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을 놓치면 자신을 해치는 거나 다름없다.“우리 집에 보양식이 부족하지는 않아요.”이경혜는 부드러운 어조로 말을 건넸다.“네 집에 보양식이 부족하지 않다는 것도 난 잘 알아. 그런데 이 물건들은 내 마음을 대표하는걸. 우라 수십 년을 서로 못 봤잖아. 이젠 내가 널 찾게 되었으니 앞으로 우라 자주 만나자.”“얼마 전부터 확인하러 오고 싶었지만, 항상 시간이 없었어. 이번 전 대표님 결혼식에 참석하러 오는 김에 네가 내 조카딸이라는 것을 확인했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어.”이은화는 이 말을 내뱉을 때 아주 부드럽고 자애로운 말투로 말했다.이경혜는 여전히 담담한 표정이었다. 그녀는 수십 년 동안 만나지 못한 둘째 이모에 대해 열정을 가질 수 없었고 심지어 가족 상봉에 대한 설렘도 찾아볼 수 없었다.“예정이가 전씨 가문에 시집갈 수 있다니 너무 좋은 소식이야.”이경혜가 무뚝뚝하게 앉아만 있는 것을 본 이은화는 스스로 화제를 찾아야 했다.“네 여동생도 이제 저승에서 편히 쉴 수 있을 거야. 두 딸이 지금 매우 잘 지내고 있으니 말이야. 우리도 어른으로서도 안심할 수 있고.”전태윤의 결혼식에 참석했을 때 이은화는 하예정에게서 큰 언니의 그림자를 찾으려고 했지만, 하예정은 큰 언니와 닮지 않았다고 느꼈다. 오히려 꽃을 뿌리던 우빈이가 그녀의 맏언니와 아주 비슷하다고 느꼈다.당시 이은화는 요행을 바라면서 하예정이 맏언니의 후손이 아니기를 바랐지만 수소문하고 사실을 확인한 그녀는 결국 실망하고 말았다.이경혜가 바로 그녀의 큰 조카였다.그리고 하예정 자매는 맏언니의 후손이었다.하예정은 관성의 갑부 전씨 가문에 시집갔고 이경혜는 성씨 가문의 사모님으로 살고 있었다. 관성에서는 전씨 가문과 성씨 가문이 가장 큰 가문이었다. 만약 두 가문이 서로 손을 맞잡는다면 이씨 가문은 아마도 패배하고 말 것이다.심사숙고 끝에 이은화는 결국 성씨 가문을 방문하여 허심탄회하게 조카딸과 관계를 인정하려 했다.그 깊은 원한은 수십 년이 흘렀는데 누가 맏언니를 죽였다는
“다른 일이 없으시면 돌아가세요. 제가 병원에 가서 손자를 보러 가야 하거든요.”이경혜는 이은화와 이제는 말을 나누기 귀찮아 몸을 일으켜 손님을 배웅할 준비를 했다.이은화가 아무리 뻔뻔해도 이제는 남아있지 못할 것이다.이은화는 그녀가 성씨 가문으로 오면 이경혜가 따뜻하게 맞이할 것으로 생각했다.하지만 자신이 한 일을 생각하더니 이경혜가 그녀를 쫓아내지 않으면 다행으로 여겨야 한다는 생각을 하더니 또 이내 마음이 풀렸다.하지만 이경혜와 하예진 자매는 이은화와 보통 친척들처럼 지낼 수 없었다.그들은 은화가 살인자라고 마음속으로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이은화가 일어나며 말했다.“며칠 후 강성으로 돌아갈 거야. 경혜야, 손자가 한 달 되는 날에 나한테 전화해. 내가 축하주 마시러 올게.”“얼른 가요.”이경혜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이은화는 이경혜를 유심히 들여다보고는 또 성문철에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녀의 조카사위도 집에서 정군호 같은 위치에 있을 것이다. 그녀들 이씨 가문의 여자들은 모두 성격이 무척 강했다.성문철이 아내를 도와 이은화가 가져온 수많은 선물을 전부 이은화에게 돌려주었다.“이 선물들은 네 며느리가 몸보신하라고 가져온 거야. 우리가 몇십 년 동안 만나지 못해서 감정이 없긴 하지만 우리 모두 같은 핏줄이 흐르고 있는데 한 가족이나 다름없어. 내가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영양제들을 선물한 거니 거절하지 마.”“감사해요. 우리 집에는 영양제들이 부족하지 않거든요. 가져가세요. 아니면 제가 쓰레기 처분할 겁니다.”이경혜는 자신의 며느리를 이은화가 보내준 영양제들을 먹게 하지 않을 것이다.이은화는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이경혜는 이은화에게 어떠한 체면도 세워주지 않았다.이은화는 심호흡을 하며 자신에게 화를 내지 말라고 설득하며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애썼고 이내 이경혜에게 말했다.“이 물건은 내가 너희 집으로 가져온 선물이니 네가 처리하고 싶은 대로 해.”이은화는 몸을 돌려 성큼성큼 걸어갔다.이경혜 부부는 물건을 든 채로 그녀
“그래.”성문철은 직접 이은화가 보낸 물건을 밖에 있는 큰 쓰레기통에 버렸다.이경혜는 소현이네 새 별장에 갔다. 그 별장은 성소현의 미래 신혼집으로 될 곳이다.이경혜가 들어왔다는 노동자의 말에 예준하와 성소현은 뒤 정원에서 이경혜를 마중 나왔다. 두 사람은 방금 뒤 정원에서 노동자들이 일하는 것을 보고 있었다.“엄마.”“아주머니.”두 사람은 이경혜에게 인사했다.성소현은 어머니 곁으로 다가가 다정하게 팔짱을 끼며 눈웃음 지으며 말했다.“엄마, 드디어 오셨네요.”이경혜는 딸의 이마를 쿡 찌르며 말했다.“이제 좋아?”예씨 가문이 입장을 밝히고 게다가 소지훈이 끼어드는 바람에 이경혜는 드디어 예준하가 딸과 함께 하는 것을 허락했다.두 사람은 언제든지 결혼해도 된다.이경혜는 더는 두 사람 사이를 반대하지 않았다.예준하는 관성에 집이 두 채 있었다. 이 별장은 그들 성씨 가문의 옆집에 있었다. 예준하가 오랫동안 관성에서 일해야 하거니와 성소현도 결혼 후 여전히 관성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이경혜도 딸을 자주 볼 수 있어서 그야말로 일거양득이었다.성소현은 자라면서 두 남자를 좋아했는데 한 명은 전태윤이고 다른 한 명은 예준하였다.전태윤은 성소현을 좋아하지 않았다. 지금은 또 하예정의 남편으로 되었고 부부의 감정도 매우 좋았으며 하예정이 임신했기 때문에 성소현은 더는 그에게 매달리지 않았다.이경혜는 딸이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 다행으로 여겼다.전태윤이 결혼한 것을 알고는 즉시 그 감정에서 빠져나와 더는 전태윤에게 매달리지 않았다.전태윤과 함께하지 못한 딸이 평생 결혼하지 않을까 봐 이경혜는 무척 걱정했다.딸이 평생 홀로 사는 것과 예씨 가문으로 시집가는 것을 동의한다는 것, 이경혜는 틀림없이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너무 좋아요! 정말 좋아요! 좀 이따가 새언니에게 밥 가져다드릴 때 나도 불러줘요. 저도 그 아기가 너무 보고 싶어요.”이경혜도 흐뭇하게 웃었다.“우리가 저녁에 갈 필요가 없다고 했어. 장모님이 음식을 가
“엄마, 우리한테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르니 엄마와 아빠는 최대한 외출을 자제해요.”성소현이 걱정스럽게 말했다.그녀는 엄마의 말을 기다리지 않고 또 강력하게 말했다.“하지만 관성에 있는 이상 무서워할 건 없어요. 감히 뭘 하려고 하면 올 때는 마음대로 와도 갈 때는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걸 보여줄 거예요.”이경혜가 말했다.“걱정하지 마. 대놓고 우리한테 아무 짓도 못 할 거야. 그리고 암암리에서 뭘 한다고 해도 그냥 당하지만은 않을 거야. 예전에는 내가 어려서 그녀의 성격을 몰랐지만 한 번 만나보니 이제 어떤 사람인지 알 것 같아.”“외할머니의 죽음은?”성소현이 이경혜를 보며 묻자, 이경혜가 대답했다.“엄마는 언젠가 진실이 모두 밝혀질 거라는 걸 믿어. 그러니 소현아, 너는 이 일에 신경 쓸 필요 없이 너의 회사를 잘 관리하고 또 준하 씨와 데이트나 잘해. 그리고 준하 씨 집 인테리어가 끝나면 결혼에 대해 생각해 봐야지. 너희들 둘 다 이제 어리지 않잖아.”이제 막 손주를 품에 안은 이경혜는 외손주도 빨리 안고 싶어서 성소현과 예준하의 결혼을 서두르려고 했다.때마침 예준하가 이경혜에게 따뜻한 차를 가져오다가 그녀의 말을 듣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주머니 저와 소현 씨는 금년에 결혼할 생각은 없어요. 이 집을 안팎으로 모두 다 손을 봐야 하는데 면적이 커서 빨리 끝낼 수가 없어요. 제일 빨라도 연말이 되어야 할 듯해요. 그래서 내년 초로 생각해 봤는데 그때가 되면 예정 씨가 만삭이어서 우리 결혼식에 참가하려면 아주 불편할 것 같아요. 소현 씨가 예정 씨도 그렇고 혜진 씨까지 모두 결혼식에 꼭 참석하기를 바라요. 그래서 소현 씨와 상의한 결과 효진 씨와 예진 씨가 출산한 다음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어요.”이경혜은 예준하를 보다가 다시 성소현을 보면서 말했다.“두 사람의 인생 대사이니 둘이 잘 협의해서 결정해. 엄마는 언제든지 결혼할 수 있는 비용을 준비하고 있을 테니, 준비되면 언제든지 말해. 바로 결혼시켜 줄 수 있어.”성소현이 얼굴을
어느 월세방에서 여운초의 두 고모가 아주 오래된 나무 소파에 앉아 있고 여운별은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들 앞에는 아주 오래된 나무 테이블이 있었는데 그 위에는 썩은 사과 몇 개가 놓여 있었다.여운별의 큰고모 여미란이 난감한 표정으로 작은 조카에게 말했다.“운별아, 보다시피 고모가 지금 이런 곳에서 살고 있어. 그리고 소개를 받아 어느 호텔에서 청소부 일을 하고 있는데 공장에서 청소부 할 때보다 조금 더 받는다고 하지만 겨우 몇십만 원이야. 네가 먼저 찾아와줘서 고모는 고마운데 경제적으로 너를 도와줄 수 없어 미안하다.”이어서 여운별의 둘째 고모 여미정도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운별아, 둘째 고모가 너를 제일 이뻐하는 거 알지? 그런데 우리 지금 너의 큰 언니 때문에 집도 없어서 겨우 이런 작은 집에 월세로 살고 있어. 우리 이 나이에 청소부를 하며 겨우 생활하고 있어. 마음은 너를 도와주고 싶지만 보다시피 그럴 수가 없어.”그러더니 그녀는 또 태도를 바꿔서 여운초를 욕했다.“이게 다 그 맹인 때문이야. 전씨 가문을 뒤에 엎고 우리에게 무자비하게 복수를 했으니 말이야. 설사 우리가 잘못한 일이 있다고 해도 자기는 다치지 않았으면서 말이야.”예전에 여미란과 여미정이 연합하여 여운초를 납치하려고 했다가 여운초가 먼저 알아채고 그들의 계략을 파괴했으며 그 후로 전이진이 그들에게 복수하면서 그녀들 가족의 사업이 몰락하였고 빚까지 안게 된 것이다. 하여 그들은 집과 차, 그리고 모아두었던 사치품까지 모두 팔아서 빚을 겨우 갚고 모두 관성에서 제일 외진 구시가지에 있는 낡은 집을 빌려 임시로 생활하게 되었다.그런데 이런 후진 곳도 한 달에 집세와 공과금을 합치면 20만 원이 넘는다.예전에 20만 원은 그들에게 돈도 아니었는데 지금은 20만 원이 그들의 며칠 급여가 되었다.하지만 겨우 찾은 저렴한 집도 얼마 지나지 않으면 재건축해야 해서 떠나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이곳도 더 이상 후진 구역이 아니라 새롭게 번화한 곳이 될 것이다.그러면 집세도 무조건
여미란의 말을 듣고 있던 여운별이 당황하며 말했다.“가본 적은 있는데 들어갈 수가 없었어요. 집안의 가정부들을 모두 바꿨더라고요. 가정부는 물론이고 집에 개도 네 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들어가려고 하다가 개들에게 물릴 뻔해서 바로 도망쳤어요. 그런데 전과 다른 건 못 느꼈어요. 예전에도 집에서는 아무런 장애 없이 다녔으니 정말 안 보이는지 아니면 안 보이는 척하는지 알 수가 없죠. 들어가게 해달라고 했는데 눈이 보이지 않아서 안 된다고 했어요. 그런 걸 보면 아직 치료된 건 아닌 거 같았어요.”여운별이 계속해서 말했다.“작은고모가 10년 동안 그렇게 병원들을 돌아다녔어도 치료하지 못한 눈을 예씨 가문 넷째 며느리가 고칠 수 있을까요? 아무리 신의의 수석 제자라고 대단하다고 소문이 났어도 그건 다 사람들이 지어냈을 거예요. 신의가 정말 있다고 한들 그 역시 사람이지 신은 아니잖아요. 수많은 의사가 치료하지 못한 눈을 무슨 수로 치료하겠어요. 아마 영원히 회복할 수 없을 거예요. 그리고 전이진과 결혼한다고 해도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데 눈을 회복하면 뭐 해요? 엄마가 그러는데 여운초는 절대 임신할 수 없대요. 그러니 재벌 집은 물론이고 일반 가정이라고 해도 아이를 낳을 수 없으면 결혼을 하더라도 결국 이혼당할 거예요.”여미란과 여미정이 의아한 표정으로 서로 마주 보다가 여운별에게 물었다.“너의 엄마는 운초가 임신할 수 없다는 걸 어떻게 알아?”여운초는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어떻게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거지?“그건 저도 잘 몰라요. 언젠가 여운초 때문에 화가 나서 엄마를 찾아가서 울었는데 그때 엄마가 얘기했어요. 그런데 여운초가 아이를 낳을 수 없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는 얘기하지 않았어요. 다만 엄마가 아니라고 하면 그럴 거예요. 엄마가 낳은 자식인데 모를 리가 없잖아요?”여미란이 말했다.“만약 정말로 너의 엄마 말대로 여운초가 아이를 낳을 수 없다면 전이진과 결혼한다고 해도 나중에는 반드시 쫓겨날 거야. 하예정이 전씨 가문에 시집가서 1년 동안
“너와 여운초의 전쟁은 어디까지나 자매지간의 다툼이고 가정사이기 때문에 하예정이 아무리 남의 일에 참견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해도 자매지간의 문제에는 끼어들지는 않을 거야.”여운별이 화를 냈다.“그럼 하예정을 저대로 가만히 놔두라고요? 그녀의 행복은 우리의 고통으로 바꾼 거예요!”“그래도 참아야 해. 지금 우리의 조건으로 하예정을 어떻게 할 수 있겠어? 너 지금 집에도 마음대로 들어갈 수 없는데 뭐로 전씨 가문의 큰 며느리를 상대할 거야?”여운별은 자기를 도와줄 사람을 찾았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정현숙이 두 사람이 연합하기로 한 것을 다른 사람에게 절대 알리면 안 된다고 했던 것을 생각하고 참았다.여운별은 아직 정현숙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정현숙은 여운별이 여씨 가문에 돌아간 후의 표현을 보고 연합을 결정하겠다고 했다.“운별아, 우리가 상대의 기세를 북돋우고 우리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실이 그래. 그러니까 너 우선 여씨 가문을 되찾아야 해. 그리고 여씨 가문의 힘을 충분히 키운 다음, 복수를 해도 늦지 않아.”“그래 운별아,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지나도 늦지 않다고 하잖아.”여운별이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큰고모, 둘째 고모, 알았어요. 저 예전처럼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을 거예요. 저 이제 예전에 충동적이고 오만하며 변덕스럽던 여운별이 아니에요. 근데 오빠와 동생들은 언제 돌아와요? 오빠와 동생들에게 저와 같이 집으로 가서 사냥개들을 죽여서 제가 집으로 들어갈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하러 왔어요. 저의 핸드폰, 은행카드 그리고 다른 중요한 물건들 모두 그 집에 있어서 반드시 들어가서 가져와야 해요. 여운초 옆에 아무리 전이진이 있다고 해도 저 꼭 앞을 못 보는 여운초를 이길 거예요.”여운초를 괴롭히는 건 항상 그녀였으니 말이다.만약 눈먼 여운초와 싸워서 이길 수 없다면 정현숙이 그녀와 연합하려 하지 않을 거고 그렇게 되면 외부의 세력이 없는 상황에서 혼자의 힘으로 관성에서 큰 일을 할 수 없기에 절대 그렇게 놔둘 수
잠시 침묵하던 여운별이 여미란과 여미정을 보고 말했다.“큰고모, 둘째 고모, 제가 일단은 갈 곳이 없으니, 여기에서 밥 먹고 오빠들이 올 때까지 기다릴게요. 오빠들이 여운초가 키운 사냥개들을 죽여서 제가 집으로 들어가는 걸 도와주면 반드시 보답할게요.”“여기 있는 거 당연히 돼. 우선 잠깐만 기다려 저녁을 바로 할 거니까 밥먹고 오빠들이 퇴근해서 돌아오면 같이 다녀오라고 할게.”여운별이 보답할 거라는 말에 여미란과 여미정은 아주 열정적으로 같이 식사하자고 했다.“운별아, 저녁에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이모한테 말해. 지금 가서 사다가 맛있게 해줄게. 그런데 고모 요리 실력은 너도 알다시피 마음에 안 들어도 봐줘.”여씨 가문이 아주 큰 재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부족한 것 없이 부유했기에 여미란은 태어나서부터 고생이라는 걸 해본 적이 없었다. 큰 다음에도 남편 가문이 그녀의 여씨 가문과 비슷했기에 큰 부자는 아니지만 작은 공장들을 운영하면서 보통 사람들보다는 부유하게 경제적으로 부족한 것 없이 살아왔다.그리고 집에 밥을 해주는 가정부가 계속 있어 직접 요리할 필요가 없었기에 요리 실력은 별로였다. 비록 가끔은 요리한다고는 하지만 그냥 먹어줄 만한 정도였다.그런데 이제 돈이 없어 가정부들 없이 스스로 자립 갱생해야 했기에 여미란과 여미정은 매일 식구들의 삼시세끼를 직접 책임져야 했는데 그 덕분에 요리 실력은 예전보다 조금 좋아진 듯했다.하지만 그녀들은 여운별의 입이 짧은 걸 알기에 설사 그녀들의 요리가 여운별의 입에 맞지 않아서 화낼까 봐 걱정되었다.여미란과 여미란은 조카인 여운별이 비록 회유하기 쉽지 않고 성질도 까탈스러웠지만 오빠와 언니가 제일 아끼고 예뻐하는 딸이었기에 그녀들은 줄곧 여운별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했었다.예전에도 여운별에게 잘 보여야 했는데 지금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지금 두 가족의 재기는 모두 여운별이 여운초의 손에서 여씨 가문을 뺏어 오는데 달려 있기 때문이다.여미란과 여미정의 오빠는 십여 년 형을 선고받았고 언니도 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