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그 장님과 갈등이 생길 때마다 천우는 누가 옳든 그르든 항상 그 장님 곁에서 저를 탓했어요. 내가 너무 나쁘다면서 아빠께 고자질까지 한 거 있죠.”여천우에 대해서도 여운별은 불만이 가득했다.여미정이 입을 열었다.“천우는 마음씨가 착하고 집에 잘 있지도 않아서 운초가 생각하는 것만큼 좋지 않다는 것을 몰라. 운별아, 너 혼자서 운초를 이길 수 없을까 봐 걱정돼. 운초의 배후에는 지금 전씨 가문이 서 있거든. 네가 핸드폰과 은행 카드를 가져오면 그 학교에 가서 천우를 한 번 만나봐.”“천우는 이제 성인이야. 너희 남매가 손을 잡아야 운초를 이길 수 있을 텐데, 어쨌든 너희 둘은 같은 부모를 둔 친남매이기 때문에 너희들이 한마음이 되어야 해. 운초가 천우랑 사이가 가까워서 좀 망설일 수도 있을 거야. 이건 너한테도 유리해.”여운별이 말을 이었다.“천우가 저와 마음이 같아야 하는데. 큰고모의 생각처럼 여운초가 천우에게 무슨 수를 썼는지 어려서부터 운초를 도우면서 가깝게 지냈잖아요.”과거 여운별은 남동생이 여운초에게 무척 잘해 주는 것이 아주 못마땅했기 때문에 부모님께 남동생을 기숙학교에 보내라고 말하기 까지 했다.그렇게 되면 여천우와 여운초가 지내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천우를 많이 달래 봐. 어쨌든 너희 두 사람이 마음이 같아야 성공할 수 있어. 아니면 운초를 이길 수 없어.”여미란은 돈을 가지러 일어나면서 여운별에게 물었다.“여기서 쉬고 있어. 나 장 보러 갔다 올게.”여운별은 여미란이 현재 사는 곳을 둘러보았다. 방 3개 달린 집이라고는 하지만 허름한 집이었다. 깨끗하게 청소를 해도 여전히 지저분한 느낌을 주고 있는데 여기에서 어떻게 잘 쉴 수 있겠는가!감옥에 있는 것도 아니고.하지만 그녀는 이젠 감옥에서 나왔다.자유를 되찾아 다시 여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로 되었다.하지만 여운별은 싫은 내색을 표현하지 않고 두 고모와 함께 여운초를 상대하려고 했다.“저도 함께 갈래요.”여운별도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여미란은 거절하지
여운초는 시댁 식구들을 매우 좋아했다.명해은은 그녀에게 진심으로 잘해 주셨다.여운초의 친어머니는 그녀를 원수를 대하듯 했다.시어머니가 친어머니보다 몇 배 더 좋았다.예전에 여운초가 보이지 않았을 때부터 명해은은 여운초를 좋아했다.여운초의 두 고모가 전씨 가문에 와서 명해은을 만나 여운초와 전이진이 어울리지 않는다며 두 사람을 갈라놓으려다 명해은이 패기 넘치는 한마디를 내뱉었는데 여운초는 그 말을 듣고 무척 감동한 적 있었다.그 뒤로 시어머니를 어머니처럼 대하기 시작했다.명해은이 빙그레 웃으며 여운초의 엄마라는 말에 응했다.명해은은 며느리의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운초야, 이제 잘 보여? 얼마나 멀리 보여?”“우리 먼저 집 안으로 들어가고 나서 얘기 나누어요. 둘째 숙모께서 운초 씨가 돌아온다는 것을 알고 친구들과 하신 약속한 미루고 집에서 기다리셨어요. 할머니께서도 저녁 드시러 오신다고 하셨고요.”하예정은 여운초에게 웃으며 말을 건넸다.여운초와 전이진은 사촌 형수님과 인사를 나누고는 다시 리조트로 돌아가 쉬었다. 이때 하예정을 만났으니 친구가 생긴 셈이다.하예정과 전태윤은 관성에서 자가용으로 신혼여행을 떠났고 멀리 가지 않았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오기도 아주 편리했다.두 사람만의 생활을 살고 싶을 때 나가 놀다가 전태윤의 명의로 된 집에서 살면 되었다.전태윤은 엄숙하고 냉담해 보이지만 매우 향수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그가 소유하고 있는 별장은 모두 좋은 곳에 있었기 때문에 나가서 논다고 해도 주위에 놀 곳도 많고 맛있는 음식들도 많았다.“이제 좀 멀리 보여요. 사실 지금도 너무 만족해요.”“예정 씨, 사촌 형수님 보러 가지 가셨어요? 아기가 너무 귀여워요. 저와 이진 씨가 방금 병원에서 보고 나오는 길이에요.”하예정이 웃으며 대답했다.“가보긴 했는데 너무 오래 머물러 있지 말라고 하셔서 나왔어요. 제가 임신해서 힘들어할까 봐 형수님 퇴원하면 다시 가보려고요. 아기가 너무 귀엽죠? 보고 있으면 정말 꽉 깨물고 싶을 정도라니까요.
전태윤은 생각지도 않고 바로 거절했다.“난 걸어갈게. 뒤에서 걸으면서 예정이를 지켜보다가 예정이가 지치면 내가 업고 가려고.”전이진이 바로 말을 이었다.“형수님을 너무 아끼는 거 아니야? 우리도 좀 살자. 너무 비교되잖아.”하예정은 무술을 할 줄 아는 사람으로서 임신했다고 해도 아직 배가 너무 나오지 않았고 입덧도 하지 않았다. 이 정도 거리쯤이야 업어줄 만큼 힘들지는 않을 것이다.전태윤은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난 단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했을 뿐이야. 내 아내를 진심으로 생각해줘서 그런 거지 너희랑 비교하려고 그런 거 아니야.”전이진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대충 대답했다.“네네네... 형은 우리와 비교하는 게 아니라 모범을 보여주시는 것이죠. 정말 안 탈래? 나 먼저 간다.”전태윤이 차에 올라타지 않은 것을 본 전이진은 혼자 차를 몰고 가는 수밖에 없었다.앞의 세 여자를 따라잡은 전이진은 차의 속도를 늦추면서 경적을 울렸다.명해은은 고개를 돌려 아들을 보더니 노려보며 말했다.“왜 경적을 울리고 난리야! 시끄러워. 우리 며느리 놀라게 좀 하지 마.”전이진은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엄마, 타시겠어요? 운초 씨가 많은 물건을 사 왔어요. 저 혼자서는 그렇게 많은 것을 가질 수 없어서 별장 문 앞에 가서 멈추려고요.”“먼저 가. 우리는 풍경도 보면서 천천히 걸어갈 테니.”서원 리조트는 일 년 내내 경치가 아름답다.여운초는 서원 리조트 처음 온 것은 아니지만 예전에 눈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전이진이 늘 그녀를 부축해 다니며 리조트에 무엇이 있는지 소개하면서 다녔다.시력이 회복된 후로 아직은 가까운 사물만 볼 수 있을 뿐 먼 곳은 여전히 흐릿하게 보였기에 천천히 걸어야 리조트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었다.전이진이 약혼녀를 보았고 여운초는 그에게 미소를 지어 주었다.그는 싱글벙글 웃으며 차를 몰고 앞으로 갔다. 천천히 몰다가 여자들의 대화를 방해한다면서 또 어머니께 혼날까 봐 두려웠던 모양이다.차 경적을 몇 번이나 눌렀다
하예정은 걱정하는 눈빛으로 여운초에게 물었다.명해은도 여운초를 보고 있었다.명해은은 손주를 안고 싶어 했다. 만약 여운초 커플이 젊은 나이에 아이를 낳고 싶지 않거나 어려운 문제에 맞서 낳지 못한다면 명해은은 몇 년을 기다릴 수 있었는바 젊은이들이 딩크족만 아니면 다 좋다고 생각했다.정말로 아이를 낳고 싶지 않는다면 명해은 부부는 한동안 받아들이기 어렵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아마도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자식들은 이미 다 컸고 그들만의 생각이 있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생활하고 싶은 방식대로 행복하게 살게 하면 그뿐이라고 생각했다.“피곤하지 않아?”정자에 도착하자 명해은이 여운초에게 물었다.“괜찮아요.”방금 도착했기에 여운초는 먼저 들어가서 모두에게 인사했다.집안에 들어서자마자 나가서 정자 아래에 앉아있는 것이 너무 타당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정 선생님께서 제가 지금 임신이 어려워서 한동안 약으로 몸조리를 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제가 시력이 회복한 뒤에야 저의 몸을 조리해 줄 수 있다고 하셨어요.”여운초는 태연하게 모두에게 진실을 알려주었다.일찍 시댁 식구들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어야 결혼 후 임신을 바로 하지 않아도 어른들이 걱정하시지 않기 때문이다.명해은은 관심을 보이며 물었다.“정 선생님께서 몸조리를 잘할 수 있다고 하셨어?”명해은은 여운초의 지난 삶들이 처참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여운초가 망가진 몸을 조리해야 하는 것도 이해해 주었다.따라서 사돈을 무척 원망했다. 그녀는 추미자가 전남편을 사랑하지 않더라도 여운초가 배속에 10달을 품어 낳은 친자식인데도 너무 여운별만 편애한다고 추미자를 매우 원망했다.추미자는 여운별을 손에 떠받쳐 키웠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아끼면서 키웠다.여운초를 예뻐하지 않으면 그뿐일 텐데 심지어 학대하면서 친딸의 목숨까지 앗아가려 했다.다행히도 여운초는 생명력이 강해 몇 번이나 구사일생으로 살아났지만 결국 10년 동안 시각장애인으로 지냈고 신체도 너무 손상되어 임신하기 어렵
여운초는 명해은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명해은은 여운초가 이렇게 자신을 바라보는 이유를 알고 있었다. 그녀는 여운초의 이마를 톡 치며 말을 건넸다.“그렇게 날 보지 마. 네가 몸조리를 잘하지 못해도, 네가 임신하지 못해도 난 너를 싫어하지 않을 거야. 내가 널 싫어했다면 이진이가 너에게 구애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내가 막아 나섰을 거야. 너희 두 사람이 약혼하기까지 내버려 두지 않았을 거라고.”“널 방금 만났을 때도 네가 앞이 보이지 않아 네 작은 고모랑 십 년 동안 의사 선생님을 찾아다녔잖아. 이진이가 널 좋아한다면 네가 어떤 모습이든 우린 모두 널 받아들이고 좋아했을 거야. 네가 남자라 해도 이진이가 널 좋아한다면 우린 널 받아들일 수 있는걸.”여운초는 감동한 눈빛으로 명해은을 바라보며 말했다.“어머님, 고마워요. 제 마음이 너무 따뜻하네요. 이렇게 엄마 사랑을 받아보네요.”명해은은 여운초를 친딸처럼 아꼈다.“내 며느리를 내가 아끼지 않으면 누가 아끼겠어? 운초야, 너무 부담 갖지 말고 정 선생님과 우리를 믿어.”여운초는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여운초는 굳게 믿었다.세 여자는 이야기를 나누며 중심 별장으로 돌아갔다.전이진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사 온 선물들을 모두 집안에 두고 약혼녀를 기다렸다.“할머니는 집에 안 계셔?”여운초는 문 앞에 서 있는 약혼자를 보면서 물었다.그녀는 서원 리조트에 여러 번 와보았기에 전씨 가문의 손자들이 전씨 할머니와 사이가 매우 좋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전씨 할머니가 집에 계시는 한 그들은 일반적으로 집에서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곧 오실 거라고 먼저 요리하면서 기다리라고 하셨어.”전이진은 자연스럽게 여운초의 손을 잡으며 웃었다.“내가 막노동을 하러 온 것 같아.”“도움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말씀하세요. 태윤 씨가 집에 있을 텐데 도와달라고 하세요.”하예정은 전이진의 말을 이었다.“아버지도 한가하시잖아. 큰아버지와 작은아버지 모두 할 일 없으실 텐데 가서 도와달라고 해.
전이진은 이제야 약혼녀와 단독으로 지낼 기회가 생겼다.그는 선물을 들고 약혼녀의 손을 잡고 멀리 떠난 후에야 감히 불만을 털어놓았다.여운초는 휴대전화를 꺼내 전이진이 잡은 손을 빼내면서 말을 이었다.“방금 휴대전화가 계속 울려서 누가 메시지를 이렇게 많이 보냈는지 좀 봐야겠어. 아까 어머님과 함께 얘기하느라 못 봤거든.”카톡을 누르니 집사가 보낸 메시지가 보였다.모두 사진과 동영상이었다.사진과 동영상을 본 여운초는 곁에 있는 남자에게 말했다.“여운별이 두 고모를 찾아가 도움을 청할 줄 알았는데, 그 새 번호는 큰고모가 번호가 아니었어. 그 새 번호를 쓴 사람의 성은 공씨 성을 가진 사람인데 나도 공씨 성을 가진 사람을 잘 몰라. 동호 오빠에게 물어도 모른다고 하네.”“큰아버지께 물어봤는데도 옛 친구 형제 중에도 그런 성씨를 가진 사람은 없었대. 여운별이 공씨 성을 가진 사람에게 전화한 것은 분명 무슨 꿍꿍이가 있을 거야. 그 공씨가 어떤 신분인지 참... 여운별이 막 나오자마자 연락을 한 사람인데.”“이진 씨, 혹시 우리 엄마의 세력이 아직도 남아 있는 건 아닐까? 이 틈을 타서 운별이를 이용해 힘을 모아 나에게 보복하는 건 아닐까?”전이진은 휴대전화를 건네받아 그 사진들과 동영상을 본 뒤 입을 열었다.“일단 지켜보자. 여운별은 실력이 대단한 사람은 아니야. 너무 어리고 속셈이 없는 사람이지. 누군가 그녀를 이용하려 해도 언젠가는 허점이 드러날 거야. 일단 계속 지키다 보면 분명 공 씨의 정체를 알아낼 수 있을 거야.”“만약 정말 네 어머니의 남아 있는 세력이라면, 다시 힘을 모아 복수하려고 해도 두려워하지 마. 이참에 전부 감옥에 넣어줄 테니까. 하지만 내가 알기로는 그 당시에 많은 경찰이 출동해서 모습을 드러내기만 하면 모두 잡아넣었어. 도망친 사람들도 수배 중일 텐데 감히 다시 관성으로 오지는 못할 거야.”“만약 마음이 놓이지 않으면 저녁 식사 후에 내가 형한테 부탁해서 지훈 씨에게 부탁드려 보라고 할게. 한 번 더 조사해 달라고
한동호는 고백도 못 하고 지금의 여자 친구와 결혼하게 되었고 여운초를 보는 눈빛도 많이 태연해 졌기에 전이진이 더는 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다.“왜 말이 없어? 아직도 동호 오빠를 연적으로 보는 거야?”전이진이 황급히 아니라고 대답했다.“아니. 그냥 해본 말이야. 형이 아내도 생겼는데 너를 여동생으로 볼 것으로 나도 굳게 믿어. 그래도 친오빠는 아니잖아. 핏줄이 섞인 것도 아닌데. 형도 가정이 생겼으니, 거리를 유지하는 것도 마땅하다고 생각해. 어려운 일이 생기면 바로 나한테 말해. 최대한 형을 귀찮게 하지 말고. 회사 일도 이미 많이 도와줬잖아.”여운초는 전이진이 그 말을 할 때 질투하는 표정을 보아내지 못하자 그제야 그의 말이 진심이라고 믿었다.“그 전에 내 눈이 보이지 않았기도 했고 동호 오빠가 회사에서 오래 일하면서 큰아버지의 믿음을 얻었기 때문에 나도 사업에 관한 일을 오빠에게 맡긴 거야. 이제 난 시력을 회복한 지 반년이나 되었고 사업도 이제 익숙히 잘 알기 때문에 더는 오빠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돼. 오빠도 형수님과 함께 있을 시간이 필요하니까.”여운초는 그전에 잘 보이지 않았기에 매번 회의할 때마다 한동호가 옆에서 그녀를 도와야 했다.많은 일도 한동호의 손을 거쳐야 했다.비록 한동호의 아내 박아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여운초는 여전히 미안하게 생각했다.예전에 여운초는 박아름이 전이진과 마찬가지로 여운초를 연적으로 여겼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심지어 한동호가 여운초에게 너무 잘해 준다고, 한동호가 사랑하는 사람이 여운초라고 말하면서 질투하여 헤어질 뻔했다.한번은 한동호가 박아름과 싸운 적이 있는데 싸움의 원인은 역시 여운초의 문제였기 때문에 두 사람은 잠시 헤어지기도 했었다.그때 박아름은 정말 한동호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한동호 역시 화가 나서 박아름을 찾아가지 않았다.그 뒤로 여운초가 한동호가 불안해하는 모습을 발견하고 몇 번이고 물어본 뒤에야 박아름과 싸워서 헤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여운초는 자신 때문
고현은 전호영을 조금 좋아하긴 했지만 결혼할 정도로 정이 깊지 않았다.하여 현재 전호영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여전히 아내가 마음을 빼앗는 것이다.그러면서 겸사겸사 하루 호텔을 관리하기도 했다. 그리고 전시 그룹 밑의 공장들도 가보면서 업무를 지도했다.여운초는 고현의 차가운 모습을 떠올리며 말했다.고현은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지만 그래도 진정한 남자와 비교하면 여전히 차이가 있었다.하지만 어떤 남자들의 목소리는 좀 높은음이긴 했기에 사람들도 고현이 그런 부류의 목소리인 줄로만 알고 여자일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전이진이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어릴 때부터 남장을 20년 넘게 했는데 남자와 같지 않을 수가 없지. 고 대표님도 너무 도도해. 우리 큰형과 겨를만도 하지. 표정도 엄숙하고 가까이 가고 싶지 않은 그런 표정을 하고 있잖아. 큰형이 예전에 얼마나 엄숙하고 냉담하셨는지 넌 아마 모를 거야. 네가 우리 큰형을 만났을 때는 이미 우리 형수님이랑 알콩달콩 잘 지냈을 때잖아.”“우리 형수님 앞에서는 엄청 부드러운 남편이거든. 고 대표님도 호영이와 같은 남자만이 감당할 수 있을 거야. 난 그래도 너와 같은 여자가 좋아. 부드럽지만 약하지는 않고 만만해 보이지만 강인한 성격이면서도 인내심도 일품이잖아.”여운초는 전이진을 꼬집었다.“내가 강인해도 이진 씨는 항상 날 갉아먹잖아.”여운초는 전이진을 보면서 그녀를 갉아먹으라고 한 적 없었다.그녀는 전이진을 자신의 생활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전이진은 마치 껌딱지처럼 달라붙어 그녀가 뿌리치지 못하게 했다.여운초의 첫 키스도 전이진이 강제로 빼앗은 것이다.다행히도 그때, 여운초가 강압적인 수단을 쓴 뒤로 전이진이 그녀를 매우 존중했고 감히 그녀에게 강제적으로 행동하지 못했다.전이진은 그 당시 질투하는 마음에 충동적으로 행동했던 것이다.여운초에게 억지로 키스를 한 뒤로 여운초는 그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전이진은 너무 초조하여 하예정에게 도움을 청했고 또
정현숙의 전화가 연결되지 않자 여운별은 자신의 큰고모 여미란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미란이 전화를 받지 여운별이 입을 열었다.“큰고모, 제 물건을 돌려받았어요. 제가 지금 돈이 있으니 고모께서 저에게 아파트 한 채를 찾아 세 들어주시면 좋겠어요. 제가 그곳에 잠시 머물다가 운초에게 소송을 걸어 재산을 많이 분배받으면 그때 큰 별장을 구매할 거예요.”여운별이 그녀의 물건을 가져갔다는 말에 여미란은 바로 물었다.“들어갔어? 들어갔으면 왜 그 집에서 살지 않고. 별장에 살면 얼마나 좋아. 세 들어 살면 돈도 따로 나가야 하는데.”여운별은 한참을 말이 없다가 그제야 말을 이었다.“우리 일단 만나요. 생각처럼 쉽지 않더군요. 제가 지금 차에 기름 넣으러 가야 해요. 그리고 고모 찾으러 갈게요. 둘째 고모와 사촌 오빠들에게 점심에 제가 밥을 사드린다고 전해주세요. 요 이틀 동안 사촌 오빠들 덕분에 잘 지낼 수 있었어요. 제가 성격이 나쁘고 제멋대로지만 배은망덕한 사람은 아니에요. 저는 저에게 잘해주신 사람들을 모두 마음에 담아두거든요.”“지금 제가 좀 초라하긴 하지만 제가 우리 재산을 되찾으면 절대로 고모들께 푸대접하지 않을 거예요. 제가 반드시 고모들을 도와 지난날처럼 부자 생활을 할 수 있게끔 도울 거에요.”그림의 떡은 누구나 다 그릴 수 있었다.여운별도 그림의 떡으로 두 고모를 달래려고 했다.그리고 그녀가 정말 소송에서 이겨 자신의 재산을 가질 수만 있다면 적어도 수백억의 재산을 가질 수 있다고 믿었기에 두 고모의 집안에 돈을 조금 주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두 사촌 오빠들을 도와 일자리를 하나 더 마련해주겠다고 생각했다.여운별은 회사에 관한 일을 잘 몰랐기 때문에 여씨 그룹으로 돌아가면 지인에게 회사 일을 도와달라고 해야 했다.두 고모 댁의 사촌 남매는 항상 그녀에게 잘 대해주었다. 심지어 사촌 남매들이 그녀에게 비위를 맞춰주기 위해 그녀에게 잘해줄지라도 여씨 그룹을 그들에게 맡기고 싶었다. 누가 뭐라 해도 사촌 형제들은 여씨 그룹에서
여운별은 필사적으로 그 현금을 보호하려고 했지만 혼자서 두 명의 하인의 힘을 당해낼 수 없었다.여운초가 어디서 고용한 하인들인지 힘이 엄청나게 컸다.수 억 원의 현금들은 그렇게 모두 빼앗겨 버렸다.“여긴 내 집이야. 우리 집에 있는 물건들 전부 내 재산이라고. 운별아, 방문을 열어줘서 고마워. 네 그 가방은 내가 안 뺏을게. 너에게 주는 보수로 생각해. 방문을 열어준 대가로 말이야.”여운별은 화가 나서 여운초를 목 졸라 죽이고 싶었다.분명히 여운별이 돈을 주고 사 온 가방인데 여운초가 뻔뻔하게도 여운별에게 보수로 주는 선물이라고 말했다.“자꾸 노려보면 가방까지 빼앗을 거야. 자, 이제 너 스스로 나갈래? 아니면 내가 사람 시켜 내쫓을까?”여운초는 가벼운 미소를 지었지만, 그녀의 말은 여운별의 귀가에 얼음처럼 차갑게 들렸고 여운별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두 고모는 모두 여운초가 정말 지독하다고 말했다.여운별은 이제야 깨달았다. 과연 가장 지독한 사람은 여운초였다. 자매의 정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내쫓을 필요 없어. 나 혼자 갈 거야. 여씨 가문의 모든 것은 너 혼자만의 것이 아니야. 기다려. 내가 반드시 나와 내 부모님의 재산을 되찾을 테니.”여운별은 자신의 가방을 꼭 껴안고 씩씩거리며 밖으로 나갔다.그녀는 재산을 나누어 가지기 위해 소송을 하려고 계획했다.여운초는 피식 웃었다. 그녀는 여운별이 소송을 걸고 재산을 나누어 가지는 것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여씨 가문의 모든 것은 이미 여운초가 단단히 장악하고 있었다.여운별이 소송을 걸어 그녀 부모님의 재산을 가져간다고 해도 여운초는 그 불법 회사만이 여운별 부모님의 재산이라고 알려주려고 했다.그리고 그 불법 회사들은 이미 차압당했고 나머지 차압 당하지 않은 회사의 주식은 대부분 여운초의 것이다.여운별은 부분적인 재산을 여천우에게 주려고 했다. 정말 여운별에게 재산이 차려지게 된다 해도 여운별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여운초는 그 사실을 여운별에게 서프라이즈 선물로 남겨
여운별은 갑자기 멍해졌다.그 별장은 정말 여운초 것이었다!여운별의 가족이 확실히 여운초의 별장을 차지하고 있었다.여운별은 여씨 가문에도 다른 집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지만 평방수가 이 별장만큼 크지 않았다. 한 가족이 그 별장에 사는 것이 익숙하기도 했고 게다가 여운초가 집에서 존재감이 낮았기에 하인조차도 그녀를 괴롭혔다. 누가 이 별장이 여운초의 소유라는 것을 누가 상관했겠는가!여운초는 손을 뻗어 여운별의 손에서 부동산 증명서를 가져갔다.그리고 집사에게 전화해서 지시했다.“사람을 데리고 올라와서 여운별을 치워주세요.”“여운초, 너... 누가 이 별장이 너의 명의라고 알려줬어? 부동산 소유증에 적힌 이름은 분명 우리 엄마야. 우리 엄마의 별장이라고. 다 내는 거야. 나가야 할 사람은 너야.”여운초는 웃을 듯 말 듯 하며 여운별을 바라보았다.“운별아, 난 정 선생님 덕으로 앞을 볼 수 있게 됐어. 내가 글씨를 모르는 줄 알고 있었어? 이 부동산 소유증에는 분명 내 이름이 적혀있잖아. 네 가족은 내 집에 살면서 집세를 한 푼도 주지 않았어. 네 방에 있는 물건들은 가져가지 마! 네가 20년 동안 여기에 산 집세로 삼을게.”여운별은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여운초, 앞이 보이는 거야?”여운초가 뜻밖에도 시력을 회복했다.그렇게 많은 의사가 그녀의 눈을 치료하지 못했는데 정 선생님이라는 사람이 여운초의 눈을 정말로 치료해 주었다는 말인가!그럼 여운초가 보이지 않는 척 한 거였다.“여운초, 거짓말쟁이!”아무리 어리석어도 이 정도 되면 깨달았을 것이다.여운초는 여운별에게 시력을 회복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여운별이 아직도 여운초가 앞이 보이지 않는 줄로 착각하게 했다. 그리고 여운별이 부모님 방의 문을 열고 금고의 문을 열게 하여 그 비밀번호들을 알아내려고 계획했다.여운별이 무방비 상태로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 여운초가 옆에서 지켜볼 수 있게끔 내버려 두었으니 아마 여운초도 그 비밀번호를 기억했을 것이다.여운초의 기억력은 훌륭했다.앞이 보
여운초는 몸을 돌려 차를 더듬으면서 다시 차에 올라 운전 기사에게 말했다.“집 앞까지 데려다주세요. 운별이가 나를 따라오게 하세요.”여운별은 여운초가 차로 돌아갈 때 차를 더듬는 모습을 보더니 그제야 조금 전의 의심을 떨쳐버렸고 여운초가 아직도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믿었다.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여운별은 별장으로 들어가서 일단 자신의 휴대전화와 은행 카드를 가지려고 계획했다.몇 분 후.여운초 자매는 앞뒤로 위층으로 올라갔다.여운별이 앞에 서서 걸어갔다. 그녀는 여운초가 갑자기 마을 고쳐먹고 사람을 시켜서 자신을 쫓아낼까 봐 걱정했다.여운초눈 지금 여씨 가문 별장의 사람들은 모두 그녀의 사람으로 바꾸었다. 이 사람들은 절대로 여운별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여운별은 서둘러 자신의 물건을 가졌다.여운초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걸었다.길을 가던 중간에 전이진의 전화도 받았고 계단에서 멈추어 전이진과 전화 통화도 하고 있었다.한참 동안 전화를 하고 통화를 끊은 뒤에야 여운초는 위층으로 올라갔다.여운초가 2층으로 올라가자 여운별이 방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다. 여운별은 그녀가 감옥으로 들어가기 전에 산 새로운 에르메스 가방을 팔에 끼고 있었다. 묻지 않아도 여운별은 방에 들어가서 그녀의 물건을 가져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요 며칠 동안 핸드폰과 돈이 없어서 꽤 고생했을 것이다. 여운초는 반짝이는 눈으로 여운별이 그 물건들을 가지는 것을 지켜만 보았다. 그 카드는 이미 여운초에 의해 정지되었기 때문에 여운별이 밖에 나가서 돈을 쓰려 해도 쓰지 못할 것이다.여운별은 아직 젊고 직업도 없었기에 수입도 없었다. 그녀의 부모는 카드를 회사 이름으로 걸어놓고는 매달 그 카드에 용돈을 넣어주어 여운별이 쓰도록 했다.여운초는 여씨 가문을 이어받자마자 여운별의 은행 카드를 정지시켰다.여운별은 의기양양하여 여운초를 보면서 큰 소리로 말했다.“장님, 좀 있다가 알게 될 거야. 누가 이 집에서 나가야 할지.”여운초는 담담하게 대답했다.“부동산 소유증을 가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유언장을 작성하셨어. 결혼 전 개인 재산은 모두 나에게 남겨주신다고. 그런데 네 어머니가 내가 어리다고 괴롭히면서 내 재산을 차지하셨지. 그리고 네 어머니와 우리 아버지의 공동재산의 절반은 네 어머니가 이미 가져가신 지 오래야.”여운초의 친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여운초는 겨우 두 살이었지만 그녀의 친아버지가 유언장을 작성할 때 많은 사람이 현장에 있었다.많은 사람은 여운초의 친아버지가 젊은 나이에 유언장을 작성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여준희는 여운초의 친아버지가 여운초를 너무 예뻐해서 어린 나이에 미리 유언장을 작성했다고 말했다.여운초의 아버지는 결혼 전 개인 재산과 결혼 후 부부 공동재산의 절반을 전부 여운초에 물려주었다.이 별장은 여운초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여운초 아버지의 신혼 별장으로 사주신 것이기에 당연히 여운초의 아버지 혼전 재산으로 그녀에게 남겨지는 것은 당연했다.그리고 여씨 그룹의 주식은 모두 아버지의 혼전 개인 재산이었기에 여운초에 물려주는 것도 마땅했다.과거의 여씨 가문은 지금처럼 재산이 많지 않았지만 가난하지도 않았다.여운초의 아버지의 개인 재산 가치가 지금까지 몇 배나 올랐는지 모른다.여운별은 여운초의 반박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들이 줄곧 살던 집은 여운초의 집이었다는 사실을 여운별은 전혀 몰랐다.여운초의 부모님도 이런 사실을 여운별에게 알려준 적 없었다.이렇게 큰 별장이 뜻밖에도 여운초 개인 소유였다!한참 만에 이성을 되찾은 여운별은 그제야 의아해하면서 말했다.“그럴 리가! 내가 여기서 태어나고 자랐어. 여기가 내 집인데 언제 네 집으로 변했어? 거짓말하지 마. 우리 별장을 차지하기 위해 거짓말을 지어내지 말란 말이야!”“네 부모님 방문의 비밀번호는 알고 있지? 단언컨대 부동산 소유증이 네 부모님의 금고에 놓여 있을 거야. 금고를 열고 꺼내 보면 알 수 있을 거야.”여운초는 친아버지가 유언장을 작성했다는 것을 알았지만 여씨 가문의 별장의 부동산 소유증이 그녀의 손에 있
여운별은 예전에도 당한 적 있었다.여운초는 이전에 추미자의 강박적인 요구로 인해 집안일을 많이 하면서 힘이 세졌다.여운초가 손을 놓지 않자 여운별은 다른 손을 뻗어 여운초의 손을 잡으려고 했지만, 여운초는 고개를 숙여 여운별의 손등을 힘껏 물었다.여운별을 너무 아픈 나머지 돼지 잡는 듯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여운초! 언니, 언니. 욕 안 하고 안 때릴게. 놔. 손 놔. 아파!”여운별은 아파서 내내 사정했다.여운초는 여운별이 그렇게 한참을 용서를 빌다가 그제야 손을 놓고 여운별의 손에서 입을 뗐다.여운별의 손은 이내 움츠러들었고 계속 떨고 있었다.그녀의 손등은 여운초에게 물려 핏자국이 났다.잡힌 손목도 빨갛게 자국이 남았다.여운초가 언제 동작이 이렇게 민첩했던가!놀랍게도 여운초가 여운별의 손목을 정확하게 잡고 손등을 물어뜯었다.여운별은 눈물을 글썽이며 차에 탄 언니를 원망스럽게 노려보았다.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만 있다면 여운별은 진작에 여운초를 눈빛으로 수없이 베어버렸을 것이다.“여운초! 여긴 내 집이야. 난 집에 갈 거야. 네가 뭔데 집안 하인들을 다 바꾸고 나를 들여보내지 않는 거야?”여운초는 차에서 내렸다.그녀는 차에서 내린 뒤, 차를 에돌아 여운별 앞으로 다가갔다.여운초가 더듬지 않고 자연스럽게 걷는 모습을 본 여운별은 멍하니 여운초를 바라만 보았다.‘설마 여운초가 눈이 보이는 거야? 고모가 말하길 전이진이 어떤 신의의 제자를 청하여 여운초의 눈을 치료해 주었다고 들었는데 그 신이의 제자가 이렇게 단 기간 내에 여운초의 눈을 치료해 주었단 말인가! 실력이 이렇게 대단했다고?”여운초가 10년이나 앞을 보지 못해서 여준희와 여기저기 의사를 찾아다녀도 눈을 치료하지 못했는데 신의의 제자가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눈을 치료해 주었다는 생각에 여운별은 무척 놀랐다.여운별은 탐색하듯 손을 뻗어 여운초의 눈앞에서 흔들거렸다.여운초는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았다.“여전히 똑같네. 안 보이지?”여운초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여운
경비원은 여운별이 문 앞에서 소란을 피우는 것을 듣고 집사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고 집사가 대답했다.“여운별 씨가 더 떠들면 쫓아내요.”“알겠습니다.”최성욱은 그 상황을 보더니 김양훈을 꾸지람했다.“왜 또 운별이를 저렇게 소란피우게 만들어. 전씨 가문의 사람들을 건드리면 우리한테 좋을게 하나도 없다는 걸 알잖아.”김양훈은 격분하며 대답했다.“뭐가 두려워? 회사도 집도 차도 없는데 우리를 어쩌지도 못할걸. 우리가 잃을 일자리가 있어? 안 되면 쓰레기 수거하러 가도 돼. 요즘 그런 일도 돈을 잘 번다고 하던데.”최성욱이 한숨을 내쉬면서 대답했다.“나중에 쓰레기 수거도 못 할까 봐 걱정이야. 전씨 가문의 사람들 수법을 모르는 것도 아니잖아. 가서 운별이를 데리고 산에서 내려가자. 저렇게 소란을 피우게 놔두지 말고.”김양훈은 입을 오므리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운별이를 이용해 운초와 싸울 궁리나 하자. 운별이가 여씨 가문의 딸이니 우리 조카들은 그들 친딸과 재산을 다툰다 해도 아무런 이득도 얻지 못할 거야.”최성욱의 말을 들은 김양훈은 그제야 최성욱과 함께 여운별의 입을 막고 강제로 끌고 갔다.두 형제는 여운별을 끌고 산에서 내려갔다.여운별은 두 남자보다 힘이 약했기에 그렇게 한참을 끌려갔다. 그러다가 여운별이 그들을 따라 내려가겠다고 약속한 뒤에야 비로소 그녀를 풀어주었다.여운별은 자신이 지금 두 사촌 오빠들에게 챙겨줄 이익이 없어 사촌 오빠들도 더 이상 예전처럼 자신의 비위를 맞추지 않을 것을 알았기에 얌전히 그들을 따라갔다.여운별이 서원 리조트에 가서 난리를 피운 사실을 명해은도 알고 있었다.여운초가 여운별을 만나고 싶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여운별이 입구에서 난리를 피우게 내버려 두었다. 몇 분 후면 포기하고 돌아갈 거라 믿었다.즐거운 주말은 이내 지나갔다.월요일이 곧 다가왔다.리조트에서 휴가를 즐기던 전태윤 일행은 일요일 저녁에 리조트에서 시내로 돌아왔다.새벽 7시 반, 여운초는 차를 타고 꽃집에 가려고 준비했고 오후
여운별은 화가 나서 몸을 돌려 김양훈의 뺨을 후려갈겼다.짜악!김양훈의 얼굴은 화끈거렸다.그는 생각도 하지 않고 되받아쳐 여운별의 얼굴을 떼렸다.여운별은 김양훈이 감히 자신을 때릴 줄은 몰랐다.어려서부터 사촌오빠들과 사촌 언니들은 여운별의 비위를 맞추려고 노력했고 그녀가 원하는 대로 해주었기 때문이다.사촌 남매는 물론이고 두 고모도 그녀에게 잘 보이려고 애썼다.여운별이 부모님이 가장 아끼는 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여 여운별은 김양훈이 감히 자신을 때릴 줄은 몰랐다.그녀는 맞은 얼굴을 가리고 믿을 수 없다는 듯 김양훈을 노려보며 말했다.“감히 날 때리다니!”김양훈이 바로 욕설을 퍼부었다.“네가 아직도 여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인 줄로 알아? 퉤! 넌 단지 감옥살이하는 여자일 뿐이야. 더는 고상한 여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가 아니라고!”“잘 들어! 네 엄마는 감옥에서 살아서 나올 수 없어! 네 어머니가 감옥 안에서 표현이 너무 안 좋아서 2년 유예기간이 끝나면 바로 사형 집행을 받을 거야. 네 아버지가 살아서 나올 수 있다고 해도 십여 년 후일 텐데.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네 아버지가 예전처럼 잘 살 수 있을 거라 믿어?”“네 부모님이 내 작은외삼촌을 죽였어. 이제 여운초의 세력이 강해졌으니 절대로 너희들을 행복하게 놔두지 않을 거야. 네 아버지가 나오더라도 운초는 네 아버지를 괴롭힐 수많은 방법을 가지고 있거든. 네 부모님이 널 지지해 주시기를 바란다면 꿈 깨!”“여기가 어떤 곳인지도 안 보여? 감히 전씨 가문의 구역에서 전씨 가문의 둘째 사모님을 장님이라고 욕해? 뭐? 천한 년? 죽고 싶으면 우리 둘을 끌어들이지 마! 우린 죽고 싶지 않으니까.”“넌 아직도 여운초가 예전에 네가 그 여운초라고 생각해? 예전부터 네가 운초를 괴롭히면서 그녀한테서 아무런 이득도 못 얻더니 정말 네가 대단하다고 생각한 건 아니지? 우리가 너에게 양보한 것은 단지 너의 부모님께 잘 보여 더 많은 이익을 얻으려는 것일 뿐이야.”“아직도 상태를
이러한 사실들은 그들도 잘 알고 있었다.여운초를 몰랐을 때 여운초가 여씨 가문에서 어떤 날을 보냈는지, 여운별이 여운초를 어떻게 대했는지 잘 몰랐다. 그러다가 진실을 알게 된 후로 여운별이 평생 감옥에 갇혀 나오지 못하기를 바랐다.따라서 여운초가 여운별을 상대할 때 모두는 여운초가 지나치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정도가 너무 가볍다고 여겼다.전이진은 약혼녀의 손을 잡고 소리 없이 그녀를 지지했다. 여운초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는 그녀를 지지했다.지금으로 오기까지 여운초는 너무 고생했다.팔자가 세지 않았다면 여운초는 오늘까지 살 수 없었을 것이다.여운초가 여운별을 괴롭히려고 하는 것과 추미자 모녀가 여운초에게 한 짓을 비교하면 여운초의 행동이 아주 가벼운 복수에 불과했다.여운초는 전이진을 흘겨보며 웃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전이진의 손을 맞잡았다.그녀는 쉽게 쓰러지지 않았고 그렇다고 또 쉽게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여운별은 사촌 오빠들과 함께 리조트 입구에서 회답을 기다리고 있었다.밖에 에어컨이 없어서 경비실 입구에 앉아있는데 햇살이 너무 뜨거워 여운별은 너무 덥다고 느꼈다.사람은 더우면 마음이 초조해지기 마련이다. 여운별은 초조해하면서 투덜댔다.“물음 하나만 물었는데 왜 이렇게 답장이 안 와? 이게 무슨 X 같은 날씨야! 11월인데 아직도 이렇게 덥다니.”“조금만 더 기다려. 곧 답장이 올 거야. 관성 날씨는 원래 이렇게 더워. 음력으로 11월이 되어야 덥지 않을 거야.”내년 양력 2월이면 설이 다가온다.하지만 관성에서는 설날에도 춥지 않았다.“여운초가 일부러 늦게 답장하는 것 같아. 햇볕에 쬐어 죽으라고 괜히 늦게 답장하는 것 같아.”이렇게 햇볕을 쬐는 줄 알았으면 양산을 가지고 올 걸 그랬다.여운별이 화를 내려고 할 때 경비원이 경비실에서 나와 미안한 표정으로 여운별에 말했다.“우리 둘째 사모님께서 운별 씨를 만날 시간이 없다고 하니 어서 돌아가세요.”여운별은 벌떡 일어나 예쁜 얼굴에 분노한 표정을 지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