 말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나 이제 여천우도 성인이 되었고 여운별이 출소하자마자 난리를 피웠기 때문에 재산을 위해서라도 추미자 부부는 그들의 명의로 된 재산을 아들 여천우에게 넘겨주기로 했다.여천우는 여운별의 기본 생활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고 여운별이 스스로 돈을 벌어 자신을 먹여 살릴 수 있게 되면 더는 여운별에게 생활비를 주지 않으려고 했다. 그리고 여운별이 시집가게 되면 여천우는 그녀에게 후한 혼수를 줄 것으로 계획했다.여운초도 그깟 재산을 두고 그들과 다투지는 않을 것이다.여운초가 원하는 것은 단지 공평이었다.“엄마와 아빠는 모두 동의하지 않을 거야. 허락하지 않을 거라고! 꿈도 꾸지 마!”사실 여운별도 그녀의 부모님이 동의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결국, 추미자 부부가 선택한 사람이 그들이 가장 아끼는 친딸 여운별이 아니라 아들 여천우라는 사실을 믿기 싫었을 뿐이다.정녕 아들이라는 점 때문에 여천우에게 물려주려 했는가!여운별에 대한 사랑은 역시 성별을 초월할 수 없었던 건가!추미자 부부는 한 번도 여운별에게 재산을 넘겨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여운별은 이 사실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녀의 부모님은 그들이 남자를 더 중히 여기는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어릴 때부터 그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가질 수 있었다.그러나 여천우가 원하는 것은 무언가 대가를 치러야만 얻을 수 있었고 심지어 얻지 못할 때도 있었다.여운별은 추미자 부부의 사랑이 완전히 그녀 쪽으로 기울었다고 생각했다.추미자 부부는 여운초를 아끼지 않았고 심지어 그녀가 죽기를 바랐다.여운별은 그녀의 부모님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여천우가 아닌 자신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여천우는 여운별의 무너지는 모습을 보더니 입술을 오므리다가 말을 이었다.“누나, 누나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687화

    “여천우, 이 나쁜 놈아! 이제 다 커서 여운초와 연합해 친누나를 괴롭히려고 들어? 난 네가 감옥으로 가서 단지 우리 부모님이 보고 싶어서 찾아간 줄로 알았는데, 우리 부모님 재산을 노리고 간 거였어? 엄마 아빠 재산도 내 몫이니까 혼자 차지하려고 하지 마! 부모님이 가장 아끼는 사람은 나야. 우리 부모님은 그들의 명의로 된 재산을 전부 너에게 주지 주지는 않을걸. 그러니까 엄마 아빠 귀찮게 하지 마!”여운별도 면회하러 가서야 여천우가 그날 추미자 부부의 면회를 하러 간 것을 알게 되었다.여천우는 추미자 부부에게 그들이 압류당하지 않은 재산을 여천우 한 사람에게만 물려달라고, 여운별과 여운초에게는 재산을 주지 말자고 제안했다.여운초는 여태웅의 자식이 아니었기 때문에 재산을 나누어 가질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여운별은 그녀의 부모님이 가장 아끼는 딸로서 자산을 가지지 못 가질 리가 없었다.여운별은 이미 변호사와 만나 여운초에게 소송을 걸어 여운초의 모든 재산을 되찾으려고 계획했다.그러나 남동생 여천우가 독점할 생각을 하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겉모습만 봐서는 안 된다는 말이 이럴 때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평소에는 철이 들고 착한 동생인데 이토록 큰 야망을 품고 있었다니!아니, 여미란과 여미정의 말대로 여운초가 꾸민 짓일 것이다!여운초는 여운별이 정말로 소송을 걸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이 소송 때문에 여운초가 현재 가진 재산 일부를 토해낼 수도 있다. 그러나 추미자가 그들의 재산을 전부 여천우에게 물려준다면, 여운초와 여천우의 두터운 친분으로 볼 때 그 재산도 여천우의 손에 잠시 머물러 있을 가능성도 아주 크다.여씨 가문의 모든 재산은 결국 여운초의 손에 넘어가고 심지어 여운별이 아무리 소송을 걸어도 이길 수 없는 상황으로 발전될 수도 있다.여운별의 부모님은 현재 살아계시고 또한 부모님의 재산도 그들의 의향대로 지정된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다. 그리고 여운별도 성인이 다 되었기에 그녀의 부모님도 이제 그녀를 키울 책임이 없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686화

    게다가 우빈이도 장점이 있는 어린이였다.그는 독서와 글씨를 쓰는 데 있어서 용정보다 조금 나은 편이다.용정은 숫자를 많이 읽는다지만 잘 쓰지 못했다. 이 또한 전태윤이 우빈을 칭찬할 때 자주 쓰는 말이었다.그러나 우빈은 전태윤이 거짓말을 할 리가 없다고 여겼다. 전태윤이 어른일 뿐만 아니라 전씨 그룹의 대표였기 때문에 그가 한 말은 모두 사실이라고 믿었다.우빈은 이렇게 자신을 설득하더니 더는 입을 삐죽 내밀지 않고 용정을 끌어당기며 말했다.“가자, 우리 들어가서 뭐 먹자. 배고파.”“나도 배고프다.”두 녀석은 또 즐겁게 팔짝팔짝 뛰며 방안으로 뛰어 들어갔다.여씨 가문.여운별은 별장 입구에 멀찌감치 서 있다가 여천우에게 계속 전화를 걸었다.한참 후에야 여천우가 집안에서 나왔다.여천우가 나오는 것을 보고 여운별은 어두운 얼굴로 걸어가다가 손을 들어 여천우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후려쳤다.짝!여천우는 여운별이 자신을 보자마자 뺨을 때릴 줄은 몰랐다.그는 단지 여운별이 자신이 곧 학교로 돌아갈 것을 알고 특별히 찾으러 온 줄로만 알았지만 만나자마자 뺨을 때릴 줄은 몰랐다.“누나. 왜 때려?”여천우는 맞은 얼굴을 만지며 여운별에게 물었다.여운별은 손가락으로 그를 가리키며 욕설을 퍼부었다.“누나라고 부르지 마. 내가 네 누나가 맞긴 한 거야? 어려서부터 너는 여운초를 좋아하고 나와 가깝게 지내지도 않더니 이제 와서 여운초와 연합해서 나를 상대하려고 해? 여천우! 너 미쳤어? 나야말로 너의 친누나거든! 같은 엄마 배에서 나온 친누나라고. 여운초는 네 사촌 누나일 뿐이야!”여천우도 바로 화를 냈다.“내가 미쳤다고? 누나! 누나는 우리 부모님 밑에서 응석받이로 자라면서 못된 것만 배웠잖아! 내가 미쳤다고? 누나가 미친 거 아니야? 운초 누나는 내 사촌 누나이자 내 친누나야. 운초 누나도 나와 같은 엄마 뱃속에서 나온 친누나야! 영원한 내 친누나라고!”여운별은 화가 나서 또 여천우의 뺨을 후려치고 싶었지만, 이번에는 여천우가 막을 준비를 하고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685화

    우빈이가 툭하면 어린이집에 안 가는 데 익숙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사전에 명확하게 일러둬야 한다고 하예정은 생각했다. 이번에는 용정이 모처럼 놀러 왔고 또 용정이 관성에서 친구란 우빈이밖에 없으니, 이번만은 응낙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우빈이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을 약속했다.용정도 따라서 말했다.“아주머니, 다음번에는 제가 여름방학 혹은 겨울방학을 하는 틈을 타서 올 게요. 그러면 누구도 휴가를 내지 않아도 되잖아요.”“이모, 지금 당장 엄마한테 전화해서 얘기하면 안 돼요?”우빈이한테는 지금 휴가를 내는 일이 급선무였다.그래야 시름 놓고 놀 수 있을 것 같았다.하예정은 고개를 돌려 전태윤을 째려보았다. 전태윤은 일부러 하예정의 시선을 피하여 고개를 돌려 딴 곳을 쳐다보는 척했다. 하혜정은 속으로 남편이 우빈이의 일을 자신한테 떠밀었다고 투덜댔다.“알았어.”하예정은 마지못해 하예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예진이 전화를 받자 하예정이 말했다.“언니, 우빈이가 할 얘기 있대.”그러고 나서 휴대폰을 우빈이에게 넘겨주면서 말했다.“우빈아, 네가 직접 엄마하고 얘기해.”우빈이는 전화를 받아쥐고 하예진에게 휴가를 내려는 사유를 자초지종 말했다.하예진도 하예정과 똑같은 말을 하고 나서 우빈이가 하루 휴가를 내서 모처럼 찾아온 친구랑 노는 것에 응낙했다.그러자 우빈이는 휴대폰을 하예정에게 돌려준 후 용정의 손을 잡고 깡충깡충 뛰면서 기뻐했다. 그러고는 대결하는 자세를 취하면서 용정에게 말했다.“용정아, 나 요즘 아주 열심히 무술을 연마했어. 우리 한 번 대결해.”용정이 자신만만해서 말했다.“넌 나한테 질 거야. 나한테 져서 화내면 안 돼. 알았지?”지난 여름방학 때 두 사람이 함께 놀 때 우빈이가 항상 져서 기분이 언짢아했었다.용정은 그 일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했다.모연정이 용정이보고 우빈이는 손님인데 왜 양보하지 않았냐고 핀잔했다.하지만 용정은 어떻게 양보해야 할지 몰랐다. 아직 자연스럽게 져주는 법을 모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684화

    전태윤이 말하면서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다.예준성도 뒤를 따라 천천히 달렸다.“다행히 평소에 우리 두 집이 서로 가깝게 지냈고 또 앞으로 친척이 될 사이니 말이죠. 그렇지 않고야 제가 미안해서 어찌 이렇게 이른 아침에 찾아와서 폐를 끼치겠어요.”별장 구역은 아주 조용했다. 가끔 조깅하는 사람들이 한두 명씩 보였다.“용정이 모처럼 왔는데 한시 급히 친구와 놀려고 하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어요.”“용정의 무술 실력이 아주 많이 는 거 같아요. 아까 차에서 뛰어 내리는 동작과 달리는 속도를 보면 알 수 있어요. 우리 우빈이는 아무리 용을 써도 용정을 못 따라잡아요.”“사람마다 다 장점과 약점이 있어요. 용정의 약점은 식탐이 많아요. 매번 집에만 돌아오면 준영이를 얼려서 먹고 싶은 음식을 다 해달라 해요. 번마다 배를 두드리면서 먹어요.”“연정 씨는 애가 하도 많이 먹길래 배에 탈이라도 날까 봐 얼마나 걱정했는데요. 다행히도 매일 무술을 연습하느라 많은 열량을 뺐지요. 그렇지 않으면 진작 뚱보가 되었을 겁니다.”“애들은 다 그래요. 크면 저절로 다 낫는 법입니다. 우리 할머니가 그러시는데 저도 어린 시절에 먹길 엄청나게 좋아했대요. 하지만 커서 난 식탐 많은 사람으로 취급받은 적 없어요.”커서는 혼자 통제할 수 있으니 제멋대로 먹지 않았을 뿐이었다.예준성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제발 그럴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식탐 때문에 손해 볼 수도 있어요.”두 어른과 두 어린이는 반 시간 남짓이 달린 후 방향을 바꿔서 집으로 달렸다.그들이 별장에 도착할 무렵에 하예정은 이미 일어나 마당에서 산책하고 있었다. 그녀는 우빈이의 웃음소리를 듣고 대문 입구로 마중 나갔다.“이모!”두 꼬맹이가 먼저 대문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하예정을 본 우빈이는 깡충거리면서 뛰어갔다.용정도 우빈이 뒤를 따라 뛰어갔다.“아주머니.”“용정아, 네가 어떻게 왔니?”하예정은 용정을 보고 반색하며 맞았다.비록 마당에 세워진 예준하의 차를 보긴 했지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683화

    전태윤이 껄껄 웃으면서 말했다.“이러니 두 사람이 친구로 될 수 있는 거네요. 두 사람이 같은 부류의 사람이니 말이죠. 저도 꼭두새벽에 우빈이의 문 두드리는 소리에 깨어나 함께 조깅하러 나가는 중입니다.”“같이 나가는 건 어때요? 같이 산책해요.”전태윤이 예준성 부자한테 함께 산책하러 가자고 제안했다.예준성이 웃으면서 대답했다.“그럽시다. 어차피 저도 이제 더 잘 수도 없는데요.” 예준성은 용정을 보면서 말했다.“우빈이 데리고 앞에서 놀아야 해. 너무 멀리 가면 안 돼. 알았지?”“우빈이더러 용정을 잘 데리고 놀라고 해야죠. 당신들은 멀리서 온 손님이니 응당히 우리가 주인답게 잘 대접해 드려야죠.”두 아이는 진작 손잡고 앞으로 뛰어 가버렸다.예준성은 두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말했다.“용정은 낯 갈이도 잘 안 하고 처음 만난 사람과도 금방 친숙해져요. 기억력도 참 좋아요. 한 번 다녀갔던 길은 절대 안 잊어요. 길옆에 있는 화초까지 똑똑히 기억할 수 있어요. 걔는 식물 종류도 저보다 더 많이 알고 있어요.”“용정의 스승이 누군지 몰라서 그래요? 의술이 최고인 정 선생님이잖아요.”정겨울은 바빠서 직접 용정을 가르치는 시간이 많지 않지만, 용정이 신의와 함께 지내면서 많은 약재의 이름을 기억했다.용정의 기억력이 비상하다는 것은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일이었다.“용정은 성격이 참 좋아요.”“그건 모르고 하는 얘깁니다. 성격이 좋을 땐 좋아도 녀석이 횡포한 면도 있어요. 금방 집에 데리고 왔을 때는 먹고 자고, 자고 먹고 말도 잘 안 하기에 똑똑하지 못한 먹보인가 했어요.”“정말 잘못 봤어요.”예준성이 겉으로는 양아들의 단점을 말하는 것 같지만 두 눈은 애틋한 눈빛으로 가득 찼다. 용정은 예준성을 약간 어려워하기에 여태 감히 아빠라고 부르지 못하고 아저씨라고만 불렀고 모연정을 엄마라고 불렀다. 하지만 자신이 모연정의 친아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부터는 모연정을 모 엄마라고 불렀다.전태윤이 웃으면서 말했다.“운이 좋은 줄 아세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682화

    “알았어요. 제가 지금 태윤 씨 집 앞에 있어요. 집사가 문 열려고 나오네요. 그러면 만나서 얘기해요.”말을 마친 예준성은 전화를 끊었다.전태윤은 멍하니 서 있었다.전태윤이 어리둥절하여 머리를 숙여 우빈이를 쳐다보니 마침 우빈이도 머리를 들고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이모부, 왜 그래요? 무슨 일 생겼나요?”전태윤은 꼬맹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말했다.“누군가 우빈이처럼 아침 일찍 일어나서 또 아침 일찍 찾아왔단다.”무슨 급한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닌지 알 수가 없었다.혹시 예준하와 성소현의 혼사에 문제가 생겨 예준성이 자신더러 로비스트 되어 달라고 부탁하러 온 건 아닐지 생각했다. 하예정은 그럴 재주가 있지만, 자신은 로비스트로 될 재주가 없다고 생각했다.이윽고 예준성이 동생이 평소에 타고 다니던 차를 운전해서 대문을 지나 마당에 세웠다.예준성이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뒷좌석의 차 문이 열리면서 작고 탄탄한 몸매를 가진 어린애가 차에서 날렵하게 뛰어내리더니 전태윤이 서 있는 곳으로 쏜살같이 뛰어왔다.“우빈아, 우빈아, 내가 왔어!”전태윤이 눈여겨보니 용정이었다.“용정!”용정을 알아본 우빈이는 잡고 있던 전태윤의 손을 뿌리치고 용정이 뛰어오는 방향을 향해 깡충깡충 뛰어갔다.두 꼬맹이는 만나자마자 반갑다는 듯 어른들처럼 상대방한테 커다란 포옹을 해주었다.여름방학 때 작별한 후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두 아이의 키는 눈에 띄게 컸다.용정은 매일 많은 시간을 들여서 무술을 연마했기에 키가 우빈이보다 훨씬 더 컸으며 신체도 우빈이보다 퍽 탄탄해 보였다.방금 용정이가 차에서 뛰어 내리는 동작을 통하여 전태윤은 용정의 무술 실력이 또 늘었다는 것을 알았다. 현재 용정의 무술 솜씨는 우빈이 셋을 합쳐도 못 당할 것이었다. 이 아이는 무술 배우는 방면에서 남다른 재주가 있었다.“용정아, 네가 어떻게 왔어?”친구를 만난 우빈이는 기뻐하면서 물었다.“나는 할아버지 따라서 모 엄마와 아저씨 보러 왔어. 사공이 유치원에 일주일 동안 휴가를 신청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681화

    이날 저녁은 별일 없이 지나갔다.돌아오는 날은 일요일이었다.휴식날인데 우빈이는 아침 일찍 잠에서 깨어났다.우빈이는 일어난 후 곧장 하예정이 자는 방으로 달려가서 문을 두드렸다. 전태윤이 안에서 방문을 열어주었다.“이모부, 이모 일어났어요? 들어가서 이모랑 같이 놀래요.”전태윤은 숨을 깊게 들이쉰 후 꼬맹이와 화내지 말자고 스스로 가슴을 달래면서 부드럽게 말했다.“우빈아,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좀 더 자지? 평소에 어린이집 가야 하는 날은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자더니 쉬는 날만 되면 아주 일찍 일어나더라.”우빈이가 입을 뾰족이 내밀면서 말했다.“이모부, 나는 한 번 깨어나면 더는 못 자요. 나랑 놀아 주는 사람이 없어 너무 심심해요. 이모 찾아와서 노는 수밖에 없어요.”현재 우빈이는 시 중심에 자리 잡은 전태윤의 개인 별장에서 지내고 있다. 서원 리조트에 있을 때는 그나마 함께 놀아 주는 어린이들이 있었기에 이모를 귀찮게 굴지 않았다.전태윤은 하는 수 없이 두 팔로 우빈이를 부쩍 들어 품에 안으면서 말했다.“이모는 아직도 자고 있어. 이모부가 우빈이랑 같이 놀아 줄게. 뭐 놀까?”“밖에 나가서 놀고 싶어요.”“집에서 장난감 가지고 놀면 좋지 않을까?”우빈이는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말했다.“싫어요. 혼자 놀면 재미가 없어요. 이모부는 장난감도 안 놀 거잖아요.”전태윤은 웃으면서 말했다.“그래, 알았어. 이모부랑 같이 아침 조깅하러 나갈까? 이모부가 가서 운동복을 갈아입고 나올 테니 얌전하게 기다려야 해?”그는 우빈이를 안고 방으로 들어가서 내려놓으면서 목소리를 낮추어 신신당부했다.“침실에 들어가서 이모를 깨우면 안 돼. 알았지? 이모부가 얼른 옷 갈아입고 나올 테니.”우빈이는 고개를 끄덕이었다.전태윤은 드레스 룸으로 들어가서 먼저 운동복 바지부터 바꿔 입고 우빈이가 그사이에 침실에 들어가서 하예정을 깨울까 봐 걱정되어 웃옷을 입으면서 밖으로 나왔다.우빈이가 조용하게 제 자리에 서서 기다리는 것을 보고야 전태윤은 안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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