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가서 일찍 쉬어요. 금방 돌아갈 테니까요.”하예정은 남편에게 신신당부했다.전태윤은 일부러 억울한 듯 말했다.“여보, 오해받을 뻔했는데 미리 와서 위로도 안 해주는 거야? 옆에 같이 있어 주지도 않고. 마음이 많이 아파.”자기처럼 한마음인 남자를 바람둥이로 만들고 싶어하다니... 억울하기 그지없었다.아내의 동반과 위로가 필요했다.하예정이 웃으며 말했다.“알겠어요. 내일 저녁 우빈이를 데리고 돌아갈게요. 할머니는 나랑 함께 돌아가실지 모르겠어요.”그 말을 들은 전태윤이 한마디 했다.“할머니는 나이가 적지도 않으신데 하루 종일 여기저기 뛰어다니셔. 말을 전혀 듣지 않으시고. 10살만 더 젊으셨어도 아주 하늘까지 뚫었을 거야.”“할머니께서 집에 손자 돼지를 너무 많이 둬서 아내감을 찾으러 다녀야 한다고 하셨어요.”전태윤은 말문이 막혔다.자기가 바로 할머니가 말한 돼지였으니까. 그리고 와이프를 얻게된것도 모두 할머니 덕분이였다. “내일 아침에 올 수는 없어?”“연정 씨랑 애들 데리고 동물원 놀러 가기로 했어요. 우빈이 그렇게 좋아하는데 안 간다고 하면 실망할 거예요. 내일 저녁에 돌아가는 것도 사실 시간을 앞당긴 거예요.”전태윤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당신은 항상 남의 집 남자를 자기 남편보다 더 생각해. 내 기분은 생각하지도 않는 거야? 우빈이가 자라서 아내를 얻으면 남의 집 남자로 되는 거라고. 당신이 아무리 잘해줘도 남의 집 남자를 돌보는 거랑 마찬가지란 말이야.”하예정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질투해도 참, 유치하긴요.”“질투하지 않을 리가 없잖아. 당신이 다른 남자에게 잘해주기만 하면 질투할 거야. 어른이든 아이든 간에 상관없어, 내가 아니라면 무조건 질투할 거라고.”“그렇게 질투하다가 배가 아파서 병원에 가겠어요.”“그럼 당신이 옆에서 지켜줄거지?.”하예정은 웃으며 남편에게 주의를 주었다.“이런 말 하지 마요. 우빈이 아직 옆에 있어요.”전태윤은 또 한바탕 시큰둥했다.“내일 저녁 예진 리조트로
이사도 웃으며 인사했다.“전 대표님도 좋은 아침입니다. 대표님, 어젯밤에 제게 아침에 하라고 분부하신 일은 다 처리했습니다.”그는 말하면서 꽃다발과 쇼핑백 몇 개를 전호영에게 건네주었다.전호영은 비록 서원 리조트로부터 장미꽃들을 가져왔지만 그 장미꽃들은 꽃바다를 장식하는 데 쓰였다. 평소에 고현에게 보내는 꽃다발은 강성에서 사야 했다.그는 강성의 꽃가게라면 더는 자기한테 장미 꽃다발을 팔지 않을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하지만 이건 문제도 아니었다.호텔 사람들에게 시켜 꽃다발을 사게 하면 되니까.아침 일찍 일어났는데도 꽃다발은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전호영은 꽃다발과 쇼핑백들을 받고는 이사에게 감사를 표했다.“별말씀을요. 앞으로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전호영은 평소 강성에 거의 오지 않아 호텔 이사는 그를 한번 만나기도 힘들었다. 어렵게 전 대표를 위해 서비스할 기회가 생겼으니 기쁘기 그지없었다. 그는 입도 무거워서 전 대표가 시킨 일을 절대 입 밖에 낼 일이 없었다.“감사합니다. 필요한 게 있으면 또 부탁할게요. 이사님, 일하시는 데 방해하지 않을게요. 먼저 가보겠습니다.”전호영은 이사에게 꽃다발을 사달라고 부탁하는 것 외에도 드레스와 하이힐 한 켤레, 그리고 곱게 포장된 아침 도시락을 준비해달라고 부탁했다.꽃다발과 드레스, 그리고 하이힐은 고현에게 줄 아침 선물이었다. 이것 외에 점심 선물도 있었다.아침 도시락도 고현을 위해 준비한 것이었다.고현과 함께 아침을 먹을 생각이었다.전호영은 호텔을 나온 후, 맞은편 고성 호텔 주차장으로 가서 자기 차를 찾았다. 어젯밤에 술을 마신 그는 차를 몰지 않고 고성 호텔 주차장에 남겨뒀다.몇 분 후, 전호영의 마이바흐는 고성 호텔 주차장을 떠났다.전호영은 기분이 좋아서 길을 가는 내내 콧노래를 흥얼거렸다.고씨 그룹에 도착하니 경호원이 앞을 가로막으며 회사에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전 대표님, 저희 대표님께서 앞으로 전 대표님이 오시거든 대표님의 허락 없이는 회사에 들여
“고 대표, 좋은 아침이에요. 고 대표, 전 대표께서 오셨어요. 회사에 들어오고 싶어 하세요.”“지금 바빠서 시간 없으니 다시는 오지 말라고 전해주세요.”경호원 팀장은 이런 결과가 나올 것을 예상했다.“알겠어요.”고현의 차는 경호원 차들의 호위하에 고씨 그룹으로 들어갔다.전호영은 자신의 차에 앉아 고현의 차들이 들어가는 장면을 보면서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우리 형님처럼 멋있는 차를 타고 다니는군.”평소 고현은 마이바흐를 타고 다녔지만 이젠 롤스로이스 차로 바꿨다. 진짜 전호영의 형처럼 멋있게 다녔다.차를 바꾼 이유가 아마 전호영의 차가 마이바흐이기 때문일 수도 있었다.고현의 차들이 돌아간 후 회사의 대문이 바로 닫혔다.경호원 팀장은 전호영의 차창으로 다가가더니 미안한 표정으로 전호영에게 말을 건넸다.“전 대표, 우리 고 대표께서 너무 바쁘셔서 어서 돌아가시고 다시는 오시지 마시라고 하네요.”경호원 팀장은 스스로 몇 마디 더 보태면서 전호영을 타일렀다.“전 대표, 우리 고 대표는 정상적인 남자예요. 전 대표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으실 겁니다.”고 대표를 사모하는 여자도 많고 고 대표에게 끈질기게 달라붙는 여자도 많았지만 이번처럼 한 남자에게 끈질기게 달라붙은 적은 처음이었다.전호영이 대답했다.“저는 고 대표를 무척 좋아해요. 저는 참을성이 매우 좋아서 고 대표가 저를 어떻게 보든, 저에게 어떻게 대하든 저는 계속 견지할 겁니다.”전호영은 차에 시동을 걸었다.물론 떠나지 않았다.전호영은 차를 회사 입구의 도로 끝에 세웠다. 다른 사람들의 출입을 막고 싶지 않았다.그리고 전호영은 고현에게 전화를 걸었다.고현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뒤이어서 전호영은 바로 고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고현 씨, 저 들어가고 싶어요. 당신에게 맛있는 아침을 가져왔거든요. 우리 함께 아침 식사해요. 들어가지 못하게 하면 나중에 후회하지 마세요.”고현은 전호영의 메시지를 한참을 쳐다보다가 결국 전호영에게 답장하기로 했다.“전 대표, 제가
외침 소리의 내용은 이러했다.“고현 씨, 저는 당신에게 진심이에요. 저는 진지해요.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든 전 여전히 당신이 좋고 당신에게 구애할 겁니다!”고씨 그룹 회사의 맨 위층과 일 층 사이의 거리가 매우 멀었다. 전호영이 아무리 목소리가 크다 해도 이론상으로 맨 위층까지 들릴 수 없었다.하지만 고현의 귀에는 그 소리가 들렸다.고현뿐만 아니라 고위층 인사들도 모두 들었다. 그들은 모두 창밖을 내다보고 다시 고현을 쳐다보았다.고현의 얼굴이 바로 어두워졌다.고현은 회의를 잠시 멈추고 일어나 창가로 다가갔다.거리가 멀었기에 고현은 그다지 똑똑히 볼 수 없었지만 자세히 귀를 기울여 들어보면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있었다. 전호영이 확대 스피커를 사용한 것이다.전호영이 스피커로 소리쳤기 때문에 고현이 그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물론 주위의 사람들 모두 전호영의 소리를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고현은 혼잣말로 욕했다.고현은 바로 휴대전화를 꺼냈다. 전호영이 소리를 너무 크게 쳐서 민폐를 끼쳤기에 신고하려고 경고하려 했지만 결국 포기했다.대신 자리로 돌아가 자신의 남 비서 남윤호에게 분부했다.“경호원에게 전화해서 전 대표를 들여보내라고 하세요.”밖에서 또 소란을 피워 사람들에게 영향 주는 것이 싫었고 다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화제로 되는 것이 싫었다.경찰에 신고하면 소음이 없어지고 전호영도 혼날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수 없었다.전호영은 잔꾀가 너무 많았기 때문에 다음번에 또 어떤 꾀를 부릴지 걷잡을 수 없었다.전호영은 고현이 여태까지 만났던 남자 중 가장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남자였다.“네. 고 대표.”남 비서는 재빨리 경호원 팀장에게 전호영을 들여보내라고 전했다. 전호영이 더 이상 스피커로 고현에게 고백하지 못하도록 말이다.경호원 팀장도 매우 골치 아팠다.남 비서의 인터폰을 받은 경호원 팀장은 최대한 빨리 전호영 앞으로 달려갔다.“전 대표. 전 대표.”경호원 팀장은 양손으로 전호영의 손을 잡아당기면서 다시 스피
전호영은 자신의 차에 올라탔고 경호원 팀장이 손을 흔들자 회사 문이 열렸다.전호영은 그의 마이바흐를 몰고 당당하게 고씨 그룹으로 들어섰다.몇 분 후.키가 훤칠하고 멋있는 전씨 가문 셋째 도련님이 한 손에 몇 봉지의 주머니를 들고 한 손에 큰 꽃다발을 들고는 또 당당하게 고씨 그룹의 건물로 들어갔다.“전 대표.”“전 대표.”고씨 그룹 빌딩으로 들어선 순간부터 전호영은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모두 공손하게 인사했다.전호영의 성격이 매우 좋았기에 자신에게 인사하는 사람마다 전호영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미소 지었다. 고씨 그룹의 직원들에게 붙임성이 좋고 전씨 가문의 도련님티를 내지 않는 좋은 인상을 주고 싶었던 것이다.사실 전씨 가문의 아홉 명의 도련님 중 전태윤의 겉치레가 가장 컸을 뿐 나머지 도련님들은 모두 친근한 이미지였다. 그렇다고 전태윤이 허세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 연모자들의 접근을 방지하기 위해서 경호원들을 데리고 다니는 것뿐이었다.전호영은 고씨 그룹에 처음 들어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꼭대기 층까지 올라갔다.“전 대표.”고현의 남 비서는 이미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전호영을 기다리고 있었다. 전호영이 나오는 것을 보자 남 비서는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전호영도 미소로 답하면서 남 비서에게 물었다.“고 대표께서 사무실에 계세요?”남 비서는 전호영이 안고 있는 그 큰 꽃다발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대답했다.“고 대표께서 아직 회의 중이십니다. 전 대표, VIP룸에서 잠시 기다리세요. 회의가 끝나면 고 대표께서 전 대표를 만나러 오실 겁니다.”“제가 올 때마다 고 대표가 회의하는 것을 보니 엄청 바쁘신가 보네요. 고빈 씨는요?”고씨 가문이 앞으로 고현에게 그룹을 맡긴다면 그녀가 이렇게 바빠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만약 고씨 집안의 재산을 모두 고빈에게 넘긴다면 자기 약혼녀가 이렇게 바삐 돌아치는 것이 매우 못마땅하다고 생각했다. 고빈의 좋은 노릇만 하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작은 고 대표께서 밖에서 업무를 보시느라
고씨 그룹의 오래된 관리층 인사들은 고진호와 동년배기였기 때문에 그들은 고현이 자라는 것을 쭉 지켜보았다. 따라서 고현의 품행과 능력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고현의 신분을 떠나 그 관리층 인사들 모두는 고현을 매우 좋아했으며 자신의 딸이 고현과 결혼하길 바라고 있었다.하지만 전호영이 그새 거침없이 들이대고 있었던 것이다. 전호영은 남자의 신분으로, 그것도 전씨 가문의 셋째 도련님 신분으로 고현의 관심을 끌고 있었다.전호영에게 수를 쓰고 싶어도 그의 배후의 전씨 가문과 소씨 가문도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감히 나서지도 못했다.이제는 전씨 가문과 맞섰던 성씨 가문도 전씨 가문을 도와주고 있었다.따라서 아무도 전호영을 쉽게 건드리지 못했다.단지 뒤에서 전호영의 뻔뻔함을 욕할 뿐이었다.그들은 전호영이 게이인 것은 받아들일 수 있었지만 고현에게 접근해 고현마저도 게이로 될까 봐 무척 근심했다. 전호영이 그들 공공의 적으로 된 셈이다.전호영이 보내온 아침밥을 버린 후 고현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앉았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회의를 계속했다.VIP룸에서 기다리고 있는 전호영도 자신만의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고현의 회의는 적어도 한 시간은 걸렸기에 전호영도 한 시간 정도 기다려야 했다. 점심까지 기다려야 할 수도 있었다.더군다나 일찍 집을 나선 전호영도 배가 고팠다.아침 식사를 마친 전호영은 소파에 앉아 휴대전화를 꺼내 여유롭게 동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한 판 했다.한 시간 뒤.남 비서가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전 대표, 고 대표께서 사무실로 돌아가셨어요. 지금 만나러 가셔도 됩니다.”전호영은 손에 있던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으면서 대답했다.“게임을 너무 열심히 놀다 보니 고현 씨 회의가 끝난 줄도 몰랐어요.”“지금 만나러 갈게요.”전호영은 꽃다발을 안아 들고 주머니 몇 봉지를 들더니 밖으로 나가면서 남 비서에게 물었다.“고현 씨께서 제가 보낸 아침은 드셨어요?”남 비서가 바로 대답했다.“전 대표, 이따가 고 대표에게 물어보세요.”남
“고 대표, 전 대표께서 오셨어요.”남 비서가 공손하게 말했다.고현은 돌아서지 않고 남 비서에게 나가도 좋다는 손짓만 했다.남 비서는 전호영을 응접실에 있는 소파 앞으로 모시고 다시 가서 전호영에게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주었다. 그리고 묵묵히 사무실을 나갔고 문도 꼭 닫아주었다.남 비서가 나가자 전호영은 일어나서 고현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고현에게 손을 내밀었다.고현은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고 대표, 저도 담배 한 대 주세요. 담배를 안 피운 지 오래되어서 그런지 고 대표가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보니 저도 피우고 싶어지네요.”고현은 한참 말이 없다가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갑을 꺼내 전호영에게 건네주었다.“라이터 좀 빌려주세요.”전호영은 고현에게 라이터를 빌렸다.사실 전호영은 평소에 담배를 잘 피우지 않았다. 큰형수와 심효진이 담배 냄새를 좋아하지 않은 탓도 있었고 전태윤과 소정남마저도 이제는 거의 담배를 피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씨 가문의 몇몇 도련님들은 그들의 약혼녀도 담배 냄새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따라서 그들 몇몇 형제들은 담배 피우는 횟수도 줄이고 있었다.소정남은 더 말할 나위도 없었다.심효진이 임신한 후 그는 술과 담배를 전혀 다치지 않았다.전태윤 부부는 항상 임신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술과 담배를 더욱 하지 않다.“라이터는 책상 위에 있어요. 직접 가지세요.”고현이 대답했다.전호영이 몸을 돌려 고현의 책상으로 걸어가자 그녀의 책상 위에 작은 차처럼 생긴 라이터를 보았다.전호영은 자신의 담배에 불을 붙이며 말을 건넸다.“고현 씨, 라이터가 아주 특별하네요. 모르는 사람이 보면 장난감 자동차인 줄 알겠어요.”고현은 전호영의 말을 잇지 않았다.전호영은 담배에 불을 붙인 후 다시 고현의 곁으로 돌아가 담배를 피우며 그녀를 바라보았다.전 대표, 왜 저의 얼굴을 그렇게 쳐다보세요?”“고현 씨, 당신은 보면 볼수록 예뻐요. 당신이 만약 긴 치마로 갈아입고, 가발을 쓰고, 하이힐을 신
담배를 피우는 여자가 없다는 말이 아니라 담배를 피우는 여자가 드물다는 의미이다.“전 대표 덕분에 담배를 피우게 되네요. 평소 기분이 좋을 때면 저는 담배를 다치지 않아요.”전호영은 웃음 지으면서 말했다.“그러면 내가 고 대표 기분 나쁘게 했단 말입니까? 그럼 말해보세요. 왜 기분이 안 좋은지. 제가 못생겨서요? 제가 못생긴 것도 아닌데. 저를 보실 때면 기분이 좋아지실 걸요.”고현은 전호영을 노려보았았다.전호영은 고현이 노려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고현이 노려볼 때 전호영은 심지어 그녀의 크고 예쁜 눈을 만지고 싶은 충동까지 느꼈다.물론 전호영의 생각일 뿐이지 감히 고현의 눈을 만질 수 없었다. 만일 정말로 만진다면 두 사람이 싸움이 일어날지도 몰랐고 또 자신의 이미지를 훼손할 수도 있었다.“고 대표께서 만약 자신이 정말 남자라는 것을 저에게 증명하신다면 제가 다시는 고 대표 앞에 나타나지 않을 것을 약속드릴게요.”전호영은 고현이 불쾌한 표정을 드러낸 이유가 바로 자신이 그녀에게 구애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현은 약간 화가 났고 냉랭한 말투로 경고했다.“전호영 씨, 당신은 전씨 할머니께서 정해주신 아내를 잊으셨어요? 만약 당신 할머니가 나에게 매달리는 동성애자라는 것을 알게 되면 당신 할머니는 화가 나서 미칠 수도 있을걸요.”“전호영 씨가 효자라도 들었는데 당신 할머니께서 화병 나는 것이 두렵지 않으세요?”전태윤에게 일러바쳤더니 전태윤은 사촌 동생의 선택을 존중한다면서 동생이 즐겁게 지내면 된다고 말했다.전씨 가문에서 전호영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전태윤 말고도 전씨 할머니가 계셨다.다만 지금 전씨 할머니는 관성에 없을 뿐이다.고현은 그전에 알아봤는데 전씨 할머니와 사모님 하예정은 모두 관성에 없다고 했다.고현은 전씨 할머니의 연락처도 없었기 때문에 전씨 어르신께 일러바칠 수도 없었다.전호영은 담배를 다 피우고 다시 책상 앞으로 돌아와 담배꽁초를 재떨이에 버렸다. 그리고 응접실의 소파로 향해 걸어가서 차 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