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하예진이라고 해요.”하예진은 먼저 오른손을 내밀었다.이윤미가 선글라스에 검은색 마스크를 썼지만 하예진은 여전히 그녀를 한눈에 알아보았다.이윤미가 자신과 많이 닮았기 때문이다.두 사람은 얼굴뿐만 아니라 몸매까지 닮았다.하예진이라는 말에 이윤미는 오른손을 뻗어 하예진과 악수를 한 뒤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벗으며 인사했다.“안녕하세요. 저는 이윤미라고 해요.”하예진은 웃으면서 말했다.“이윤미 씨.”하예진은 아들에게 인사드리라고 알려주었다.이윤미는 우빈이를 보더니 허리를 굽히고 손을 뻗어 우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했다.“너무 멋지게 생겼네요. 아들이에요?”하예진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아요. 우빈이라고 해요.”“우빈아, 안녕!”우빈이는 앳된 목소리로 인사했다.“윤미 이모. 안녕하세요. 윤미 이모, 왜 우리 엄마와 많이 닮으신거죠?”이윤미가 가볍게 웃으면서 대답했다.“엄마랑 인연이 있어서 닮은 거야. 이모가 우빈이랑도 비슷한걸.”“저는 우리 엄마 닮았고 이모가 우리 엄마를 닮았으니 저와 좀 닮았겠네요.”이윤미는 우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총명하다고 칭찬했다.이윤미는 몸을 일으키면서 하예진에게 말을 건넸다.“실례지만 사모님께서 집에 계신가요?”“네, 집안에 계세요. 저 따라오세요.”하예진은 손바닥을 내밀어 이윤미에게 따라오라는 손짓을 하며 이윤미를 데리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집안으로 들어서자 이윤미는 소파에 단정하게 앉아 있는 이경혜를 보았다.“이모, 윤미 씨께서 오셨어요.”하예진이 앞으로 나서면서 말했다.이윤미는 이경혜 앞으로 다가서면서 공손하게 말했다.“사모님, 안녕하세요. 이윤미예요. 갑자기 찾아뵙게 되어 실례될지 모르겠어요.”이경혜는 고개를 들어 이윤미를 훑어보았다.이경혜는 강성에서 멀리에서만 이윤미를 몇 번 보았을 뿐 가까이서 만나 본 적은 없었다.이윤미는 하예진과 자매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닮았다.“윤미 씨, 앉으세요.”이경혜는 이윤미에게 앉으라고 표했고 하예진은 이윤미에게 소
이경혜는 이윤미를 이전에 본 적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이 첫 만남인 것처럼 말을 꺼냈다.이윤미는 빙빙 돌려서 말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오늘 찾아온 목적을 말했다.“저는 강성 이씨 가문의 큰딸이에요. 1년 전에 이씨 가문으로 돌아왔고 이전에 이씨 가문에 있던 그 딸은 친딸이 아니었어요. 저도 이씨 가문의 과거 역사를 조금 전해 들었어요.”“사모님도 이씨 성이라고 들었는데 오늘 제 마음속 의문의 답을 찾으려고 이렇게 실례를 무릅쓰고 찾아왔어요.”이경혜는 말을 하지 않고 이윤미가 계속 말을 이어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사모님과 DNA 검사를 통해 저의 의심에 대한 답을 구하고 싶어요.”만약 이경혜가 이윤미 이모의 딸이라면 이윤미는 분명 이경혜와 사촌 자매일 것이다. 두 사람이 DNA 검사를 하게 되면 혈연관계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이경혜는 이윤미가 DNA 검사하러 이곳에 찾아올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이윤미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저와 저의 엄마도 DNA 검사를 했기 때문에 저한테도 검사 기록이 남아있거든요. 사모님께서도 저와 DNA 검사를 하시고 그 두 기록을 비교해보면 사모님이 저와 한 가문의 사람인지 확인할 수 있을 거예요.”이윤미와 이경혜가 DNA 검사를 하면 분명 답이 나올 것이다. 거기에 이 가주의 DNA 검사 기록으로 수치를 비교해 본다면 같은 혈육일지 더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또한 이경혜와 이 가주가 자매 사이일 확률이 높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다.이경혜는 가만히 이윤미를 지켜보다가 그제야 이윤미에게 물었다.“윤미 씨, 식구들 몰래 여기로 왔죠? 윤미 씨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세요? 이 결정이 당신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도 아시는 거죠?”이윤미가 스스로 찾아와 DNA 검사 제안한다면 이경혜는 물론 기꺼이 협력할 것이다.하지만 이윤미는 결국 이씨 가문 가주의 친딸이고 앞으로도 이씨 가문의 주인으로 될 수 있는 사람이다. 이윤미가 이렇게 행동한다면 앞으로 이씨 가문의 가주 자리를 빼앗기게
“제 마음을 의심할 필요 없어요. 저는 단지 사모님과 같은 혈육을 가졌는지를 알고 싶을 뿐이에요.”이윤미는 이경혜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었다.친어머니에 대한 루머만으로도 이윤미와 이경혜는 적대적인 관계를 이룰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그런데 이윤미가 이경혜에게 DNA 검사를 요청했으니 이경혜가 그녀를 의심하는 것은 정상이라고 생각했다.“그 루머가 사실이라면 어떻게 처리할 건가요?”이경혜가 불쑥 물어보았다.이윤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비록 이씨 가문에서 자라지 않았고 이씨 가문으로 돌아온 지 겨우 1년밖에 안 되었지만 이윤미는 결국 이 가주의 친딸이었다.이윤미가 같은 혈육을 가진 엄마를 해치는 것은 결코 해내기 어려운 일일 것이다.반나절 후 이윤미가 말을 이었다.“증거가 있으시면 하고 싶은 대로 하셔도 돼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만 사모님과 적대적 관계를 이루지 않는 것뿐이에요. 저의 어머니가 벌을 받는다 해도 저는 사모님을 원망하지 않을 거예요.”이윤미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경혜와 적이 되지 않는 것뿐이다. 이경혜가 어머니를 감옥에 보내려고 해도 막지 않을 것이란 의미였다.만약 소문이 사실이라면 이윤미는 자신의 어머니가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직접 친어머니를 감옥으로 보내게 하는 것은 잔인한 일이지만 윤미 씨가 어머니께 자수하라고 설득할 수는 있다고 봐요.”이윤미는 멈칫하더니 또 말을 이었다.“소문이 사실이라면 제가 어머니께 자수하시라고 설득할 겁니다. 하지만 여전히 자수하는 것을 싫어하신다면 제가 제 손에 있는 모든 증거를 사모님께 넘겨드릴 테니 어떻게 처리할지 사모님께서 결정하시면 돼요.”“소문대로 이 가주는 매우 악랄하고 무자비한 사람인데. 이렇게 악독한 사람 밑에서 윤미 씨처럼 사리 밝은 딸이 태어날 수 있다니, 놀랍네요.”이윤미는 쓴 웃음 지으면서 자신을 비웃었다.“아마도 제가 친어머니 곁에서 자라지 않은 탓일 거에요. 저는 다만 진실을 찾고 싶을 뿐 제 것이 아닌 것에 대해 욕심내지 않으려고요. 이씨
이 가주의 아들은 남편의 성을 따라야 했고 이씨 그룹을 이어받을 수 없지만 결국 이윤미의 형제들이었고 여전히 이 가주의 친아들이었다. 이 가주도 아들이 이렇게 가문에서 머리를 쳐들지 못하고 수그러드는 모습에 가슴 아파하고 있었다.그러나 가주로서 주인의 권력 계승을 지켜야 했으며 다른 사람들이 가주와 맞서 싸우지 않도록 보호해야 했다.이 가주가 키운 늑대들은 이 가주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이윤미는 세 형제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었고 그들도 이윤미를 여동생으로 여기지 않았다.형제들과 형수님들 눈에는 이윤정만이 그들의 여동생이라고 여겼다. 그들은 이윤정과 연합하여 이윤미에게 걸림돌을 만들어주고 함정에 빠뜨리고 온갖 계략으로 그녀를 모함했다.이윤미는 형제들과 형수님들을 해결하는 것은 아무 일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만 지금 형제들과 형수님들에게 여전히 어느 정도 권력을 짊어지고 있었기에 이윤미가 가주의 자리에 오른 후에도 어느 정도 노력을 거쳐 쫓아내야 했다.이윤미가 만약 이씨 그룹을 이어받을 필요 없다면 그녀는 분명 아무런 걱정도 없을 것이라고 여겼다.그녀는 이 상황에 관에 다소 피하고 싶은 심리상태를 보였다.이경혜는 이씨 가문의 주인 자리를 빼앗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이윤미에게 알려주었다. 이경혜의 현재 신분과 지위로 보면 이씨 그룹이 눈에 들어올 리가 없었다.이씨 그룹은 강성의 몇몇 대가문 중에서도 이미 서열 꼴찌로 된 셈이라 시간이 지남에 따려 그 세력도 점점 쇠퇴해지고 있다.만약 이윤미가 이씨 가문을 잘 이끌지 못한다면 아마 이씨 그룹은 곧 강성 상류사회의 울타리를 벗어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이경혜의 동생이자 하예진 자매의 어머니는 세상 떠난 지 10여 년이나 되였으니 고려할 필요는 없었다. 하예진 자매 중 하예정은 지금 전씨 가문의 사모님으로 되었기에 강성으로 달려가 이씨 그룹을 이어받지는 않을 것이다.그리고 하예진도 요즘 요식업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었고 이경혜의 친딸인 성소현은 속셈이 많은 사람이 아니기에 아마도 이씨 그룹을 이어받지
이윤미가 칼로 손가락을 살짝 베고 피 몇 방울을 떨어뜨린다면, 상처가 깊지 않으면 가족들이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이씨 가문의 사람들이 이윤미를 무시하는 태로도 보면 그녀가 손목을 그어 상처가 난다 해도 가족들은 분명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이경혜는 부드럽게 식사 요청 했다.“너무 조급해할 필요 없어요. 우리 집으로 오시면 다 손님인데 여기서 식사하고 가세요.”“고마워요, 사모님. 바로 가야 해요. 오늘 밤 10시 전에 집에 도착해야 하거든요.”이경혜는 한참을 침묵하더니 그제야 입을 열었다.“그럼 저도 더는 고집하지 않을게요.”그녀는 집사에게 작은 칼을 가져오라고 지시했고 뒤이어 집사에게 그 칼과 컵을 이윤미에게 드리라고 했다.이윤미는 칼을 들어 바로 자신의 손가락을 베었고 피가 흘러나올 때 컵으로 재빨리 받았다. 피가 몇 방울 흐른 뒤에야 이윤미는 비로소 손으로 그 상처를 꾹 눌렀다.이윤미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즉시 칼로 손을 베어내는 모습을 본 이경혜는 그녀가 분명 독한 사람일 것으로 생각했다.이윤미는 현재 이씨 가문 사람 중 가치관이 가장 올바른 사람인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만약 이런 사람을 적으로 두고 싸우게 된다면 매우 골치 아픈 일이기 때문이다.하예진는 다가가서 지혈 패치를 가지고 오더니 포장을 뜯어 이윤미의 상처에 붙여주었다.“고마워요.”“별말씀을요.”이윤미는 자신의 피가 담긴 컵을 이경혜 앞에 놓으며 이경혜에게 말을 건넸다.“사모님, 이 정도 피면 충분하겠죠?”“충분해요.”이경혜는 사람을 시켜 랩을 가져와 그 컵을 밀봉하라고 했다. 좀 있다가 이윤미와 함께 그 피를 가지고 검사하러 갈 계획이었다.“고마워요, 윤미 씨. ”이경혜는 공손하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이윤미는 빙그레 웃으면서 대답했다.“제가 더 고맙죠. 사모님께서 저를 믿어주셨는데. 사모님, 제가 시간이 없으니 이만 먼저 가볼게요. 얼른 식사하세요. 나중에 시간이 된다면 꼭 식사 한번 대접해 드릴게요.”“예진아, 윤미 씨 좀 데려다줘.”시간이 촉박해
이경혜는 하예진이 이윤미를 배웅할 때 큰아들 성기현에게 전화를 걸었고 성기현이 전화를 받자 큰아들에게 부탁했다.“이윤미가 조금 전에 우리 집으로 왔어. 사람을 시켜 이윤미가 관성에서 떠난 뒤로 이윤미가 관성으로 왔던 흔적을 모두 지워줘.”성기현은 이유도 묻지 않은 채 바로 대답했다.“알겠어요.”“그리고 일찍 퇴근해. 와서 청하도 좀 돌보고.”“네.”이경혜는 전화를 끊었다.이윤미가 성씨 가문으로 방문한 사실과 성씨 가문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무슨 일을 했는지 애물단지 하예정조차도 몰랐다.하예정은 지금 서원 리조트의 애물단지였다.저녁 9시가 되어서야 하예정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전태윤은 드디어 아내를 접촉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여보.”전태윤은 아내보다 먼저 방으로 들어가 있었다.하예정이 임신한 사실을 안 후로 시댁 식구들은 하예정의 주위를 맴돌며 그녀를 정성껏 보살펴 주었다. 전태윤의 어떠한 도움도 필요 없을 정도로 말이다.하예정 옆에 앉아있던 전태윤은 결국 열정스러운 시댁 어르신들에게 밀려 구석에 앉아있기만 했다.그렇게 몇 번 반복했고 전태윤은 어쩔수 없이 먼저 방에 들어가 애물단지 아내를 기다기만 했다.문 여는 소리를 듣자마자 전태윤은 바로 일어나 마중 나갔다.하예정이 들어오자 전태윤은 사랑하는 아내를 품에 끌어안았다.부드러운 향기가 전태윤의 품을 가득 채웠다. 전태윤은 아름다운 아내를 껴안으면서 감탄했다.“드디어 우리 마누라를 안게 되는군. 드디어 내 품으로 돌아왔어.”“당신이 임신한 것이 분명 나에게도 공이 있는데. 나를 한쪽으로 밀어버리는 거 있지.”전태윤의 말속에는 서러움이 묻어 있었다.하예정은 남편의 품에 안겨 하소연을 들으며 웃었다.“서러워하지 마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보살핌받는 저도 너무 익숙하지 않아서 뛰쳐나오고 싶었는걸요. 그 열정이 너무 부담스러워요.”전태윤은 하예정을 안아 들고 침실로 들어가 그녀를 큰 침대에 눕혔다. 그리고 허리를 굽혀 아내의 얼굴에 뽀뽀한 뒤 웃으면서 말을
“언니랑 이모들한테는 알려 드렸어요?”하예정은 시댁 식구들에게 둘러싸이는 바람에 가족과 친구들에게 이 기쁜 소식을 알릴 시간이 없었다.하지만 남편이 자랑을 많이 할 거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이전에 소정남이 심효진이 임신한 소식을 받자마자 군데군데 자랑질하며 다닌 것에 대해 전태윤은 마음이 답답해 죽을 지경이었다.전태윤과 하예정은 먼저 결혼하고 그 뒤로 정이 생긴 케이스였다. 서로 존경하면서 선을 지키는 사이로부터 금실 좋은 부부로 되기까지, 하예정은 여전히 임신하지 못했다.그러나 소정남은 결혼한 지 한 달 만에 심효진이 임신했기 때문에 전태윤이 답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처형과 성 대표에게는 이미 알려줬어. 하지만 이모 번호가 갑자기 생각나지 않아서 성 대표에게 전화해서 알려줬어.”“이모한테서 전화 안 왔어?”전태윤은 이경혜가 알면 기뻐하면서 하예정에게 전화할 줄 알았다.“언니가 메시지로 제가 임신한 거 맞냐고 물어봤어요. 언니는 우리가 이미 돌아온 것을 모르시더라고요. 아직도 이모 댁에 계시나 봐요.”전태윤은 웃으면서 대답했다.“맞다! 나도 너무 기뻐서 우리가 관성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미처 얘기 못 했으니 처형이 우리가 아직도 예진 리조트에 있다고 생각했나 봐.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좋은 일인걸. 우리 먼저 몰래 이 기쁨을 나누는 것이 얼마나 좋아!”“이제는 다른 사람들에게 말해선 안 돼. 아니면 또 우리 여보를 빼앗아 갈 테니까.”하예정은 그런 남편을 보며 농담했다.“말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다 얘기한 거 아니에요? 이젠 말하면 안 된다니요. 온 세상 사람들이 다 알길 바라면서...”하예정이 결혼한 뒤로 계속 임신 하지 못했기에 관성의 기자들조차 하예정의 임신 소식을 주시하고 있었다.전태윤은 속으로는 답답했다.이번에 아내가 정말로 임신했으니 전태윤도 허리를 펴고 다닐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하예정이 금방 임신한 터라 집안 어른들도 친한 지인끼리만 알려줄 뿐 임신 초기에 대외로 공개하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만약 전태윤
하예정은 언니와 이모께 할머니께서 하신 제안을 조용히 물어보았지만 언니와 이모는 여전히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했다.3년 이상 임신 못 한다면, 부부의 건강문제가 확실히 아니라면 그때 가서 할머니께서 말씀하신 대로 해보자고 결정했다.한 아이를 입양해 그 기운으로 임신하려고 말이다.그때 정겨울이 하예정이 임신했다고 말했으니 하예정의 그 기쁨을 누구 알아주리! 전태윤은 상상도 못 할 것이다.“어머님과 아버님께서 내일 제 계좌로 400억을 입금할 거라고 하셨어요.”하예정은 갑자기 남편에게 말을 건넸다.“저한테 주는 상이라고 하셨어요. 임신 후로도 몸매가 변하는 것이 두렵지 않다면 아기를 더 낳으라고 제안하셨고요.”“제가 전씨 가문의 큰 공신이라며 꼭 상을 줘야 한대요. 우리가 아기를 가지는 게 부부에게 있어서 가장 평범한 일 아니에요?”하예정을 말을 꺼내면서 매우 답답해 났다.시부모님이 직접 400억을 주신다고 하니 임신하고 아이를 낳는 것이 마치 장사하는 것처럼, 거래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하예정은 임신과 출산이 돈과는 상관없는 전태윤과의 사랑의 결정체이고 두 사람 생명의 연속이라고 생각했다.웃으면서 침대 머리맡에 기대앉은 전태윤은 하예정을 자신의 품으로 끌어왔다.“이건 우리 명문가들의 습관이라고 할 수 있어. 우리 전씨 가문도 다른 큰 가문과 마찬가지도 아랫사람들이 임신하게 되면 어르신들이 저택 혹은 고급 차, 값비싼 액세서리, 심지어 자가용 비행기, 자가용 요트까지 선물하거든.”전태윤도 하예정에게 선물을 준비했다.며칠 후면 전태윤과 하예정의 결혼기념일이다.전태윤은 하예정을 위해 고급 차와 고급 저택, 그리고 개인 요트 한 척을 결혼기념일 선물로 주려 했다.하지만 지금 하예정이 임신했기에 전태윤은 몇 가지 선물을 더 추가해서 아내에게 주기로 했다.부모님께서는 아내에게 돈을 선물했고 전태윤도 사랑하는 아내에게 거액의 돈을 선물하려 했다.하지만 결혼한 뒤로 모든 재산을 두 사람이 함께 소유하고 있다 해도 독립적인 성격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