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이윤정의 눈물을 닦아주며 부드럽게 말했다.“고현 씨는 젊고 유능해. 게다가 고씨 가문은 우리 이씨 가문보다 재력이 뛰어나고 강성에서도 지위가 높지. 그러니 고현 씨가 우리 집에 사위로 들어오는 일은 불가능해.”“너는 그 사람이 너를 깊이 사랑하게 만들어서, 그가 너를 위해 이씨 가문의 사위가 되기를 원하게 만들어야 해. 지금은 윤미가 돌아왔으니 우리 이씨 가문의 가법에 따르면 이후에도 윤미가 후계자가 될 거야. 엄마는 원치 않지만 가법은 어쩔 수 없는 거니까 엄마도 어쩔 수 없어.”“하지만 이렇게 되는 것도 나쁘지 않아. 이윤미와 고현 씨는 불가능해졌으니 너는 당당하게 고현 씨를 짝사랑할 수 있어, 윤정아, 네가 고현 씨를 좋아한다면 그를 짝사랑할 때 올바른 방법으로 다가가야 해. 세력을 믿고 억지로 하려고 하지 말고. 지금 네 연적들은 다 아주 강하니까 말이야.”“어떻게 하면 고현 씨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지 생각해 봐. 그가 너를 사랑하게 만들기만 하면 네 적수들이 아무리 강해도 소용없다는 걸 기억해.”이윤정은 생각에 잠겼다.“전호영은 뻔뻔하게 남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고 고현 씨에게 끈질기게 달라붙어서 고현 씨도 어쩔 수 없잖아. 전호영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계속 밀어붙이고 있으니 너도 전호영을 따라 해봐.”이윤정은 엄마의 말에 동의하며 말했다.“엄마, 알겠어요. 전호영을 상대하는 데 신경을 쓰지 않고 고현 씨에게 집중할게요. 그의 마음을 얻는 게 중요한 일이에요.”이 대표는 웃으며 딸을 칭찬했다.“역시 내가 키운 딸답네, 금방 이해하네.”“인제 그만 슬퍼하고 화장을 고쳐. 엄마가 네 형수에게 전화해서 같이 쇼핑 다녀오라고 할게. 원하는 거 있으면 사.”“고마워요, 엄마.”이윤정은 기분이 좋아져서 바로 일어나 화장실로 가서 화장을 고쳤다.그리고 이 대표는 정말로 이윤정의 형수에게 전화를 걸어 회사로 와서 이윤정이랑 쇼핑하라고 했다.화장을 고치고 있는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곧 이 대표가 꾸짖는 소리가 들려오
“이윤미, 어서 나가. 여기서 엄마 기분만 상하게 하지 말고. 엄마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좀 봐. 어서 나가.”이윤정은 착한 척하면서 이윤미에게 나가라고 얘기했다.그녀는 이윤미를 밀면서 나가라고 했다.이윤미는 더 이상 해명하지 않았고 반항하지도 않았다. 그녀는 이윤정이 자기를 끌고 나가도록 내버려 두었다.이윤정은 이윤미를 사무실 밖으로 내보낸 후 쾅 하고 문을 닫았다.그녀는 속으로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이 대표가 이윤미에게 맡긴 작은 사업과 자회사들의 일은 훌륭하게 마무리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다른 사람들이 도와준 것이고 오빠들의 공로를 가로챈 것이었다. 이렇게 되니 이윤정은 안심이 되었다.이윤미가 계속해서 엄마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그녀가 아무리 엄마의 친딸이라 해도 가주 자리에 오를 수 없을 것이다.그렇게 되면 엄마가 가주 자리를 자신에게 물려줄 수도 있다. 어차피 그녀는 어릴 때부터 가주로 훈련받았으니까 말이다.엄마만큼 대단하진 않지만 이윤미 같은 촌뜨기보다는 훨씬 낫다.이윤정은 돌아서며 말했다.“엄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언니는 이제 막 사업에 발을 들였으니 아직 익숙하지 않은 게 당연해요. 예전에 집에서 농사나 짓고 작은 공장에서 일하며 매달 백만 원이나 벌까 말까 했으니까, 큰 사업을 제대로 해내기 어려울 거예요.”이 대표는 한심하다는 듯이 말했다.“우리 이씨 가문의 딸들은 항상 아들보다 뛰어났는데 왜 내 딸은 아무리 도와줘도 제 자리인 걸까? 아무리 그래도 회사에 들어온 지 1년이 됐으면 조금은 알아야 하지 않겠니.”“남의 공을 가로채고 거짓된 수치를 만들어 나에게 보여주면서 마치 능력 있고 대단한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만 하잖아.”“엄마, 윤미 언니에게 조금 더 시간을 주세요. 계속 욕하지만 말고요. 언니가 부끄러워서 고개도 못 들고 있잖아요.”이윤정은 겉으로는 걱정하는 척했다.그녀는 서둘러 이 대표에게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드리며 말했다.“엄마, 물 한 잔 드세요.”이 대표는 이윤정이 따라준 물을 받
이윤미도 모두의 생각을 알고 있었다.따르릉...엘리베이터에 들어간 후 이윤미는 발신자를 확인한 후 전화를 받았다.“아가씨, 제가 소식을 받았습니다. 전임 이 대표, 그러니까 아가씨의 큰이모께서 두 딸이 있었는데 그 두 아이가 수십 년 전에 실종되었다가 지금 관성에서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있습니다.”관성?이윤미는 차갑게 물었다.“그들이 관성의 어디에 있는지, 지금 어떻게 지내는지, 자신의 신분을 기억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전임 가주의 장녀는 관성의 성씨 그룹 대표이사의 엄마이고 차녀는 16년 전 교통사고로 사망했습니다. 하지만 두 딸을 남겼고 그중 한 명이 관성 억만장자 전씨 가문의 큰며느리인 하예정입니다.”이 말을 듣고 이윤미의 얼굴 안색이 변했다.이윤미는 이씨 가문으로 돌아오자마자 가문의 어른들이 비밀리에 나눈 대화를 엿들었다. 가주 자리는 원래 이윤미 엄마의 것이 아니었다. 엄마가 큰이모와 작은이모를 살해하여 가주 자리에 올랐다는 것을 알았다.전임 가주, 즉 이윤미의 큰이모에게는 두 딸이 있었지만 큰이모의 가족이 모두 사망한 후, 그 두 아이의 행방도 알 수 없게 되었다. 사람들은 두 아이도 아마 사망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녀가 이씨 가문으로 돌아온 후, 가문 사람들은 연약한 그녀의 모습에 크게 실망하고 이윤미가 양녀인 이윤정에게 가주 자리를 뺏길까 봐 걱정했다.그래서 가문 사람들은 그녀의 엄마 몰래 두 사촌의 행방을 찾으면서 두 사촌이 살아 있기를 바랐다.그러다가 예상치 못하게 두 사촌의 소식을 알게 되었다.게다가 그들의 신분과 지위는 만만치 않았다.성씨 그룹은 관성에서 유일하게 전씨 그룹과 맞설 수 있는 강력한 경쟁자였다.그 말 한마디만으로도 성씨 가문의 실력을 알 수 있었다.비록 둘째 사촌 언니는 일찍 사망했지만 두 딸 중 한 명은 전씨 가문의 큰며느리인 하예정이다. 하예정은 이미 여러 도시의 상류사회에서 유명한 인물이다. 그만큼 하예정의 영향력은 강력했다.하예정과 성씨 가문 사모님이 이 오래 전의 사건을
“아가씨, 이건 숨길 수가 없어요. 정보는 바로 저쪽에서 받은 거예요. 그리고 지금 그들은 이미 관성으로 사람을 보내 성씨 가문 사모님을 만나러 갔어요.”이윤미는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좋아, 알았어. 대표님에게는 일단 비밀로 해둬.”이 대표가 강탈해 온 것은 결국 돌려줘야 할 것이다.어떻게 선택할지는 그녀에게 달려 있었다.통화를 끝낸 후, 이윤미는 엘리베이터 벽에 기대어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다.이 가문은 정말 엉망이었다.만약 그 소문이 모두 사실이라면 친엄마의 손은 큰이모와 작은이모의 피로 물들여져 있다는 뜻이다.권력을 얻기 위해, 친엄마는 가족애마저도 저버린 것이었다. 정말 잔인하고 냉혹했다.그녀는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어떻게 해야 할까?같이 동조하는 것은 이윤미가 할 수 없는 일이었다.비록 시골에서 자랐지만 그녀의 가치관은 바르다. 그녀는 옳고 그름, 선과 악을 알고 있었다.관성의 성씨 가문 사모님이 큰이모의 딸이 맞다면 그때 가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지금 이윤미가 해야 할 일은 먼저 이씨 그룹을 장악하는 것이다. 권력이 있어야만 가주 자리를 큰이모의 후손에게 돌려줄 수 있다.짧은 몇 분 사이에, 이윤미는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그녀는 가주 자리를 큰이모의 후손에게 돌려주기로 결심했다. 그것은 원래 큰이모 집안에 속한 것이었다.이윤미는 가주 자리에 큰 관심이 없었고 족보에 오른 후 어쩔 수 없이 이 책임을 떠맡은 것이었다.자신보다 더 정통적인 후계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흔쾌히 양보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회사를 다시 경영하고자 했다.다만 성씨 가문 사모님의 나이는 이미 50대일 것이다. 그녀가 이씨 가문을 맡게 되면 곧 다시 교체해야 할 것이다. 나이가 많고 열정이 부족하니, 성씨 가문 사모님의 딸이 과연 이 능력을 갖추고 있을지 알 수 없었다.이것이 바로 이윤미가 성씨 가문 사모님에 대한 모든 자료를 조사하게 한 이유였다.곧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이윤미는 태연한 표정으로 엘리베이터에서 나왔
“회사에 돌아가서 일하고 싶다고 엄마에게 말했는데 이윤미가 반대했어요. 회사는 게으른 사람을 필요하지 않는다면서요. 이윤미는 뭐 쓸모 있는 사람이라도 된다는 건가요? 걔도 할 일이 없는 건 마찬가지잖아요.”이윤정은 화가 나서 조윤에게 털어놓았다.집안의 부모님과 형제들 모두가 여전히 그녀를 편애했다.“어머님은 또 무슨 말씀을 하셨니?”조윤는 이윤정과 이윤미가 싸우는 것을 매우 재밌게 여겼다.“엄마께서는 이윤미가 자리 잡지 못하면 가주 자리를 이윤미에게 주지 않을 거라고 했어요. 그 말은 이윤미가 후계자로서 자리를 못 잡으면 나에게도 큰 기회가 있다는 거예요. 형수님, 큰 오빠에게 말씀 좀 해주세요. 엄마 앞에서 나 좀 도와달라고 해요. 회사에 다시 돌아가서 일하게 해주세요.”“난 이윤미와 끝까지 싸울 거예요. 어쨌든 저는 엄마가 직접 키운 후계자잖아요.”이윤정은 이윤미를 이길 자신이 있었다.조윤은 말했다.“우리는 모두 어머님 앞에서 너를 많이 밀어줬어. 너의 큰 오빠도 이윤미는 아직 아니라고 했어. 능력도 없으면서 네가 회사에 돌아가지 못하게 막잖아. 너랑 비교될까 봐 그런 거겠지.”“윤정아, 이 일은 너 스스로 해결해야 해. 어머니는 너를 가장 사랑하니까, 어머님 앞에서 잘 보이고 어머님을 기쁘게 하면 널 다시 회사에 보내주실 거야. 이씨 그룹은 여전히 어머님이 곧 권력이니까, 이윤미는 지금 아무것도 아니야.”“네, 이따가 엄마에게 새 옷 몇 벌과 보석 몇 세트를 사드리고 엄마를 기쁘게 해드릴 거예요. 저녁에는 제가 직접 요리해서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을 몇 가지 만들게요.”이 대표를 기쁘게 하는 일이라면, 이윤정은 백 가지라도 할 수 있었다.그녀는 어릴 때부터 말을 잘 들었고 엄마는 그녀를 가장 사랑하고 애지중지했다.어렸을 때, 오빠들이 잘못을 저지르면 엄마는 가혹하게 벌을 내렸지만 그녀가 엄마에게 애교를 부리며 오빠들을 위해 사정하면 엄마는 오빠들을 용서해 주곤 했다.그래서 오빠들도 그녀를 매우 이뻐했다.또한 아빠도 더 많은 용돈
“이윤미, 이윤미, 이윤미가 뭔데? 비루먹은 개처럼 아무 쓸모 없는 사람이야. 엄마가 포기하면, 누가 이씨의 후계자인지 알게 될 거야. 나를 무시했던 사람들, 두고 봐!”“그리고 고현 씨는 내가 좋아하는 남자야. 언젠가는 나한테 반하게 만들 거야. 엄마도 나와 고현 씨의 사랑을 지지한다고.”이윤정은 생각했다. 지금은 후계자가 아니니까 고현을 먼저 손에 넣고 성공하면 후계자 자리를 다시 찾을 거라고 말이다. 그러면 고현도 얻고 신분과 지위도 갖게 될 거야.완벽해!조윤은 이윤정과 이윤미가 싸우기를 바랐고 그녀의 남편은 어부지리를 노리고 있었다.그래서 이윤정을 칭찬하며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여자라고 착각하게 했다.강성의 하예정은 소씨 가문의 세력을 통해 이씨 가문의 내분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물론, 자신의 삶은 잘 살아야 한다. 먼 강성에 있는 이씨 가문의 내분 때문에 자신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다.하지만 항상 하예정이 행복한 날들을 보내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그녀와 전태윤 사이의 결혼에 문제를 일으키려는 사람들이 있었다.금요일 아침, 그녀는 일부러 일찍 일어나 전태윤과 함께 우빈을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오후에 유치원에 데리러 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야 우빈은 선생님을 따라 유치원에 들어갔다.유치원을 떠난 후, 부부는 각자의 일로 바쁘게 움직였다. 하예정은 서점에 먼저 가는 것이 익숙했다.서점에 들어서자마자 심효진이 말했다.“예정아, 계산대 위에 큰 봉투가 하나 있어. 한 학생이 가져왔는데 그 학생은 낯선 사람이 자기를 붙잡고 그 봉투를 우리 가게에 전달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해. 봉투 위에는 ‘하예정에게’ 라는 글이 쓰여 있어.”“만져보니까 사진인 것 같아.”심효진은 그렇게 말하며 부엌으로 들어가 냉장고에서 어제 남편이 가져다준 과일을 꺼냈다. 그리고 다 먹지 않고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과일을 씻고 나서 그녀는 과일 접시를 들고나와 하예정에게 말했다.“내 추측인데 그 사진들은 네 연적과 전태윤과 닮은 남
“효진이 임신하더니 예뻐졌어. 몸매도 아직 유지 잘하고 있고. 전보다 성숙미가 있어. 소 대표 혹시 널 보면 정신 못 차리는 거 아니야?”심효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우리 시댁에서 내가 돼지인 줄 알아. 몸매가 좋긴. 배가 당장 불러올 것 같은데 이건 임신해서가 아니고 살이 쪄서야. 돼지처럼 먹이는데 살이 안 찌면 이상한 거지. 운동하고 싶은데 정남 씨 못 하게 해.”“내가 또 식탐이 맞잖아. 원래 먹는 거 좋아하는데 임신하고 나니 진짜 먹보 중의 먹보가 됐어. 토끼 입처럼 쉴 틈이 없어.”심효진이 말하면서 일어서더니 과자 두 통을 가져왔다.“내가 친정에서 가져온 거야. 집에 제과사가 새로 만든 건데 맛있더라고. 널 주려고 두 통 가져왔어.”하예정이 과자를 받으며 말했다.“너의 친정집 제과사 솜씨가 좋더라. 먹어보고 맛있으면 한 통 가져가서 별장에 있는 제과사에게 맛보게 하고 따라 해보라고 해야겠어.”“이번 주 별장 가서 주말 보내려고?”“어. 2주에 한 번씩 리조트에 가서 어르신들 뵙고 그리고 시어머님한테 물어볼 것도 많아.”장소민은 하예정이 하루빨리 업무를 익혀 자기가 편히 쉴 수 있기를 원했다.하지만 다음 달이 전태윤과 하예정의 결혼식이기에 하예정이 결혼식 준비도 해야 해서 시어머니한테서 업무를 인계받을 시간이 많지 않았다.“너도 갈래?”하예정이 절친에게 물었다. “좋아. 좀 있다 정남 씨한테 말하고 오후에 학생들 학교 끝나면 너희와 함께 리조트에 가서 주말 보낼 거야. 이렇게 더운 날씨에는 서원 리조트가 최고로 좋은 휴양지야.”서원 리조트가 환경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수풀도 많아 리조트에서 걸어 다녀도 햇살이 뜨겁지 않고 가끔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기까지 했다.“시할머니 아직 안 돌아오셨어?”“할머니가 예진 별장에 이틀만 더 계시다가 친구 만나러 가신대. 지연이와 지호 백일 잔치도 참가하지 않으신대.”장난꾸러기 같은 할머니이시기에 하예정도 달리 방법 없었다. 하예정이 심효진에게 일부러 신비스럽게 말했다. “할머니가
전태윤은 회의 중이라 바로 답장하지 않았다.발언을 끝내고 테이블 위에 놓인 핸드폰을 잡아 카톡을 열었다.아내가 보낸 메시지인 것을 발견하고 전태윤의 잘생긴 얼굴이 저도 모르게 부드러워졌다.회의실에 있던 고위관리자들이 전 대표의 표정이 부드러워지는 것을 보고 대표 사모님이 보낸 메시지임을 눈치챘다.그러더니 보는 사람들의 입가에도 미소가 지어졌다.대표 부부가 혼인 신고를 한 지 1년이 넘었고 비록 아직 식은 올리지 않았지만, 결혼식이 다음 달로 당장 코앞이다. 젊은 부부는 여전히 사이가 좋았고 이제 나날이 더 좋아질 것이다.무뚝뚝하던 전 대표가 사모님 덕분에 점차 부드러워져 가는 것을 그들은 두 눈으로 직접 보았다. 아무리 굳센 강철도 용광로에 집어넣으면 녹기 마련이고 아무리 강한 남자도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는 꼼짝달싹을 못 하기 마련이다.그런데 갑자기 전 대표의 얼굴색이 변하면서 자리를 박차고 벌떡 일어서더니 곧장 문을 향해 걸어갔다. 몇 걸음 못 가 아직 회의가 끝나지 않은 것을 감지하고 소정남에게 말했다.“정남아, 네가 마저 해줘.”소정남이 알았다고 대답하면서 또 무슨 일이 발생했을까 속으로 생각했다.전태윤이 당황하는 모습을 못 본지 오래됐다.전태윤이 급히 회의실에서 빠져나와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와 바로 하예정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 이 사진 어디서 났어?”“방금 받은 거예요. 어떤 사람이 서점으로 보내온 걸 효진이가 받았어요.”전태윤이 낮은 소리로 심한 욕을 했다.“여보, 화내지 말아요. 사진 속 남자가 당신이 아니고 당신과 비슷하게 생겼을 뿐이에요. 아무리 다정한 사진이라 해도 당신과 상관없어요. 도차연이 대역 찾아 찍은 거예요.”“어떤 호사가가 한 짓인지 모르겠지만 나한테 사진을 보내는 이유가 내 속을 뒤집어 놓고 싶어서 그런 것 같은데 나는 절대 그들의 계략에 빠지지 않죠. 하지만 이런 사진을 자꾸 보면 눈병 생길까 봐 겁나요.”“걱정하지 마요. 절대 당신을 오해하는 거 아니에요. 내가 당신을 오해하면 그들의 뜻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