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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6화

“그럼 됐어요.”

소정남은 동작을 멈추고 돌아서서 밖으로 나갔다.

잘된 일이었다. 집에 아이스크림이 없으니 그가 고의로 주지 않은 것이 아니라 집에 없어서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심효진은 시어머니가 아이스크림과 사이다를 모두 치웠다는 말을 듣고 그저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었다.

친정에 돌아가서도 먹을 수 없었다.

그녀의 부모님은 시어머니보다 훨씬 더 엄격했다.

부모님은 시댁 식구들이 좋은 사람들이라 만족하라고, 배 속의 아이를 잘 돌보아 시댁에 튼실한 손자를 낳아주라고 했다. 그래야 그녀에 대한 시댁의 따뜻한 배려에 떳떳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부모님은 누구보다 배 속의 아기를 소중히 여겼다.

‘내일 가게 지키러 갈 때 몰래 사 먹어야지.’

“내일 점심에 내가 사줄게. 점심때엔 날씨가 제일 더우니까 조금 먹어도 괜찮을 거야. 당신 직접 사 먹는 건 안 돼.”

소정남의 말에 심효진이 훔쳐먹을 생각을 접었다.

남편이 경호원을 배치하여 매일 따라다니게 하였으니까.

그게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잘 알지만 동시에 자유를 박탈당한 느낌도 있었다. 무엇을 하든지 감시하였고 아주 작은 일까지도 소정남에게 알리곤 했다.

그녀는 애초에 친구들이 왜 경호원이 따라다니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는지 그제야 이해하게 되었다.

“예정에게 알려줘야겠어. 임신하기 전에 아이스크림 많이 먹어두라고. 임신한 후면 남이 먹는 걸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이야.”

소정남이 그 말을 듣고 말했다.

“태윤이는 언제 아빠가 될지 몰라.”

심효진이 대답했다.

“나 어젯밤 예정이가 임신한 꿈을 꿨어. 예정이는 딸을 낳고 난 아들을 낳은 거야. 그래서 내가 이제 사돈을 맺자고 말하니까 흔쾌히 승낙했어. 내 생각에는 곧 임신할 수 있을 것 같아.”

소정남이 풋 하고 웃었다.

“여보, 꿈은 모두 반대라고 하잖아? 꿈에서 예정 씨가 딸을 낳고 당신이 아들을 낳은 거라면 실제로는 예정 씨가 아들을 낳고 당신이 딸을 낳게 되겠네. 그래도 우리 두 집안이 사돈을 맺는 데에는 방해가 되지 않아. 나 내일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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