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습을 본 소정남은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다.설마 지난번에 전태윤이 회사에서 자기 앞에서 아내를 자랑한 것이 진짜로 연기였던 말인가.하지만 전씨 가문 할머니는 이미 회사 일에서 손을 뗐고, 회사도 거의 나오지 않는데, 전태윤이 자신의 앞에서까지 연기할 필요가 있었을까?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되었다, 전태윤의 사생활이니 알아서 잘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친구들인 그들은 무슨 일이 있었을 때 그저 옆에서 팝콘이나 집어 먹으면 그만이었다.구경할 거리도 없는 참에 소정남은 집에 돌아가 잠이나 자야겠다고 생각했다.두 시간 후.시계를 쳐다보니 벌써 오후 세 시라 하예정은 친구한테 말했다. "효진아, 우리 그만 가자. 나 언니 집에 가봐야 해.""그래."심효진은 시계를 보더니 하예정의 말에 응했다. "이따가 마트에 들러서 과일도 좀 사고, 장난감도 한두 개 사서 나랑 같이 언니네 집에 가자. 나는 집에 가기 싫어, 엄마가 짜증 내는 것을 보고 싶지 않고."하예정이 웃으면서 말했다. "그러게 누가 도씨 가문의 파티에서 드러누우래? 너뿐만 아니라 고모님의 체면까지 다 잃었는데, 어머님께서 화를 안 내시는 게 더 이상하지."자신이 저지른 짓을 떠올린 심효진은 웃으면서 말했다. "체면 좀 잃으면 어때? 엄마와 고모는 내가 미모도 있고 재주도 있어서 어디 왕비라도 될 수 있을 줄 안다니까? 두 분 생각을 바꿔놔야 내가 편안해질 수 있단 말이야.""어, 예정아, 저 테이블에 앉아있는 세 사람 봐봐? 네 남편 아니야?"심효진은 자리에서 일어서다 전태윤을 발견하고는 다급하게 하예정의 어깨를 두드리며 재촉했다.심효진이 가리키는 방향을 쳐다본 하예정은 전태윤을 발견했다."맞네."전태윤처럼 차가운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은 보기 드물어 하예정은 전태윤을 한눈에 알아봤다."가서 인사 해야 하는 거 아니야?"하예정은 망설이다 말했다. "친구랑 같이 있잖아, 전태윤 씨 친구들과 잘 아는 사이도 아닌데, 인사는 좀 아닌 것 같아."사실 하예정은 전태윤
심효진이 놀랍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정말? 발렌시아 아파트가 고급 아파트긴 한데, 롤스로이스를 끌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고? 롤스로이스를 끌고 다니는 사람은 별장에서 살아야 하는 거 아니야?""전태윤 씨 말로는 애가 근처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어서 발렌시아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거래, 애가 학교 다닐 때 편하라고. 별장이 여러 개 있을 수도 있어."심효진이 웃으면서 말했다. "그럴 수도 있겠네. 우리 가서 쇼핑하자. 참, 전씨 가문 할머니도 온다고 했지?""안 오신대.""왜?""집주인이 못 오게 해서."심효진은 말문이 막혔다.하예정의 집주인은 전태윤이 아닌가? 전씨 가문 할머니의 손자인데, 할머니가 같이 주말을 보내겠다는데 손자가 못 오게 하다니. 너무 불효막심한 것은 아닌가?하예정과 심효진이 차를 타고 소희 카페를 떠났다.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백화점에 도착했다.백화점에 들어가서 쇼핑을 마친 두 사람은 양손에 가득 쇼핑백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그순간, 하예정은 전태윤과 쇼핑했던 추억이 떠올랐다. 전태윤이 곁에 있었으면 아무리 많이 사도 들어줄 사람이 있었을 것이다.심효진은 물건을 차 트렁크에 내려놓고 헥헥거리면서 말했다. "이럴 땐 남자가 곁에 있어야 하는데, 이것저것 다 사다 보니 너무 많아져서 무거워 죽는 줄 알았네. 이렇게 많이 사지 말아야 했는데."하예정은 그 말에 그저 웃기만 했다.그들은 절친이 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생각하는 것마저 이렇게 똑같지 않은가.전태윤과 쇼핑했을 때 좋았던 점을 떠올리자마자 친구인 심효진이 바로 말을 하다니."그럼 빨리 남자 친구를 사귀던가. 쇼핑이 많이 편해질 거야."심효진은 운전석에 앉아 안전띠를 매면서 말했다. "그게 쉬운 일인가? 나랑 잘 맞는 데다 마음까지 동하는 사람을 찾아야지. 그렇게 쉽게 만날 수 있다면 나도 이렇게 혼자 살지 않았을 거야. 집에서 하도 결혼하라고 재촉해서 이제는 집에도 가기 싫어.""아직 인연을 못 만난 거야. 급할 것 없어, 겨우 스물다섯 살인데, 아
두 사람은 하예진이 사는 아파트로 향했다.차에서 내리면서 익숙한 차를 발견한 하예정은 표정이 굳어버렸다."왜 그래?""언니 시누이의 차가 와 있어. 언니한테 한마디 하려고 온 게 분명해. 그 사람은 우리 시골 친척들과 막상막하일 정도로 막무가내야."하예정의 말을 들은 심효진이 급하게 말했다. "빨리 올라가자. 예진 언니를 괴롭히고 있으면 우리가 같이 쫓아내야지."하예정이 물건을 들고 걸어가자 심효진은 재빨리 따라갔다.주씨 집안에서 사람이 온 것이 맞기는 했다. 찾아온 사람은 주서인 두 모녀였다.그들은 하예진 더러 그들 집으로 가서 주형인을 데려가라고 온 것이었다.주형인은 본가로 돌아가서 지냈지만 식사는 누나네에서 해결했다. 왜냐하면 주형인의 부모는 누나네인 주서인의 집에서 아이를 돌보면서 밥을 했기 때문이었다.주형인 부모의 집은 주서인의 집과 아주 가까웠다. 같은 동네에 있는 맞은편 건물이었다.주서인은 부모님이 매일같이 동생에게 맛있는 것을 많이 사주는 것을 보자, 비록 주서인의 식구들도 같이 먹었지만 부모님이 편애한다는 생각에 내내 심기가 불편했다. 동생이 돌아오자마자 그렇게 비싼 음식들을 하다니.하지만 다행히도 주서인은 싹수가 없지만 염치는 있어서 자기의 불만을 털어놓지 않았다.주서인은 부모님이 오랜 기간 도와준 탓에, 도움을 독차지하는 것에 익숙해졌다.동생이 집에서 며칠 지내자, 주서인은 동생과 동서의 싸움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동생을 자기 집에서 쫓아내려고 했다."예진아, 부부는 모두 싸우면서 사는 거야. 평생 한 번도 안 싸우는 부부는 없어. 싸우면 며칠 동안 쳐다보지도 않다가 결국 화해하는 거야. 앞으로도 계속 같이 살 거잖아?""형인이는 남자잖아, 남자 자존심이 있지. 지금 분명히 후회하고 있을 거야. 그날 널 먼저 때린 것은 그 자식이 잘못한 거야. 우리도 그 자식의 편을 들어줘서 미안해. 그래도 기회를 주고 네가 찾아가서 집으로 데려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세 식구가 행복하게 잘 살아야지."하예정은 문을 열
주우빈은 좋다고 하지도, 싫다고도 하지 않다. "아빠 출근해요."주우빈은 엄마와 이모가 돌보고 있어 아빠라는 사람은 주말에나 한번 만날 수 있었다. 평소 주우빈이 깨어났을 때, 아빠는 일찍 출근했고, 밤에 그가 잠들었을 때, 아빠는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다.주우빈은 아빠에 대한 감정이 정말 깊지 않았다.아빠는 집에 있어도 그와 놀아주지도 않았고, 계속 핸드폰만 했다."예진아, 봐라, 우빈이 며칠째 아빠를 못 보니까 애가 감정에 둔해지지 않았니. 그러면 아이 성장에 좋지 않아. 남자애의 성장에 아빠가 없어선 안 된다? 아빠가 가르쳐줄 일이 얼마나 많은데."김은희는 손자가 아빠를 보고 싶다고 말할 줄 알았다. 그녀는 아이가 문제로 며느리를 고개 숙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도 못 하게 어린 손자가 아빠를 보고 싶지 않다고 한 것이다.다행히 그녀는 약삭빠르게 손자의 말을 받아치며 말했다.하예진은 시어머니의 두 눈을 뚫어지게 보며 냉담하게 말했다. "주형인이 집에 있어도, 형인이가 아이를 돌본 걸 본 적 있어요? 저희 아이지만 항상 저 혼자만 돌보고 있었어요. 아이를 돌보기는커녕 놀아준 적도 없어요.""주말에 한가하게 집에 있을 때, 핸드폰으로 친구랑 수다나 떨지 않으면 영상이나 보면서 멍청하게 웃기만 하고 아들이랑 놀아 줄 생각도 하지 않았죠. 그런 아빠랑, 우빈이 무슨 교감이 생길 수 있나요?"감정은 교감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다. 아무리 혈연으로 이어진 사이라고 해도 서로 함께 지내며 교감을 나누지 않으면 사이가 좋을 리가 없었다.김은희는 입술만 달싹일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주서인이 받아치며 말했다: "형인이 평소에 일하느라 바빴잖아. 주말에나 쉴 텐데, 푹 쉬고 싶었겠지. 너는 출근 안 하고 집에서 매일 애만 보고 있잖아. 집안일로 바빴다고는 하지 마. 그 전엔 네 동생이 얹혀살면서 집안일 많이 도와줬잖아. 넌 집안일도 별로 안 했어. 네가 제일 많이 한 건 먹는 거였겠지. 지금 봐봐, 살이 얼마나 쪘니?"주형인만 뚱뚱해지고 못생겨진
하예정은 물건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우빈이를 안아 들며 다정하게 물었다. "우빈아, 죽 먹고 있었어?"주우빈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우빈이 죽 먹고 있어요.""배 불리 먹었어?"주우빈이 배를 만지면서 고민하더니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우빈이는 아직 덜먹어서 배가 부르지 않았다.하예정이 웃으면서 소파에 앉아 언니 손에서 반쯤 남은 죽을 건네받으면서 말했다. "우빈아, 이모가 죽 먹여줄까?""네.""언니." 심효진은 하예진을 부르며 물건을 식탁에 내려놓은 뒤 주씨 모녀에게는 고개만 까딱했다.하예진은 하예정의 도움을 받아 우빈이에게 밥을 먹인 후에 몸을 돌려서 시어머니와 시누이에게 말을 건넸다. "저는 절대로 형인이를 데려오지 않을 거예요. 형인이가 집에 들어오고 싶으면 스스로 들어올 것이고, 아니면 어머님과 형님이 계속 돌봐주세요."하예진은 주형인이 준 생활비를 그에게 되돌려줬다. 부부가 서로 체면을 차리고 있는데 더 이상 대화할 필요가 없었다.하예진은 자신에게도 잘못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녀의 가장 큰 잘못은 주형인을 철석같이 믿은 것이었다.주서인이 말을 하려고 하자 김은희가 그를 가로막았다.김은희가 웃음을 짜내면서 말했다. "그래, 나 돌아가면 형인이한테 집에 돌아가라고 얘기할게. 예진아, 형인이가 돌아오면 말다툼도 하지 말고 싸우지도 말거라. 형인이가 밖에서 일하는데 체면을 살려줘야지. 그렇게 얻어맞으면 사람들 보기 부끄러워서도 일하러 못 나가. 돈을 벌지 못하게 되면 피해를 보는 것은 너희 가족이야."예진이가 비웃으면서 말했다. "형인이는 한 달에 생활비를 50만 원씩 줬는데, 한 푼도 더 주려 하지 않았어요. 더치페이를 하면서 지금은 한 달에 25만 원만 주고 있는데, 전부 다 우빈이 생활비래요. 형인이 월급은 저와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하예진도 일을 안 해본 게 아니었다.결혼하기 전만 해도 그녀는 주형인과 같은 회사에 다녔었다.주형인은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 한 달에 최소 500만 원 이상을 받을 수 있다.
하예진이 말대꾸하자 김은희는 입술만 달싹였다.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아들과 며느리의 더치페이는 김은희가 먼저 얘기를 꺼낸 것이었다. 더치페이가 아니었더라도 아들이 돈을 며느리에게 주지 않은 사실 역시 알고 있었다."엄마, 우리 가자."하예진의 태도에 불만을 가진 주서인은 김은희가 말을 하기도 전에 엄마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나가기 전에 하예정과 심효진이 가져온 물건을 흘겨봤다.집 밖으로 나온 주서인이 김은희에게 말을 했다. "엄마, 하예정과 갑자기 결혼한 남자가 대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다는데, 월급이 어머어마한 거 아니야? 하예정이 여기 올 때마다 항상 한 보따리 사 들고 오잖아. 내가 아까 잠깐 봤는데, 엄청 비싼 과일이었어.""두리안이며 체리며, 다 엄청 비싼 과일이잖아. 두리안은 한 개에 거의 5만 원이고 체리도 키로당만원은 넘어."딸의 말에 김은희가 대답했다. "네 동생 월급을 생각해 봐. 하예정의 남편은 전 씨 그룹에서 일한다잖니. 네 동생도 전 씨 그룹은 관성에서 가장 큰 대기업이라잖아. 엘리트 중의 엘리트만 들어갈 수 있는 기업이라고.""형인이 말로는 자기 능력으로도 전 씨 그룹에 들어가기 힘들대. 하예정 남편은 능력도 좋으니 수입도 네 동생보다 많이 높겠지. 그리고 하예정은 자기 언니한테 잘해주잖아. 형인이 돈을 주지 않으니 하예정이라도 자기 언니를 도와줘야 하지 않겠어?""전태윤은 하예정과 결혼한 지 얼마 안 돼서 아직 알콩달콩하니 돈이 아깝지 않겠지. 그런데 하예정이 계속 자기 언니한테 돈을 주면 전태윤도 나중에 짜증 내기 마련이야. 자기 아내가 계속 친정 식구 도와주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어."김은희가 표독스럽게 말을 했다. "두고 봐, 하예정도 조만간에 남편한테 버림받을 거야. 이렇게 돈 흥청망청 쓰는 여자를 누가 좋아하겠어? 집에 돌아가면 형인이한테 말해야지, 절대로 예진이한테 돈을 주지 말라고. 예진이가 하예정한테 계속 돈을 달라 하면, 하예정의 남편이 가만있지 않을 거야.""언제까지 날뛰는지 지켜보자
"난 조금 걱정돼. 형인이 지금 서현주 말만 고분고분 듣는다니까. 그 계집애도 참 여우 같은 게, 한 번도 형인이랑 잠자리 한번 가진 적 없잖아. 가지지 못할수록 갖고 싶어진다더니 형인이 더 안달 내잖아.""두 사람이 만약 결혼이라도 해서 형인이가 월급 통장을 갖다 바치기라도 하면 우리 모두 힘든 나날 보내게 될 거야."주서인은 동생이 매달 부모님께 생활비를 주던 것이 떠올랐다. 부모님은 그 돈을 모두 가정을 돌보는 데 썼고 덕분에 그녀도 적지 않은 이익을 봤다. 이런 좋은 일을 올케에게 뺏길 수 없다 생각한 주서인은 하는 수 없이 대답했다. "됐어요, 그건 형인이랑 하예진 일이니까 부부간에 알아서 하라고 해요.""형인이 계속 하예진한테 숨기고 들키지만 않는다면 나도 굳이 걔 일에 신경 쓰고 싶지 않아. 세상에 믿을 남자 하나 없어. 좀 잘난 것 같으면 다 밖에 애인 하나쯤 둔다니까."김은희는 오히려 아들이 능력 있다 생각했다. 애 아빠가 돼서도 밖에서 그렇게 젊고 예쁜 여자애를 만났으니 말이다.어차피 그녀의 자식은 아들이니 어찌 됐든 손해 볼 건 없다 생각했다.하예진은 시어머니랑 형님이 자신의 험담을 할 줄은 알고 있었지만 모녀 둘이 형인을 도와 바람난 사실까지 숨겨줄 줄은 꿈에도 몰랐다.얄미운 두 모녀를 떠나보낸 후 그녀는 여동생과 효진에게 얘기했다. "예정아, 효진아. 너희 뭘 또 이렇게 많이 사 가지고 왔어.""효진 언니, 그냥 과일이랑 간식 좀 사 온 거야, 비싼 것도 아닌데 뭘."심효진은 웃으며 대답했다. "어차피 집에 언니랑 우빈이만 있으니까, 얼마를 사든 어차피 다 둘이 먹을 거니까 많이 샀지. 언니 다 못 먹는 건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천천히 꺼내 먹어."그녀는 주서인이 떠나기 전에 이 물건들을 두 번 힐끔거리는 걸 유심히 봤다.지난번에 하예정 부부가 하예진에게 보낸 물건을 주형인이 자기 부모와 누나에게 주는 바람에 하예진은 화가 나 넘어갈 뻔했었다.하예정은 조카 먹을 것을 챙겨준 후 새 장난감을 건네주면서 옆에서 혼자 놀게
하예정은 짧게 말을 더 보탰다. "나는 그냥 언니한테 주의만 주는 거야. 일자리 문제는 언니도 너무 급해하지 말고."심효진도 말했다. "천천히 알아봐도 돼요. 자기한테 딱 맞는 일자리 찾는 건 확실히 어려운 일이잖아요. 우리 가게 나오는 건 어때요? 제가 월급 정산해 줄게요. 아니면... 언니도 가게 하나 차리지 않을래요?"아들이 노는 것을 보며 하예진은 무력하게 얘기했다. "나 가게 차릴 돈 없어... 어떤 가게 열지도 모르겠고. 알잖아, 요즘 장사하는 것도 쉽지 않은 거."동생의 서점은 마침 관성중학교 앞이라 가게 장사가 꽤 잘 됐던 거지 만약 다른 위치였다면 잘 될지도 알 수 없었다.관성중학교 문 앞은 작은 가게들은 임대료도 많이 비싼 데다 아무나 빌릴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어느 정도의 인맥이 필요했고, 하예정의 그 가게 역시 심효진 집안에서 아는 사람을 통해 어렵게 구한 것이었다."언니, 아니면 내가 그 공예품 땋는 거 가르쳐줄게. 그걸로 언니 인터넷에서 온라인 스토어 하나 열지 않을래? 그러면 언니 이걸로 집에 앉아서 돈도 벌고 우빈이도 돌볼 수 있잖아, 나 지금 스토어 하고 있는데 장사 엄청 잘 돼. 예약 상품이 많아서 예약 주문 되게 많이 들어오거든. 바빠서 정신이 없을 정도야."이번 달에 온라인 스토어로 번 돈은 서점 매출보다 훨씬 많았다. 서점에서 이번 달에 학생들에게 여러 건의 학습자료를 주문해 줬지만 온라인 스토어의 이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하예정은 돈복이 터졌다고 생각했다.온라인 스토어도 벌써 몇 년 차 접어들었지만 내내 수익이 그저 그런 수준이었다가. 이번 달부터 뜨기 시작했고 게다가 리뷰도 모두 호평이었다."나도 온라인 스토어 경영 확장해 보려고, 공예품뿐만이 아니라 헤어 액세서리 만드는 것도 배워보고 싶어. 나 그런 빈티지 액세서리 되게 좋아하거든."심효진은 친구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꽤나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하예진은 씁쓸하게 웃었다. "예정아, 나는 너처럼 그렇게 뛰어난 상상력이 없어. 네가 땋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